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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Penulis: 임공
시연은 진아의 집에 하루 종일 머무르다가 저녁에 시간을 확인하고서야 가방을 메고 외출했다. 오늘 밤, 그녀는 해야 할 아르바이트가 있었다.

18세가 된 이후, 장미리는 시연에게 일절 돈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시연은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스스로를 책임져야만 했다.

비록 그녀는 고유건이 준 카드로 우주의 치료비를 지불했으나, 그 외의 비용은 지출할 생각도 없었고, 지출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연이 아르바이트하는 곳은 ‘BLUE’였다.

‘BLUE’은 G시의 유명한 재벌 마사지 클럽으로서 재벌들의 사치스러운 유흥업소라고 할 수 있었다.

시연은 이곳에서 안마사와 침구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임상의학이 전공인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하여 특별히 한의학의 안마와 침구에 대한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했고, 자격증까지 수료한 바 있었다.

하지만 실습의 자체가 바쁘기 때문에 임시직으로 아르바이트했으며, 손님의 수와 서비스 시간에 따라 임금을 계산하고 정해진 출퇴근 시간조차 없었다.

정규직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입이었지만, 시연은 스스로를 먹여 살릴 수 있었다.

물론 호의적이지 않은 손님을 만난 적도 있었지만, 시연은 늘 유연하게 대처했다.

시연은 출근할 때 찍어야 할 직원 카드를 스캔한 후,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 순간, 매니저가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시연아, 손님 오셨다!”

“네, 바로 갈게요!”

그녀는 서둘러 안마와 침술에 필요한 도구를 가지고 나와 객실로 달려갔다.

한 명의 손님에게 서비스를 마친 시연이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배웅했다.

“손님, 안녕히 가세요. 오늘 밤에는 푹 주무실 수 있을 거예요.”

복도의 다른 한쪽 끝,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고유건은 주지한을 따라 그녀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 그가 앞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지한이 물었다.

“형님, 왜 그러십니까?”

“지한아, 봐봐, 저게 누구야?”

유건의 어조는 마치 ‘오늘 날씨가 참 좋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낯빛은 서리처럼 어두웠고, 눈동자는 빛이 비칠 정도로 어두웠다.

그는 ‘BLUE’의 유니폼을 입고 낯선 남자를 향해 미소를 짓는 시연을 주시하고 있었다.

‘허.’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여기 있었네?”

‘지한이가 온종일 찾아다녔는데도 보이지 않더니, 제 발로 내 눈앞에 나타났어!’

시연은 유건을 보지 못한 채 휴게실로 돌아왔고, 매니저는 그녀에게 주문서를 건네주었다.

“시연아, 고생 좀 해줘.”

“아니에요, 별말씀을요.”

시연이 웃으면서 명세서를 건네받았다.

‘돈을 버는 일인데 어떻게 고생이라고 할 수 있겠어? 나는 오히려 고생이 있어야 희망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또 한 번 도구를 준비한 시연이 객실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나지막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요.”

문을 밀고 들어간 시연이 습관적으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손님을 담당하게 된 안마사이자 침구사, 지시연이라고 합니다. 제 직원 번호는...”

그녀는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정신이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남자는 소파에 앉은 채 두 팔을 벌리고 있었는데,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길쭉한 손가락을 뻗어 팔걸이를 툭툭 두드리고 있었다.

주황색 불빛이 슬며시 그의 이목구비를 비추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인 귀공자의 자태가 드러났다.

‘저 사람은... 고유건?’

시연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말도 안 돼, 이렇게 재수가 없다고?’

유건의 눈동자는 차가운 별과 같았다. 그가 조롱이 섞인 어투로 소리쳤다.

“계속 말해봐, 왜 갑자기 멈추는 건데?”

시연은 두 걸음 뒤로 물러섰고, 무의식중에 몸을 돌려 뛰려고 했다.

“도망가려고?”

몸을 일으킨 유건은 긴 다리를 내디뎌 두세 걸음 만에 시연을 따라잡았고, 긴 팔을 뻗었다.

갑자기 손목이 조여오는 것을 느낀 시연이 신음을 뱉었다.

“아...”

유건은 그녀를 끌고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이거 놔요!”

통증을 느끼던 시연이 다급하게 말했다.

