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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Author: 정대천
태후의 두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믿지 않았다. 단 한 글자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눈빛을 마주하는 순간, 마음 깊숙이 숨어 있던 한 목소리가 은밀히 속삭이고 있었다. 이도현이 말한 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그렇다면 내가 입궁하던 그날, 네가 빗속에 무릎 꿇고 궁문에 서 있던 것은 어찌하여 그런 것이냐? 그것이 나를 차마 떠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단 말이냐?”

이도현은 코웃음을 흘렸다. 그 웃음 속에는 노골적인 경멸이 서려 있었다.

“그날은 본왕의 모비 기일이었습니다. 태후께서는 황권의 영광을 탐닉하느라 벌써 잊으신 듯하네요. 태후께서 입궁하여 책봉을 받으신 그날, 사실은 본왕의 모비께서 부황을 따라 순장당하신 바로 그날로부터 꼭 두 해 뒤였습니다. 생전 가장 총애하시던 여 귀비의 기일마저도 태후께서는 권세와 영화를 좇느라 잊으신 것이지요.”

태후의 얼굴빛은 단번에 어두워졌다. 그녀가 애틋한 정으로 착각했던 그 장면이 알고 보니 단지 그녀와 무관한 일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도현의 눈가에는 비웃음이 가득 차올랐다.

“모비께서는 태후를 아끼시며 늘 본왕의 왕비로 삼으라 하셨지요. 본왕은 그저 모비께서 즐거우시다면 그것으로 족했습니다. 본왕이 궁문 앞에 꿇었던 것은 모비께서 생전에 원하시던 바마저도 황권에 빼앗긴 이유 때문이지 태후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습니다.”

그는 더는 뒤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걸음은 단호하고 뒷모습은 냉철하며 이별을 고하는 듯 결연했다. 문턱에 다다랐을 때, 그는 잠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이후 태후께서 신과 의논할 일이 있거든 조정에서 하시옵소서. 사사로이 신을 불러들이지 마시고.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면 태후는 체면을 잃을 뿐이지만 신은 황실의 존엄까지 짊어져야 하니까요.”

그 말과 함께 그는 그대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소상궁이 안으로 들어와 멍하니 앉아 있는 태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한숨을 삼키며 태후를 부축하려 다가갔다. 그녀는 절박하게 소상궁의 손을 움켜쥐며 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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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58화

    태후는 혀끝이 날카로운 신 씨가 되받아치는 꼴을 보자 속에서 더욱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주서화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당장 데려오거라!”발 붙일 데 없는 화를 어딘가에 쏟아붓고 싶은 듯 태후의 목소리가 매섭게 갈라졌다. 신수빈은 이 말을 듣고 곧 깨달았다. 태후가 아직 주서화의 일을 모른다는 것을.“태후 마마께 아뢰옵니다. 주씨 부인께서는 지금 올 수가 없사옵니다. 어제 밤 유산을 하셨고 태의께서 밤새 손을 쓴 뒤에야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사옵니다. 지금은 아마 의식조차 없을 것이옵니다.”태후는 크게 놀랐다.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녀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곁에 서 있던 소영이 사실을 말할까 말까 머뭇거리고 있을 때 태후의 호통이 먼저 터졌다.“신 씨! 애가가 서화를 온전히 맡겨두었을 때 너는 애가에게 잘 보살피겠다고 분명 약조했거늘… 도대체 무엇을 하였기에 아이를 떨구게 만든 것이냐!”태후의 말이 끝나자 이도현의 미간이 깊게 찌푸러졌다. 그의 시선이 곧바로 신수빈을 향했다.그녀는 넓디넓은 뜰 한가운데 무릎을 꿇고 가냘픈 몸을 낮춘 채 차분한 음성으로 더없이 공손하게 예를 올리고 있었다.이도현이 손을 들자 좌시위가 앞으로 나왔다. 그가 몇 마디를 전하자 명을 받든 시위는 조용히 물러났다.뜰에 모인 사람들은 태후가 신수빈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주서화와 윤서원의 추문은 이미 궁 안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소문이 파다했다. 굳이 탓을 하자면 태후가 사람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주서화를 부끄러움도 모르는 여인으로 키운 탓 때문이지, 어찌 그 책임을 정실 부인에게 돌릴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지금의 신수빈은 오로지 부드럽게 고개를 숙인 채 버들가지처럼 모든 죄를 전부 스스로 떠안고 있었다.“신첩이 잘못했사옵니다. 이는 신첩의 책임으로 주씨 부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탓이옵니다. 신첩이 미리 오늘 같은 화를 알았다면 주씨 부인께서 궁에 들어가 신첩의 허물을 고할 때도 얌전히 있지 않았을 것이옵니다. 주씨 부인께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57화

