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차는 하씨 가문의 본가 앞에 멈춰 섰다. 길가에는 이미 고급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민하윤은 속으로 숨을 삼켰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오늘 가족 식사 자리에는 시부모도 분명 함께할 것이다.민하윤은 긴장한 나머지 안전벨트조차 제대로 풀지 못했다. 두 번이나 시도했다가 결국 힘이 빠진 듯 시트에 기대자 하도진이 고개를 돌려 민하윤을 빤히 바라봤다.“이제는 서로 익숙한 부부인데 아직도 시부모님 뵈러 가는 게 이렇게 긴장돼?”하도진은 몸을 기울여 민하윤 쪽으로 바짝 다가왔다. 시선은 안전벨트 쪽에 두고 있었지만 입가에는 장난기가 묻어 있었다.“하도진 씨의 부인 되시죠? 제가 도와드릴까요?”민하윤은 너무 억울하게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하도진은 안전벨트를 풀어 주는 척하며 천천히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러다가 민하윤의 코끝이 살짝 하도진의 뺨을 스쳤다.찰칵.안전벨트가 풀리는 소리가 났다.민하윤은 겨우 숨을 돌리며 문손잡이를 잡았다.“뭘 그렇게 급해. 들어가 봤자 또 불편할 텐데.”하도진은 민하윤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감아 장난치듯 만지작거렸다. 검고 깊은 눈으로 민하윤을 보며 낮게 말했다.“하윤아, 너 근데 이상하네. 요즘 좀 달라진 것 같아.”[뭐가요?]민하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썹을 살짝 모아 보였다.“딱 집어서 말하기는 어려운데...”하도진은 느리게 웃었다.“좀 더 여자 같아졌다고 할까...”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하도진의 손이 민하윤의 허리를 한 번 집듯 훑었다.민하윤은 꼬리를 밟힌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하도진을 밀쳐 냈다. 그리고 바로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신선한 공기를 크게 들이마셨다.“참 나.”하도진은 도망치듯 차에서 내려서는 민하윤의 뒷모습을 보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사찰 같은 은은한 향냄새가 훅 끼쳐 왔다. 민하윤은 반사적으로 코와 입을 살짝 가렸고 표정도 미묘하게 굳었다.민하윤은 서둘러 신발을 갈아 신으려 했다.하이힐은 겨우 잠깐 신었을 뿐인
“지금 자리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해요.”이남주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 얼굴이었다. 민하윤이 혹시라도 순간 마음이 흔들려 지원서라도 낼까 봐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민하윤은 그런 이남주의 모습이 귀여워 피식 웃고는 일부러 놀리듯 휴대폰에 글자를 찍었다.[제가 나가면 좋잖아요. 자리도 비게 되고요.]그러자 이남주는 질색하며 고개를 저었다.“언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저는 집안 배경도 없고 실적도 특별한 것도 없어요. 게다가 야망도 없어요. 그냥 무난하게 월급 받으면서 말이 잘 통하는 상사 밑에서 조용히 직장 생활을 하다가 건강하게 정년까지 가는 게 꿈이라고요.”민하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이남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응원 대신 건네는 위로 같은 손길이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자기 사무실로 돌아갔다.민하윤은 지방 지점 발령 신청서를 굳이 쓰레기통에 버리지는 않았다.그냥 서랍을 열어 안에 툭 넣어 두었다.시간을 보니 어느새 퇴근할 때가 가까워져 있었다.민하윤은 허리를 한 번 주무르고는 서랍 속에서 립스틱을 꺼내 거울을 보며 입술에 발랐다.오늘 밤은 하씨 가문의 본가에 가야 했다.화장을 진하게 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단정하게는 보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깐깐한 시어머니가 또 꼬투리를 잡을 게 뻔했다.정리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임형섭과 마주쳤다.“하윤아, 며칠 전에 맛있는 일식집 하나 찾았는데... 누리 씨까지 불러서 같이 갈래?”임형섭은 늘 그렇듯 부드럽게 웃었다. 그러자 하얗게 가지런한 이가 드러났다.민하윤은 문득 묘한 느낌이 들었다.어떤 사람은 고급 맞춤 정장을 입고 있어도 몸에 밴 청춘의 기운을 숨기지 못한다.몸에서 자신감과 햇살 같은 밝은 웃음, 임형섭은 여전히 처음 봤던 그 시절의 소년 같았다.세월이 흘렀는데도 어딘가 조금도 변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졌다.[오늘은 힘들 것 같아요.]민하윤은 하도진이 명원시로 돌아왔다는 말은 하지 않은 채, 수어로 조심스럽게 거절했다.“그래.
