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민하윤은 인턴에게 안긴 채 응급실로 들어갔다.서용우는 정신없이 뛰면서 사람들을 향해 비켜 달라고 크게 외쳤고 그 바람에 병원 로비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렸다.접수창구 앞에 줄 서 있던 남자도 마찬가지였다.무심코 소리가 난 쪽을 돌아봤다가 젊은 남자가 안고 있는 사람 얼굴을 확인한 순간 안색이 확 바뀌었다.‘저 여자는 왜 하윤이랑 똑같이 생겼지? 세상에 저렇게 닮은 사람이 또 있을 수 있어? 우연일까... 아니면...’하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지금쯤 명원시의 별장에 있어야 할 민하윤이 왜 서북의 병원에 있는 건지, 그것도 젊은 남자 품에 안긴 채 왜 여기 있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도진이 당장 따라가 확인하려고 발을 떼려는 순간, 누군가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고개를 돌리자 고은율의 물기 어린 눈이 마주쳤다.“도진아, 어디 가? 나 혼자 두고 가지 마.”하도진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억지로 이성을 되찾았다.‘방금 본 건 아마 내 착각이겠지... 사람을 잘못 본 게 틀림없어.’민하윤은 지금 명원시에 있어야 했다.‘막 씻고 침대에 누웠으면 누웠겠지... 어떻게 서북의 병원에 있을 수 있겠어? 하윤이가 정말 서북에 왔다면 내가 모를 리도 없어.’하도진은 시선을 거두고 창구 직원이 건네준 진료카드를 받아 들었다.예약해 둔 정신건강의학과 유 의사의 이름을 확인한 뒤, 짧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한 시간 전, 고은율은 갑자기 상태가 이상해졌다.평소보다 일찍 침대에 누워 졸린다고 했고 하도진이 건넨 약도 얌전히 삼켰다. 평소와 달리 말도 유난히 많았다.하도진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은율이 화장실에 들어간 틈을 타 침대를 자세히 뒤졌고 베개 밑에서 날이 선 10센티미터짜리 과도를 발견했다.그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평소처럼 그냥 자리를 떴더라면 내일 아침 어떤 광경을 보게 됐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하도진은 지체할 수 없었다.곧바로 차를 몰아 고은율을 촬영장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데려왔고 진
인턴 직원은 몸을 돌려 프런트로 가더니 배달 음식을 찾아왔다.그러고는 건강식 샐러드와 과일이 담긴 한 끼를 민하윤에게 내밀었다.민하윤이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인턴은 숨김없이 설명했다.“호텔에 먹을 만한 게 없을 줄 알고 미리 시켜 놨는데요. 저는 아까 고기를 꽤 많이 먹어서요. 팀장님만 괜찮으시면 이거 드세요.”민하윤은 고맙다는 뜻으로 고개를 숙이면서 괜히 사양하지 않고 그대로 음식을 받아 들었다.민하윤은 곧장 직원에게 4만 원을 송금했다.메모에는 식비라고 적었다.인턴은 헤헤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원래 이거 얼마 안 해요. 배달 쿠폰도 써서 이렇게까지 많이 안 나왔는데요.”민하윤은 입술을 다문 채 휴대폰 입력창에 짧게 적었다.[그냥 받아요.]인턴도 더 미적거리지 않고 바로 수락했다.“그럼 팀장님, 남은 며칠은 제가 계속 배달시켜 드릴게요. 이 돈을 다 쓸 때까지요.”민하윤은 저도 모르게 인턴을 한 번 더 바라봤다.스물네 살인 인턴 직원은 꽤 영리했다. 명문대 금융 전공에 석사 출신인 그는 말수도 적고 눈치도 빨랐다.본점에서 내려온 사람들은 호텔 회의실에서 밤낮 없이 매달렸고 이틀 밤을 꼬박 새운 끝에 전체 일정의 절반 이상을 겨우 끝냈다.그러자 한 직원이 근처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열리는 모닥불 축제에 다녀오자고 제안했다.현지 목동들이 전통 명절을 맞아 축하하는 자리라고 했다. 모닥불을 둘러싸고 고기를 굽고 수박을 먹고 젊은 남녀들이 춤까지 춘다고 했다.이틀 연속 밤을 새웠으니 잠깐 바람을 쐬고 싶다는 말도 무리는 아니었다.그런데 아무도 바로 찬성하지 않고 대신 다들 민하윤 쪽을 바라봤다.팀을 이끄는 민하윤의 뜻을 먼저 묻겠다는 얼굴이었다.민하윤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몸은 이미 불편했지만 애써 웃는 얼굴을 만들며 노트북에 타자를 했다.[다들 요즘 정말 고생 많았어요. 다녀오세요. 저는 가지 않을게요. 방에 들어가서 조금 자고 싶어요. 내일은 다들 점심 먹고 모이면 될 것 같아요.]그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
