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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Author: 복덩이
“더 볼래? 보여줄 수는 있는데 네가 감당하지 못할까 봐서 걱정이네.”

반하준의 눈빛은 싸늘했고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흘러나왔다.

“내 전처랑 헤어졌다면서? 허, 내 전처에게 차인 걸 봐서 너도 썩 대단한 물건은 아닌가 봐.”

반하준은 여유로운 자세로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한심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오만함과 위엄을 한껏 드러냈다.

심은호는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전에 민아 씨랑 사귄 건 계약 연애였어. 그 이유는 너도 아마 잘 알겠지.”

“허.”

반하준은 무심한 척 경멸에 찬 비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연기를 하다 보니 감정이 생겼어. 지금은 내가 대시하는 중이야.”

심은호의 시선이 반하준의 얼굴을 훑으며 눈가에 웃음기가 번졌다.

“누구는 대시할 자격도 없는데 말이지.”

“누구한테 대시한다고?”

반하준이 진지하게 물었다.

“내 전처? 나한테는 그럴 필요가 없지.”

심은호는 더욱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럼 우리 행복이나 빌어줘. 전남편.”

반하준이 두 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자 손등에 핏줄이 툭 튀어나왔다.

뒤에 앉아 있던 부신 그룹 임원은 피 튀기는 두 사람의 신경전에 저도 모르게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았다.

“아빠!”

엄규민이 민이를 데리고 오자 반하준은 아들을 보고 의아한 듯 물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민이는 능청스럽게 말했다.

“학교에서 견학 왔는데 아빠도 있을 줄은 몰랐네요. 아빠랑 같이 앉고 싶어요!”

반하준은 그제야 맞은편 객석에 많은 아이들이 앉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사이로 정이와 반석현의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반석현은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아이들 사이에서도 외모가 가장 눈에 띄었다.

정이는 그의 손에서 땀이 새어 나와 맞닿은 손 사이로 뚝뚝 흘러도 계속 잡고 있었다.

맞은편에 앉은 학부모들을 본 정이가 방방 뛰며 인사를 했다.

반하준도 입꼬리를 올리며 딸을 보고 늘 굳어있던 표정이 눈 녹듯 녹아내렸다.

정이도 그가 보고 싶을 거다.

그가 손을 들어 정이를 향해 손을 흔들려는데 아이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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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04화

    우경아는 미안한 마음을 담아 시청 관계자에게 말했다.“실험에 사용된 트럭을 조작한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조사할 겁니다. 시청과 함께 일하는 만큼 데이터 조작이나 허위 통관 같은 일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우경아는 보기 드물게 정중한 말을 건네며 두 눈에 미소를 머금은 채 강민아를 돌아보았다.“민아 씨, 정말 엄청난 서프라이즈를 보여주네요.”우경아는 위선적인 칭찬을 건네면서 마음속으론 당황하기 그지없었다.강민아는 아랫사람들이 수작을 부리는 걸 진작 알아차리고 많은 사람이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공개적으로 까발렸다. 그러면 우경아가 나서서 그들을 감싸고 돌 여지가 없고 일이 벌어진 뒤의 상황은 그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게다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허위 조작을 밝히면 우경아의 기도 한풀 꺾일 게 분명했다.양자 테크는 그녀의 것이었고 회사 관계자들도 대부분 그녀가 데려온 사람들인데 위아래로 속임수를 썼다는 건 상당 부분이 그녀의 책임이란 의미다.그 생각에 우경아의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졌다.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고 마음속으로 저주를 퍼부었다.‘쓸모없고 한심한 오합지졸들 같으니!’시청 관계자들이 강민아와 대화를 나누던 중 간간이 우경아의 귀에 몇 마디가 스쳐 지나갔다.“...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추궁...”옆에서 듣고 있던 우경아는 점점 더 피가 식어가는 느낌이었다.강민아의 시선이 우경아에게 향했다.“우 대표님,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공개적으로 우경아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속임수를 쓴 건 당연히 철저하게 조사해야죠. 난 민아 씨 능력을 믿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요.”“지시를 내려서 신호 장치를 구매하도록 허락한 사람을 전부 찾아낼게요.”말하며 그녀의 시선이 안채린과 양자 테크의 다른 임원들을 훑었다.“내 밑에서 일하기 싫으면 바로 나가도 되지만, 실수를 만회하고 싶으면 나와 함께 3개월 안에 전체 프로젝트를 완수하세요. 그땐 보너스도 섭섭하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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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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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00화

    반하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채린을 무시하자 안채린은 알아서 민이 옆에 앉았다.민이를 본 그녀가 눈을 반짝거렸다.“반현민 도련님? 아빠를 쏙 닮았네.”민이는 안채린의 말을 듣고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의 눈에 아빠는 하늘이고 전지전능한 사람이며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거대한 산과 같았기에 반하준과 닮았다는 말을 제일 좋아했다.“이모, 안녕하세요.”민이가 안채린을 향해 생긋 웃었다. 예쁘게 생긴 데다 사랑스러워서 웃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쉽게 사로잡을 수 있었다.안채린의 양자 테크 사원증을 보고 강민아 쪽으로 시선을 돌린 민이는 강민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애틋한 눈빛을 보냈다.안채린은 민이의 눈빛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말했다.“엄마랑 얘기한 지 얼마나 됐어?”“우리 엄마를 알아요?”안채린은 민이에게 자신의 사원증을 보여줬다.“난 양자 테크의 기술 총괄 이사고 네 엄마는 양자 테크 대표야. 네 엄마만 1열에 앉아서 시청 관계자들을 안내할 수 있어.”“그럼 우리 엄마랑 동료예요?”안채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가 볼 때 강민아는 동료로서 자신과 동등하게 앉을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했기에 말을 돌렸다.“가서 엄마한테 인사하지 그래?”민이는 손으로 옷자락을 꼬물거리며 소심한 기색이 얼굴에 역력히 드러났다.“엄마한테 가서 인사하면 엄마가 싫어할 거예요.”안채린은 의아했다.“어떤 엄마가 자기 아들과 만나는 걸 싫어해. 강 대표님이 이혼하고 딸만 데리고 갔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널 버리진 않을 거야.”민이가 입을 삐죽거렸다.“엄마는 저를 버렸어요. 저를 원하지 않는다고요.”안채린은 민이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럴 리가! 강 대표님은 그럴 사람이 아닐 거야.”“안채린 씨 무슨 뜻이죠?”반하준 옆에 있던 심은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우 구린내가 저기 바다 건너까지 퍼지겠네요.”갑작스러운 심은호의 말에 안채린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심은호가 싱긋 웃으며 턱을 치켜들었다.“반하준, 너 안채린 씨랑 친해? 둘이 가까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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