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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Author: 초향
유소린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연정미도 절친이 있어요?”

정기석이 눈썹을 가볍게 올렸다.

“왜 없겠어요? 곁에 있는 분들은 다 명문가 아가씨들이고, 용모나 재능이 연정미보다 못하지도 않아요.”

“용모나 재능이 연정미보다 못하지 않다고요?”

유소린이 놀랐다.

“연정미처럼 떠받들어지는 사람은 자기보다 뛰어난 친구는 절대로 안 사귈 줄 알았는데.”

차연지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요?”

“비교되니까요.”

유소린이 말했다.

“꽃은 원래 잎이 받쳐주니까 더 아름다운 거예요. 특히 연정미처럼 명성을 챙기는 사람은 자기보다 더 뛰어난 친구를 사귀면 본인 지위가 흔들리게 되는 거 아니에요?”

정기석이 웃었다.

“맞는 말이긴 해요. 많은 명문가 아가씨들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고 일부러 자신보다 못한 친구를 곁에 두죠. 그런데 연정미는 아니에요. 왜일 것 같아요?”

그때 하지율이 입을 열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거죠.”

정기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 옆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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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율은 옷을 손님방 중 한 곳에 가져다 놓은 뒤 주용화에게 말했다.“옷이 도착했어요. 다 드시면 가서 갈아입으세요.”주용화가 예의 있게 말했다.“감사합니다.”10여 분 뒤 주용화는 국수를 다 먹었다.주용화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하지율 씨, 요리 잘하시네요. 국수 정말 맛있었어요.”그러자 하지율이 말했다.“과찬이에요. 그냥 평범한 국수 한 그릇일 뿐이에요.”주용화는 고개를 저었다.“오히려 평범한 재료일수록 기본적인 요리 실력이 더 잘 드러나는 법이죠.”그 말에 하지율이 옅게 웃으면서 대답했다.“입에 맞았다니 다행이네요.”하지율은 더 이상 괜한 인사말을 덧붙이지 않았다.주용화의 성격이라면 언젠가 또 먹고 싶다며 정말 집까지 찾아올지도 몰랐다.주용화는 옷을 갈아입으러 손님방으로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주용화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나왔다.오늘 주용화가 입고 있던 것과 비슷한 스타일의 흰 셔츠와 검은 슬랙스였고 사이즈도 딱 맞았다.식사도 끝났고 옷도 갈아입고 나니 바깥은 어느새 어둑해져 있었다.주용화는 오래 머물 생각이 없는 듯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시간이 많이 늦었네요.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하지율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아니에요. 오히려 오후 일은 제가 고맙죠.”그러다 망가진 차가 떠오르자 하지율은 난감한 얼굴로 물었다.“그런데 차 도색은... 또 망가진 거겠죠?”주용화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아마도요.”하지율이 물었다.“혹시 같은 도료가... 또 있어요?”주용화는 말없이 하지율을 한번 바라봤다.“없습니다.”하지율은 그 눈빛만 봐도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자기를 무슨 호구로 아느냐는 눈빛이었다.주용화는 그렇게 희귀한 도료를 계속 갖고 있을 리가 없다는 뜻이었다.하지율이 난감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러면 그 차는...”주용화가 말했다.“내일 오후 1시에 정비소에서 만나죠. 일단 차를 한번 보고 살릴 방법이 있는지 같이 생각해 봅시다.”주용화가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52화

