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밀들 너는 받아들이기 힘들 거야. 천천히 이해할 시간이 필요할 거야. 하지만 난 너에게 널 속이려고 한 사람은 없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이진숙은 다시 한번 이 일의 진실성에 대해 강조했다.이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이런 결말을 상상하진 못했을 것이다 “내가 어머니의 친아들이 아니라고 해도 이런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대할 필요는 없잖아요.”최성운은 처음부터 이진숙과 할아버지 사이에 왜 이 정도로 큰 원한이 생기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진숙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침착하게 할아버
전에 최성운의 가문은 찻잎 사업을 했었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버티지 못했고 결국 금융업으로 업종을 바꿨다.“그러니까 날 병원에서 데려왔다는 거죠?”최성운은 두 사람의 말을 듣고 덧붙였다.이진숙과 할아버지 모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병원에서 데려온 건 사실이야. 그날은 비가 내렸었지. 혼자 숲속에 누워 슬프게 우는 네가 너무 가여워서 내가 널 품에 안아 데려왔다.”최성운은 그 해에 있었던 일들이 다시 공개되자 더욱 믿을 수가 없었다.“그다음에는요?”최성운이 계속해서 물었다.“나중에는 네 일에 대해 그 누구도 얘기를
“이걸로 문을 열 수 있어. 두 사람이 열고 들어가. 난 들어가기가 좀 그래.”이미 여기까지 왔는데도 이진숙은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다.최성운은 테이블 위에 놓은 열쇠를 갖고 바로 문을 열었다. 안에서 더러운 냄새가 확 풍겼다. 최지연이 굉장히 협소한 작은 방 안에서 먹고 자고 싸고를 다 해결했기 때문이다.최지연은 최성운의 모습을 발견하고 의아해하더니 그를 향해 달려왔다.“드디어 오빠를 다시 만났네. 이제야 오빠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서정원은 가볍게 헛기침하며 입을 열었다.“오랜만이네.”서정원은 최지연에게
“나쁜 마음은 품지도 말거라. 그런데도 네가 말을 듣지 않고 계속해서 다른 사람의 한계에 도전하려고 하면서 그때 같은 일을 저지른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넌 더 이상 이 세상에 살아있을 이유가 없다. 애초에 널 바다에 던져버려야 했어.”최지연은 할아버지의 말을 들으며 점점 더 억울해져 최미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바로 모든 것을 토해냈다.“그때는 저도 이모가 시켜서 그렇게 한 거예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이모가 협박해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할아버지는 시선을 최미자에게 옮겼다.“지연이 말이 사실이냐? 정말 네가
이렇게 된 이상 이들과 더 논쟁할 필요가 없었다.“날 믿는다면 너도 내가 아빠를 해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거야. 내도 이제 제대로 조사할 거다. 비록 지금은 누가한 짓인지 모르지만 이 일은 정말 나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최미자는 아주 명확하게 말했다. 그녀도 피해자였고 모든 일을 자기 탓으로 돌릴 생각도 하지 않았다.서정원이 물으려던 것은 이것이 아니었기에 고개를 저었다.“할아버지의 일은 힘들어도 꼭 밝혀낼 거예요. 내가 묻고 싶은 건 다른 일이에요.”서정원은 최미자의 눈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인데???”“이진숙이
이진숙은 뺨을 맞고 바닥에 쓰러져 분노가 가득 찬 얼굴로 최미자를 바라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왜? 아무 말도 못 해? 이 악랄한 년아 우리 가문의 권력을 등에 업고 우리 가족을 괴롭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우리가 널 쫓아낸 줄 알겠어?”최미자는 단 한 번도 이런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다.최지연은 이진숙을 일으켜 세워주며 최미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말씀하세요.”이제 모든 사람이 이진숙을 하는 말을 단 한 마디도 믿지 않았다.이진숙은 이제 길을 건너는 생쥐 꼴로 모두의 비난을 받았다.“그
이 모든 것이 서정원에게는 실마리처럼 보였다. 이진숙이 또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나중에 서정원의 아이들을 협박한다면, 누굴 찾아도 소용이 없다. 이진숙은 더 이상 사실을 피해도 소용이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책임을 피하려는 생각도 하지 않고 뒤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계속 묵언수행 하시려고요??"서정원은 밥을 먹고 있었는데 이진숙이 이렇게 굴어서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진숙은 고개를 저었다.서정원도 세게 나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진숙을 데리고 근처 가까운 경찰서
최성운은 포기하지 않고 서정원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아예 서정원이라는 사람이 사라진 것 같았다. 서정원의 차량 번호를 찾아내서 사람을 불러 조사하라고 했다. 병원장도 옆에서 조급했다.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면 찾으세요!""그럼, 이진숙이 여기로 돌아오면 연락 좀 해줘요."이진숙의 성격으로는 그렇게 빨리 돌아오지 않을 거다. 게다가 서정원이랑 같이 있었으니, 들통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최성운은 차를 몰고 떠나는 내내 전화해서 서정원의 소식을 물었다. 차량 번호는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