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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냥냥기운
나는 오후 내내 사무실에 틀어박혀 있었다.

건물 밖에는 이미 몇몇 언론사 취재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오늘부터 나는 정서연이 아니라 그저 한 명의 사업가로 살기로 했다.

나는 내선 전화를 들어 행정 책임자에게 연결했다.

“전 직원에게 공지해. 내일 오전 9시, 대회의실에서 전체 회의를 열 거야.”

“최근 여론에서 제기된 사내 어린이집 복지 문제에 대해 회사의 최종 해결 방안을 발표할 거야.”

전화기 너머로 행정 책임자의 망설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타협하시는 겁니까?]

“아니.”

나는 창밖의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를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이제는 그 사람들이 자신의 탐욕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때야.”

다음 날 아침, 회의실은 빈자리 하나 없이 가득 찼다.

회의실 안에는 들뜸과 기대감이 가득했고, 그 분위기는 축하 파티에 더 가까웠다.

서가희는 맨 앞줄에 앉아 워킹맘들에게 둘러싸인 채, 완전히 그 자리의 중심에 서 있었다.

심지어 정성껏 화장까지 하고 와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투쟁 경험’을 의기양양하게 늘어놓고 있었다.

“오너를 상대할 때는 마음 약하게 굴면 안 돼.”

“우리가 똘똘 뭉쳐 일을 크게 만들면, 결국 대표도 겁먹을 수밖에 없어.”

“두고 봐. 오늘은 분명 우리 마음에 드는 답을 내놓을 테니까.”

이연아도 서가희 옆에 앉아 점잖은 미소를 띤 채, 이따금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오전 9시 정각, 나는 정확히 회의실 안으로 들어섰다.

순식간에 모든 시선이 내게 쏠렸다.

누군가는 고소하다는 듯 나를 바라봤고, 누군가는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도 보듯 쳐다봤다.

또 어떤 이들의 눈빛에는 노골적인 탐욕이 어려 있었다.

단상 앞으로 걸어간 나는 PPT도 켜지 않고 아래의 얼굴들을 천천히 둘러봤다.

그리고 깊이 고개를 숙였다.

“먼저,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회의실이 술렁이더니, 이내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서가희는 더욱 의기양양하게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휴대폰을 꺼냈다. 누군가에게 좋은 소식이라도 전하는 듯했다.

나는 허리를 펴고 직원들을 바라봤다.

“제 개인적인 생각만 앞세운 나머지, 워킹맘 직원 여러분이 스스로 아이를 돌보고자 하는 바람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께 불편과 오해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박수는 더욱 거세졌다.

심지어 누군가는 자리에서 외쳤다.

“대표님이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겠다는데, 우리도 이해해 드려야죠!”

나는 박수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곧바로 말투를 바꿨다.

“여러분 각자의 선택을 최대한 존중하고, 여러분이 강하게 요구한 자율적인 육아 방식을 반영하기 위해...”

“회사 경영진은 밤새 신중한 논의를 거친 끝에, 다음과 같이 결정했습니다.”

나는 일부러 잠시 말을 멈췄다.

모두가 숨을 죽였다.

누군가는 목을 길게 빼고 나를 바라봤고, 모두의 눈빛에는 기대감이 번뜩였다.

나는 직원들을 바라보며 한마디씩 천천히 결정을 발표했다.

“첫째, 오늘부로 사내 어린이집을 영구 폐쇄합니다.”

회의실이 순식간에 거대한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서가희와 그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흥분한 나머지 서로를 끌어안았다.

자신들이 이겼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는 직원들의 광란에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두 번째 결정을 계속 발표했다.

“둘째, 여러분의 요구를 반영해 앞으로는 육아수당을 지급합니다.”

모두가 조용해지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헛기침을 하고, 직원들이 그토록 바라던 숫자를 발표했다.

“조건에 해당하는 워킹맘 직원에게는 매달 4만 원의 육아수당을 지급합니다.”

말이 끝나자, 회의실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승리를 자랑하려던 서가희의 휴대폰이 손에서 떨어졌다.

바닥에 부딪히면서 휴대폰 화면은 산산조각이 났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난 서가희가,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쳤다.

“4만 원? 지금 우리한테 4만 원 주고 끝내겠다는 거예요?”

“어린이집 운영 예산은요? 그 돈은 다 어디로 간 거예요?”

나는 차가운 눈으로 서가희를 바라봤다.

“예산? 무슨 예산이요?”

“사내 어린이집은 내 개인 돈으로 만든 거예요. 회사 예산은 단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어요.”

“이제 더 이상 내 돈을 쓰고 싶지 않은데, 그게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내 말에 회의실 안의 모든 사람이 얼어붙었다.

직원들은 줄곧 어린이집이 회사 복지 예산으로 운영되는 줄 알고 있었다.

조금만 일을 크게 만들면, 그 복지라는 파이를 현물 대신 현금으로 받아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직원들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 파이 자체가 애초부터 자신들의 몫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그건 내가 내 사비를 들여서 직원들에게 건넨 선물이었다.

“그럴 리 없어!”

서가희가 거의 악을 쓰듯 소리쳤다.

“거짓말이에요! 당신은 그냥 추악한 오너일 뿐이에요. 그 돈을 혼자 차지하려고 거짓말하는 거잖아요!”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나는 아무 표정 없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이번 여론 사태로 회사 평판이 심각하게 훼손되면서, 최대 협력사가 방금 우리와의 협력을 동결했습니다.”

“이사회는 밤새 긴급회의를 열었고, 앞으로 닥칠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 24시간 안에 회사 운영비의 30%를 줄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나는 잠시 말을 끊고, 단상 아래의 창백해진 얼굴들을 훑어봤다.

“정리해고 명단은 내일 아침, 각자의 이메일로 발송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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