    사실 정비소 안에도 원래 샤워실은 있었다.전에도 하지율과 주용화는 작업을 마치면 그곳에서 씻고 옷을 갈아입고는 했다.하지만 주용화는 아까 자신이 건달들을 손봤으니 그쪽에서 사람을 더 불러올 수도 있다고 했다.주용화는 자신이 샤워하다가 방해받고 싶지는 않다는 말이었다.하지율은 딱히 반박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결국 주용화는 하지율의 집 주소를 물었고 직접 차를 몰아 하지율의 집까지 왔다.처음에는 하지율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그런데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듣고 있자 하지율은 뒤늦게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알게 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남자를 집으로 데려와 샤워까지 하게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묘한 상황이었다.하지율은 원래 주용화를 경계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두 사람은 예전과 같은 관계가 아니었다.그래도 이미 주용화를 데려왔으니 이제 와서 후회해 봐야 소용없었다.하지율은 주용화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할까 봐 걱정하지는 않았다.주용화는 아무 여자에게나 함부로 구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하지율이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욕실의 물소리가 서서히 멎었다.몇 분 뒤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하지율이 고개를 들자 새하얀 가운을 걸친 주용화가 머리를 닦으며 걸어 나오고 있었다.주용화는 수건만 두르고 나오는 식으로 일부러 몸을 드러내지도 않았다.오히려 단정하게 가운을 여며 입었기에 상대를 유혹하려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런데도 젖은 머리끝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살짝 드러난 단단한 가슴을 타고 흘러내리자 금욕적인 분위기 속에 묘한 유혹스러운 느낌이 풍겼다.주용화의 몸이 얼마나 좋은지는 하지율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 순간, 하지율은 어쩐지 갑자기 목이 타는 것 같았다.주용화는 하지율의 이상한 기색을 눈치채지 못한 듯 담담하게 말했다.“옷이 더러워져서 당장은 못 입겠네요. 혹시 집에 남자 옷 있어요? 잠깐 빌려 입을 만한 거라도요.”하지율은 눈을 내리깔았다.“남자 옷은 없어요... 제가 비서한테 새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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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50화

    그때 유소린은 정말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올 지경이었다.별의별 황당한 소문을 퍼뜨리는 것도 모자라 인터넷에는 유소린의 굴욕 사진까지 잔뜩 올라왔다.유소린은 정말 미쳐 버릴 것 같았다.그나마 하지율이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에서 물러나 뒤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그런 시달림도 많이 줄어들었다.전화를 끊은 하지율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손형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금세 연결됐다.“하지율 씨.”하지율은 곧바로 본론부터 물었다.“배서연의 일은 손형원 씨가 한 거예요?”손형원은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대답했다.“아닙니다.”하지율이 더 이상 자신을 대신해 처리할 필요 없다고 말한 뒤로 손형원은 정말 손을 대지 않았다.손형원은 하지율이 자신의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율은 역시 그렇구나 싶어 전화를 끊으려 했다.그때 손형원이 다시 불렀다.“하지율 씨.”하지율은 말없이 다음 말을 기다렸다.그때 손형원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주용화입니다.”그 말에 하지율은 잠시 멈칫했다.“알겠어요.”그 말을 끝으로 하지율은 전화를 끊었다.고개를 들자 책상 위 꽃병에 꽂혀 있는 검은 장미 몇 송이가 눈에 들어왔다....며칠 동안 바쁘게 지낸 끝에 하지율은 다시 시간이 났다.강원희는 하지율을 자동차 정비소 앞까지 데려다준 뒤 차를 몰고 돌아갔다.원래 강원희는 하지율의 경호를 맡고 있었기에 전에는 늘 밖에서 기다리며 하지율을 지켰다.하지만 어느 날 쉬고 있던 주용화와 강원희가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본 뒤부터 하지율이 직접 강원희를 돌려보냈다.주용화와 관련된 일은 이미 미리 단단히 주의를 줘 둔 상태였다.그래도 나현우에 비하면 강원희는 솔직하고 우직한 편이었다.나현우는 최근 다른 임무를 맡고 있어 강원희가 대신 경호를 맡고 있었다.하지만 하지율은 혹시라도 주용화가 몇 마디 떠보는 사이 강원희가 무언가 실수할까 걱정됐다.그래서 아예 주용화와 함께 있을 때는 강원희를 곁에 두지 않았다.오늘 하지율은 차를 고치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9화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하지율이 옳아도 품위 없는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어떻게든 흠을 잡으려는 사람들에게 끝없이 확대 재생산될 것이다.게다가 예전의 배서연은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만 하지율에게 막말을 했고 적어도 겉으로는 자기 이미지를 관리하려 했다.이번에 대놓고 시비를 걸어온 건 아마 주용화를 아무 배경도 없는 남자로 보고 굳이 가식 떨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그때 하지율이 입을 열었다.“배서연 씨가 예전에...”하지만 하지율은 말하다 말고 그대로 침묵했다.사실 하지율이 배서연을 계속 참아 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배서연이 고지후를 쫓아다니던 중 우연히 고윤택을 한 번 구해 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주용화는 지금 모든 걸 잊은 상태였다.고지후와 고윤택이 자신과 어떤 관계인지 설명하려면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무엇보다 하지율은 주용화에게 과거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율이 말을 멈추자 주용화는 하지율을 한번 바라봤을 뿐 더 캐묻지 않았다....그 뒤 며칠 동안 하지율은 일정이 있어 당분간 차를 수리하러 갈 수 없었다.모든 일을 마무리한 뒤, 유소린에게서 전화가 왔다.전화 너머의 유소린은 잔뜩 들떠 있었다.“지율아, 지율아! 예전에 윤택이 한 번 구해 줬다고 맨날 우리 앞에서 잘난 척하던 배서연 있잖아. 걔 사고 난 거 알아?”지난 몇 년 동안 유소린은 줄곧 하지율의 곁에서 일하며 온갖 사교계 소식을 접해 왔다.예전에 연예인 매니저로 일할 때는 연예계의 스캔들을 좋아하더니 이제는 재벌 가문에서 벌어지는 자극적인 소문에 더 관심이 커졌다.유소린은 시간만 나면 소아린과 각종 가십을 주고받았고 때로는 업계 밖의 팬들에게 몰래 소문을 풀어 주기도 했다.지금 유소린은 S시에 있었지만 소식만큼은 누구보다 빨랐다.하지율은 하루 종일 바빴던 터라 그런 소문까지 신경 쓰지 못했다.“배서연한테 무슨 일이 났는데?”유소린은 통쾌하다는 기색을 숨기지도 않았다.“뭘 잘못 먹었는지 입안이 심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8화

