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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Author: 초향
연씨 가문 사람들의 얼굴빛이 일제히 굳어갔다.

하지율이 이렇게 뻔뻔하게, 피해자처럼 큰소리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기 때문이었다.

그 당당함은 기이할 정도였고, 동시에 집안의 균형을 교묘하게 흔드는 데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성격이 급한 연상진이 가장 먼저 폭발했다. 그는 하지율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콕 찌르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율, 계속 그렇게 연기할 생각이야?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우리가 모를 줄 알아?”

하지율은 그 말에 눈을 크게 뜨며, 마치 충격이라도 받은 듯 자리에 멈춰 섰다.

“보아하니 연상진 씨는 누가 이번 일을 주도했는지 알고 있나 보네요.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저는 제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겠고 누구를 건드렸는지도 모르겠는데요?”

그녀는 고개를 아주 조금 기울였다. 질문하는 태도조차 공격적으로 느껴질 만큼 묘하게 여유로웠다.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연상진 씨가 생각하기에 내가 저렇게 죽을 뻔한 추격을 받을 만큼 천인공노할 짓을 한 게 대체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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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하지율은 고양이가 실수로 무슨 약재라도 잘못 먹은 줄 알았다.‘그런데 설마 이럴줄이야...’하지율의 마음이 서늘하게 식었다.이 순간만큼은 함우민을 없애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강렬했다.차라리 함께 죽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하지만 지금 함우민에게 시간을 빼앗길 수는 없었다.하지율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이부터 살려야 했다.여기는 단종건의 별장이니 아무리 함우민이라고 해도 이곳에서 감히 큰 소동을 벌이지는 못할 것이다.그때 하지율의 아랫배에 찢어질 듯한 통증이 몰아쳤고 식은땀이 하지율의 등을 흠뻑 적셨다.함우민은 처음에는 하지율을 뒤쫓으려 했다.하지만 이렇게 쫓아다니다가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띌 가능성이 컸다.이미 단종건의 별장에서 하지율에게 약을 먹인 것만으로도 엄청난 위험을 감수한 상태였다.지금 도망치지 않으면 일이 들통난 뒤에는 빠져나가기 어려울 터였다.함우민은 잠시 망설이다 결국 더 이상 따라가지 않았다.어차피 하지율의 아이는 살리기 어려울 것이니 목숨만 건지면 다시 기회는 있을 거고 나중에 얼마든지 하지율을 데려갈 수 있었다.함우민은 마지막으로 하지율을 바라본 뒤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모퉁이를 돌던 하지율은 누군가의 품에 그대로 부딪혔다.흐릿해진 시야 너머로 사람의 윤곽만 희미하게 보였다.하지율은 의식마저 끊어질 듯 아득해지고 있었다.자신에게 부딪힌 사람이 하지율이라는 걸 알아본 손형원의 눈에 순간 반가움이 스쳤다.하지만 손형원은 곧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하지율 씨, 왜 그래요? 얼굴이 너무 창백해 보여요.”지금의 하지율은 오직 정신력 하나로 간신히 의식을 붙잡고 있었고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하지율은 쉼 없이 눈물을 흘렸고 본능적으로 손형원의 소매를 붙잡고 애원했다.“제 아이를... 살려 주세요.”그 순간, 손형원의 시선이 바닥으로 향했다.그곳에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손형원의 동공이 크게 수축했다.누군가 심장을 세게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00화

