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94화

Author: 초향
예선만 막 통과하고 본선 시작 전에, 그 일이 터졌다.

연씨 가문에서 쫓겨난 뒤, 하지율은 그 대회에 다시는 가지 않았다.

애초에 단성훈 때문에 레이싱을 배운 거였다.

단성훈이 보여 준 모든 호의가 거짓이라는 걸 알게 된 뒤로, 단성훈이 좋아하는 건 다시 손대고 싶지 않았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초보였던 자신을 대회에 끌어들인 건, 창피 주려는 의도였을 뿐이었다.

그 기억은 대충 6, 7년 전의 일이다

하지율은 오래전에 잊고 지낸 일이 눈앞의 남자를 보자, 문득 또렷이 떠올랐다.

차갑게 물었다.

“단보현 씨, 무슨 일이죠?”

단보현의 눈이 가늘어졌다.

“나를 알아요?”

“단보현 씨는 절 알아도 되고, 저는 단보현 씨를 알면 안 되나요?”

한 번 마주쳤을 뿐이지만 이미 단보현에 대한 인상은 최악이었다.

처음 보는 사이,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데, 대놓고 상대의 신분을 읊는 건 예의가 아니다.

게다가 들먹인 내용은 다 의미심장했다.

고지후의 전 아내, 재혼자라는 것.

고윤택의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51화

    남자의 손은 하지율의 보호복 위를 잡고 있었기에 당장은 참을 만했다.그때 하지율이 말했다.“우리 밖에 나가서 얘기할래요?”하지만 남자는 하지율의 팔을 붙든 채 히죽거리며 비아냥거렸다.“그럼 먼저 나한테 뽀뽀 한번 해 줘. 그러면 나가 줄게.”하지율이 대답하기도 전에 문 쪽에서 낮고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손 치워.”하지율은 계속 뒤쪽의 차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건달들 역시 온통 하지율에게만 정신이 팔려 문 앞에 누가 나타났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목소리가 들리자 하지율을 포함한 모두가 동시에 문 쪽을 바라봤다.훤칠한 남자가 빛과 그림자가 엇갈리는 곳에 조용히 서 있었다.하지만 역광이라 남자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서늘하고 맑은 목소리만큼은 고요한 공간에 또렷하게 울렸다.“그 손 놓으라고 했어.”하지율 앞에 서 있던 남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넌 또 뭐야? 당장 꺼져! 좋은 일 방해하지 말고. 괜히 끼어들었다가 큰코다칠...”말이 끝나기도 전에 페인트가 든 통 하나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왔다.그러더니 정확히 남자의 머리를 강타했다.“퍽!”묵직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머리에서 피가 튀었다.얼마나 세게 맞았는지 페인트 통까지 움푹 들어갔고 안에 있던 페인트가 사방으로 튀었다.남자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모든 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고 주변 사람들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하지율조차 막을 틈이 없었다.하지율은 보호복을 입고 있어 괜찮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었다.거의 모두가 페인트를 뒤집어썼다.멍하니 있던 나머지 건달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건달들은 주용화를 노려보며 소리쳤다.“감히 우리 형님을 쳐?”“너 오늘 죽고 싶어서 환장했지!”“다 같이 덤비자. 저 자식한테 제대로 손봐 주자고!”분수를 모르는 건달들이 떼로 주용화를 향해 달려들었다.하지만 주용화의 실력이라면 이런 건달 몇 명은 상대도 되지 않았다.전문적으로 싸움을 배운 사람이 열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50화

