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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어우야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4-04 11:12:10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모두 벗어던진 남자가 여자를 향해 몸을 숙였다. 누워있음에도 그 모양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가슴에 얼굴을 묻고 혀를 놀렸다. 효민의 거친 숨소리에 교성이 섞이고, 그녀의 손가락이 용규의 머리카락 속으로 파고들었다.

본능에 충실해야 할 타이밍이건만, 아무 생각 없어야 할 용규의 머릿속에는 자꾸 한 여자의 모습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름도 나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그녀의 얼굴과 섬세하게 반응해오던 육감적인 몸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저 스쳐지나갔던 많은 여자 중에 한 명이라 생각하려 해도, 이렇게 여자를 안을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었다. ‘나도 마음에 들어’라며 나지막이 웃으며 속삭이던 목소리와 함께.

****

병원 문이 빼꼼 열리더니 교복을 입은 남자가 쭈뼛거리며 들어왔다. 주변을 둘러보다 성아를 발견하고는 얼굴이 벌게졌다. 그리고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성아는 방긋 웃었다.

“어떻게 오셨나요?”

“지, 진료를 받고 싶어서…….”

“처음이시죠? 이쪽으로 오셔서 인적사항 좀 적어주시겠어요?”

빼도박도못하게 된 남자가 울상을 지으며 접수대 쪽으로 다가왔다. 성아가 건네는 쪽지에 이름과 주민번호 등등을 적던 남자가 고개를 슬며시 들었다.

“이거 기록으로 남죠?”

“기록으로 남아도 외부에 유출되는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성아가 해준 말에도 안심이 안 되는 표정이었지만, 남자는 작성을 마친 쪽지를 내밀었다. 성아가 차트를 작성하는 동안, 남자는 병원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벽에 붙어 있는 성기 확대 자료 앞을 한참 서성이기도 했다.

“배경수씨,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이름을 부르자 남자는 흠칫하며 성기 사진에서 눈을 떼며 헛기침을 했다. 성아는 그 모습이 귀여워 자꾸만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아야 했다.

형민의 앞에 앉은 남자는 따라 들어온 성아의 눈치를 살피며 머뭇거렸다. 남자가 왜 그러는지 짐작한 형민이 빙긋이 웃었다.

“간호사는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정 불편하면 잠시 비켜달라고 할까요?”

“아, 아니요. 괜찮아요. 저기…….”

“네, 무슨 문제인가요?”

편안한 미소를 보이며 남자가 말하기를 기다려주는 형민을 보며, 그는 결국 입을 열었다.

“저…… 조루인가 봐요.”

“음, 환자 나이가 아직 열여덟 살인데 왜 그렇게 생각해요?”

“그저께 여친이랑 섹스를 했는데……, 금방 사정했어요. 구멍에 넣은 지 얼마 안 돼서.”

형민은 잠시 남자의 얼굴을 살폈다. 앳됨이 많이 가시긴 했지만 순진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부러운 놈, 나는 대학생일 때였는데!

“이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나요?”

“처, 처음인데요?”

성아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18세 첫 경험에 조루 의심 환자라. 하지만 비뇨기과 특성상 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참았다. 형민도 성아와 비슷한 기분이었는지 관자놀이가 꿈틀꿈틀했다.

“조루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음경이나 귀두의 신경이 지나치게 예민해서 그럴 수 있고요, 노화로 인한 것이 있는데 환자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고…….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어요?”

“아니요.”

“자위는 일주일에 몇 번 하나요?”

“이틀에 한 번 정도요.”

진지한 표정의 형민이 하는 질문에 대답하며 남자는 점점 성아를 잊어가는 듯했다. 대답하는 데에 망설임이 사라지고 얼굴에 심각함이 어렸다.

“자위했을 때의 사정시간이랑 비교해 보면 어때요?”

“자위할 때는 빨리 안 싸져서 힘들 정도거든요. 자위 많이 하면 조루 돼요?”

성아가 콜록거리며 기침을 했다. 형민은 그녀를 힐끔 쳐다봄으로 주의를 주며 부드럽게 웃었다.

“자위를 하는 것과 조루는 별 상관이 없다고 보는 게 맞지만요, 자위를 자주 하면서 빨리 사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생기면 습관적으로 그렇게 된다는 말이 있지요.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자위는 일주일에 2, 3회가 적당하다고 보면 돼요. 그리고 심리적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데, 환자분의 경우에는 처음이라는 심리적 부담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 같네요. 조루를 판단하는 데에 한 번은 좀 부족한 것 같으니, 이후에도 이른 사정이 반복되면 다시 오실래요?”

