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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Author: 묵묵연화
민혜숙은 찻잔을 내려놓고 미간을 더 깊게 찌푸렸다.

“이재도 알고 있니?”

중년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이재 회장님은 이미 병원으로 가셨습니다. 사모님도 함께 계십니다.”

민혜숙이 한숨을 쉬었다.

“결혼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또 이런 일이 생겨. 슬비가 얼마나 놀랐겠어. 친동생이 그렇게 됐는데...”

하석구는 찻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어머니, 그래도 인척이 된 집안 일이지 않습니까? 제가 대신 병원에 다녀오겠습니다. 상태도 보고 위로할 것도 챙기면서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겁니다.”

민혜숙이 손을 내저었다.

“나도 같이 가자.”

하석구가 뜻밖이라는 듯 민혜숙을 봤다.

“어머니께서 직접 가시기에는 병원에 사람도 많아서 번잡합니다.”

“나도 그 정도는 다닐 수 있어. 괜한 걱정 마.”

민혜숙이 일어나자 하석구가 바로 다가가 팔을 받쳤다. 민혜숙이 말을 이었다.

“이재는 고집이 센 아이야. 정말 문제가 생겨도 네게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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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에 미친 남편 조련법   제248화

    진서가 비웃더니 발끝으로 땅을 딛고 포탄처럼 튀어나갔다.철퇴 두 개가 마치 손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앞뒤와 위아래를 엇갈리며 빈틈없는 궤적을 그렸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도우를 향해 날아왔다.도우는 물러서는 대신 앞으로 파고들었다. 몸을 틀면서 첫 번째 철퇴를 피하고, 봉을 휘둘러서 두 번째 쇠공의 옆면을 정확히 쳐 냈다. 날아오던 철퇴의 방향이 곧바로 틀어졌다.“젠장, 또 혼자 연습했어? 실력 많이 늘었네!”공격이 빗나간 진서는 주춤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래도 철퇴를 멈추지는 않았다. 잇달아 이어지는 공격은 빠르고 매서웠다.쇠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마당에 터져 나왔다.“도한아, 와서 네 형 좀 같이 잡아! 우리 둘이 덤비자!”옆쪽 소나무 아래 앉아 흑풍을 안고 있던 도한은 몸을 뒤로 젖힐 만큼 신나게 웃었다.“내 친형이잖아. 누나 편들어서 형을 때렸다가 나중에 내 가죽이 벗겨질 일 있어?”“뭐가 무서워? 네 형이 널 잡아먹기라도 해?”“못 잡아먹어도 월급은 깎을 수 있지.”“잘났다!”진서는 욕을 내뱉더니 몸을 숙이면서 철퇴를 주워들었다. 그리고 다시 도우를 향해 달려들었다.그때 경비원 하나가 마당 입구에서 뛰어 들어왔다. 철퇴를 들고 온 마당을 뛰어다니며 도우를 쫓는 진서를 보자 그대로 발이 굳었다.옆을 보니 도한은 돌 의자에 앉아서 덩치 큰 검은 셰퍼드를 품에 안고 있었다. 개는 눈을 반쯤 감은 채 느긋하게 상전 노릇을 하고 있었다.경비원의 종아리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도한이 경비원을 발견한 도한이 웃으면서 손짓했다. 동시에 흑풍이 짖지 못하도록 주둥이를 가볍게 잡았다.“무슨 일이야?”경비원은 침을 꿀꺽 삼켰다. 억지로 용기를 내 도한에게 다가가더니 목소리를 낮췄다.“형님, 문 앞에 여자 한 분이 오셨습니다. 자기가 회장님 아내라고 하는데, 혼인관계증명서도 가져오셨습니다. 가짜 같지는 않고요... 이름이 원지민이라고...”도한이 멍한 얼굴로 되물었다.“뭐?”쿵!둔탁한 소리가 났다.진