    그때 유소린은 정말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올 지경이었다.별의별 황당한 소문을 퍼뜨리는 것도 모자라 인터넷에는 유소린의 굴욕 사진까지 잔뜩 올라왔다.유소린은 정말 미쳐 버릴 것 같았다.그나마 하지율이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에서 물러나 뒤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그런 시달림도 많이 줄어들었다.전화를 끊은 하지율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손형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금세 연결됐다.“하지율 씨.”하지율은 곧바로 본론부터 물었다.“배서연의 일은 손형원 씨가 한 거예요?”손형원은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대답했다.“아닙니다.”하지율이 더 이상 자신을 대신해 처리할 필요 없다고 말한 뒤로 손형원은 정말 손을 대지 않았다.손형원은 하지율이 자신의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율은 역시 그렇구나 싶어 전화를 끊으려 했다.그때 손형원이 다시 불렀다.“하지율 씨.”하지율은 말없이 다음 말을 기다렸다.그때 손형원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주용화입니다.”그 말에 하지율은 잠시 멈칫했다.“알겠어요.”그 말을 끝으로 하지율은 전화를 끊었다.고개를 들자 책상 위 꽃병에 꽂혀 있는 검은 장미 몇 송이가 눈에 들어왔다....며칠 동안 바쁘게 지낸 끝에 하지율은 다시 시간이 났다.강원희는 하지율을 자동차 정비소 앞까지 데려다준 뒤 차를 몰고 돌아갔다.원래 강원희는 하지율의 경호를 맡고 있었기에 전에는 늘 밖에서 기다리며 하지율을 지켰다.하지만 어느 날 쉬고 있던 주용화와 강원희가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본 뒤부터 하지율이 직접 강원희를 돌려보냈다.주용화와 관련된 일은 이미 미리 단단히 주의를 줘 둔 상태였다.그래도 나현우에 비하면 강원희는 솔직하고 우직한 편이었다.나현우는 최근 다른 임무를 맡고 있어 강원희가 대신 경호를 맡고 있었다.하지만 하지율은 혹시라도 주용화가 몇 마디 떠보는 사이 강원희가 무언가 실수할까 걱정됐다.그래서 아예 주용화와 함께 있을 때는 강원희를 곁에 두지 않았다.오늘 하지율은 차를 고치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9화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하지율이 옳아도 품위 없는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어떻게든 흠을 잡으려는 사람들에게 끝없이 확대 재생산될 것이다.게다가 예전의 배서연은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만 하지율에게 막말을 했고 적어도 겉으로는 자기 이미지를 관리하려 했다.이번에 대놓고 시비를 걸어온 건 아마 주용화를 아무 배경도 없는 남자로 보고 굳이 가식 떨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그때 하지율이 입을 열었다.“배서연 씨가 예전에...”하지만 하지율은 말하다 말고 그대로 침묵했다.사실 하지율이 배서연을 계속 참아 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배서연이 고지후를 쫓아다니던 중 우연히 고윤택을 한 번 구해 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주용화는 지금 모든 걸 잊은 상태였다.고지후와 고윤택이 자신과 어떤 관계인지 설명하려면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무엇보다 하지율은 주용화에게 과거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율이 말을 멈추자 주용화는 하지율을 한번 바라봤을 뿐 더 캐묻지 않았다....그 뒤 며칠 동안 하지율은 일정이 있어 당분간 차를 수리하러 갈 수 없었다.모든 일을 마무리한 뒤, 유소린에게서 전화가 왔다.전화 너머의 유소린은 잔뜩 들떠 있었다.“지율아, 지율아! 예전에 윤택이 한 번 구해 줬다고 맨날 우리 앞에서 잘난 척하던 배서연 있잖아. 걔 사고 난 거 알아?”지난 몇 년 동안 유소린은 줄곧 하지율의 곁에서 일하며 온갖 사교계 소식을 접해 왔다.예전에 연예인 매니저로 일할 때는 연예계의 스캔들을 좋아하더니 이제는 재벌 가문에서 벌어지는 자극적인 소문에 더 관심이 커졌다.유소린은 시간만 나면 소아린과 각종 가십을 주고받았고 때로는 업계 밖의 팬들에게 몰래 소문을 풀어 주기도 했다.지금 유소린은 S시에 있었지만 소식만큼은 누구보다 빨랐다.하지율은 하루 종일 바빴던 터라 그런 소문까지 신경 쓰지 못했다.“배서연한테 무슨 일이 났는데?”유소린은 통쾌하다는 기색을 숨기지도 않았다.“뭘 잘못 먹었는지 입안이 심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8화

    배서연은 주용화를 본 적이 없었다.게다가 주용화가 워낙 젊어 보이자 배서연은 주용화를 하지율이 새로 꼬신 갓 졸업한 대학생쯤으로 생각했다.다른 건 몰라도 하지율의 남자 보는 눈만큼은 인정할 만했다.주변에 있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잘생긴 데다 분위기까지 전부 달랐다.이미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 배서연조차 하지율이 좋은 남자들만 골라 만난다는 생각에 질투가 날 정도였다.주용화 역시 눈에 띄게 잘생겼으니 배서연은 자연스럽게 주용화를 얼굴로 먹고사는 어린 남자로 단정 지었다.그때 배서연이 비아냥거렸다.“당신이 뭔데 끼어들어요? 하지율이랑 제 일에 당신 같은 남자가 무슨 자격으로 참견하는데요? 경고하는데 지금 당장 제 눈앞에서 사라져요.”배서연은 달콤하면서도 악의 어린 미소를 지었다.“당신 같은 남자는 하지율의 주변에 널렸어요. 지금이야 챙겨 주겠지만 평생 당신을 지켜 줄 것 같아요?”“질리고 나면 멀리 내다 버리고 다시는 눈앞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겠죠. 괜히 지금 나서서 참견했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마세요.”배서연은 제멋대로이고 거만했지만 머리까지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말 하나하나가 상대방의 약점을 찌르고 있었다.만약 주용화가 정말 아무 배경도 없이 하지율에게 기대 사는 남자였다면 충분히 겁먹고 물러설 만한 말이었다.윗사람들의 싸움에 끼어들면 평범한 사람만 다치는 법이었다.하지율이나 배서연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사람은 그저 희생양이 될 뿐이었다.주용화는 긴 속눈썹을 천천히 들어 배서연을 바라봤다.그러더니 여유롭게 말했다.“그럼 질리지 않게 하면 계속 아무 일 없는 거 아닙니까?”그러자 배서연이 코웃음을 쳤다.“질리지 않게 한다고요? 자신감도 대단하네요. 아무리 얼굴이 잘나도 오래 보면 결국 질려요. 얼굴 하나 믿고 살면서 그런 헛된 꿈까지 꾸다니... 정말 자기 주제를 모르네요.”주용화는 배서연의 말은 무시한 채 하지율을 바라봤다.주용화의 눈가에는 속을 알 수 없는 옅은 웃음이 걸려 있었다.“그럼 하지율 씨는 저한테 질릴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7화

