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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Author: 송진
박한빈의 말을 성유리는 한참이 지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 박한빈에게 물었다.

“박한빈 씨, 지금 이게 무슨 뜻이죠?”

“들은 대로.”

박한빈은 콧방귀를 뀌며 대답을 이어갔다.

“아이한테 이름 지어준 거 확인했어. 네 성을 따른 것에 나도 반박하지는 않을게. 근데 아무리 네 성을 따랐다 해도 걔는 결국 내 아이야.”

“하늘이가 다른 남자한테 아빠라고 부르는 꼴을 난 절대 봐주지 않을 거고.”

“당연히 너도 아직은 젊으니까 재혼하겠다고 해도 말리지 않을게. 그렇지만 하늘이까지 데리고 결혼은 하지 마. 절대로 안 되니까. 알겠어?”

박한빈의 말이 끝나자 성유리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를 잘 아는 박한빈은 시선을 천천히 아래로 돌렸고 곧 꽉 쥔 성유리의 두 주먹을 발견했다. 어찌나 힘을 세게 주고 있는지 그녀는 지금 어깨까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박한빈은 성유리가 곧 노발대발 화를 내며 자신에게 험한 말을 내뱉을 줄 알았지만 성유리는 손에 힘을 풀더니 미소까지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오해가 있으신 모양이네요.”

박한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린 하늘이는 아무것도 몰라서 하는 말이에요. 어떻게 애 말을 철석같이 믿으세요?”

“오늘 정우랑 만난 건 사실이지만 저희는 2년 동안 어떠한 일도 없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이제 와서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될 수 있겠어요?”

“다른 일에 대해서는... 제가 신경 쓸 겨를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이 하는 모든 걱정들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이게 아닌데?’

박한빈이 생각한 성유리의 반응은 절대 이게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 화를 내야 한다. 꼭 박한빈과 심하게 다투고 불만을 토로해야 한다.

하지만 왜 지금 성유리는 이리도 평온하게 말하고 있는 것일까?

박한빈은 성유리의 말을 듣고 나서도 전혀 안심되거나 기쁘지 않았다.

그때, 문득 박한빈은 자신이 전에 어디서 봤던 문장이 떠올랐다.

사람은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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