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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냥냥기운
다음 날, 회사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복도와 탕비실 곳곳에서 직원들은 끊임없이 수군거렸다.

내가 지나가면 시선을 피하면서도 입가에는 비웃음이 걸려 있었다.

서가희의 자리는 어느새 부서 전체의 중심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서가희 주변에 모여들어 말했다.

“가희 언니, 진짜 대단하다.”

하지만 사람들의 얼굴에는 걱정보다 부추김과 기대가 더 짙게 드러나 있었다.

“우린 다 언니 편이야.”

“맞아. 왜 그 돈을 어린이집 운영하는 데만 써야 해? 정작 우리는 한 푼도 못 받잖아.”

“걱정하지 마. 다 같이 나서면 회사도 우리를 전부 해고하진 못해.”

내가 지나가는 순간에도 그 사람들의 목소리는 또렷하게 들렸다.

그제야 깨달았다.

직원들에게 나는 그저 마음대로 이용해도 되는 호구였던 것이다.

오후가 되자 이연아가 혼자 내 사무실을 찾아왔다.

이연아의 눈가는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손에는 커피 한 잔이 들려 있었다.

“너무 화내지 마세요. 가희는 그냥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치켜세워 주니까 조금 들뜬 것뿐이에요.”

이연아는 내 책상 위에 커피를 내려놓으면서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다들 어린이집이 싫다는 건 아니에요.”

“그냥 그 돈을 현금으로 받으면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나는 내가 한때 온 힘을 다해 도와줬던 그 직원을 바라봤다.

“그래? 그럼 너도 어린이집을 없애는 데 찬성한다는 거야?”

이연아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가 곧 고개를 들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저는 대표님 편이죠. 대표님이 저한테 잘해주신 거, 저는 다 기억하고 있어요.”

“저는 그냥 대표님이 걱정돼서 그래요.”

“지금 인터넷에서 일이 너무 크게 번지고 있잖아요. 회사 이미지에도 정말 안 좋아요.”

“그러니까... 조금만 양보하시면 안 될까요?”

“일단 현금 수당을 조금 지급해서 다들 진정시키는 거예요.”

“무조건 막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풀어주는 게 낫잖아요.”

이연아는 나를 걱정하러 온 게 아니었다.

이연아는 그 사람들의 말을 전하고, 내 한계를 떠보려고 온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베푼 선의를 이용해서, 나더러 그 사람들의 탐욕에 굴복하라고 설득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내 비서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사무실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서가희의 글을 팔로워 수백만 명을 거느린 대형 인플루언서들이 퍼 나르고 있어요!”

“지금 실시간 인기 검색어 상위권까지 올라갔습니다.”

나는 곧바로 휴대폰을 새로고침했다.

정말이었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는 ‘여자 대표가 악덕 어린이집을 만들어 직원 착취’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그 게시글 아래에는 새로운 익명 댓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IP 접속 위치는 너무도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바로 우리가 있는 이 오피스 빌딩이었다.

[저 내부 직원인데요. 제가 증언할 수 있어요. 그 어린이집 밥은 진짜 맛없어요. 우리 애는 지난번에 먹고 배탈까지 났어요!]

[소위 해외식 교육 시스템이라는 것도 다 보여주기예요. 대표 친척들을 데려다가 운영한다던데요? 직원들을 속이는 거죠.]

[어린이집 때문에 연차도 다 날아갔어요. 개인적인 일로 휴가를 내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아파도 마음대로 쉴 수가 없어요.]

나는 그 댓글들을 멍하니 바라봤다.

어린이집 식단은 내가 직접 영양사와 몇 번이나 확인한 것이었고, 식재료는 전부 특별 계약으로 공급받는 유기농 제품이었다.

원어민 교사진은 세 곳의 최고급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수백 장의 이력서를 검토한 끝에 선발한 사람들이었다.

휴가를 못 쓰게 했다는 말은 더 말할 것도 없는 거짓말이었다.