    늙은 내시들이 말한 내용은 너무도 또렷했기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낱낱이 들을 정도였다. 사대부들은 얼굴에 노골적인 경멸을 띠며 고개를 저었고, 여인들은 비단 부채로 코를 가리며 마치 지독한 악취라도 풍기는 듯 혐오감을 숨기지 않았다. 윤서령의 행실이 자신들의 눈을 더럽혔다는 듯이 말이다.신수빈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모든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지금의 윤서령은 마치 정신이 나가버린 사람처럼 고개를 흔들며 입속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는 반면 이도현은 태연히 앉아 있었고 이 판국 속 생사의 갈림마저도 자신과 무관하다는 듯 한없이 무심했다.여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명절이다. 그런데 지금 백관과 그 가족들 앞에서 윤서령의 정조와 수치심이 산산조각 나버린 것이었다. 비록 대주 왕조의 풍속이 개방적이라지만 앞으로 윤서령을 좋은 집안이 맞아 줄 리 없었다. 아니, 어쩌면 평범한 시정 사람들조차 기피할 것이다. 그녀는 곧 가문에게 버림받고 세상에 조롱당하며 평생토록 다시는 고개를 들고 살 수 없게 되겠지.이것이 바로 이도현를 건드린 자의 최후였다. 그저 그를 꾀어 몸을 바치려 한 것뿐인데 이런 끝을 맞이하다니. 신수빈은 순간 자신이 그에게 몰래 꾸민 일들이 떠올라 저릿하게 몸서리를 쳤다. 언젠가 그가 모든 것을 알게 된다면 자신의 최후도 이와 다르지 않겠지.그때, 윤서령은 갑자기 정신이 돌아온 듯 주변의 경멸에 찬 시선을 바라보았다. 삶의 흥미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그녀는 곧장 기둥을 향해 머리를 들이받았다. 이제 누구도 그녀를 막지 않았다.윤서령은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져 버렸고, 그녀의 생사는 알 수 없었다. 좌시위가 다가가 확인한 뒤 보고했다.“왕야, 죽지 않았사옵니다.”“사람을 붙여 경성 평양 후부로 돌려보내거라. 시집갈 준비를 하게 해야지.”이도현의 목소리는 싸늘하고 만물에 무심한 분위기를 품었다. 시집보낸다는 말에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궁중에는 흔히 궁녀와 내시가 서로 기대어 사는 일이 있다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56화

    “태후께서는 본왕이 그녀에게 어떤 해답을 하길 바라시옵니까?”“평양 후부의 문벌이라면 황실을 욕보이지게 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윤 아가씨는 그 집안의 적녀라 왕비 자리에도 손색이 없지”태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수많은 이들이 속으로 비웃었다.고작 저 여자가? 저런 것에게 왕야를?제대로 된 배추를 돼지가 물어간 꼴이지!윤서령의 가문과 용모는 섭정왕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태후가 저런 혼인을 밀어붙이는 건 도대체 무슨 속셈인 것일까?이도현은 상석의 태후를 한참 바라보다 함박웃음을 터트렸다.그러자 태후의 표정이 서늘하게 굳어졌다.“무엇이 그리 우습다는 것이냐, 섭정왕?”“큰형수님은 어머니와 같지요. 본왕의 혼사에 이토록 마음을 써주시니 감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다만 이 윤 아가씨는 행실이 정숙하지 못해 하는 말을 당최 믿을 수가 없네요.”‘큰형수님은 어머니와 같다.’그 한 마디에 태후의 낯빛이 확 변했다. 대전 가득한 이들 앞에서 그녀가 형님의 왕비였다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다시 꼬집은 꼴이 되었으니까. 그가 늘 자신에게 향해 있었다고 믿었던 마음이 허망한 우스갯소리로 바뀌어버렸다.윤서령은 그가 부정하자 더 크게 울부짖으며 난리를 피웠다.이도현의 눈빛은 이미 얼음처럼 차가웠다.“본왕은 어젯밤 내내 자객을 추적하느라 침전에 든 적 없다. 금군과 본왕의 시종들이 모두 증인인데, 윤 아가씨가 말한 편전에서의 일은 터무니없는 소리지.”윤서령은 잠시 굳었지만 죽기 살기로 발악했다.“오늘 아침 눈을 뜨자 왕야 뜰에서 진하빈이라는 여인을 보았습니다! 만약 거짓이라면 제가 어찌 왕야의 새 총애가 누구인지 알고 있겠습니까!”이도현은 좌시위가 데려온 여자가 누구였는지 기억도 없었다. 그런데 하필 신 씨와 같은 빈 자를 쓰는 이름이라니.“그 말도 일리는 있군. 생각해 보니 어젯밤 윤 아가씨는 확실히 본왕의 전각에 있었던 듯하다.”윤서령이 안도의 숨을 내쉬자 이도현은 곧바로 말을 베어냈다.“한데 본왕이 아니지. 본왕의 전각에서 벌어진 일이니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55화

