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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화> 그날의 너도 예뻤지 (1)

Author: 전왠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5 23:56:00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 바깥에서도 샐까 걱정하는 건 삼류에 가까운 걱정이다.

집안에서는 도통 샐 줄일랑 모르지만 어디 바깥에만 나갔다 하면 줄줄 새버리는 바가지.

그 바가지야말로 일류에 가까운 걱정거리지.

그리고 래운은 그 대상의 대명사였다.

성인들과 뒤섞여 일이라는 걸 할 때는 프로 아이돌 그 자체의 자아지만 또래 친구들 틈 사이에 뒤섞였다 하면 미성숙한 자아의 발동.

물론 그를 백 번이고 이해해줄 사람들이야 널리고 널렸다지만 정작 그가 배려를 요구하는 이들이야 래운이 안중에도 없는 눈치였다.

그게 아니면 래운을 저희 앞에 두고 그저 저희 둘끼리만 하하 호호 대화하는 이 상황이 말이 도통 납득 불가였다니 말이다.

“그래. 다 좋다 이거야. 그래서 나는 언제까지 가만히 있어야 해? 이 정도 기다려줬으면 너희 둘이서만 좋은 시간도 끝날 때는 됐잖아.”

나지막하니 물음표 공격을 한 거 치고는 누가 봐도 삐딱하니 다시금 우위에 서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못한 편.

물론 그 공격을 받은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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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162화> 그날의 너도 예뻤지 (3)

    봐주는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인 것들.율혜는 그 중 하나인 구독형 학습지의 본래 쓸모를 찾아주기 위해 칭찬 스티커와 신 맛 젤리를 가방 앞주머니에 챙겨왔다.바쁜 학기 중일 때는 구독형 학습지를 푸는 게 그렇게 재미있다던 휘안이었는데.학기 중에 비해 배로 여유로워진 지금은 밀려버려도 너무 밀려버리고 말았다는 진도.물론 휘안 역시 나름의 변명은 존재했다.학기 중과 비교해서 그렇지, 방학 중인 지금 역시 그리 여유롭지만은 않다는 것.학교 홍보 모델로서 주에 한 번씩은 카메라 앞에 서서 계절 학기 수강생을 콘셉트로 과를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체험을 해나가야 했고.래빗트래픽의 부대표로서는 모든 소통이란 소통의 중간 창구 역할도 도맡아야 했고.하지만 정말로 그 변명이 전부였을까?아니, 우리 모두 다 아니라는 걸 안다.이 무더위 속에서도 저희끼리의 사랑을 여기저기 속삭이기 바빴을 아기 토끼 커플.아주 하루가 멀다 하고 여기저기 데이트를 쏘아 다녔고 방학이 한 달 지난 지금에서야 구독형 학습지를 들여다봐야지 싶었던 거니까.“휘안아. 휘안이도 알다시피 리짱은 곧 푸리푸리 푸딩을 먹기 위해 한국을 떠나고 말 거야. 그래서 오늘은 말이지. 이 학습지들의 제 역할을 찾아주는 보람찬 하루를 가져볼까 해.”“좋아~ 안 그래도 다음 달 학습지 구독은 취소해뒀어. 이대로 계속해서 구독해뒀다가는 내 책상 한구석에 거대한 산을 이루겠구나 싶어서 말이야. 그건 생각만 해도 무섭잖아.”“이런, 구독 취소에도 진심인 휘안이. 하지만 말이야. 이미 돈을 지불하고 받아낸 학습지들을 산으로만 봐서는 안 되겠지? 그니까 우리 딱 한 시간만 집중해서 일부 산을 치워내 볼까?”“헤헤. 한 시간이면 쉽네. 잘하면 지난 달 분량 바로 해치울 거 같은데. 자, 우리 율혜는 나 구경해. 아니면 옆에서 색칠 공부도 좋고.”작년까지 줄기차게 사용했던 타이머를 꺼내놓고 어깨 한 바퀴 돌려 나가는 폼.아무튼 뭐든 시작에 앞서서는 비장한 눈빛 자랑을 빼놓을 수 없다더니 율혜는 그 눈빛을 봐서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161화> 그날의 너도 예뻤지 (2)

