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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Author: 금소
병실 안의 분위기는 삽시에 얼어붙었다. 하도진은 키가 훤칠해서 정장이 아주 어울렸다.

임형섭은 그의 말에 숨겨진 뜻이 무언이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민하윤을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하윤아, 몸이 다 나을 때까지 푹 쉬어. 회사에 돌아가서 업무를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 알겠지?”

민하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팀원을 이끄는 사람이 있으니 안심이 되었다.

서명인은 기사의 연락을 받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했다. 마침 병실에서 나온 임형섭도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왔다.

“저 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게 사실인가요?”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임형섭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한 서명인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임형섭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하윤이 혼인신고를 했다고 알려줬어요. 혹시 하 대표가 강요한 거예요? 아무런 접점도 없는 두 사람이 어떻게 결혼한 거죠?”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멈춘 후, 그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서명인은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진지하게 말했다.

“원하지 않는 걸 강요할 수 없어요. 상대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아무리 애써도 소용없다는 걸 잘 알잖아요.”

말을 마친 서명인은 본가 아주머니가 끓인 국을 가지러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 자리에 굳어버린 임형섭은 생각에 잠겼다.

‘하윤이 하도진을 좋아해서 결혼한 거란 말이야?’

무언가가 떠오른 그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로비에 서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 속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

병실에 누워 있던 민하윤은 넋을 잃은 채 눈앞에 놓인 도시락을 쳐다보았다. 작은 식탁 위에 음식이 빼곡히 놓여 있었다.

그녀는 혼자 다 먹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어 고개를 들었다. 마침 민하윤을 바라보던 그윽한 두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민하윤은 배가 고파서 숟가락을 집어 들고 밥을 먹었다. 그녀를 유심히 지켜보던 하도진이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다 네 것이니까 천천히 먹어.”

그녀는 입에 음식을 가득 넣고 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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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176화

    하도진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네 마음대로 해.”그러자 고은율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먼저 지하 주차장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 채혈실에 두고 온 것 같으니 얼른 다녀올게.”그녀는 하도진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고는 모자를 꾹 눌러썼다.문이 닫힌 순간, 그녀는 얼굴이 삽시에 굳어졌다. 머뭇거리던 그녀는 끝내 4층 버튼을 눌렀다.4층에서 멈췄지만 고은율은 내리지 않고 13층을 눌렀다.하도진은 엘리베이터가 4층에서 멈춘 것을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수상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어. 혹시 내가 너무 예민해져서 고은율을 오해한 걸까?’갑자기 휴대폰이 진동하자 화면에 발신자 이름이 나타났다. 하도진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한편, 고은율은 13층에 도착한 후 잃어버렸다고 한 귀걸이를 주머니에서 꺼내 착용했다. 고가의 브랜드 옷을 입지 않아도 남다른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하이힐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친구를 만나러 왔는데 어느 병실에 있는지 몰라요. 이름은 민하윤인데...”그러자 간호사는 고개도 들지 않고 곧바로 알려주었다.“왼쪽 세 번째 병실이에요. 환자분은 안정을 취해야 하니 10분 안에 나오세요.”“감사해요.”고은율은 사악한 미소를 짓고는 병실 앞으로 걸어가 문을 두드렸다. 설거지하고 있던 나지혜는 앞치마를 두른 채 재빨리 문 쪽으로 걸어갔다.“사모님, 서 비서님이 돌아온 게 아닐까요?”민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 모습을 본 나지혜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어제의 일로 인해 민하윤은 충격을 받았고 하루 종일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누워 있었다. 초점 없는 두 눈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나지혜는 문 앞에 선 여자의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누구시죠? 혹시 병실을 잘못 찾아온 건 아니에요?”그러자 고은율은 피식 웃더니 그녀의 옆을 스쳐 지나 병실로 들어갔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17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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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17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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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172화

    나지혜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조금 전에 아침을 먹었는데 괜찮을까요? 혈액 검사를 하는 줄 알았다면 먹지 않았을 거예요.”“일반적인 혈액 검사를 할 때는 밥을 먹어도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세요.”간호사는 체온계로 민하윤의 체온을 재더니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아직 미열이 있네요. 무리하지 마시고 누워서 푹 쉬세요.”“미리 가서 등기하거나 예약해야 하나요?”나지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러자 간호사는 능숙하게 링거를 꽂으면서 말했다.“주치의 선생님께서 예약하셨으니 시간에 맞춰 내려가면 돼요.”나지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간호사가 나간 뒤, 그녀는 민하윤에게 이불을 덮어주었고 메모장에 뭐라고 적었다.[4층에서 채혈하고 2층에서 폐 CT를 찍어야 한다]“제가 대표님께 연락해서 말씀드릴까요?”그러자 민하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럴 필요 없어요. 며칠 동안 바쁠 테니 이런 일로 연락하지 마세요. 별일 아닌 걸로 유난 떠는 것 같잖아요.]“하지만 사모님은 대표님의 아내예요. 대표님은 남편으로서 사모님의 상태를 알아야 하고 보살펴야죠. 아내가 무슨 검사를 받고 몸 상태가 어떤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나지혜는 뭐라고 더 말하려 했지만 도로 삼켰다. 외부인이 부부 사이에 끼어들어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었다.링거를 다 맞은 후, 간호사는 빈 링거 통을 가지고 나갔다.나지혜는 카디건을 민하윤에게 건네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녀는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모님, 대표님께 그래도 말씀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퇴원한 후에 연락해도 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민하윤은 더 이상 이 화제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4층에 도착한 뒤, 두 사람은 천천히 걸어 나왔다.원래 피부가 하얀 민하윤은 앓아누운 탓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오늘따라 채혈하는 사람이 많아서 한참 동안 기다려야만 했다.나지혜는 가방에서 마스크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요즘 감기가 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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