“이후에요? 몇 번 더 하고 올까요?”

“글쎄요, 몇 번이라고 하기엔……. 아직 미성년자이니 횟수를 권해드리고 싶진 않네요.”

“아…… 네.”

남자가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일어서다 말고 형민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자위하고 나서 오줌 눌 때 끝에가 따끔따끔하고 빨갛게 된 거는 성병인가요?

“손을 안 씻어서 그렇습니다. 자위할 때 청결! 아주 중요하고요, 무리하지 않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하는 것도 중요해요.”

손을 안 씻어서 그렇다는 형민의 단호한 답에 남자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더니 들어 올린 엉덩이를 다시 의자에다 붙이는 게 아닌가. 성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한 발짝 다가섰다. 분명 진료가 끝이 났고, 증상이 계속되면 다시 오라는 처방이 내려졌음에도 나가지 않으니. 하지만 이어지는 남자의 질문에 성아의 걸음이 주춤했다.

“선생님도 자위 하시죠? 어떻게 하는 게 정상적인 방법인가요?”

형민은 난감한 표정으로 턱을 만지작거렸다. 이 환자가 조금이라도 장난을 치는 기색을 내비치거나 심술을 부린다는 표시가 난다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며 일축해버리면 그만이지만, 그는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초롱초롱 빛내고 있었다. 몸은 다 자란 성인이나 매한가지였지만 정신적으로는 덜 성숙한 미성년자이기에, 건강한 성생활에 대한 지식을 심어줄 필요는 있어보였다. 마침 대기환자도 없어 시간 여유도 충분했다.

“아까 얘기한 거 기억나죠, 청결? 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책상에서 의자를 빼고 환자와 마주앉은 형민이 다리를 벌리고 손을 중심 어디쯤으로 가져가려다 성아를 쳐다보았다.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형민의 손을 지켜보던 성아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 방싯 웃었다. 계속하지 않고 뭐하냐고 묻는 듯해 형민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김성아 선생님, 잠시 자리 좀…….”

“네 선생님.”

궁금했지만, 편안한 설명을 위해서는 자기가 없는 편이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말로 하는 설명에는 도움이 필요하지 않으니 굳이 성아가 지키고 서 있을 필요도 없었다. 나오면서 진료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은 것은 순전히 그녀의 호기심 때문이었다.

접수대에 팔꿈치를 괴고 눈을 감은 성아의 귀에 진료실에서 두 남자가 나누는 대화가 들려왔다.

“이렇게, 이렇게 하는 거에요.”

“선생님, 저는 할 때 이렇게 하다가 이렇게도 하는데, 이러면 안 되는 건가요?”

“안 될 건 없지만 그렇게 되면 자극이 너무 강해지지 않을까요? 뭐, 사람마다 쾌감을 느끼는 요소들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란 매뉴얼이 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힘을 너무 준다던가, 움직임이 너무 크면 무리가 간다는 거죠.”

“아, 그렇구나. 그런데요, 선생님. 자위 많이 하면 근육이 빠진다던데 진짜에요?”

“그런 소리는 믿지 마세요. 자위는 정상적인 남성이라면 누구나 하는 거니까요. 보통 자위를 오른손으로 하나 봐요?”

“네? 아, 네.”

“그럼 오른팔을 만져보면 알겠네요. 근육이 빠졌나 안 빠졌나.”

“오! 진짜네요? 근육이…… 선생님, 왼팔에는 근육이 별로 없어요.”

“그럼 자위를 왼손으로 해보세요.”

진료실에서 그 대화를 들으며 상상을 하던 성아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두 손바닥으로 황급히 막았다. ‘왼손으로는 잘 안 싸지는데’라는 남자의 마지막 말은 성아의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환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웃음을 그쳐야 했기에 그녀는 억지로 심호흡을 해야 했다.

18세 조루의심 첫 경험 환자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자, 성아는 진료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라는 형민의 목소리에 진료실문을 살짝 열었다.

“순진한 학생의 성생활에 악영향을 미치셨어요.”

“내가 뭘요?”

싱긋이 웃으면서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반문해오는 형민에게 성아는 살짝 인상을 써보였다.

“근육이요, 그것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잖아요.”

“아, 농담이었는데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려나? 뭐, 자주 쓰지 않는 근육을 쓴다는 게 해가 되진 않으니까요.”