구준오는 잘 익은 복숭아 한 봉지를 들고 병실 현관 앞에 서 있었다.안에서는 고은율이 하도진과 통화하며 구준오에게 꼭 와 달라고 했던 말을 하고 있었다.구준오는 어렵게 구한 복숭아 봉지를 한쪽에 내려놓고 그대로 병실 밖으로 나왔다.고은율은 복숭아가 먹고 싶다고 했다.한입 베어 물면 과즙이 뚝뚝 흐르는 그런 복숭아 말이다.그래서 구준오는 하던 일도 다 내려놓고 간호사에게 잠깐만 곁을 지켜 달라고 부탁한 뒤 낯선 거리로 혼자 나갔다.과일 가게란 가게는 모조리 뒤진 끝에, 황량한 서북 땅에서 겨우 복숭아 한 봉지를 구해 왔다.그런데 결국 그건, 자신을 병실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구준오는 복도 끝 처마 아래 서서 담배를 피웠다.서북의 병원 마당에는 노란 국화가 사방에 심겨 있었고 눈을 들어 바라보면 온통 황량한 누런빛뿐이었다.하도진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구준오가 피우던 담배는 아직 반도 타지 않은 상태였다.“은율이가 약을 제대로 안 먹고 있어. 그럴 거면 촬영부터 중단시키고 명원시로 데려오는 게 맞아. 여기보다 의료 환경도 낫고 다른 정신과 전문의도 다시 붙이면 되잖아.”하도진의 목소리에는 짙은 피로가 묻어 있었다.구준오는 담배를 한번 깊게 빨고 짧게 대답했다.“응.”그러고는 잠시 말을 골라 덧붙였다.“은율이는 별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아. 담당 주치의랑도 이야기해 봤는데 봄 계절이 원래 우울증 환자들한테는 자살 시도가 가장 많은 시기래. 그래도 최근 들어 상태는 조금 나아졌어. 네가 명원시에 돌아갔다는 얘기는 안 했고 며칠 더 지나면 아마 눈치채겠지.”하도진은 휴대폰을 더 세게 쥐었다.침대에 누운 채, 한 손으로 얼굴을 덮고 낮게 말했다.“준오야, 나 이제 너무 지쳤어. 지금은 그냥 하윤이 곁에만 있고 싶어. 평범하게 살고 싶어. 도대체 은율이는 왜 이런 병에 걸린 거야?”구준오는 목울대를 한 번 굴렸다.그러더니 결국 언젠가 해야 했던 말을 꺼냈다.“아마 진작부터 아팠을 거야. 은율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부
고은율은 한숨을 내쉬었고 이불 속의 공기는 점점 답답하게 옥죄어 오는 것 같았다.“은율아, 약을 안 먹을 거면 더는 거기 있을 필요 없어. 네 매니저한테 연락할 테니까 명원시로 돌아와서 치료받을 준비해.”하도진은 더 이상 고은율과 이런 실랑이를 이어 갈 인내심이 없었다.이 두 달 동안 하도진은 프로젝트만 붙들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매일 고은율까지 챙겨야 했다.고은율은 아팠다. 그것도 꽤 심하게 아팠다.4월 말, 고은율은 새로운 사극 작품을 하나 맡았고 촬영팀 전원이 서북 지역으로 넘어가 야외 촬영에 들어갔다.처음에는 아무 이상도 없었다.그러다 어느 날, 밤 촬영이 끝났을 때는 이미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이었다.고은율은 자기 보조 스태프를 먼저 방으로 돌려보내 쉬게 했다.다음 날 새벽 4시에 또 한 장면을 찍어야 했고 스태프는 새벽 2시에 고은율을 깨워 분장하러 데려가려고 문을 두드렸다.그런데 아무리 불러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결국 스태프가 예비 카드키를 꺼내 방 안으로 들어갔고 그 안에서 수면제 반 통을 삼킨 고은율을 발견했다.하도진은 5월에 서북으로 떠났고 도착하자마자 곧장 병원으로 갔다.고은율은 눈에 띄게 야위어 있었다. 커다란 환자복 안에서 몸이 헐렁하게 비어 보일 정도였다.고은율은 입원 중이었다.수면제 반 통을 삼켰지만 다행히 병원으로 옮겨진 시점이 늦지 않아 위세척을 하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하도진은 가장 먼저 촬영장의 소식을 막아 버렸다.그리고 고은율의 매니저에게 대외적으로는 급성 충수염 수술을 받아 보름 정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발표하게 했다.감독은 속이 뒤집혀도 어쩔 수 없었다.결국 대역 두 명을 써서 고은율이 비는 장면들을 메웠다.고은율이 다시 촬영장으로 복귀한 건 5월 말이었다.그 뒤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촬영에 매달렸고 정신 상태는 오히려 점점 더 불안해졌다.하도진은 고은율이 또 무슨 짓을 할까 봐 겁이 났다.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SUV를 몰고 촬영장으로 찾아갔다.그러다 보니 촬영장 안