하도진은 서북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끊고 탑승 전에 민하윤에게 메시지 하나를 남겼다.[카드 한 장 두고 왔어. 그렇게까지 일에 매달릴 필요 없어. 몸이 제일 중요하니까. 프로젝트가 안정되면 내가 바로 돌아가서 네 옆에 있을게.]민하윤은 화면에 뜬 그 문장을 한참 바라보다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민하윤도 방금 통보를 받았다.서북 지역으로 열흘간 내부 감사를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민하윤은 구글 브라우저를 열어 서북 지역 지점 위치를 검색했다.하도진이 맡고 있는 프로젝트 현장과는 채 백 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다.이번 업무는 도저히 뺄 수 없었다.하지만 서북의 황량한 사막지대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같은 부서 인턴이 함께 가서 옆에서 도와준다고 해도 민하윤은 마음이 영 불안했다.임신 중기로 막 접어든 터라 배가 가끔 단단하게 뭉쳤고 몸도 전보다 훨씬 쉽게 지쳤다.출장은 솔직히 버거웠지만 거절할 방법이 없었다.임형섭은 따로 민하윤을 찾아와 조용히 말했다.“팀장만 바꾸는 식으로 조정할 수도 있어. 넌 지금 상황이 특수하잖아. 가능하면 명원시에 남는 게 좋아. 너무 멀고 황량한 데라 교통도 불편하고 의료 환경도 명원시보다 못해.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여기 있는 편이 훨씬 대처하기 쉬워. 윗선은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해 볼게.”임형섭은 민하윤의 망설임을 읽어낸 듯, 바로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하지만 민하윤은 얼른 임형섭 손목을 붙잡고 살짝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의사도 아이는 아주 건강하다고 했어요. 열흘뿐이잖아요. 제가 자신을 잘 챙길게요.]결국 서북 감사 인원 명단은 예정대로 확정됐다.맨 위에는 민하윤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지점 관리진에서 잇달아 사고가 터지자 본점은 서북과 동북 등 여러 지역 지점을 상대로 내부 감사를 시작했다.이번의 서북 출장에는 신용대출팀과 고객관리팀이 함께 움직였다.민하윤은 열다섯 명을 이끌고 열흘 일정으로 서북 감사를 나가게 됐다.민하윤은 잠시 망설였다.하지만 결국 하도진에게는 먼저
하도진은 민하윤의 눈물을 제일 못 견뎠다.허둥지둥 휴지를 뽑아 눈가를 닦아 줬지만 민하윤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더 서럽게 울었다.민하윤은 힘껏 하도진을 밀쳐 내고 휴지통을 집어 하도진 쪽으로 던졌다.[제 몸매가 별로인 건 맞죠. 고은율처럼 예쁘지도 않고요. 도진 씨는 고은율의 몸을 너무 잘 알잖아요. 한 치 오차도 없이 쓰리 사이즈까지 줄줄 외우잖아요.]손이 허공에서 그대로 멈춘 하도진은 머리가 지끈거렸다.그때 라이브 방송을 민하윤이 본 거였다.민하윤은 점점 더 크게 울었다.자기 자신이 답답하고 싫었지만 호르몬이 불안정한 탓에 감정 기복이 심해졌고 자신도 그걸 어쩌지 못했다.고개를 들어 올려도 눈물은 끝내 멈추지 않았다.민하윤은 이불을 걷고 거실로 나가 혼자 있고 싶었지만 하도진이 손목을 붙잡았다.“내가 잘못했어. 됐지? 그러니까 울지 마.”하도진의 목소리는 한없이 누그러져 있었다.“눈이 다 부었잖아.”하도진은 한숨을 삼키며 다시 손을 뻗어 민하윤의 눈물을 닦아 줬다.“잘 먹는 줄만 알았더니 이렇게 잘 울기까지 해?”마음이 아픈 하도진은 민하윤의 코끝을 가볍게 쓸었다.“하윤아, 내가 아직도 모르는 네 모습이 대체 몇 개나 더 있는 거야?”그러고는 민하윤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줬다.민하윤은 하도진의 손을 떼어 내려고 몇 번이나 애썼지만 끝내 잘되지 않았다.