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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Penulis: 송진
하지만 지금은 마음속이 시리도록 차가울 뿐이었다.

“왜요?”

그녀는 박한빈에게 다시 물었고 상대가 이런 식으로 쏘아붙이는 걸 싫어하는 박한빈의 눈에는 짜증스러운 기색이 담겼다.

성유리도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만 이어갔다.

“그래도 우리가 나름 2년 동안 부부로 지냈으니까 나에 대해 잘 알고 날 믿어서? 아니면... 어젯밤에 벌어진 일이 사실은 당신 작품이라?”

앞선 말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박한빈이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단번에 표정이 싸늘해졌다.

“무슨 소리야?”

“아니지, 끼어들지는 않았겠죠.”

성유리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렇게 대단하신 박 대표님께서 굳이 그런 수작을 부리지는 않겠죠. 하지만 다 알고 있었던 거죠? 지난번에 지석민이 그 식당에 나타난 것도 사실은 우연이 아닌 거죠?”

성유리의 목소리가 점점 더 차분해졌다.

이런 질문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오늘 성유정에게 걸려 온 전화가 그녀를 정신 차리게 했다.

은밀한 곳에 있는 식당을 조경우가 데려가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예 존재조차 몰랐을 텐데 지석민은 그러면 어떻게 알았을까?

그녀의 과거를 알고 하루빨리 망가뜨리고 싶어 하는 사람은 성유정뿐이다.

그렇다면 박한빈은?

거기서 무슨 역할을 했을까?

손 놓고 지켜보기만 했나?

그러다 그녀가 무기력한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손을 뻗어 구해주면서 충직한 개를 길들이듯 자신을 고마워하도록 만들었다.

성유리의 말이 끝나자 박한빈은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지금 나한테 따지는 거야?”

“난 진실을 알 자격도 없어요?”

“무슨 진실? 내가 그렇게 해서 얻을 게 뭔데?”

“당신이 한 짓은 아니죠. 하지만 다 알고도 일이 벌어지는 걸 방관하고 있었죠, 아니에요?”

박한빈은 그녀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고 피식 웃은 성유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걸음을 옮겨 가려는데 박한빈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그걸 왜 막아야 하는데? 아니, 내가 무슨 자격으로 막을까? 잊지 마, 우린 이혼했어. 네가 아직 내 아내였다면 아마...”

“그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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