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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Author: 임공
말로 해도 안 듣는다면, 힘으로라도 떼어내는 수밖에.

유건은 갑자기 상체를 일으키며 팔을 뻗었다.

남자의 움직임에 소미는 중심을 잃었고, ‘턱’ 소리와 함께 의자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아...”

그녀는 두 손으로 테이블을 짚으며 황급히 균형을 잡았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날 떼어냈다고?'

유건은 억눌린 듯한 거친 숨을 내쉬었다. 목젖이 한 차례 위아래로 움직였다.

“널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를 가지고 노는 건 절대 용서 못 해.”

차가운 한마디를 남긴 채, 그는 곧장 몸을 돌려 문을 향해 걸어갔다.

“유건 씨!”

소미는 황급히 일어나 뒤따르려 하는데, 너무 급한 나머지 의자 다리에 발이 걸려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유건 씨, 유건 씨!!”

그녀는 바닥을 치며 이를 악물었다.

‘이렇게까지 됐는데... 방금 분명... 반응했잖아? 그런데도 끝까지 버틴다고?'

...

시연은 BLUE 앞에서 핸드폰을 쥐고 서 있었다.

“왜 하필 이런 곳에서 보자고 한 거지?”

통화 상대는 장미리였다.

[쓸데없는 질문 말고, 부명주의 유품이 필요하지 않아?]

낮은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필요하면 자꾸 말 돌리지 말고 들어와.”

뚝-

전화가 끊겼다.

시연은 순간 얼어붙었다.

그녀는 오늘 오후, 장미리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네 엄마의 유품이 아직 우리 집에 남아 있어. 가져갈래?]

만약 그냥 자신의 물건이었다면, 시연은 단 1초도 고민하지 않고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유품은 다르다.

이미 어머니를 잃었고, 남겨진 물건들은 시연이 가진 엄마에 대한 유일한 기억이자 유품이었다.

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냥 물건만 받으면 돼. 설마 장미리가 날 어쩌기야 하겠어?’

결국, 시연은 클럽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약속한 VIP 룸 앞에 도착하자, 시연은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살짝 불안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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