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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Author: 금소
민하윤은 정말로 아무렇지 않았던 걸까?

꽤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같은 침대에서 밤을 보내고, 진심을 나눈 순간들이 있었지만 민하윤은 단 한 번도 그 감정을 인정하지 않았다.

순간 하도진은 심장이 저렸고 날카로운 통증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아 숨을 쉬기가 힘들어졌다. 차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하도진은 차갑게 웃은 뒤 더는 참지 못하고 가시 돋친 말들을 내뱉었다.

“민하윤, 네 말이 맞아. 너랑 나 사이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어. 고은율은 그래도 나랑 7년을 만났잖아. 너보다는 정이 많지.”

민하윤은 하도진이 그녀와 고은율을 비교하면서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하도진의 말처럼 민하윤은 7년의 세월을 이길 수가 없었다.

민하윤은 기분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녀는 마치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면서 눈앞의 차가운 하도진을 바라보았다.

민하윤은 굴욕감을 견디지 못하고 차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하도진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이내 그녀의 입술에 하도진의 차가운 입술이 닿았고, 하도진은 거칠게 민하윤의 목을 쥐었다.

운전기사는 눈치가 빨랐기에 빠르게 격벽을 올려서 두 사람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민하윤은 피하려고 했으나 하도진에게 완전히 제압당해서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작게 숨을 몰아쉬며 힘없이 그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

하도진은 어느샌가 셔츠 단추를 몇 개 풀었고 넥타이도 거칠게 잡아당겨서 옆에 던져두었다. 그는 나른한 자태로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품 안의 가녀린 민하윤을 끌어안았다.

“별장으로 돌아가.”

운전기사가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들은 천천히 육교로 향했고 창밖의 풍경이 빠르게 뒤로 지나갔다. 민하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하도진의 품에 몸을 기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차가 르네 별장 앞에 멈춰 섰다.

하도진이 거칠어진 목소리로 장난치듯 물었다.

“직접 내릴 거야? 아니면 나한테 안겨서 내릴 거야?”

민하윤은 곧바로 허리를 펴면서 바로 앉았다. 그녀는 자신의 옷차림을 확인한 뒤 내키지 않는 얼굴로 차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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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1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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