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으음……”
천우가 신음과 함께 눈을 떴다.
눈앞이 뱅글뱅글 돌았다.
상자 안에 넣고 마구 흔들어진 벌레가 된 기분이었다. 머리는 지끈거리고,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팠으며 속도 울렁거렸다.
무엇보다, 일어설 마음이 들지 않았다. 너무나도 지쳐버린 탓인지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감각의 통제력을 상실한 듯한 기분이었다.
‘여기는……’
천우는 바닥에 늘어붙은 듯한 느낌을 억지로 젖히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실내에 들어와 있는듯 어두컴컴했고, 약간 물에 젖은 흙냄새가 났다.
바닥이 차갑
“으음……”천우가 신음과 함께 눈을 떴다.눈앞이 뱅글뱅글 돌았다.상자 안에 넣고 마구 흔들어진 벌레가 된 기분이었다.머리는 지끈거리고,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팠으며 속도 울렁거렸다.무엇보다,일어설 마음이 들지 않았다.너무나도 지쳐버린 탓인지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감각의 통제력을 상실한 듯한 기분이었다.‘여기는……’천우는 바닥에 늘어붙은 듯한 느낌을 억지로 젖히며 주위를 둘러보았다.실내에 들어와 있는듯 어두컴컴했고,약간 물에 젖은 흙냄새가 났다.바닥이 차갑고 등도 젖어 있었는데,천우는 지금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혼절해 있던 참이었다.진흙을 발라 세운 벽 안쪽에서 서늘한 냉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어디지?여기가……’당최 어디에 들어와 있는 것인지 감도 잡히질 않았다.지금이 낮인지 밤인지조차 인지가 되질 않았다.끼익-앞쪽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들어보니,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이쪽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사람?사람이 맞는 듯했다.팍-일순간 한덩이의 불길이 허
어리의 손에 힘이 풀렸고, 거기서 벗어난 천우가 아래로 내려왔다.탁-발이 땅에 닿자마자, 천우는 자신도 놀랄 정도로 강력한 적개심을 느꼈다.눈앞에 평생의 숙적이 있었기에, 그리고 그 숙적에게서 간신히 풀려나 반격할 수 있는 틈을 가지자마자 파도처럼 들이닥친 적개심이었다.발 아래 땅 밑에 물이 더 있었다.생애 태어나서 가장 급하게, 빨리, 신속하게 지하수를 조종했다.흙과 모래 사이로 솟아오른 물방울이 연기처럼 피어올랐다.불길의 빛이 반사된 물방울들이 영롱한 광채를 뿜었다.척-천우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물을 앞으로 겨눴다.그러자 천우의 명을 받은 물이 바람처럼 어리의 가슴팍을 노리고 날아갔다.파앙-!!!아까도 그랬듯이, 어리의 방어는 즉각적이었다.순식간에 붉은 기운으로 이뤄진 방패로 물세례를 막았다.그 바람에 충격파가 터지며 뒤로 한차례 물러났지만, 어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했다.스으으으-어김없이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물과 불이 부딪힌 자리였다.잠시 거리가 멀어지자, 물을 다루는 남자와 불을 다루는 여자가 잠자코 그 현장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아직은.”어리가 중얼거렸다.허공에 대고 신비로운 손짓을 날리는데, 어떤 주문이라도 외운 것인지 붉은 기운이 손아귀로 모여들어 점점
“이제야 알아보시는가.”천우가 강한 열기에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그대 앞에 선 내가 누구인지를.”“아다마다요.”어리가, 아니 붉빛미르가 싱긋 미소를 지어보였다.오랜만에 마주한 친우를 보는 듯하기도, 드디어 찾았다는 안도감이 보이기도, 반드시 멸해야 할 목표를 확보했다는 만족감 또한 돋보이는 미소였다.“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겠습니까.”어리가 담담한 와중에도 상기된 투로 말했다.“평생을 그리워한 이름이거늘.”“그리워해?”“당연한 일 아닙니까? 우리 사이에 비록 많은 일이 있었다지만…… 그래도 한 뿌리에서 나온 남매 같은 인연이거늘. 불과 물. 절대로 섞일 수 없는 두 정수가 만나 영원히 순환하는…… 나의 반쪽. 나의 반신(半身)이자 반신(半神). 천명의 대리자. 하늘의 심부름꾼.”어리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숨이 막힐 듯한 열기가 무겁게 온몸을 짓눌렀다.그러나 그 와중에도 기묘한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무언가 이전에 맡아본 듯한…… 불과 물이 뒤섞인 아비규환 속에서도 고고하게 피워낸 연꽃 같은……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듯한, 오로지 미르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그리움의 향……“진심으로.”&n