그 댓글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굳이 보지 않아도 알 것만 같았다.

어쩌면 지난주까지만 해도 내 손을 꼭 붙잡고, 내가 육아 문제를 해결해 줬다며 눈물까지 글썽이던 워킹맘 직원일지도 몰랐다.

직원들은 내가 제공한 최고급 복지를 당연하게 누리면서, 서가희가 내세운 현금 수당이라는 달콤한 미끼에 넘어가 나를 배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온갖 거짓말과 비난을 퍼붓고 있었다.

이연아는 여전히 내 옆에서 위선적인 얼굴로 나를 설득하고 있었다.

“보세요. 일이 점점 더 커지고 있잖아요. 제 말을 한 번만 들어보세요.”

나는 책상 위에 놓인 커피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쓰레기통 앞으로 다가가서 커피를 그대로 쏟아 버렸다.

“나가.”

내 목소리는 놀랄 만큼 차분했다.

이연아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이내 억울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저는... 저는 정말 대표님을 위해서 그런 거예요.”

“나가.”

나는 이연아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한 번 더 말했다.

결국 이연아는 사무실을 나갔다.

사무실은 다시 조용해졌지만, 내 휴대폰은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협력사, 투자자, 언론사였다.

그리고 내가 사용하는 모든 SNS 계정에는 욕설이 담긴 메시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역겨운 회사 대표, 네 회사 내일 당장 망하길 바란다!]

[독립적인 여성의 롤모델인 줄 알았더니, 결국 같은 여자를 착취해서 성공한 인간이었네!]

[너 같은 인간은 엄마가 될 자격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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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회사 게시판에는 공지문 두 장이 붙었다.첫 번째는 회사가 서가희와의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이었다.두 번째는 법원이 회사가 서가희를 상대로 제기한 25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정식으로 접수했다는 내용이었다.이연아는 이번 일에서 가장 먼저 살아남은 사람이 됐지만, 그렇다고 삶이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더 이상 아무도 이연아와 함께 일하려 하지 않았고, 모두가 그녀를 피했다.이연아는 일자리는 지켰지만, 사람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존엄과 신뢰를 잃고 말았다.일주일 후, 강성호가 직접 내 사무실을 찾아왔다.강성호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대신 투자 규모가 기존의 두 배로 늘어난 새로운 협력 계약서를 내게 건넸다.“축하합니다.”강성호는 나를 바라보며, 눈빛에 인정한다는 느낌을 담아서 말했다.“당신은 그저 호의만 베푸는 ‘모두의 보호자’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규칙을 다를 줄 아는 자격 있는 ‘선장’이라는 걸 증명했어요.”나는 계약서에 서명했지만, 마음속에 큰 기쁨은 없었다.이번 사태는 내게도 가장 깊은 교훈을 남겼다.밑도 끝도 없는 선의는 감사함을 키우지 못하고, 탐욕스러운 아이만 키워낼 뿐이다.진정한 선의에는 반드시 날카로운 이빨이 있어야 한다.한 달 후, 나는 회사의 복지 개혁을 다시 시작했다.무료 어린이집은 다시 열지 않았다.대신 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기여도에 엄격하게 연동되는 새로운 포인트 교환 제도를 도입했다.업무 성과, 혁신, 그리고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포인트로 쌓였다.직원들은 포인트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바꿀 수 있었다.육아수당일 수도 있고, 추가 유급휴가가 될 수도 있었다.해외 연수 기회로 바꿀 수도 있었고, 심지어 회사 지분으로 바꿀 수도 있었다.그날 저녁, 나는 사무실의 통유리창 앞에 서서 창밖의 수많은 불빛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때 휴대폰이 울렸다.모르는 번호였고, 발신지는 한참 떨어진 작은 도시로 표시되어 있었다.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에서 지

  • 사장님의 역전 선언   제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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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장님의 역전 선언   제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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