    “이제 작업을 시작할 건데... 작업 환경이 별로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잠깐 나가 계실래요?”주용화의 입가에 묘한 웃음이 걸렸다.“솔직히 하지율 씨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좀 보고 싶네요.”아까 하지율이 직접 하겠다고 말할 때는 조금도 망설이는 기색이 없었다.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그건 하지율이 억지로 드러내는 자신감이 아니라 너무도 자연스러운 확신이었다.하지율도 주용화가 의심하는 건 충분히 이해했기에 더 말하지 않았다.“알겠어요. 그러면 옷부터 갈아입고 올게요.”하지율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돌아오니 주용화가 보이지 않았다.하지율도 주용화가 어디로 간 건지 알 수 없었다.하지율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하도를 배합하고 희석하기 시작했다.준비를 마치고 막 도색을 시작하려던 순간, 옆에서 익숙하고 맑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도는 준비가... 끝났어요?”하지율이 화들짝 고개를 들자 어느새 주용화가 바로 옆에 서 있었다.주용화 역시 보호복을 입고 방호 마스크까지 착용한 상태였다.주용화가 갑자기 나타난 탓에 하지율도 깜짝 놀랐다.“왜 이렇게 기척도 없이 다녀요?”그러자 주용화가 대답했다.“하지율 씨가 너무 집중하고 있었던 겁니다.”하지율은 주용화의 보호복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차림은...”주용화는 옆에 있던 스프레이건을 집어 들었다.“혼자 하려면 언제 끝나겠어요? 저도 차가 급하게 필요해서요. 같이 하면 시간도 줄일 수 있겠죠.”말을 마친 주용화는 더 이상 하지율을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하지율은 일하는 주용화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전에는 주용화가 일부러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지금 생각해 보니 괜한 의심을 한 것 같았다.차량 전체를 다시 도색하는 건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특히 이런 복잡한 특수 도료라면 하지율 혼자 했을 경우 아무리 빨라도 열흘은 걸릴 일이었다.주용화가 함께하니 확실히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작업하는 동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6화

    그때 주용화가 말했다.“좋아요. 다만 그전에 먼저 수리팀의 실력을 확인해야겠어요. 믿고 맡길 만한지 봐야 하니까요. 제가 만족해야 도료도 넘길 수 있습니다.”당연한 요구였기에 하지율은 바로 받아들였다.“좋아요.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내일요.”하지율도 이 일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그럼 내일로 하죠.”시간과 장소를 정한 뒤 하지율은 전화를 끊었다....다음 날, 하지율은 약속 시간보다 일찍 정비소에 도착했다.강원희는 이미 수리팀과 함께 작업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율이 다가가자 수리팀의 팀원들은 모두 정중하게 인사한 뒤, 지난번 도색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그러자 하지율이 부드럽게 말했다.“도색 문제는 제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탓도 있으니 여러분 잘못은 아니에요. 오늘 다시 모신 건 이 특수 도장을 직접 맡을 수 있는지 여쭤보려고 해서예요.”하지율은 도료의 특성과 문제점을 자세히 설명했다.다들 전문가인 만큼 이야기를 듣자마자 어떤 종류인지 금세 알아차렸다.이런 도료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다뤄 본 적은 없었다.게다가 고객 쪽에서 별다른 설명도 없었기에 일반 도료처럼 처리했다가 큰 문제가 생긴 것이다.설명을 다 들은 팀원들의 표정이 난처해졌다.“하지율 씨, 이런 특수 도료는 워낙 희귀하고 비쌉니다. 저희 실력으로 작업 자체는 가능하더라도 선뜻 맡기는 어렵습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저희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니까요.”“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무리 높은 금액을 제시하셔도 이 작업을 맡겠다는 팀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성공하면 다행이지만 한번 잘못되면 벌어들이는 돈보다 배상해야 할 돈이 훨씬 크고 괜한 문제까지 생길 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친분이 있어도 이런 작업은 쉽게 맡기 힘듭니다.”하지율은 잠시 말이 없었다.큰돈을 준다면 위험을 감수할 사람은 있을 수 있었다.하지만 그러려면 적어도 문제가 생겼을 때 하지율이 책임져 줄 수 있어야 했다.그런데 도료 자체가 하지율의 것이 아니니 그런 보장조차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