화가 치민 민하윤은 그대로 고개를 숙여 하도진의 손목을 사납게 물어 버렸다.하도진은 숨을 들이켰다.미간을 찌푸렸지만 곧바로 시선을 내리깔며 낮게 말했다.“네 화만 풀리면 나는 어떻게 돼도 괜찮아.”민하윤은 고개를 돌리고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하윤아, 그때는 나도 어쩔 수 없었어.”하도진은 몸을 숙여 민하윤의 이마에 잠깐 입을 맞췄다.“두 달이나 못 봤잖아. 너는 안 보고 싶었어?”하도진의 목소리는 한없이 조심스러웠다.“우리 그냥 잘 지내면 안 돼? 이제 그만 다투자.”민하윤은 이불로 얼굴을 덮었다.뺨을 타고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태유 은행은 전국에서 각 지점을 대상으로 특급 보조 대출 프로젝트를 새로 내놓았다.큰 도시에는 상업 대출 보조, 작은 도시 이하에는 영세기업 운영자금 대출과 창업 대출, 경제 사정이 조금 더 열악한 지역에는 농업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각 지점에서 올라온 업무 정산표는 전부 증빙 서류로 남겨 본점에 집계되었다.신융대출 팀은 임형섭이 자리를 비운 뒤부터 사실상 민하윤이 혼자서 버티고 있었다.올해 인사부가 석사 졸업생 셋까지 민하윤의 밑으로 붙여 놓는 바람에 민하윤은 인턴들까지 직접 챙겨야 했다.게다가 지점 고위 관리진이 줄줄이 사고를 치면서 거의 매일 회의가 열렸다.반성과 자정, 구조 개선, 그리고 중간관리자들을 15개월짜리 지점장 양성 과정으로 내려보내겠다는 얘기까지 반복해서 나왔다.민하윤은 뱃속의 아이만큼은 절대 허술하게 대하고 싶지 않았다.아무리 바빠도 식사는 꼭 챙겼고 식당에 갈 수 없는 날이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배를 채웠다.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다 보니 임신 초기 들어 식사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배도 빨리 꺼져서 사무실에는 출출함을 달랠 간식이 늘 쌓여 있었다.그렇게 석 달도 안 되는 사이에 민하윤의 몸무게는 6킬로 가까이 늘었다.다행히 원래 너무 말랐던 탓에 몸 전체로는 티가 크지 않았지만 얼굴이 조금 동그래진 건 확실했다.식탁 분위기는 이미 단단히 굳어 있었다.김옥자도 입맛이 떨어진 눈치였지만 그래도 민하윤의 앞에서 채선화의 체면까지 완전히 구겨 버리지는 않았다.김옥자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하윤이는 원래 너무 마르고 앙상해서 보기만 해도 마음이 쓰였어. 나는 오히려 살이 20킬로쯤 더 붙어도 좋겠구나 싶네.”민하윤은 그 말에 속으로 움찔했다.20킬로가 더 붙은 자기 체중을 조용히 계산해 보다가 그건 정말 아니라고 혼자 결론 내렸다....저녁을 마치고 나자 하도진은 민하윤의 손을 잡고 곧장 2층으로 올라갔다.피곤해서 먼저 쉬겠다는 핑계를 댔다.하도진은 침대에 기대 책을 넘기다가 문득 책을 덮고 화장
“요즘 좀 바빴어요. 정부랑 서북 지역의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느라 오늘 막 명원시에 돌아왔거든요.”하도진이 대신 입을 열어 민하윤을 감쌌다.그러자 김옥자는 곧장 하도진을 흘겨봤다.“내가 손주며느리 보고 싶어서 부른 건데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너는 어쩜 그렇게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거야?”“하윤이도 할머니를 뵈러 오고 싶다고는 했어요. 제가 못 오게 한 거죠. 요즘 은행 일이 너무 바빠서 매일 야근하고 있거든요.”김옥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민하윤을 향해 다정하게 말했다.“일이 아무리 바빠도 쉬어 가면서 해야지. 몸이 제일 중요해. 난 그냥 널 한번 보자고 한 말이니까 부담 갖지 마. 배고프지? 이제 사람도 다 도착했으니 밥 먹자.”민하윤은 그제야 겨우 숨을 돌렸다.그러면서도 하도진을 한번 흘끗 바라봤다.정말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식탁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반찬들이 한가득 차려져 있었다. 음식은 색도 좋고 냄새도 좋았다. 배에서 참지 못하고 꼬르륵 소리가 난 민하윤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얼른 고개를 숙였다. 