    서난각 안은 숨소리조차 삼켜질 만큼 고요했기에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의 사각거림까지 도드라지게 들릴 정도였다.이도현이 입을 열었다.“부인, 윤 아가씨께서 본왕이 지난밤 그녀의 정절을 짓밟았다 주장하고 있다. 부인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신수빈은 속으로 사정없이 욕하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뭘 보라는 건데 이 미친놈아! 어젯밤 내내 내 방에 있었던 건 본인도 잘 알면서!’하필이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까지 자신을 가지고 장난치려 하다니. 신수빈은 참기 어려울 만큼 분노가 치밀어, 당장이라도 그의 어깨에 이를 박아버리고 싶을 지경이었다.사람들은 애초에 섭정왕이 왜 하필 이 신 씨 부인에게 묻는지 의아해했으나 이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신수빈은 윤서령의 형수이니 묻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처지였다.수많은 시선이 쏟아지자 신수빈은 피할 수 없어 답해야 했다.그녀는 조용히 예를 올린 뒤 조심스레 말했다.“제 서방님께서는 어젯밤 갑작스레 급병을 앓으셨고 귀첩인 주씨 부인께서도 유산하여 다른 사정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왕야께서 방금 언급하신 일에 관해 저는 알지 못합니다.”주서화와 윤서원의 일은 이미 온 행궁에 퍼져 있었다. 아무리 황실 사람들이 입을 다물어도, 금군들의 입은 한없이 가벼웠다. 소문이 퍼지기까지 단 하룻밤이면 충분했다.사람들 사이에 작은 비웃음과 비릿한 표정들이 돌았다.이도현은 올라가려던 입꼬리를 억눌렀다. 속으로는 그녀를 작은 여우라고 생각했지만 겉으로는 태연하게 말했다.“그런가? 참 기가 막히는 일이군. 윤 세자의 몸이 허약하긴 한가 보구나.”신수빈은 속으로 백 번은 그를 저주하고도 남았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이도현을 마주 보자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조롱이 스쳤다.문득 예전에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내가 더 잘하느냐? 아니면 네 남편이 더 잘하느냐?’침상에서 그가 질릴 만큼 뻔뻔하게 물었던 그 말. 지금의 얼굴이 딱 그때의 그 표정이었다.신수빈은 귀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54화