    “래운아. 너는 어디를 가도 사기 같은 건 절대 안 당할 거야. 율혜 옆에 내가 버젓이 앉아 있는데 누구 자리를 뺏으려고 그래, 응? 그렇게 말하면 네 수가 통할 줄 알았어?”“아니, 잠깐만! 이게 제대로 된 보상이라고? 나도 체리가 안아줘야지. 휘안이 널 안아준 건 체리였잖아. 이건 올바른 허그가 아니라니까.”“글쎄, 이제 와서 옳고 그름을 말하겠다고? 좀 전에 우리 율혜가 나를 토닥여준 건 래운이 너에게 사과 받지 못한 내 속상함을 달래주기 위한 목적이었어. 근데 래운이 네가 받고자 한 허그는 보상 개념의 불순한 목적이었잖아.”“아, 뭐가 그렇게 복잡해. 결국에는 체리가 날 안아주는 꼴 따위는 못 보겠어서 휘안이 네가 날 안아주는 거다 그 소리잖아. 어? 내가 한 말에 긁혔나보지? 강도 점점 더 세지는 것 봐!”그래,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나겠냐고.그러니 제가 대차게 속았다는 판단 하에도 휘안의 품을 벗어나지 못한 채 그 매운 손길을 정통으로 맞게 된 래운은 제 불순한 목적에 대한 값을 바로 치르게 됐다는 거지.물론 율혜 딴에는 제가 보고 있는 장면이 브로맨스 격으로 느껴져 긍정적인 감상평부터 늘어놓기로 결심했다지만 말이다.“이런, 그렇다면 한 번 더 개입을 해야겠어. 우선은 말이지. 두 사람 모두 막강한 자존심을 지녔음에도 사이좋게 사과를 주고받은 용기가 대단했다는 거야. 이 허그도 그 연장선이잖아.”“그럼~ 래운아. 너도 잘 들었지? 율혜가 우리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다고 하잖아. 에이, 기분이다! 원래는 좀 더 진하게 안아줄 계획이었는데 이쯤에서 놓아줘야겠어.”“씨이... 너 다시 체리 옆으로 가. 가급적이면 너랑 난 떨어져있는 게 훨씬 아름다울 테니까.”글로 쓴 말이 긁어 부스럼 되기 일쑤라면 입으로 내뱉은 말은 날카로운 송곳이 되어 남들 마음을 찢어발기기 일쑤라고들 하던데.휘안과 래운 두 사람만 놓고 보자면 그 간단한 개념이란 통하지 않는 편이 확실했다.오직 저만을 향한 날선 위협에 겁이라도 먹었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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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 바깥에서도 샐까 걱정하는 건 삼류에 가까운 걱정이다.집안에서는 도통 샐 줄일랑 모르지만 어디 바깥에만 나갔다 하면 줄줄 새버리는 바가지.그 바가지야말로 일류에 가까운 걱정거리지.그리고 래운은 그 대상의 대명사였다.성인들과 뒤섞여 일이라는 걸 할 때는 프로 아이돌 그 자체의 자아지만 또래 친구들 틈 사이에 뒤섞였다 하면 미성숙한 자아의 발동.물론 그를 백 번이고 이해해줄 사람들이야 널리고 널렸다지만 정작 그가 배려를 요구하는 이들이야 래운이 안중에도 없는 눈치였다.그게 아니면 래운을 저희 앞에 두고 그저 저희 둘끼리만 하하 호호 대화하는 이 상황이 말이 도통 납득 불가였다니 말이다.“그래. 다 좋다 이거야. 그래서 나는 언제까지 가만히 있어야 해? 이 정도 기다려줬으면 너희 둘이서만 좋은 시간도 끝날 때는 됐잖아.”나지막하니 물음표 공격을 한 거 치고는 누가 봐도 삐딱하니 다시금 우위에 서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못한 편.물론 그 공격을 받은 상대방은 한 사람이 아니었고 특히나 그 중 한 명은 래운의 수에 넘어갈 마음이 전혀 없어보였다.“방금 한 그 말, 무슨 드라마 대사 같았어. 하지만 말이지. 마냥 감탄하기에는 이르다는 거야. 래운이 너도 제때 휘안이에게 사과를 건넸다면 좀 전과 같은 외로운 상황은 없었을 테니까. 이게 다 키라키라 업보 빔이거든.”“확실해? 내가 휘안이한테 사과를 했으면 나도 막 너무 기특해서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난리를 쳤을 거라고? 왠지 신뢰가 안 가는데...”“이런, 우리들을 또 다시 의심하다니. 우리 둘의 입장은 확실해. 래운이 네가 제때 사과 한 마디 건넸다면 우리 셋이서 대화가 가능했다는 거. 어때? 지금이라도 사과할 마음이 들어?”“음... 제대로 된 반성문이라도 읊어볼까? 기다려봐. 내가 지금부터 내 진심을 가득 담은 반성문을 작성해서는 바로 읽어나갈 테니까.”드디어 말이라는 게 통한 눈치인지 핸드폰 메모장을 켜놓고 글이라는 걸 작성하는 래운.물론 진심으로 사과를 건넬 속내는 아니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159화> 뭐든 일취월장할 미소 (3)

