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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Author: 금소
민하윤은 이를 악물 듯 입술을 꾹 다물었다. 뺨에 번진 묘한 홍조가 민하윤의 속마음을 그대로 들켜버리자, 민하윤은 울컥해 손을 들어 하도진의 가슴팍을 세게도 약하게도 아닌, 딱 그 정도로 한 번 툭 쳤다.

단단한 갈비뼈와 탄탄한 가슴 근육이 손끝에 닿는 순간, 민하윤은 방금 자신이 뭘 한 건지 의심했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하도진은 일부러 과장된 기침을 몇 번 하더니 가슴을 움켜쥐고 몸을 숙여 민하윤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눈꺼풀을 반쯤 내린 채 민하윤을 내려다보며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날 죽이려는 거야? 네 친 남편을?”

그때 송지훈이 숨을 헐떡이며 병원 입구로 뛰어왔다가 딱 그 장면을 보고는 그대로 질린 표정으로 눈을 굴렸다.

“도진아, 고열이라며? 나한테 문자까지 보내서 병원 예약을 잡아달라더니, 기다려도 안 오길래 뭐 하냐 했더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송지훈은 일부러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대신 민하윤과 하도진을 번갈아 훑어보며 비꼬듯 덧붙였다.

“이 정도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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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431화

    남자의 손은 뼈마디가 선명했다. 차갑고 하얀 피부 아래로 푸른 핏줄이 희미하게 비쳤고 문을 밀어붙일 때는 손등의 힘줄까지 불거졌다. 묘하게 숨이 막히는 긴장감이 넘쳤다.민하윤은 홱 돌아섰다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왜 여기 있어요? 설마 저를 따라온 거예요?”“나 여기 살아.”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고 한마디 한마디가 바닥에 꽂히듯 또렷했다.“왜 여기 살아야 하는데요? 설마 옆집에 새로 들어온 사람이 당신이었어요?”민하윤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자기 귀를 의심했다.“내가 왜 여기 살면 안 돼? 항도시에는 내가 있을 곳이 없어.”하도진은 너무도 담담하게 말했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요. 항도시에는 5성급 호텔이 널렸는데 묵을 데가 없어서 제 맞은편 집을 따로 빌렸다고요? 도진 씨, 도대체 무슨 생각이에요?”민하윤은 화가 치밀어 올랐고 가슴속에서 분노가 천천히 불붙기 시작했다.하도진은 늘 그렇듯이 민하윤의 마음을 아주 쉽게 흔들고 뒤집어 놓았다.민하윤은 이를 악물고 힘을 줬지만 문을 버티고 선 하도진을 밀어낼 수가 없었다.“별 뜻은 없어. 호텔은 좀 불편해서 못 지내겠고 우연히 네가 사는 단지에 집을 구했을 뿐이야. 그게 더 우연하게도 네 맞은편이었고.”“도진 씨, 그런 말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항도시 금융 포럼도 모레면 끝나요. 호텔이 불편하다고 수백만 원을 들여 집을 따로 빌리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하도진은 입술을 꾹 다문 채 깊은 눈으로 민하윤을 바라봤다.“나 돈 많아. 그 정도는 낼 수 있어.”민하윤은 순간 할 말을 잃었고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지금 내가 말이 돈 얘기였어? 돈 많으면 다냐고!’“방금 속으로 나 욕했지?”“네?”미간을 찌푸린 민하윤은 더는 이런 유치한 실랑이에 힘을 빼고 싶지 않았다.“제가 무슨 욕을 해요?”하도진은 눈빛이 바로 어두워졌다.표정은 음울하고 위태로워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읽히지 않았다.민하윤은 더는 하도진과 얽히고 싶지 않았고 눈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430화

