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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Author: 서은월
두 집안은 원래 그저 인사만 주고받는 사이였지만 합심해서 한 판을 붙고 나니 오히려 더 가까워졌다. 수련은 열두 살이 되어 부엌일과 허드렛일을 도우며 집안을 챙기는 나이였다. 남동생 수주는 연아처럼 학당에 다니며 글을 배웠다. 민간에서 딸아이를 오랫동안 학당에 보낼 수 있는 집안이라면 대개 벼슬집이거나 넉넉한 상가였다. 수련처럼 일손을 돕는 것이야말로 가장 흔한 삶이었다. 아람은 수련이 제법 영특하다는 것을 눈여겨보았다. 그녀는 동생의 책을 들여다보며 자연스레 글자를 익혔고 아람이 주판을 튕겨보이면 곧바로 익혀내기도 했다.

“수련아, 학도가 되어볼 생각이 있느냐?”

대대로 학도는 남자아이만 받는 것이 관례였다. 학도 생활을 마치면 달마다 적어도 은 한 냥은 벌 수 있었다. 수주는 예전에 집이 너무 고생하니 글공부를 그만두고 어머니 일을 돕겠다고 했다가 어머니에게 크게 혼나고 다시 학당에 나가고 있었다.

수련은 멍하니 눈만 깜박였다. 아람이 지금 자신을 학도로 거둘 마음이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아람이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우주에 곡식 창고를 하나 맡고 있는데 아직 학도가 없단다. 네가 괜찮다면…”

“할래요!”

수련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 어머니께 이 기쁜 소식을 알리고 올게요!”

잠시 뒤, 장 아주머니가 수련의 손을 꼭 잡고 뛰어왔다.

“아, 아람 마님! 우리 수련이를 받아주신다고요? 그… 나중에 시집가면…?”

시집을 가면 일은 그만두게 되는 것이 보통이었기에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이 허사가 될 수도 있는 셈이었다.

“제가 위주성에 있는 한, 시집을 가건 아이를 낳건 수련이가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든 데리고 있을 거예요.”

장 아주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수련을 데리고 엎드려 절을 시키려 했다.

“어서 스승님께 큰 절을 올리거라!”

아람이 얼른 말렸다.

“진짜 스승님은 따로 있습니다. 제 반쪽짜리 솜씨로 수련이를 망쳐선 안 되니까요.”

다음 날, 오 관사가 아람의 부름에 달려왔다. 학도가 여자아이라는 말을 듣자 그는 당장에서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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