“오늘 퇴근하면 내가 데리러 갈게. 본가에 가서 저녁 먹자.”하도진은 침대 끝 소파에 앉아 긴 다리를 포갠 채, 한 손으로 이마를 괴고 민하윤을 가만히 바라봤다.민하윤은 눈에 띄게 멈칫했다.거울에 비친 민하윤은 입을 살짝 벌린 채, 표정도 어딘가 어색하게 굳어 있었다.“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대신 그 시간만큼 나한테 더 써.”하도진은 유난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 두 달 만에 가장 푹 잔 얼굴이었다. 간밤에 있었던 일들이 자꾸 떠오르는지 표정에는 아직도 진한 여운이 남아 있었다.민하윤은 그런 식으로 누군가를 도와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너무 서툴러서 처음에는 제대로 되지도 않았다.하지만 하도진이 손을 잡고 하나하나 가르쳐 준 뒤로는 민하윤도 조금씩 감을 잡기 시작했다.하도진은 밤새도록 자기 기분도 쾌락도 전부 민하윤의 손끝에 달린 것 같다고 느꼈다.이렇게 부드럽고 향기로운 아내를 품에 안고도 만질 수만 있고 제대로 사랑을 나눌 수는 없다는 건 생각보다 괴로운 일이었다.“아니야. 오늘은 내가 데리러 갈게. 일 끝나면 바로 집으로 와. 본가에 안 가도 되겠어.”갑자기 말을 바꾼 하도진의 마음속에는 다른 계산이 생긴 것 같았다.민하윤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얼른 고개를 저었고 손까지 바삐 움직였다.본가에 가겠다는 뜻이었다.‘가야지. 왜 안 가겠어.’고립된 집 안에 둘만 남아 긴 밤을 보내는 건 생각만 해도 등골이 서늘했다. 민하윤은 최대한 빨리 준비를 끝내고 나가려 했다. 그런데 허리를 감싸는 힘 때문에 그대로 하도진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뭐 하나 잊은 거 없어?”하도진은 민하윤의 귓불을 느리게 문지르며 낮게 말했다. 뜨거운 숨이 목덜미에 닿자 민하윤은 몸이 묘하게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여자라고 해도 욕구가 없는 건 아니었다.마지막으로 제대로 가까워진 게 벌써 석 달 전이었다. 하도진이 이렇게 만지작거리자 민하윤의 몸도 본능적으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민하윤은 온몸을 굳힌 채 얼굴과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었다.[뭘 잊었다는 거
민하윤은 침대에 누워 책을 보고 있었지만 마음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곁눈질로 하도진이 상의를 벗는 모습을 본 순간, 단단하고 보기 좋게 잡힌 근육이 드러라자 민하윤은 저도 모르게 넋을 잃고 바라봤다.“너 책을 거꾸로 들었어.”하도진은 시계를 풀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그러자 민하윤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자기 속마음을 들킨 것만 같아 생각할 겨를도 없이 허둥지둥 하도진의 말대로 책을 뒤집었다.민하윤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억지로 정신을 가다듬었다.시선을 다시 책으로 돌려 줄줄이 적힌 글자를 따라가려는데 세상에 글자가 전부 거꾸로 보였다.하도진은 웃음을 꾹 참고 있다가 능청스럽게 한마디 덧붙였다.“아, 내가 잘못 봤네. 아까 거꾸로 들고 있지 않았어.”민하윤은 순간 베개로 하도진의 얼굴을 눌러 버리고 싶어졌다.하도진은 사람을 놀리는 재미에 들린 것처럼 뻔뻔하게 말했다.“보고 싶으면 그냥 보고 싶다고 해. 내가 못 보여 줄 것도 아니잖아. 눈으로만 볼 게 아니라 직접 만져 봐도 되는데... 어때? 촉감 확인해 볼래?”하도진의 입에서는 능청스러운 말이 끊이지 않았다.민하윤이 결국 화가 나서 책을 집어 던지고 이불을 걷어 내며 침대에서 내려오려 하자, 하도진은 재빨리 민하윤을 다시 붙잡아 끌어당겼다.그러고는 손을 뻗어 불까지 꺼 버렸다.