    배서연은 주용화를 본 적이 없었다.게다가 주용화가 워낙 젊어 보이자 배서연은 주용화를 하지율이 새로 꼬신 갓 졸업한 대학생쯤으로 생각했다.다른 건 몰라도 하지율의 남자 보는 눈만큼은 인정할 만했다.주변에 있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잘생긴 데다 분위기까지 전부 달랐다.이미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 배서연조차 하지율이 좋은 남자들만 골라 만난다는 생각에 질투가 날 정도였다.주용화 역시 눈에 띄게 잘생겼으니 배서연은 자연스럽게 주용화를 얼굴로 먹고사는 어린 남자로 단정 지었다.그때 배서연이 비아냥거렸다.“당신이 뭔데 끼어들어요? 하지율이랑 제 일에 당신 같은 남자가 무슨 자격으로 참견하는데요? 경고하는데 지금 당장 제 눈앞에서 사라져요.”배서연은 달콤하면서도 악의 어린 미소를 지었다.“당신 같은 남자는 하지율의 주변에 널렸어요. 지금이야 챙겨 주겠지만 평생 당신을 지켜 줄 것 같아요?”“질리고 나면 멀리 내다 버리고 다시는 눈앞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겠죠. 괜히 지금 나서서 참견했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마세요.”배서연은 제멋대로이고 거만했지만 머리까지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말 하나하나가 상대방의 약점을 찌르고 있었다.만약 주용화가 정말 아무 배경도 없이 하지율에게 기대 사는 남자였다면 충분히 겁먹고 물러설 만한 말이었다.윗사람들의 싸움에 끼어들면 평범한 사람만 다치는 법이었다.하지율이나 배서연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사람은 그저 희생양이 될 뿐이었다.주용화는 긴 속눈썹을 천천히 들어 배서연을 바라봤다.그러더니 여유롭게 말했다.“그럼 질리지 않게 하면 계속 아무 일 없는 거 아닙니까?”그러자 배서연이 코웃음을 쳤다.“질리지 않게 한다고요? 자신감도 대단하네요. 아무리 얼굴이 잘나도 오래 보면 결국 질려요. 얼굴 하나 믿고 살면서 그런 헛된 꿈까지 꾸다니... 정말 자기 주제를 모르네요.”주용화는 배서연의 말은 무시한 채 하지율을 바라봤다.주용화의 눈가에는 속을 알 수 없는 옅은 웃음이 걸려 있었다.“그럼 하지율 씨는 저한테 질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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