  • 사랑에 미친 남편 조련법   제247화

    ‘어쨌든 하씨 집안에서 원하는 건 내 사주잖아. 그런 재벌 집안이 사주를 얼마나 맹신하는데.’‘결국 다시 원슬비 대신 들어와 달라고 했잖아?’‘원슬비 같은 재수 없는 년이 들어가서 집안에 탈이 난 게 분명해.’‘얼마 전 내가 호강시에 없을 때도 하씨 집안 장손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잖아.’‘누군가에게 그곳을 다쳤다는데, 아직 범인도 못 잡았다고 했는데...’‘...’지민은 속으로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아졌다.“알았어, 알았어. 너무 화내지 마. 도한 때문에 그럴 필요 없어.”장여진은 원지민의 손을 잡고 다시 소파에 앉혔다.“지금은 네 자리부터 되찾는 게 제일 중요해. 하씨 집안 며느리가 되면 도한 하나 혼내는 건 말 한마디면 끝나잖아?”지민의 눈이 반짝였다.“맞는 말이야.”드물게 장여진에게 호의적인 표정을 보였다.“나 지금 구청 좀 다녀올게.”“구청은 왜?”지민은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거실을 나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구청에서 나온 지민의 손에는 방금 발급받은 혼인관계증명서가 들려 있었다.사실 자신의 신분증으로 발급이 안 되면 어쩌나 불안했다...그런데 정말 기혼으로 등록되어 있었다.배우자란에 적힌 하이재 이름을 보자, 지민은 기쁜 나머지 종이에 입까지 맞췄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된 것 같았다.누군가는 꿈만 꾸는 결혼이었다. 한 번 달아나 놓고도 다시 제 손에 돌아오다니.하지만 도망쳤던 일을 생각하자, 원지민은 갈수록 화가 치밀었다.‘도한, 그 쓰레기!’‘도한만 아니었으면 보름 넘게 허비할 일도 없었어.’‘벌써 당당한 하씨 집안 며느리로 살고 있었을 텐데!’지민이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차는 청로만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30분 뒤, 운서원의 철문 앞에서 차가 멈췄다.지민은 가방에서 증명서를 꺼내 쥐었다. 턱을 살짝 든 채 경비원이 문을 열기를 기다렸다.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철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지민은 경적을 누르고, 곧바로 다시 눌렀다.검은 제복을 입은 경비원이 경비실에서 나

  • 사랑에 미친 남편 조련법   제246화

    장여진은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지민아, 무슨 소리야? 하이재가 곧 죽을 병에 걸린 게 아니라고?”지민은 눈동자를 굴렸다. 목소리에는 짜증이 가득했다.“당연하지! 다 헛소문이었어! 하이재는 멀쩡해. 대체 뭘 어떻게 알아본 거야? 그렇게 좋은 혼처를 그냥 놓칠 뻔했잖아!”원국한과 장여진이 서로를 쳐다봤다.처음에 이재가 곧 죽을 거라고 장담한 사람은 지민이었다. 액막이 신부로 들어가 봐야 혼자 남을 거라며 말 한마디 없이 달아나 놓고, 이제는 부모 탓을 했다.“하씨 집안에서 슬비를 돌려보내겠다는 거야? 그럼 슬비는 어떡하고?”원국한의 미간이 깊게 파였다.요즘 권씨 집안의 둘째 아들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원국한에게 공동 투자를 제안했었다.뜻밖의 호의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이유를 묻자 슬비를 봐서 함께하는 거라고 했다.어쨌든 슬비가 원국한에게 적잖이 도움이 된 건 사실이었다.지민이 결혼을 피해 달아났을 때 슬비가 대신 들어가지 않았다면, 원씨 집안은 벌써 하씨 집안 손에 흔적도 없이 무너졌을 것이다.지금 같은 호사는 누릴 수도 없었을 테고.“돌려보내면 오는 거지!”지민이 흥 코웃음을 쳤다.“내 덕에 재벌집 안주인 노릇을 그렇게 했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 그 정도면 과분한 대접이야! 이제 분수껏 얌전히 있어야 할 거야. 안 그러면 내가 가만 안 둬!”‘나... 원지민은 다른 여자랑 남자를 나눌 생각 없어.’‘원슬비가 하이재랑 잤다면...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거지!’‘제 형부라는 걸 뻔히 알면서 잠자리까지 가졌다면, 그게 천한 년 아니고 뭐야?’‘백 번 죽어도 모자라.’“너 말이 그게 뭐야! 그래도 슬비는 네 동생이야!”원국한이 조용한 목소리로 꾸짖었다.지민은 눈동자를 굴렸지만 더는 대꾸하지 않았다.“여보, 지민이는 내가 너무 오냐오냐 키웠어.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 슬비가 우리한테 해 준 게 있는데, 서운하게 하지는 않을 거야.”원국한에게 슬비가 큰 도움을 준 건 맞았다. 하지만 친딸인 지민