    “체리야. 경고의 박수 파치파치는 이럴 때 쳐야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백 일만에 보는 친구 앞에서 버르장머리를 따질 수 있어?”“그건 내 마음이야.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법인데 시작부터 탐탁지 않았어. 내 상처 받은 눈빛은 안 보이냐고. 정말 실망이다, 래운아. 어떻게 남 탓만 주구장창 하는지 원.”아이돌 자아가 형성되기도 전 다섯 형들의 어화둥둥 늪에서 살아온 래운이나 타고나기를 도련님으로 가족들의 사랑 듬뿍 받아온 휘안.그러니 둘 다 양보하는 법이라고는 모른다.그저 제 말이 맞다 하며 편을 들어달라는 이기적인 발언에 오늘도 기어코 그 사이에서 중재자를 자청해야 하는 율혜였다니까.하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에 찬 태도로 중재자의 마음이 제 쪽으로 기울 거 같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저와 상대방 사이에 중재자가 자리했다는 건 이제부터야말로 저희들의 행동이며 태도를 하나하나 뜯어보겠다는 뜻과 동일한 셈.물론 그 시작이야 순식간이나 다름없었다.“이런, 친구들끼리 해야 할 말과 못할 말에 대한 구분도 못하다니. 이건 정말이지 경고의 박수 파치파치 수준을 넘어섰어. 버르장머리 하나 없는 안건이라고. 아주 불만족스러워!”“그치? 체리가 보기에도 버르장머리가 없는 건 내가 아니라 쟤지? 오죽 심하면 경고의 박수 파치파치를 넘어선다고 하겠어. 안 그래?”하여튼 경고의 박수 파치파치에만 꽂혀서는 버르장머리 유무의 존재까지 바로 되짚기는.내가 우리 율혜를 좀 아는데 제 스스로가 커보이게끔 손 허리 자세를 취했다는 건 아주 대단한 심적 변화가 나타났다는 뜻이란다.물론 그 변화가 좋은 쪽에서 나쁜 쪽인지, 나쁜 쪽에서 좋은 쪽인지는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다르다니 눈치껏 맞춰야 한다는 거고.“나, 나 반성할래! 버르장머리 고칠래!”“거봐. 체리가 말하니까 바로 또 인정하잖아. 이래서 내가 뭐라고 한 거야. 휘안이 쟤 조금 전 속상하다고 한 것도 연기가 확실하다니까.”기어코 율혜가 읊는 경고의 박수 파치파치의 선을 벗어나 마음껏 날뛰겠다는 녀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158화> 뭐든 일취월장할 미소 (2)

