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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Author: 강맹아
강성연은 휴대폰을 들고 베란다에 가서 받았다.

"무슨 일이야? 강 디렉터님이 지금 후회하는 거야?"

강미현은 이 말을 듣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강성연, 적당히 해. 우리가 1942억을 주는 것도 충분히 너의 체면을 봐준 거야!"

"그래? 내가 그 1942억을 아쉬워하는 것처럼 말하네."

강성연은 베란다에 기대 서서 낮게 웃었다.

"성의 없이 합작할 거라면 더 이상 전화하지마."

"잠깐만!"

사무실에 앉아있던 강미현은 이렇게 말한 후 싸늘하게 웃었다.

"강성연, 너의 동영상이 내 손에 있다는 걸 잊지마."

그녀가 "동영상"을 언급하자 강성연의 표정은 점차 어두워졌다.

전화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자 강미현은 웃으며 말했다.

"6년 전의 일이 폭로되는 것이 싫으면 내일 아침 일찍 나에게 찾아와 의논해."

강성연은 깊은 숨을 들이쉰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일 내가 갈게."

말을 마친 후 그녀는 통화를 끊었다.

뒤에 숨어 몰래 엿듣고 있던 강유이는 작은 발로 방에 쪼르르 달려가 오빠들에게 말했다.

"나쁜 여자가 엄마에게 전화했어! 그리고 엄마를 협박했어!"

강시언이 말했다.

"그러면 내일 엄마가 그 여자를 찾으러 갈 때 우리도 움직여야겠어."

강해신은 OK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강유이와 강시언의 개인 프로필을 TG그룹 아래의 아동복 브랜드 회사 "동안" 홈페이지에 보냈다.

그 회사는 마침 아동 모델 2명을 찾고 있었고 그들은 반드시 선택될 것이다!

TG그룹 아래의 회사라면 그들은 그 남자에게 접근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꼭 그 사람이 아빠가 맞는지 알아야 했다!

다음날.

강성연은 위너 주얼리 회사에 찾아갔고 비서가 그녀를 사무실에 안내했다. 강미현은 역시 소파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서가 나가자 강미현은 웃으며 일어서더니 그녀에게 다가왔다.

"네가 오지 않을 줄 알았어."

"너에게 동영상이 있잖아. 내가 어떻게 오지 않을 수 있겠어?"

강성연은 미소를 지었다.

"네가 여태껏 동영상을 폭로하지 않았던 거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강미현은 조금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강성연을 봐준 것이 아니라, 그녀가 동영상을 폭로한다면 반지훈은 그날 밤의 여자가 자신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강성연의 태도를 보아하니 그날 밤의 남자가 반지훈이라는 걸 모르는 듯했다. 그래서 마침 이 동영상으로 강성연을 협박할 수 있었다.

"됐어, 다른 이야기는 그만해. 내가 이미 합의서를 준비해 두었어. 사인만 하면 1942억은 너의 것이야."

강현미는 탁자 앞에 다가가 합의서를 가지고는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강성연은 받지 않았다.

"보아하니 정말 내가 필요한가 보네."

"허, 넌 내가 널 위너에 남기고 싶어한다고 생각해?"

"그렇겠네. 결국 날 위너에 남기려고 하는 건 네 대신 1942억을 내는 남자니깐. 6년 못 본 사이에 좋은 스폰서를 찾았네."

강성연이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

"아쉽게도 어제 넌 나의 뺨을 때렸잖아. 이렇게 사인한다면 내가 너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겠어?"

강미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얼굴이 굳었다.

"너무 욕심부리지 마."

강성연은 그녀에게 다가가 앞에 서더니 눈썹을 치켜 올렸다.

"내가 6년 전에 너의 함정에 걸려들었지만 이젠 더 이상 너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거야. 네가 무릎을 꿇으면서 사과하면 사인해줄게."

강미현이 손을 번쩍 들자 강성연은 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또 때리려고?"

"강성연, 사인하는 것이 좋을 거야. 아니면 동영상을 폭로할 거라고. 서울 모든 사람들에게 주얼리 업계에서 이름을 떨친 Zora가 침대에서 어떤 모습인지 알게 해주지."

강성연은 그녀의 뺨을 때렸다.

"찰싹!"

강미현은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린 후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이 천한......"

"Zora씨는 사셀 사람에게도 이랬어?"

등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침 반지훈이 비서와 들어오면서 이 광경을 목격한 것이다.

그는 강성연이 오만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분별없을 줄은 몰랐다.

강성연은 혀를 찼다. 정말 때마침 나타난 것이다.

강미현은 반지훈이 나타나자 입술을 깨물면서 불쌍한 척 연기했다.

"지훈씨, Zora씨를 탓하지 말아요. 모두 저의 잘못이에요. 아마 제가 뭘 잘못했겠죠."

반지훈은 강성연에게 다가가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당신 계속 이런 태도를 보이면 사셀에도 돌아가지 못할 수 있어."

"절 협박하는 건가요?"

강성연은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평생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협박을 당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증오 섞인 눈빛을 본 반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위협이라면 또 어쩔 거야?"

강성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들이 절 요청했었잖아요. 먼저 절 홀대하고 그 다음에 손까지 댔었죠. 제가 만만해 보여요?"

"미현이가 저지른 잘못은 미현이가 사과할 거야."

반지훈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당신이 저지른 잘못은 당신이 사과해야지 않겠어?"

"제가 뭘 잘못했어요?"

강성연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제가 맞은 것만큼 때렸는데 왜 저의 잘못이라는 거죠?"

"이거 정말 동곽 선생 같은 상황이네요."

반지훈이 차가운 눈으로 말했다.

"변명하지마."

강성연은 허 하고 웃은 후 손을 흔들며 돌아섰다.

"저희는 할 이야기가 없는 것 같아요."

강성연이 엘리베이터 앞에 걸어갔을 때 누군가가 그녀의 팔을 잡고 계단 입구로 확 끌었다.

강성연은 발버둥쳤다.

"뭐 하는 거예요, 놔요!"

반지훈은 눈을 내리깔면서 날카롭게 말했다.

"당신 돌아가서 사과하는 것이 좋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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