    하지율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윈터를 바라봤다.“당신은... 함우민 씨에요?”그러자 함우민은 웃으며 대답했다.“지율 씨, 얼굴이 이렇게 바뀌었는데도 저를 알아봐 줘서 기쁘네요.”하지율은 눈앞의 윈터가 함우민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어떻게... 살아 있는 거죠?”그 순간, 윈터의 눈빛이 기괴하고 일그러졌다.“제가 어떻게 살아 있다고 할 수 있겠어요? 이 꼴로 사는 게 죽은 거랑 뭐가 다르죠? 그때 불이 나면서 얼굴이 거의 다 타 버렸어요. 그때 제가 얼마나 아팠는지... 지율 씨는 모를 거예요. 조금만 더... 정말 조금만 더 늦었으면 그 불 속에서 죽었을 거라고요!”말을 이어 갈수록 함우민의 감정은 점점 격해졌다.눈빛은 광기에 휩싸였고 하지율을 바라보는 시선은 소름 끼칠 만큼 번뜩였다.“윈터를 완전히 대신하려고 그 자식을 납치했어요. 얼굴도 윈터처럼 성형했고 성별 정정 수술까지 받았죠. 하지만 윈터를 죽일 수는 없었어요. 제가 들키지 않으려면 그 사람에게 치료 계획을 받아야 했으니까요. 물론 저도 계속 병리학을 공부했어요.”함우민은 광기 어린 눈으로 하지율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지율 씨한테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제가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어요.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난 다 할 수 있다고요!”하지율은 아랫배의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걸 느꼈다.방금 함우민이 건넨 물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함우민은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쏟아냈다.“그 아이는 태어나면 안 돼요. 아이까지 생기면 주용화는 평생 지율 씨를 놓지 않을 거예요. 게다가 주씨 가문에는 유전병도 있잖아요. 그 아이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런 열등한 유전자는 애초에 이어져선 안 돼요. 지율 씨, 아이가 갖고 싶으면 우리 아이를 가지면 돼요. 제 유전자는 이미 보관해 뒀어요. 시험관 시술을 하면 우리도...”하지만 하지율은 더 이상 함우민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이 아이를 잃어서는 안 됐다.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했다.함우민이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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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형원은 하지율의 말속에 담긴 뜻을 알아들었다.“질투가 나네요.”손형원은 하지율의 눈을 바라봤다.“주용화는 어떻게 지율 씨에게 그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아무리 상처를 주고 밀어내도 그 밑바탕에는 여전히 사랑이 깔려 있었다.하지율은 담담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손형원은 최면실 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주용화가 최면을 받겠다고 한 건, 애초에 최면이 자기한테 통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해서일 겁니다. 저런 사람은 본인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으면 최면을 성공시키기 어렵습니다.”그 말을 끝으로 손형원은 더 이상 붙잡지 않았고 하지율을 깊이 바라본 뒤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윈터도 밖으로 나와 하지율과 함께 기다렸다.세 시간이 지난 뒤, 주용화가 다시 최면실에서 나왔다.주용화는 본능적으로 하지율을 바라봤다가 하지율의 눈에 어린 실망을 마주했다.그 순간, 주용화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지율 씨는... 그렇게까지 제가 지율 씨를 잊었으면 좋겠습니까?”그러자 하지율이 대답했다.“네.”주용화가 다시 말했다.“제가 지율 씨를 잊으면 우리는 완전히 남이 됩니다.”하지율은 한참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화야 씨, 이제 그만 버텨요. 그냥 저를 잊어요.”주용화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두 번째 최면이 끝난 뒤, 가까스로 누그러졌던 하지율과 주용화의 관계는 다시 예전처럼 얼어붙었다.그리고 윈터에게서 고양이가 누군가에게 독극물을 먹고 죽을 뻔했다는 전화를 받은 뒤, 두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최악으로 치달았다.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굳이 변명할 생각이 없는 주용화였다.사람 목숨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주용화에게 고양이 한 마리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그래도 하지율에게는 설명했다.“제가 한 짓이 아니에요. 정말 죽일 생각이었다면 굳이 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도 없었겠죠.”하지만 하지율은 주용화의 말을 아예 상대하지 않았고 다음 날 바로 단종건의 집으로 고양이를 보러 갔다.고양이를 보러 간다는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998화

    주용화는 운전대를 꽉 움켜쥐며 대답했다.“지율 씨, 꼭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해야 해요?”그러자 하지율은 차창 밖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화야 씨도 알잖아요. 우리가 지금 이렇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지낼 수 있는 이유가 뭔지 말이죠. 어떤 일은 없었던 척한다고 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니에요.”주용화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 안의 공기는 무겁고 답답하게 가라앉았다.두 사람은 그렇게 침묵한 채 단종건의 별장에 도착했다.윈터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율 씨, 주용화 씨... 오셨네요. 구현 선생님이 최면 준비를 하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리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수고 많으세요.”윈터는 하지율을 한번 보고 무표정한 주용화도 바라봤고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챈 듯 조용히 옆에 서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옆쪽 덤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동시에 무언가가 튀어나와 하지율에게 달려들었다.주용화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변하더니 날카로워진 시선과 함께 손이 번개처럼 움직였다.하지율이 제대로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주용화가 한 손으로 고양이의 목을 움켜쥔 뒤였다.그러자 하지율이 다급하게 외쳤다.“화야 씨, 빨리 놔줘요. 그러다 얼룩이가 죽겠어요!”하지만 주용화의 눈에는 서늘한 살기가 번지고 있었다.“지율 씨와 아이를 해치려고 했습니다. 이 자식은 그냥 둘 수 없어요.”고양이는 주용화의 손안에서 미친 듯이 몸부림치며 날카롭게 울어댔다.“오해한 거예요. 얘가 저를 해치려던 게 아니에요.”고양이의 움직임이 점점 약해지는 걸 보자 하지율은 놀라고 화가 나서 정신없이 말을 쏟아냈다.“이제는 고양이 한 마리도 못 견딜 정도로 이성을 잃은 거예요? 당장 놔줘요. 안 그러면 저 정말 화야 씨를 용서 안 할 거예요!”그제야 주용화의 몸이 미세하게 굳었다.하지율을 바라보는 주용화의 눈빛에는 상처받은 기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997화