  • 사랑에 미친 남편 조련법   제245화

    “제가 죽으면...”“이재야...”이재는 몸을 숙이면서 침대 양옆에 손을 짚었다. 민혜숙에게 가까이 다가가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할머니가 너그럽게 봐주세요. 슬비를 그냥 보내 주세요. 너무 힘들게 하지 마시고요.”민혜숙의 입술이 떨렸다.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지만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그 일이 있은 뒤로 처음이었다. 이재가 이토록 살갑게 ‘할머니’라고 부른 건...그런데 그게 바로 자신의 죽음 뒤의 일을 부탁하기 위해서였다.자신이 마음 깊이 품은 여자를 괴롭히지 말아 달라는 당부였다.이재가 몸을 펴면서 소맷부리를 정돈했다. 말투는 평소처럼 담담해졌다.“푹 쉬세요. 저 먼저 나갈게요.”등 뒤에서 문이 닫혔다.민혜숙은 베개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시트를 움켜쥔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천천히 눈을 떴다. 눈가는 아직도 조금 붉은 상태였다.몸을 일으킨 민혜숙이 침대 옆 전화기를 들고 번호를 눌렀다.연결음이 두 번 울린 뒤 전화가 연결됐다.[할머니.]“원슬비에 대해 알아봐. 가능한 한 자세히. 특히... 이재와 어떤 인연이 있는지.”[네.]전화를 끊은 민혜숙은 베개에 기댄 채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서는 이재가 했던 말이 자꾸 되풀이됐다.저절로 한숨이 나왔다.‘저 녀석은... 제 아버지를 꼭 닮았어.’‘한 사람으로 마음을 정하면 누구도 돌려세울 수가 없지.’‘됐다. 자식 인생은 자식 몫인 거야.’‘이젠 늙어서 내 마음대로 할 수도 없고.’‘지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야지.’...지민이 집에 돌아왔을 때, 원국한과 장여진은 문 앞에서 거의 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검은 승용차가 저택 앞에 멈췄다. 차의 문이 열리자마자, 장여진이 종종걸음으로 달려온 장여진이 지민의 손을 붙잡고 위아래로 몇 번이나 살폈다.“괜찮아? 하씨 집안 사람들이 못되게 굴지는 않았어?”원국한도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대체 무슨 일이야? 별일 없지?