    민하윤은 냉장고를 뒤져 마지막으로 남은 생수 두 병을 꺼냈다.“집 좀 구경시켜 줄래?”임형섭이 문득 허락을 구하는 말투로 물었다.민하윤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집 안을 간단히 둘러보게 했다.방 세 개에 거실 두 개, 주방 하나가 있었다. 마치 호텔처럼 캐리어만 들고 들어와 바로 살 수 있는 인테리어였고 전체적으로는 극도로 간결한 분위기였다.민하윤은 옷과 가방을 따로 두려고 방 하나를 비워 뒀다.항도시에 가져온 짐은 원래 많지 않았지만 사람을 만나고 술자리에 나갈 일이 점점 늘어나면서 어느새 갖춰 둔 옷가지와 소지품도 부쩍 많아져 있었다.민하윤의 침실만큼은 조금 더 온기가 있었다.만화속 강아지 그림과 옅은 색의 꽃무늬가 있는 침구였다.임형섭은 그제야 이 집 안에서 처음으로 민하윤 개인의 취향과 숨결 같은 걸 느꼈다.그러다가 침실 밖에 있는 작은 테라스가 눈에 들어왔다.바깥으로 두어 미터쯤 뻗은 공간이었고 민하윤은 다육식물 화분 두세 개를 정갈하게 늘어놓고 키우고 있었다.두 사람은 테라스에 나가 잠시 바람을 맞았다.고개를 들면 별들이 아른거리며 반짝였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화려한 도시의 불빛이 끝없이 펼쳐져 눈부셨다.“하윤아, 좀 괜찮아졌어?”임형섭이 민하윤을 바라보며 물었다.“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돼야 괜찮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지금 생활은 충분히 만족해요. 명원시를 떠난 뒤로 적어도 오늘까지는 잘 지내고 있어요.”두 사람 다 말을 끝까지 꺼내지는 않았지만 서로가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는 알고 있었다.민하윤은 거짓말을 했다.6개월은 너무 짧았다.마음속의 상처가 아물기에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임기 끝나면 돌아갈 거지?”임형섭은 문득 자신이 없어졌다.명원시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던 순간만 해도 이미 모든 계획을 머릿속에 세워 둔 상태였다. 임형섭은 민하윤이 항도시에서 힘들어하거나 행복하지 않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시 명원시로 데려오겠다고 다짐했다.그런데 막상 항도시에 도착하고 나니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429화

    구준오는 몇 초 멍하니 있다가 푸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야, 너 말이야. 벙어리라는 말을 좀 그렇게 입에 달고 살지 마. 네 와이프... 아 아니지. 네 전처가 들으면 얼마나 상처받겠냐?”“꺼져...”하도진은 더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또 한 번 찢기는 것처럼 아팠다.‘하윤이는 대체 언제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된 걸까? 이혼 전이었을까? 아니면 항도시에 온 뒤였을까?’하도진은 후자 쪽에 마음이 기울었다.하도진은 민하윤이 분명 말을 할 수 있었는데도 매일 자기 앞에서 수어만 했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하도진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먼저 일어섰고 날카로운 시선이 칼날처럼 민하윤을 스쳐 갔다.하지만 그것도 아주 짧은 순간이었을 뿐, 하도진은 곧바로 시선을 거뒀다.임형섭은 그 모든 장면을 놓치지 않고 보고 있었다.하도진을 보자 임형섭은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그 사람도 항도시에 있었네. 너희 만난 적 있어?”민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한 번 만났어요.”임형섭은 더 묻지 못했다.묻고 싶어도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포럼이 끝난 뒤 임형섭은 민하윤을 집까지 데려다줬다.돌아가는 차 안에서 두 사람은 간간이 대화를 나눴지만 이상하리만큼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하도진이 항도시에 왔다는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민하윤은 차 안에 앉아 습관처럼 고개를 들었다.앞 유리 너머로 22층 자기 집 옆집에 불이 켜져 있는 게 보이자 작게 소리를 냈다.“어라?”“왜 그래?”임형섭이 민하윤의 시선을 따라 창밖을 바라봤지만 이유를 알지 못한 표정이었다.민하윤은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중개인이 전에 제가 살고 있는 옆집은 아직 안 나갔다면서 더 큰 집으로 옮길 생각 없냐고 물었었거든요. 그런데 22층 불이 켜진 걸 보니까 새로 이웃이 들어왔나 봐요. 어젯밤에 어떤 사람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제 뒤를 따라온 것도 그래서였나 봐요.”민하윤은 별다른 뜻이 없이 무심코 한 말이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428화