    “치잇~ 그렇다면 우리 휘안이도 쫀쫀한 찹쌀떡이 돼야해. 리짱 혼자서만 보들보들 길을 걸을 수는 없으니까. 우리 아기 토끼들은 모든 걸 함께한다. 그것이 곧 본부의 연대거든.”어떻게 뭣도 모르고 통통한 입술로서 아기 토끼 본부의 연대를 바로 정립하는 율혜.휘안은 그 통통한 입술을 노려보는가 싶더니 지금 당장의 우선순위를 바꾸기로 결심했다.“그럼 우리 둘만의 연대를 위해 여기저기 뽀뽀 좀 주고받을까? 볼 살도 좋고. 입술도 좋고. 글쎄, 보들보들 길을 걸어야 할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거든. 율혜도 동의하지?”“응! 음원 차트 진입 순위는 한 시간 후에 갱신되기 전에만 확인하면 되니까. 다시 말해 지금은 아기 토끼들의 연대가 먼저라는 거지. 리짱은 휘안이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율혜의 동의를 기점으로 반전된 분위기.어느덧 율혜 손에 쥐어있던 핸드폰은 휘안에 의해 다시금 테이블 위로 놓이게 되었다.고른 치열 하나부터 입안 점막 구석구석을 탐험하자면 속눈썹부터 파르르 떨려올 터.지금부터는 저희 둘만의 애정 리포트를 확인하는 게 먼저인 시간대임이 확실했다.휘안의 움직임으로 율혜의 애착 담요가 소파 아래로 떨어지기까지는 정말이지 순식간이어서 손 뻗을 새도 없었다니 말이다.***무릇 여느 영역에서 최고가 되고자 한다면 제 현재 위치를 속속들이 파악해야 하는 법.한때 그 언젠가의 지표가 음원 차트였다면 오늘의 지표는 광고 수익 리포트 되시겠다.아, 그리고 혹시나 싶어서 말하는데 이번 학기 휘안의 성적표는 견우와 직녀 저리가라 율혜를 그리워했던 만큼의 결과였단다.그러니 육식 토끼의 속상한 얼굴이 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씨 밭이 아니냐는 되도 않는 의심은 제때 거두어야 할 거다.그게 아니어도 휘안이 주기적으로 마주해야 할 성적표는 끝이 없다니 말이다.“봐봐. 토끼들의 발자취가 점점 더 늘어가고 있지. 이건 토끼들이 래빗트래픽 내부를 많이도 돌아다녀서 머지않아 서버 개발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야. 다시 말해 부대표인 휘안이는 오늘로서 걱정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157화> 뭐든 일취월장할 미소 (1)

    이번 주는 성적 확인의 주간.물론 그 성적 확인의 주간이라 함은 대학교 입학 후 첫 번째 중간고사 성적 확인만을 위한 주간이 아니었다는 거다.그러니 좀 전까지만 해도 단 둘이 하는 젠가 게임에 승부욕을 보였지만 어느 특정 시간대가 가까워지는 순간에서부터는 손에 잡히는 대로 아기 토끼의 상징물들을 가까이 해오더라니까.저만의 하나뿐인 아기 토끼임이 확실한 휘안의 품에 갇혀 숨 좀 가다듬겠다는 율혜.그러다 때가 왔다는 듯 핸드폰 잠금 화면을 해제한 율혜는 음원 차트 어플을 클릭하기 전 한 번 더 애착 담요의 끝을 꽉 부여잡았다.“으아... 어떡하지? 정말이지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수가 없다는 건데. 지금이야말로 리짱이 리짱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때라는 거잖아.”“음~ 아무래도 이제 막 율혜가 맞춰둔 정시 알람이 울렸으니까? 근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상황이라면 지금 당장 확인하지 않아도 돼. 율혜가 원할 때까지 쭉 기다릴 수 있어.”“어… 그렇다면 리짱은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할 거 같아. 물론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정말이지 휘안이에게 빠르게 나타날게.”“응. 우리 율혜 생각 다 정리되면 나타나줘. 휘안이는 율혜 토닥토닥하면서 바로 기다릴게.”휘안의 품에 안긴 자세 그대로 아기 토끼 캐릭터가 대문짝만하게 그러진 애착 담요를 뒤집어쓰더니 숨바꼭질을 시작하는 율혜.휘안은 더 재촉하는 법 없이 아무 말 않고 제 품의 율혜를 기다리는 방법을 선택했다.글쎄, 라디안의 선 공개 곡 음원 차트 진입 순위가 궁금하기는 하지만 지금 당장 그 성적을 마주하기에는 하도 떨린다는 몸짓.덕분에 상대방이 느끼고 있는 그 두근거림의 감정이 전이되기까지는 많이도 짧았다는 거고 휘안의 손길은 여러모로 부지런하게 됐다.“좋았어. 리짱은 이제부터 담요를 벗어난다.”다행히 제 애착 담요에 파묻혀 일 분 가량 심호흡 좀 해봤다고 안정을 되찾은 눈치.곧 있으면 뿅 하고 담요 위로 얼굴을 내밀 율혜를 알아 휘안 역시 숨을 돌리게 되었다.물론 그 이유야 지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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