킥킥거리는 형민을 보며 성아도 결국 웃어버렸다. 성훈에 비해 점잖은 편이기는 했지만, 형민도 가끔씩 저렇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장난을 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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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뇨기과 김 간호사의 '어머!'한 나날들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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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뇨기과 김 간호사의 '어머!'한 나날들   42

    욕실로 들어간 성아가 나오길 기다리다 용규는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화장을 지우고 양치를 마친 성아가 욕실에서 나오다 피식 웃었다. 용규의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이럴 거면서 흑심은 뭐하러 내보였는지. 실랑이할 일은 없겠다 싶어서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며 성아는 창가로 갔다. 산속이라 그런지 날씨가 제법 찼다. 잠시 밖을 내다보던 그녀는 담요와 의자를 끌어와 창가에 자리 잡았다. 이 곳에서 보는 하늘과 서울에서 보는 하늘, 그게 그거고 거기서 거기일 텐데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 검은 융단같이 부드러운 검은 빛의 밤하늘에 촘촘히 박혀있는 무수히 많은 별들. 가끔 TV에서 그래픽으로 만들어놓은 많은 별들이 나올 때면 코웃음을 쳤더랬다. 아무리 별이 많다 하더라도 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이 저렇게 많을 리가 있겠냐며, 어설프게 많이 만드느니 적당하게 만드는 게 현실적이라고 비웃었더랬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 보인 밤하늘은 말 그대로 비현실적이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는 흉내도 못 낼 아름다움이 거기에 있었다. 성아는 그만 매료되어버렸다.어깨에 두른 담요를 가슴 앞에 모아 쥐고 하염없이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던 성아는 뒤에서 어깨를 안아오는 팔에 깜짝 놀랐다. 잠들어 있던 용규가 언제 일어났는지 뒤에서 그녀를 안고 목덜미 움푹 파인 곳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아, 일어났어요?""깜빡 잠들었네요. 깨우지 그랬어요.""많이 피곤해 보였어요. 가서 더 자요."용규는 어깨를 안은 팔을 풀어내려 하는 성아의 손을 움켜잡았다. 그리고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더 꼭 안았다. "성아 씨랑 같이 있는데 잠은 무슨. 다 깼어요."용규는 볼에 닿는 성아의 귓불에 부비적거리며 얼굴을 문질렀다. 보드라운 살결이 주는 감촉이 말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에게서 벗어나려 몇 번 버르적거리던 그녀가 가볍게 한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포기한 듯 하늘을 다시 올려다보는 게 또 마음에 들어 슬며시 웃음지었다."별이 참 많죠?""그러네요

  • 비뇨기과 김 간호사의 '어머!'한 나날들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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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뇨기과 김 간호사의 '어머!'한 나날들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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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롱한 의식 속으로 톡토톡 창문 두드리는 소리가 파고들었다. 성아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한 느낌에 인상을 찌푸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가슴을 덮고 있던 얇은 이불이 맨살을 타고 흘러내렸다. 조금은 서늘한 공기가 맨 가슴에 와닿자, 어깨를 움츠리며 부르르 떨었다. 손을 들어 이마를 짚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깔끔하게 정돈되어있는 가구나 소품들과는 어울리지 않게, 바닥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옷가지며 찌그러진 맥주 캔들이 눈에 거슬렸다. 낯선 풍경에 지난 밤의 기억을 더듬는데, 옆에서 팔 하나가 성아의 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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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규는 현상한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인상을 쓰고 있었다. 요 며칠 소변을 볼 때마다 약간의 통증이 느껴져 내내 기분이 찜찜하던 차였다. 그러다 오늘 아침에는 소변과 함께 약간의 고름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전에는 없던 증상들이라, 의구심이 생겨 인터넷을 검색했었다. 그리고 비슷한 증상을 질문하는 사람을 발견했고, 답변에 쓰여진 ‘성병’이라는 단어에 충격을 받았다.비교적 많은 여자들과 성관계를 해오면서 이런 경우를 예상 못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 비뇨기과 김 간호사의 '어머!'한 나날들   4

    그에게 살짝 눈을 흘겨주고는 접수대로 돌아가 차트를 정리하는데, 열어 놓은 입구로 20대 초중반의 남자가 들어왔다. 성아와 눈이 마주치자 씨익 웃더니 거침없이 접수대로 걸어와 그 위에 팔을 올리며 기대왔다.“성함이요?”“박민식이요.”성아가 남자의 이름을 컴퓨터에 입력하자 진료기록이 떴다. 포경수술 환자구나. 그의 차트를 찾아 형민에게 보내고는 그를 진료실로 들여보냈다.“좀 어떠신가요? 지낼 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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