누가 들었을까 싶어서였다.다행히 아무도 민하윤 쪽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하진석과 하준혁은 번갈아 가며 하도진에게 일 이야기를 물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 붙든 건 역시 정부와 함께 진행 중인 그 프로젝트 이야기였다.민하윤은 묵묵히 밥만 먹었다. 공용 젓가락으로 반찬을 덜어 와서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있었다.사실 민하윤은 정말 배가 고프기도 했다. 하루 종일 너무 바빠서 따로 음식을 주문할 시간도 없었고 이남주에게 부탁해 두리안 피자를 포장해 오게 해서 혼자 급하게 다 먹었다.오후에는 샌드위치 하나와 과일샐러드까지 비웠다.민하윤은 사실 입맛도 좋았다. 반찬이랑 같이 밥 한 공기를 금세 먹어 치우자 아주머니가 눈치 빠르게 밥을 한 번 더 퍼 주었다. 민하윤도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김옥자는 흐뭇한 얼굴로 그런 민하윤을 바라보다가 공용 젓가락으로 반찬을 계속 민하윤의 그릇에 얹어 주며 무심코 말했다.“우리 손주며느리
단순한 인사 정도는 동작이 그리 복잡하지 않아 하도진은 기초적인 인사말은 금방 마스터했다.[언제부터 수어를 할 줄 알았던 거예요?]민하윤이 수저를 내려놓고 마침내 마음속 깊이 품었던 의문을 꺼냈다.하도진이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소리야?”[지금 내 수어 다 이해하고 있잖아요, 그렇죠?]민하윤은 돌려 말하지 않고 아예 대놓고 물어보았다.하도진은 허공을 유려하게 가로지르는 그녀의 손가락을 보며 눈을 낮게 깔았다.“조금 배웠었는데, 금방 끈기가 떨어져서 그만뒀어.”민하윤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됐어, 그만해. 형 말이 맞으니까 내가 다 맞춰줄게.”차량은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르네 별장 앞 진입로에 천천히 멈춰 섰다.두 사람이 좌우로 의식을 잃은 하도진을 받쳐 들었다.서로 눈빛을 주고받던 중 진호영이 먼저 물러나 초인종을 눌렀다.“아무도 없나?”“말도 안 돼. 불이 다 켜져 있잖아.”“몇 번 더 눌러 봐.”“윽... 형 손이 부러지기라도 했어?”빌라 전체에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하도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얼굴이 새빨개진 채, 옆에서 두 남자가 지껄이는 소리를 듣던 중 속이 울렁거려 그들을 홱 밀쳐내고
임형섭이 들고 있던 꽃다발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나지혜의 어깨를 붙잡고 다급히 물었다.“갑자기 사라졌을 리가 없잖아요. 잠깐 바람 쐬러 나간 거 아니에요? 언제 사라진 거예요?”“병실 안을 다 찾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어요. 화장실에 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제가 퇴원 절차를 밟으러 간 사이에 휴대폰을 두고 나간 것 같아요. 사모님께서 어디에 갔는지 찾아야 해요...”나지혜는 흐느끼면서 손을 덜덜 떨었다.“최근에 하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평소에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갑자기 사라지면 주변 사람들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어깨에 선명하게 남은 붉은 이 자국이 한 바퀴 또렷했고, 쇄골 쪽에는 피처럼 짙은 붉은색의 긴 긁힌 자국이 두 줄이나 나 있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눈빛을 교환했다. 가장 먼저 버티지 못한 건 구준오였다. 그는 배를 부여잡고 웃다가 몸을 앞으로 숙였다가 뒤로 젖히기를 반복하며 말했다.“이 동그란 작은 이빨 자국 좀 봐라. 쯧쯧쯧, 하도진. 평소에는 정의감 넘치는 사람처럼 보이더니, 뒤에서는 꽤 즐겁게 놀았네.”하도진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옷을 다시 여미고는 눈꺼풀을 느릿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