  • 사랑에 미친 남편 조련법   제244화

    “누구 말씀하시는 건데요?”민혜숙이 못마땅한 눈으로 이재를 흘겨보며 말했다.“딴소리하지 말고.”이재가 눈을 들어 민혜숙을 봤다.“어떻게 보이세요?”되돌아온 물음에 민혜숙은 말문이 막혔다. 한참 조용히 있다가 한숨을 내쉬었다.“진심인 건 알겠다.”“아시면서 왜 물으세요?”민혜숙은 또 대꾸할 말을 잃고 이재를 흘겨봤다.“걱정이 되니까 그러지! 넌 원슬비 집안이 어떤지 알고 있니? 엄마는 원씨 집안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였고, 아버지는 강간범이야.” “지금도 감옥에 있다고. 그런 집 애를 어떻게 우리 집 며느리로 들이겠니?”“슬비가 안 된다면 누가 되는데요?”이재는 담배를 비벼서 부러뜨린 뒤 쓰레기통에 버렸다.“원지민은 되나요?”민혜숙은 다시 말문이 막혔다.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떠올랐다.“원지민도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그래도 엄연한 원씨 집안의 딸이야. 너랑 사주도 제일 잘 맞고. 남편 운을 틔워 주고 재앙도 막아 준다잖니.”“슬비는 뭐니? 사주가 맞는지조차 모르는데, 너한테 해가 되는 사주면 어쩌려고?”이재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민혜숙을 보면서 입꼬리가 조금 휘어졌다.“할머니, 그런 걸 믿으세요?”민혜숙은 그 눈길에 조금 찔린 듯 고개를 돌렸다.“안 믿다가 잘못되는 것보다는 믿는 편이 낫지.”“좋아요.”이재가 자리에서 일어나 소맷부리를 정리했다.“그럼 말씀드릴게요. 원지민 사주는 남편이랑 자식한테 해를 끼치는 사주예요. 저랑 가장 잘 맞는다던 그 사주, 사실 슬비 거였어요.”“그럴 리가. 분명 원씨 집안 큰딸이라고 도사님이...”“제가 데려온 사람이에요.”민혜숙은 완전히 굳어버렸다.입을 벌린 채 이재만 바라보다 한참 뒤에야 겨우 입을 열었다.“너... 그게 무슨 말이니?”“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결혼하고 싶었던 사람은 원슬비라는 뜻이에요. 원지민도, 액막이 혼인도, 사주 궁합도 전부 제가 짠 판이에요.”수십 년 동안 호강시를 쥐락펴락한 민혜숙이었다. 속마음을 좀처럼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 사랑에 미친 남편 조련법   제243화

    복도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아니에요...”슬비가 고개를 저었다. 조금 전 원지민의 눈길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다.지난 십여 년 동안 지민은 슬비를 괴롭힐 궁리를 할 때마다 저런 표정을 지었기에.“피곤해? 비행기를 네 시간이나 탔잖아. 도우한테 운서원으로 데려다주라고 할게. 가서 쉬어.”“괜찮아요. 안 피곤해요...”슬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재가 웃으면서 코끝을 살짝 쓸었다.“일부러 너부터 보내려는 거, 모르겠어?”“할머니가 신부 바꿔치기한 걸 아신 것 같아. 한바탕 화를 내실 텐데, 네가 여기 있으면 괜히 혼나잖아.”슬비는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를 표정이 됐다.“집에 간다고 혼날 일이 없어져요?”이재가 차근차근 타이르듯 물었다.“시댁 어른이랑 잘 지내는 비결이 뭔지 알아?”슬비는 고개를 저었다.“뭔데요?”“무슨 일이 생기든 남편이 아내 앞에서 막아 주는 거야.”그 말에 슬비의 가슴이 따뜻해졌다. 슬비는 이재의 뜻을 바로 알아들었다.“그래도...”“됐어. 걱정하지 마. 할머니는 나한테 제일 약해. 그런데 네가 여기 있으면 내가 제대로 못 하잖아.”“정말이에요?”“내가 너한테 거짓말한 적 있어?”“그럼... 그래도...”슬비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 애써 궁리하고 있는데 이재가 몸을 숙였다.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정 내가 걱정되면 집에 가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내가 ‘예쁜’ 옷 많이 사 놨거든. 마음에 드는 거 하나 골라서 밤에 입어 줘...”“당신 정말!”“말 잘 듣자.”결국 슬비는 도우와 함께 운서원으로 돌아갔다.이재가 병원에 남지 않기를 바란다면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재를 위해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만큼, 적어도 발목은 잡지 말아야 했다.슬비가 떠난 뒤 이재는 비로소 병실 문을 열었다.민혜숙은 이재가 들어올 줄 알았던 듯했다. 다만 뒤에 아무도 없다는 걸 보고는 조금 의외라는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이재는 그 표정을 보지 못한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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