“저는 고유건 씨의 주문을 받지 않을 거라고요!”

하지만 고유건은 이 말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듯 그녀를 마사지 침대에 눌러버렸다.

“누가 그래? 내가 적어도 오늘은 너를 만나지 못할 거라고?”

시연은 난감한 것과 동시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내 앞에서 그런 억울한 표정은 짓지 마!!”

유건이 매우 냉담하게 그녀를 힐끗 보았다.

“다시 한번 물을게, 이혼할 거야, 말 거야?”

“안 할 거예요...”

그는 온몸의 모든 세포가 폭력적인 기운으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동성과 장미리가 자신과 동생에게 한 짓을 떠올린 시연은 고개를 내저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혼해 주지 않으면, 장소미는 고유건의 내연녀일 뿐이야!’

‘그러면 저 비겁한 사람들은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겠지!’

이렇게 생각한 시연은 두려움을 거두고 꿋꿋하게 고개를 저었다.

“저는 이혼하지 않을 거예요.”

‘끝까지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네?’

‘이 여자가 이혼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한테도 방법이 없어.’

‘감히 날 곤경에 빠뜨려?! 이렇게 억울할 수가!’

유건의 입에서 음침한 웃음소리가 넘쳐흘렀다.

“지시연, 분명히 말했을 텐데? 내가 널 찾아낼 때까지 버틸 생각이라면, 말로만 끝나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알아 두어야 할 거라고! 믿거나 말거나, 나한테는 만 가지 방법이 있어. 어떻게든 네가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

유건이 시연의 손목을 뿌리쳤다.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

시연은 얼른 도망갔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유건의 얼굴은 폭풍우가 오기 전의 어둠이 깔린 것처럼 음침하고 기괴했다.

“지한아, 처리해.”

“예, 형님.”

시연은 휴게실에 다다랐을 때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이렇게 쉽게 도망칠 수 있을 줄이야... 고유건이 이대로 나를 놓아준 걸까?’

얼마 지나지 않아, 매니저가 그녀를 찾아왔다.

“시연아, 여기 있었구나? 사장님께서 널 찾고 계셔.”

이 소식을 들은 지시연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느낌이 안 좋아.’

“무슨 일인지 아세요?”

매니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시연이 불안한 마음으로 사장실로 들어갔다.

“사장님, 저를 찾으셨어요?”

“응.”

사장이 그녀를 바라보며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시연아, 아무래도 오늘까지만 일해줘야 할 것 같아. 월급은 정산하는 대로 입금해 줄게. 아마 24시간 이내에 카드로 입금될 거야.”

시연이 웃음기를 굳히고 말했다.

“사장님, 혹시... 제가 뭘 잘못했나요? 말씀해 주세요, 제가 다 고칠게요...”

“아니야.”

사장은 손을 흔들며 말하려다 멈추었다.

이곳에서 일하다 보면, 부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하거나 핍박을 받는 일은 다반사였다.

하지만 사장이 모든 것을 다 관리할 수는 없었는데, 그 또한 부자들의 미움을 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노력이 가상한 시연을 동정하며 두 마디를 더 덧붙였다.

“오늘 저녁에 고 대표님의 주문을 받았었니? 그분을 만족시키지 못한 거야?”

‘역시 고유건이었구나. 내 불길한 예감이 들어맞은 거야!’

시연은 마음이 차갑게 식는 듯했다.

“아이고.”

사장이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원래 세상이 그렇잖니, 부자들은 항상 돈 몇 푼 있다고 제멋대로 행동하지. 나도 여기까지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네.”

시연은 어쩔 수 없이 ‘BULE’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사장실에서 나온 그녀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대로 갈 수는 없어. 앞으로는 이만큼 시간이 적합하고 내 전공과도 맞는 아르바이트를 찾을 수 없을 거란 말이지!’

시연은 완전히 떠나지 않고 ‘BLUE’ 입구를 지키고 서 있었다.

다리가 저리도록 꼬박 두 시간을 기다렸더니, 고유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유건 씨!”

시연은 즉시 유건을 향해 돌진했는데, 지한이 재빨리 그녀를 막아 세웠다. 그녀는 자칫하면 사람을 때릴 것 같아 보였다.

“지시연 씨, 진정하세요! 하실 말씀이 있으면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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