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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Author: 임공
시연은 살짝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유건의 허리에 올려져 있던 팔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바로 그때, 유건이 미간을 찌푸리며 낮게 신음을 흘렸다.

“으...”

시연은 순간 놀라며 움찔했다.

“왜 그래요? 상처 건드렸어요?”

‘나를 이렇게 끌어안고 자다 보니, 분명 무리가 간 것 같아...’

“음... 그럴 수도 있지.”

유건은 찡그린 얼굴로 말하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시연은 더 걱정되었다.

“봐봐요, 어딜 다쳤나 확인해야죠.”

그녀는 재빨리 손을 뻗어 유건의 병원복 단추를 풀려고 했다.

하지만, 여자의 손목이 단단히 붙잡혔다.

그리고 잠시 후,

푹-

시연은 남자의 품에 다시 끌려들어 갔다.

“잠깐만요... 상처를 확인해야 해요.”

시연은 당황하며 중얼거렸지만, 유건은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은 채,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여보.”

그녀는 순간적으로 숨을 멈췄다.

남자의 목소리는 깊고, 어딘가 애정이 얽혀 있었다.

“내 상처가 터지면, 걱정할 거야?”

시연의 가슴이 철렁했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유건의 상처는 괜찮을 거라는 걸 알았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가 뭐지?’

‘내 반응을 확인하려는 걸까?’

시연은 천천히 남자의 품에서 벗어나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말했다.

“장난치지 마요. 이따가 회진할 때 올게요.”

그녀는 유건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지만, 손목은 여전히 유건에게 잡혀 있었다.

유건은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대답 안 해?”

그는 여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내가 다치면, 마음이 아파?”

시연은 피식 웃었고, 살며시 손을 뺐다.

“그런 걱정은 내가 할 일이 아니에요.”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적어도 지금은, 내가 걱정할 처지가 아니지 않나요?”

유건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다.

“무슨 뜻이야?”

‘너는 내 아내야. 그럼 당연히 나를 걱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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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4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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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475화

    유건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말했다.“그동안, 많이 힘들었지?”[나한테 그런 말은 하지 마...]“아니야.”유건은 진심으로 고마웠다.하지만 또다시 지하에게 부탁해야 했다.“이틀만 더. 딱 이틀만 더 고생해 줘.”[또 기다리라고?]“응. 아직... 할아버지 유골함을 기다리고 있어.”그 말을 들은 순간, 지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유건이 그 일을 위해 CA국까지 갔었다.그런데 빈손으로 돌아올 순 없지 않은가.[알겠다.]지하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너 돌아오고 나서 뭔가 이상하게 되어 있더라도, 나한테 뭐라고 하지 마라.]“그건 당연하지.”전화를 끊자, 유건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고상훈의 유골함을 위해 온 게 맞지만, 지금 유건의 마음은 복잡했다.고장민이 유골함을 어디 숨겨뒀는지 몰라서 경찰과 레오의 사람들은 계속 찾고 있었다.유건 마음속엔 아주 불효한 생각마저 스쳤다.‘조금만... 조금만 더 늦게 찾아도 괜찮아.’그렇게 되면 시연과 함께할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늘어나니까.이 꿈 같은 유토피아에 좀 더 오래 머물 수 있으니까. ...승하는 경찰서에서 유건을 만나고 난 뒤 바로 죄를 인정했다.이제 고장민은 꼼짝없이 끝이었다.그리고 마침내, 레오의 부하들은 고상훈의 유골함을 찾아냈다.부드러운 천으로 덮어 조심스레 들고 와 유건 앞에 내밀었다.“고맙습니다.”유건은 두 손으로 그것을 받아서 들었다.며칠, 몇 주 동안 조여 있던 마음이 그제야 제자리로 내려앉았다.“할아버지, 제가... 모시러 왔어요.”유건의 바로 뒤에서 시연은 조용히 눈시울을 적셨다.부명주는 딸의 팔짱을 살짝 끼며 낮게 속삭였다.“듣자 하니, 고장민 침대 밑에서 나왔다더라.”“네...?”시연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어쩐지 지금까지 아무도 찾지 못하는 게 이상했다. 고장민과 그 집안은... 정상이 아니었다.이미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수준이었다.그래도 이제 모두 끝났다.하지만 시연은 유건을 보며 마음이 먹먹했다.‘이 사태가 끝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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