순식간에 캄캄해진 방 안은 고요했다.하도진은 갑자기 말을 멈췄다.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얇은 잠옷 한 겹만 사이에 둔 채 꼭 끌어안고 있었고 서로의 심장 뛰는 소리마저 북소리처럼 또렷하게 들렸다.민하윤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일이 커질까 봐서였다.“내가 명원시에 도착했다고 하니까 진호영이 웃더라.”하도진의 목소리는 낮고 잠겨 있었다.“내가 아주 굶주린 사람처럼 보인대. 잠깐 떨어져 있는 게 부부 사이에는 오히려 약이라고 했어. 좀 떨어져 있어야 감정도 더 붙는다고...”하도진의 손길은 민하윤의 잠옷 위로 점점 더 위험하게 움직였다.“하윤아, 너는 내가 보고 싶었어?”민하
“오늘 저녁에 르네 별장으로 와요. 아무래도 예방 접종을 맞는 게 좋을 것 같아요.”하도진은 의사와 의논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때 전화 한편의 의사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하도진, 왜 갑자기 존댓말을 하나 싶어서 장단에 맞춰주었더니... 지금 나랑 장난해? 네 아내를 위해 나를 이렇게 부려 먹어도 되는 거야? 태어난 지 며칠 안 된 고양이가 긁으면 얼마나 긁었다고 그래? 너는 정말 단단히 미쳤어.”“하윤은 고양이에게 긁혀서 피부가 까졌단 말이야.”전화 한편의 의사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내가 네
임형섭은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소리를 지르던 손유연은 겁을 먹고 도망쳤다.임형섭과 민하윤은 대학가로 향했다. 대학 시절에 자주 이곳으로 와서 길거리음식을 먹었다.정겨운 음식점이 버스 정류장까지 이어져 있었다. 몇 년 만에 다시 돌아와 보니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길 양쪽에 유명한 브랜드 음식점이 들어섰고 정겹던 거리가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민하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할 말을 잃었다. 떼를 지어 다니는 대학생들을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유니폼을 입은 임형섭과 민하윤은 어쩐지 그들과 다른 세상에서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다른 부서의 직원들이 이쪽으로 오면서 인사했다.어색한 공기가 맴돌아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것 같았다. 얼마 후, 엘리베이터는 15층에서 멈춰 섰다.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꽉 들어찼다. 서로 다른 부서의 직원들이었지만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민하윤은 아무 말 없이 목인사를 했다. 이때 그녀를 지그시 쳐다보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태유 은행 본사의 직원은 천 명에 달했다. 민하윤은 회사 회식이거나 부서 회식에 간 적이 없었다.5년 동안 일하면서 여러 회식 자
임형섭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를 쳐다보았다.‘여배우들도 참 힘들게 사는구나. 고작 한 끼를 많이 먹었다고 해서 큰일이 날 것처럼 굴다니... 연예계도 혹독하긴 마찬가지야.’“송년회에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협력사 직원들도 올 거예요. 그러니까 부담가지지 말고 마음 편하게 먹어요.”임형섭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에스티 벤처 투자 본사 직원만 해도 천 명이 넘거든요. 일반인들 사이에서 분명 돋보일 거예요.”백누리는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듣고 보니 그러네요. 제가 아무리 살이 찐다고 해도 못생긴 건 아니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