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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Penulis: 서담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10 17:03:37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동안 강수는 더 이상 흉터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사라 역시 눈치 없이 같은 질문을 두 번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대신 조수석에 올라타자마자 안전벨트를 매고 창밖을 바라봤다.

잠시 뒤 검은 세단이 조용히 청담동을 빠져나갔다.

차 안에는 강수에게서 풍기는 묵직한 스킨 향이 희미하게 배어 있었다. 사라는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가끔 옆을 흘끗거렸다.

운전하는 모습도 성격 그대로였다.

말이 없고,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없었다. 한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정면만 바라보는 옆얼굴에는 오른쪽을 길게 가로지른 흉터가 선명했다.

무섭다기보다는 이상하게 궁금한 남자였다.

“회장님.”

“왜.”

“서희 진짜 좋아하죠?”

강수의 시선은 여전히 전방에 있었다.

“갑자기 그건 왜 묻지.”

“그냥요. 서희가 맨날 남편 자랑하거든요.”

사라가 피식 웃었다.

“처음에는 열두 살이나 많은 아저씨랑 무슨 재미로 사나 했는데, 오늘 보니까 알겠네.”

신호에 걸린 차가 멈췄다.

강수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

“서른여섯이면 저한테 아저씨 맞죠.”

기가 막힌 듯 바라보는 강수 앞에서 사라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잠시 뒤 신호가 바뀌자 강수가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

“주소.”

사라가 주소를 불러주고는 웃음을 삼켰다.

서희가 왜 남편을 무뚝뚝하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말은 정말 재미없게 하는데 이상하게 사람 말을 전부 들어준다.

그렇게 도착한 사라의 집 앞.

차가 멈추자 사라는 안전벨트를 풀었다.

“오늘 고마웠어요.”

강수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라는 문을 열었다가 다시 몸을 돌렸다.

“아, 그리고 회장님.”

강수가 바라봤다.

사라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섹시해요.”

쾅.

하고 싶은 말만 던진 사라는 그대로 문을 닫았다.

강수는 한동안 운전석에 앉아 멀어지는 작은 뒷모습을 바라봤다.

기가 막혔다.

처음 보는 남자에게 흉터가 왜 생겼냐고 묻고, 열두 살 많은 아저씨라 놀리더니 마지막에는 섹시하다는 말까지 던지고 사라졌다.

강수의 입에서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별 희한한 게 다 있군.”

그날의 만남은 거기까지였다.

강수도 그렇게 생각했다.

며칠 뒤.

“민사라 씨,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전화를 받은 사라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부터 넣어둔 몇 군데의 이력서 중 가장 조건이 좋았던 회사였다.

CH건설.

대기업 본사 비서실 보조 비서.

회사 이름이 어딘가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면접장에 도착해서였다. 건물 로비 한가운데 박힌 CH라는 글자를 보면서도 설마 했는데, 회사 소개를 듣다가 회장의 이름까지 확인하고서야 사라는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차강수.

서희 남편 회사였다.

그렇다고 면접을 포기할 이유는 없었다.

남편 회사라고 서희가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었고, 수백 명이 근무하는 본사에서 회장을 마주칠 일이 얼마나 있겠나 싶었다.

무엇보다 월급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사라는 합격했다.

첫 출근 날.

깔끔한 블라우스와 몸에 맞는 스커트를 입은 사라는 사원증을 목에 걸고 비서실 앞에 섰다.

여행 가방 하나 들고 세상을 돌아다니던 자신이 대기업 사원증을 걸고 있다는 사실부터 웃겼다.

“민사라 씨죠?”

“네.”

“저는 비서실장 한정민입니다.”

187cm의 큰 키에 단정한 수트를 입은 남자가 사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강수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날카로움을 가진 사람이었다.

“오늘부터 회장님 일정 보조하고 비서실 업무 배우시면 됩니다.”

사라의 눈이 커졌다.

“잠깐만요. 회장님 일정이요?”

“네. 보조 비서니까요.”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백 명이 근무하는 회사니까 마주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근무지가—

회장실 바로 앞이었다.

그 순간 비서실 안쪽 문이 열렸다.

직원들의 움직임이 일제히 멈췄다.

“회장님, 오셨습니까.”

사라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검은 수트.

189cm의 압도적인 체구.

하드 투블럭 아래 오른쪽 얼굴을 길게 가로지른 흉터.

며칠 전 자신이 대놓고 아저씨라고 놀렸던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강수도 사라를 발견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정확히 맞부딪혔다.

한정민이 아무것도 모른 채 사라를 소개했다.

“회장님, 오늘부터 근무할 신입 보조 비서 민사라 씨입니다.”

강수의 걸음이 멈췄다.

사라는 잠깐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허리를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회장님. 민사라입니다.”

천천히 고개를 든 사라와 눈이 마주친 순간.

차강수의 눈썹이 꿈틀했다.

“처음?”

낮은 목소리가 비서실을 가르며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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