콰아아아-!!!!!분노한 어리의 몸짓에 맞추어 화마(火魔)가 맹렬하게 타올랐다.마당을 뒤덮은 불이 울타리를 넘어 옆집에까지 번지며 새빨간 지옥을 만들어냈다.이제 마당을 떠날 수도,밖에서 들어올 수도 없었다.불의 장벽이 잔혹하게 가로막고 있었다.“사,살려줘……”“잘못…… 잘못 했습니다……”아직 살아있던 역사들 몇몇이 어리에게로 엉금엉금 기어왔다.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힘 앞에서,처절하게 머리를 찧어가며 목숨을 구걸했다.“내,내가 미안하오……”정맹차도 빠지지 않았다.“내가 사람을 몰라보고 실언을 했습니다!이렇게 빕니다.잘못했습니다.잘못했습니다!그러니 제발 목숨만은……”두 손바닥을 비비고,바닥에 이마를 짓이기며 빌었다.화상 입은 팔의 고통 따위는 신경조차 쓰이지 않는 모양새였다.스윽-그러나 어리는 정맹차를 살려둘 생각이 없는 듯했다.손을 비수(匕首)처럼 쳐들어 정맹차의 얼굴을 찔러 들어갔다.손끝에 불이 어려 있었다.얼굴을 꿰뚫고 말 것이
“으아아악!”정맹차가 비명을 지르며 칼을 놓쳤다.시뻘겋게 달아오르고, 또 녹아내린 칼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내 손…… ”정맹차의 손바닥에서 김이 솟아올랐다.벌겋게 부어 오른 것이, 달군 인두를 맨손으로 잡은 듯했다.“괴로우냐?”헐떡대고 있는 정맹차 앞에서, 어리가 싸늘하게 물었다.“육신이 작열(灼熱)하는 고통이 어떠하냐?”“미, 미친년…… ”“그래봤자 가슴이 타는 것과는 비할 수 없느니라. 너희로서는 억겁의 시간이 흘러도 결코 깨닫지 못할 고통이도다.”“야! 야! 이 년 어떻게 좀…… ”정맹차가 허둥지둥 몸을 뺐다.그리고 옆에 서 있던 역사들 등을 떠밀며 어리를 막으라 악을 썼다.주춤주춤-그러나 바로 칼이 녹는 열기와 불길 앞에서 누가 과연 나설까 싶었다.모두가 무기만 겨누고 발만 동동 구를 뿐, 선뜻 어리에게 달려들지 못했다.스윽-어리가 문득 한 손을 내밀었다.일군(一軍)의 장수가 휘하 병력을 통솔하는 손짓 같았다.화아아악-!!!!!어리의 주위에 넘실대던 불길이 섬광처럼 쏘아졌다.서역(西域)의 광대가 입에 술을 머금고 불을 향해 내뿜는 것과 비슷했다.물론 그 위력은 한낱 광대 따위가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불을 쏘는 화포가 있다면 이런 것일 터였다.“으악!”“피, 피해!”역사들이 경악하며 불을 피해 몸을 굴렸다.불의 파장이 아슬아슬하게 그들을 비켜나가 한쪽 돌담에 부딪혀 폭발했다.담벼락의 일부가 녹아내려 찐득찐득한 쇳물처럼 흘러내렸다.“죽어!!!”그때, 눈썹이 홀랑 타버린 역사 하나가 들고 있던 낫을 어리에게 던졌다.성급하게 날아간 낫이 어리의 이마 근처를 스쳤다.붉은 선혈이 하얀 피부를 타고 흘러내렸다.“악!”어리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상처를 감싸 쥐었다.예상치 못한 일격에 놀란 것이 분명했다.주인이 힘을 잃자, 지옥처럼 타오르던 불길도 일순간 잦아들었다.나무 타는 냄새와 잿가루가 폴폴 날렸다.“돼, 됐다!”“방금 봤어?! 저년 머리에 피가……”“사람이야!
정맹차였다.온몸이 흙투성이가 되고,갓도 찌그러진 것이 보기가 영 초라했는데 그에 비해 심상찮은 것을 손에 들고 있었다.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횃불이었다.쫓겨나자마자 눈이 뒤집혀 불씨를 붙여 온 것이 틀림없었다.“저것들 태워죽일거다.”정맹차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횃불을 이쪽으로 던졌다.짚과 나무로 만들어진 가옥인지라,서까래에 옮아 붙은 불씨가 삽시간에 화전(火田)일구는 것처럼 이글이글 타올랐다.타는 듯한 열기가 아지랑이가 되어 눈앞에 일렁였다.“큭……”천우가 도포 자락으로 입가를 가렸다.그러나 언제까지 이 매운 연기를 막을 수는 없었다.금방 숨이 바닥나고 말 것이다.“저것들 튀어나오면!”밖에서 정맹차가 소리치는 소리였다.“다리 한 쪽 씩 분질러다가 땅을 기게 만들어!계집은 너희 맘대로 해라!그 다음에 저기 북방에 창기(娼妓)로 팔아버릴 것이니 살려만 놔라!알았느냐!”“네!”역사들이 히히-웃으며 불타오르는 집을 에워쌌다.개미새끼 한 마리 빠져나가지 못할 기세였다.화악-!불이 더 세게 타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