    민하윤은 난처하게 웃었지만 자신이 술 때문에 위장병까지 얻었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정말 그 말을 꺼냈다가는 임형섭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기를 다시 명원시로 돌려보내려 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직접 항도시에 남겠다고 나설 게 뻔했다.“아빠는 좀 어떠세요?”임형섭은 고개를 끄덕였다.“주말에 다녀왔어. 다 괜찮아. 아주머니가 잘 돌봐 주고 계시고 아버님 컨디션도 많이 좋아졌어.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선배, 정말 감사해요.”“너무 남처럼 말하는 거 아니야?”민하윤은 모처럼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었고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웃으며 말했다.“제가 밥 살게요. 그걸로 보답하는 걸로 해요.”“밥은 언제든지 좋아. 그런데 나한테 보답 같은 건 생각 안 해도 돼.”임형섭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낮게 덧붙였다.“난 네가 빚진 마음 같은 건 가질 필요 없어. 내가 잘해 준 것도 굳이 기억 안 해도 되고...”그 순간, 분위기가 갑자기 진지해졌다.민하윤도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그저 옅게 웃기만 했다.임형섭은 직접 민하윤을 데리고 몇몇 명원시 금융권 거물들 앞에 인사시켰다.임형섭의 할아버지는 예전에 외교부에 있었고 부모님 역시 유명 대학에서 이름난 교수들이었다.그 사람들이 민하윤을 좋게 봐 준 건 태유 은행 간판 때문만은 아니었다.임형섭이라는 배경 자체가 주는 무게도 분명했다.민하윤은 그제야 권력이라는 게 어떤 맛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이제 그들의 시선에는 더는 단순하게 여자의 몸을 훑어보는 가볍고 저속적인 것들이 없었다.그런 시선은 정상적이고 대등한 관계였다.민하윤이 몸을 돌리자 임형섭이 탄산수를 한 잔 건넸다.“이거 마셔.”두 사람은 나란히 걸었다.그러다가 민하윤은 구석에서 누군가의 시선이 계속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는 걸 예민하게 감지했다.주변을 둘러보던 민하윤은 정확히 하도진의 어둡고도 알 수 없는 눈빛과 마주쳤다.시선이 얽힌 순간 민하윤은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하도진은 잔을 그대로 박살 내고 싶을 만큼 손에 힘이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427화

    민하윤은 각진 핸드백 하나를 골라 집을 나섰다.아침부터 전쟁처럼 화장하고 머리를 손질하고 옷을 갈아입느라 정신이 없었던 탓에 민하윤은 간밤 복도에서 겪은 아찔한 일은 이미 까맣게 잊고 있었다. 자신을 뒤따르던 그 낯선 남자에 대한 기억도 완전히 밀려나 버렸다.은행에서 보낸 차량이 민하윤을 데리러 왔다. 검고 차분한 아우디 세단이었다. 눈에 확 띄지도 않으면서 격도 떨어지지 않는 가장 무난하고 안전한 선택이었다.기사는 민하윤을 연회장 앞에 내려 주었다. 입구 분수대 주변에는 온갖 고급차가 길게 늘어서 있었고 멀리서 훑어봐도 번호판은 죄다 명인시, 호성시, 항도시 쪽 차량이었다.“민 행장님, 연회 끝나기 전에만 미리 연락 주세요. 바로 모시러 오겠습니다.”민하윤은 깊게 숨을 들이켠 뒤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한 번 더 꼼꼼히 덧발랐다. 그리고 기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는 드레스를 살짝 들어 올린 채 차에서 내렸다.오늘 입은 드레스는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이었고 민하윤이 앞뒤로 통틀어 두 번밖에 입지 않은 옷이었다. 보통 술자리에는 이렇게까지 갖춰 입을 필요가 없었고 이런 만찬 같은 자리에나 가끔 꺼내 입어 체면을 세우는 정도였다.롱드레스는 민하윤의 몸매를 바짝 잡아 주어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더 돋보이게 했다. 원래도 키가 큰 민하윤은 이 드레스를 입자 눈처럼 흰 피부가 한층 더 도드라져 보였다.흔들리는 드레스자락 아래로 큐빅 장식이 박힌 흰 하이힐이 밝은 로비 바닥을 밟자, 걸음걸이마다 꽃이 피어나는 것만 같았다.드레스의 등 부분은 과감하게 파인 디자인이었다. 느슨하게 풀어 내린 긴 웨이브 머리가 등을 덮고 있었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눈처럼 하얀 등이 언뜻언뜻 드러났다.민하윤은 은빛 핸드백을 든 채 한 손으로 치맛단을 정리하며 유유히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웨이터가 샴페인을 건네자 민하윤은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한 잔을 받아 들었다.민하윤은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다.예전의 민하윤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싫었다. 명예와 이해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426화