    “섭정왕 저하, 태후께서 조회가 끝난 후 서난각으로 옮기라 청하셨사옵니다”이도현은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렸다.“무슨 일로?”내시가 난처한 기색을 보이자 이도현이 담담히 말을 이었다.“태후께서 하시고자 하는 말씀이면 조정의 신하들이 들어도 무방하다.”내시는 더 숨길 수 없어 머뭇거리며 말했다.“평양 후부 적녀 윤서령이 태후전에서 청원 중이라고 하옵니다. 섭정왕 저하께서 그녀의 정절을 짓밟고 강제로 욕보였다고...”이 말이 떨어지자, 조정에 곧바로 웅성거림이 일었지만 이도현만은 변함없이 태연했다.“그렇다면 모든 대신들과 함께 서난각으로 가자. 대체 무슨 일인지 직접 본 후, 윤 가의 아가씨가 어떻게 본왕을 무고하여 자신의 명성을 버리려 하는지 확인해 보자꾸나.”신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해했다.무고?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섭정왕을? 윤 가의 아가씨는 목숨이 두 개란 말인가?게다가 명예를 이렇게 스스로 더럽히는 일은 천한 백성도 허투루 하지 않는 것인데 하물며 공작가의 규수가 이런 짓을 하다니.전각을 나서며 이도현은 좌시위에게 일렀다.“춘진각에 가서 부인께 전하거라. 서난각으로 와서 구경 좀 하라고.”좌시위는 명을 받고도 속으로 투덜거렸다.요즘 왕야께서 그 마님을 부르는 어투가 너무 자연스러웠다. 남의 부인을 마치 자기 부인처럼 불러대고 있으니 말이다.서난각.태후는 안색이 좋지 않았으나 억지로 정신을 추스르고 대청 위에 앉아 무릎 꿇은 윤서령을 내려다보았다. 이미 사정을 다 들은 뒤였고 그 눈동자에는 냉기가 가득했다.윤서령은 얼굴도, 자태도 평범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여자가 감히 여기까지 왔다는 건 정말 무슨 일이 발생하긴 했다는 말인데…!태후는 굳이 따져보지 않아도 주서화가 뒤에서 꾀어 쓴 천박한 수작임을 알아챘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으나 태후는 윤서령을 다시 한번 뜯어보았다.신수빈이나 이도현 곁의 새로운 총애에 비하면 윤서령은 어리석고 볼품없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길들이기 쉬웠을 지도 모른다. 이런 아이를 이도현 곁에 들이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53화

    잠에서 깨어난 윤서령은 온몸에 멍 자국이 가득한 채 알몸으로 침상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녀는 애써 기억을 되짚어 보았지만 희미하게 떠오르는 건 이도현이 사람들을 시켜 자신에게 억지로 약을 들이부었던 순간뿐, 그 뒤의 일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몸을 조금 움직이자 하필 그곳에서 참기 힘든 통증이 밀려왔다. 윤서령의 뺨이 이내 붉게 달아올랐다.‘섭정왕께서 당시 꽤 화가 나 보였는데 결국은 나를 총애했단 말인가?’어제 입었던 옷은 이미 찢겨 입을 수 없게 되었고 곁에는 새 옷 한 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윤서령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이것도 섭정왕께서 일러 준비한 것이겠지.’옷을 갈아입은 뒤, 어제 주서화가 일러준 대로 태후가 머무는 서난각으로 향했다. 태후에게 자신을 위해 나서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다.문을 나서자마자 정원 한쪽에서 한 여인이 어젯밤 내린 갑작스런 비에 떨어진 꽃잎들을 정리하고 있었다.늘씬한 몸매, 품위 있는 옷차림. 평범한 하녀가 아니라는 것이 단번에 드러났다.이미 마음속으로 이 집안의 주인이라 여긴 윤서령은 그 여인이 눈에 거슬린듯, 차디찬 목소리로 물었다.“너는 누구냐?”그 여인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름답고 섬세한 이목구비와 부드러운 기운이 감돌았다.“전 진하빈이라고 합니다. 아가씨를 뵙습니다.”윤서령은 그 얼굴을 똑바로 보는 순간 잠시 멍해졌다.어찌 신수빈과 이리도 닮을 수 있단 말인가?심지어 그녀가 풍기는 기운까지 비슷했다.행궁 안에서 맴돌던 소문이 뇌리에 스쳤다. 태후를 닮았다던 섭정왕의 새로운 총애가 바로 이 여인이었던 것이다.속에서부터 질투가 솟구쳤다. 하지만 자신은 아직 정식으로 왕부에 들지도 않은 몸이니 감히 섭정왕의 내정을 간섭할 수는 없는 노릇.그녀는 코웃음을 치며 냉랭히 말했다.“그런 일은 하인들이 할 일이지. 규칙도 모르고 정원에서 눈에 띄게 굴지 말거라.”진하빈은 고개를 숙이며 낮게 답했다.“예, 아가씨.”윤서령은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발걸음을 옮겼다. 그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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