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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작가: 초향
“그쪽도 그쪽 입장이 있을 테니까 굳이 탓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을게요.”

하지율은 표정은 차분했다.

“함우민 씨, 전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전에는 줄곧 살갑게 이름을 불렀는데 오늘은 또다시 선을 긋는 태도로 되돌아갔다.

“하지율 씨...”

함우민이 입을 벙긋했지만 하지율은 그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유소린을 끌어당기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유소린은 의아한 얼굴로 하지율과 뒤에 남겨진 함우민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지율아, 저 사람 널 만나러 온 거야?”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언제부터 함우민 씨와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됐어?”

“네가 고지후에게 잡혀갔다는 걸 알고 난 뒤 병원에 찾아갔을 때 함우민 씨를 만났어. 내가 찾아온 목적을 알고 나서 네 행방을 알아봐 주겠다고 했어.”

말하다 멈춘 하지율의 두 눈에 싸늘한 물결이 일렁거렸다.

“그런데 일부러 거기서 날 기다렸다는 건 몰랐어.”

유소린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부러 널 기다려?”

하지율은 사건의 전말을 유소린에게 설명한 후 말했다.

“고지후가 시켰을 거야.”

유소린은 듣고 나서 눈동자를 번뜩이며 말했다.

“지율아, 나는 네가 함우민 씨를 오해한 것 같아.”

“오해?”

“생각해 봐. 네가 고지후를 찾아가도 그 사람이 인정하지 않으면 어쩔 방법이 없잖아. 그런데 왜 굳이 함우민 씨를 기다리게 하겠어? 게다가 함우민 씨는 정말로 내 행방을 알아내지 못한 걸 수도 있잖아.”

유소린은 하지율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면 알아냈어도 날 구할 방법이 없어서 너한테 잠시 알려주지 않은 걸 수도 있지. 어쩐지 고지후가 순순히 나한테 임채아에게 사과만 하면 풀어준다고 하더라. 내가 볼 땐 함우민 씨가 뭐라고 해서 고지후가 극단적인 조치까지 취하진 않은 것 같아. 지율아, 이번 일에 대해 함우민 씨와 잘 얘기해 봐. 혹시 함우민 씨가 도와줘서 내가 쉽게 풀려난 걸 수도 있어. 그렇게 오해하는 건 좋지 않아.”

하지율은 멈칫했다.

유소린의 말이 맞다.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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