    “옆집 2202호도 비어 있어요. 아직 임대가 안 나갔거든요. 그쪽이 평수도 좀 더 큰데 한번 보실래요?”그때 민하윤은 막 항도시에 자리 잡은 참이었고 앞으로 돈 들어갈 데도 많았다. 혼자 살면서 방 세 개짜리 집에 들어온 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사치였다. 굳이 몇백만 원을 더 얹어 더 큰 집을 빌릴 필요는 없었다.그래서 민하윤은 그 자리에서 중개인의 제안을 거절했다.지금의 민하윤은 가방을 꼭 움켜쥐었고 심장이 쿵쿵 빨리 뛰었다.혼자 사는 여성이 집까지 범죄자에게 미행당했다는 뉴스를 떠올리는 순간 좋지 않은 상상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민하윤은 걸음을 재촉했다.지문으로 문을 열고 틈을 조금만 벌린 뒤 재빨리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문을 닫기 직전 마지막 순간, 뒤에 있던 남자가 분명 걸음을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민하윤은 곧바로 현관문 렌즈로 밖을 내다봤다.그런데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조금 전까지 따라오던 사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다.민하윤은 그제야 크게 숨을 내쉬었다.가방도 던져 놓고 신발도 벗지 않은 채 그대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이 일은 단지 안 보안팀과 관리사무소에 꼭 얘기해야 했고 가능하면 CCTV도 한번 확인해 봐야 했다.임대 계약은 아직 1년이나 남아 있었지만 이참에 집을 다시 알아봐야 할지도 몰랐다.민하윤은 눈을 감았지만 머릿속은 더없이 어지러웠다.예고도 없이 마주친 하도진과의 재회가 겨우 잠잠해진 마음을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그 순간, 민하윤의 머릿속에는 하도진의 얼굴이 점점 또렷하게 떠올랐다.시간은 하도진을 참 후하게 대해 줬다.이미 서른을 훌쩍 넘겼는데도 외모는 여전히 뛰어났다.이십 대 초반의 젊은 남자들과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돈이 만들어 낸 압도적인 분위기와 타고난 품격이 어우러져 하도진은 손끝 하나 움직이는 것까지도 유난히 귀티가 났다.몸에 딱 맞춘 맞춤 정장이 하도진의 긴 팔다리와 탄탄한 골격을 더 돋보이게 했다.잘생기고 홀쭉한 얼굴에 또렷하게 살아 있는 이목구비, 무심한 눈빛으로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100화

    구준오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도진아, 뭐 찾는 거야?”하도진은 자신이 보고 싶던 사람을 찾지 못해 조금 실망했으나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아 감정을 추스른 뒤 덤덤히 말했다.“서 비서는?”서명인은 조금 놀랐다. 그동안 수년간 묵묵히 고생하며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하도진의 비서가 된 보람이 있었다. 하도진은 비록 평소에는 차갑고 냉정하며 무자비해 보였지만 큰 고비를 넘긴 뒤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서명인을 찾았다.서명인은 감동을 받고 코를 훌쩍이면서 횡설수설 말했다.“저 여기 있어요. 대표님, 무슨 지시 있으신가요?”하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98화

    다들 고은율의 신분을 묵인했다. 오직 서명인만이 머뭇거리는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 교통사고 같은 큰 일을 집안 어른들에게 얘기하지 않는 것은 어른들을 괜히 걱정시키는 일이라서 이해할 수 있었지만, 하도진과 결혼하여 그의 아내가 된 민하윤에게까지 비밀로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게다가 아내도 아닌 고은율까지 이 사실을 아는데 정작 하도진의 아내인 민하윤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건 이상했다.서명인은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간 뒤 거듭 망설이다가 민하윤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세리 엔터에서 나오자마자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309화

    감독은 비웃듯 입꼬리를 비틀며 난처한 얼굴을 했다. 최대 투자자에게 이 얘길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뭐... 말씀하기 곤란한 사정이라도 있어요?”고은율이 먼저 부드럽게 분위기를 풀었다. 고은율은 하도진의 팔을 더 꼭 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하 대표님은 겉보기에는 무뚝뚝해 보여도,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 아니에요. 걱정되는 게 있으면 편하게 말씀하세요.”감독 얼굴이 조금 누그러졌다. 감독은 결국 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했다. 투자자가 결국 결정을 내릴 사람이니 임시로 출연자를 추가할지 말지 최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310화

    주민혁이 보복 대상을 어디로 옮길지는 전적으로 주민혁의 손에 달려 있었다. 하도진이 민하윤을 더 아낄수록, 민하윤은 더 위험해질 터였다.하도진도 알고 있었다. 하도진이 지금 하는 짓은 민하윤의 마음을 짓밟는 일이자, 고은율을 방패로 쓰는 일이었다. 그래도 하도진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선택할 수만 있다면 하도진은 누구도 자신 때문에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민하윤은 상황이 더 특수했다. 민하윤은 말을 하지 못한다.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하도진은 그다음을 상상조차 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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