    주용화는 진열대에 놓인 아기 장난감을 하나 집어 이리저리 살펴봤다.“괜찮아요. 나중에 또 사러 오면 되죠.”아직 아들인지 딸인지 모르다 보니 주용화는 남자아이용과 여자아이용 물건을 각각 한 세트씩 골라 담았다.하지율은 아무리 주용화를 말려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그냥 두기로 했다.그러고는 자신도 몸을 돌려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그런데 이것저것 고르다 보니 어느새 하지율도 쇼핑카트 세 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한번 시작하니 좀처럼 멈출 수가 없었기에 결국 하지율도 아예 마음 놓고 쇼핑하기로 했다.산 물건이 너무 많아 직접 가져갈 수 없었기에 두 사람은 직원에게 주소를 남기고 집으로 배송해 달라고 부탁했다.아직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하지율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 주용화가 창가 의자에 앉아 펜으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방 안으로 따뜻한 빛을 드리우고 있자, 그 빛 아래 주용화의 수려한 얼굴은 평소보다 한층 부드러워 보였다.주용화는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하지율이 깨어난 것도 모르는 듯했다.하지율은 멍하니 주용화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만약 두 사람에게 정말 미래가 있다면 주용화는 분명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가 될 것 같았다.하지율의 시선이 너무 오래 머물렀던 걸까.주용화가 마침내 고개를 들어 하지율을 바라봤다.하지율이 깨어 있는 걸 보자 주용화는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내려놓으며 물었다.“지율 씨, 깼어요?”주용화가 하지율 곁으로 다가오면서 말을 이었다.“뭐 먹고 싶어요? 제가 만들어 줄게요.”하지율은 탁자 위에 놓인 노트를 바라봤다.“아까 뭐 쓰고 있었어요?”하지율이 궁금해하자 주용화는 노트를 가져와 내밀었다.“우리 아기의 방을 디자인하고 있었어요. 아직 대충 틀만 잡은 건데 보고 더 좋은 생각이 있으면 말해 줘요.”그제야 하지율의 긴장이 조금 풀렸다.하지율은 주용화가 또 일기를 쓰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996화

    하지율은 고개를 돌려 윈터를 바라보면서 물었다.“어떻게 아셨어요?”윈터는 순간 당황하더니 곧 말했다.“전... 그냥 짐작해 본 거예요. 혹시 하지율 씨가 모르고 지나칠까 봐... 미리 말씀드리려고요.”하지율은 윈터에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지난번에도 구현의 이상한 태도를 눈치채고 먼저 알려 준 사람도 윈터였다.그때 윈터가 알려 주지 않았다면 하지율은 지금까지도 주용화에게 속고 있었을 것이다.하지율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알려 줘서 고마워요. 조심할게요.”그러자 윈터가 물었다.“주용화 씨도 알고 있나요?”“네. 알아요.”윈터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 두 분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요? 아이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하지율은 윈터를 한번 바라본 뒤 대답했다.“낳기로 했어요.”사실 이런 질문은 조금 선을 넘은 수준이었다.두 사람은 아직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윈터도 더 물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아차린 듯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래서 주용화 씨가 최면을 받기로 한 거군요. 아이가 생긴 게 주용화 씨의 치료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겠네요... 축하드려요.”하지율이 윈터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어디선가 고양이 한 마리가 뛰어와 계속 하지율의 다리에 몸을 비볐다.하지율은 허리를 숙여 고양이를 품에 안아 올리며 웃었다.“얼룩아, 내가 올 때마다 넌 어떻게 알고 이렇게 오는 거지?”고양이는 하지율의 품에서 부드럽게 울며 한껏 애교를 부렸다.윈터는 놀란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봤다.“이 고양이가... 원래 이렇게 얌전했어요?”조금 전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지율은 윈터가 최근 이곳에 자주 찾아와 구현과 의학적인 의견과 경험을 나누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하지율은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네. 정말 순해요.”윈터는 손을 내밀어 보이며 난감하게 웃었다.“지난번에 너무 귀여워서 한번 쓰다듬어 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할퀴더라고요.”하지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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