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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Auteur: 서은월
아람의 가슴 속에 갑작스레 서늘한 슬픔이 차올랐다. 그녀는 위심에게 다른 가족이 있다고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언제나 주종현 곁에 있었던 듯했다. 그렇다면 주종현이 그에게 가족이 되어줄 수 있을까? 그리고 아설에게 품은 마음은 과연 진심이었을까? 그렇다면 아설은 그의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아람의 속눈썹이 슬며시 내려앉았다. 아설은 이미 그녀의 동생이나 다름없었다. 아설이 남은 여생을 고통속에서 보내는 것 역시 보고싶지 않았다. 마차는 관청 앞에 도착했지만 그녀는 선뜻 내리지 못했다. 그때 아설이 환하게 웃으며 달려왔다.

“언니!”

아람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무슨 일이기에 이리 기뻐하는 것이냐?”

아설은 손에 쥔 작은 나무 인형 두 개를 내보였다.

“곡창을 청소하다 이걸 심의 방에서 발견했어요! 그리고 동전도 한 항아리 가득 모아두었더라구요. 오늘 곡창의 전 어르신께서 제가 심의 물건을 보며 멍만 때리니 알려줬습니다. 심이 부인을 맞이하려면 얼마가 드는가고 자신한테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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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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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16화

    소림의 시선이, 아무렇지 않은 듯 흘러가며 곡 현령의 얼굴을 스쳤다. 그 얼굴에는 아첨의 웃음이 한껏 쌓여 있었다.“누추한 집이 빛난다고?”곡 현령의 두툼한 볼살이 움찔 떨렸다. 이마에는 자잘한 식은땀이 맺혔다.그 말 속에 담긴 경고를 그는 분명히 알아들었다.경성에서 온 이 귀인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대인께서 농을 하십니다. 소인… 소인은 그저 대인의 안위를 걱정했을 뿐입니다.”소림의 눈빛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한겨울 심연처럼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곡 현령. 이렇게 많은 인원을 데리고 온 걸 보니, 무언가 들킬까 두려운 모양이군.”“절대 그런 뜻은 없습니다, 결코 아닙니다!”곡 현령의 목소리에는 미세하게 떨림이 섞여 있었다.“소인은 그저 대인께서 먼 길에 지치셨을까 하여, 변변찮은 술자리를 마련해 대인을 맞이하고자 했을 뿐입니다.”소림은 낮게 코웃음을 칠 뿐, 더는 대꾸하지 않았다.관병들은 객잔을 완전히 포위해, 빈틈 하나 없는 철통 같은 형세를 만들고 있었다. 새 한 마리조차 날아나갈 수 없을 듯했다.이게 어디 환영이란 말인가. 이건 명백히 땅을 그어 감옥을 만든 것이나 다름없었다.잠시 후, 소림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그는 내려다보듯 곡 현령을 바라보며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걸었다.“이렇게까지 성의를 보이는데 내가 응하지 않으면, 그대의 정성을 저버리는 셈이겠지?”곡 현령은 그 말을 듣자마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소인이 곧 준비를...”말이 끝나기도 전에 끊겼다.“헌데 술은 필요 없다. 나는 정현의 풍토와 사정이 더 궁금해서 말이지.”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목소리에는 거스를 수 없는 기색이 실려 있었다.“들으니, 정현의 철광이 꽤 이름났다고 하더군. 나는 줄곧 경성에만 있어 견문이 좁다. 곡 현령이 직접 안내해 주면, 눈을 좀 트일 수 있겠지.”곡 현령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대… 대인, 그건… 그건 아무래도 곤란할 듯합니다.”그는 더듬거리며 말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350화

    아람은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연아는 크게 놀란 탓에 아버지의 목을 끌어안고 좀처럼 놓지 않으려 했다. 주종현은 한쪽 팔로 딸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달랬다. 강세오는 얼굴이 잿빛으로 되어서는 의정당에 앉아있었다. “이미 여러 차례 말했지만 저희는 그저 가난하게 살아온 평범한 집안 사람입니다. 당신들이 찾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합니까? 한데 대낮에 사람까지 납치하다니요!”곽자욱이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췄다.“제 아우가 경솔했습니다. 그 점은 전적으로 그의 잘못입니다. 한데 저희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367화

    “누, 누구세요…?”아설은 이른 아침 문을 열었다가, 문 앞에 서 있는 노인을 보고 그대로 얼어붙었다.노인의 옷차림은 소박했으나, 쓰인 비단의 결이 범상치 않았다. 예전 영국공부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상등의 옷감이었다. 곽자욱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우리 장군은 서북 대장군이시자, 진국공이신 맹 장군이시다.”“맹, 맹 장군이요!”아설은 비록 경성에서는 하녀로 지냈지만, 맹 장군의 이름만큼은 모를 수 없었다. 만문충렬이라 불리는 집안이었고, 황제를 알현할 때도 꿇어앉지 않아도 되는 특권을 지닌 인물이었다. 마침내 사리를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351화

    그는 온갖 말로 타이르며 설득했건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 강세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할 말은 이것이 전부입니까?여봐라, 손님을 모셔 보내라.”“강 대인!”그는 두 사람을 더는 보지 않고 돌아섰다. 그의 눈동자에는 평소와는 다르게 냉담함만 남아있었다. 허튼소리뿐이었다. 정녕 어린 시절의 자신을 아이 취급하며 아무것도 모를 거라 여긴 것인가?시아가 여섯 살 이전의 기억을 잃은 이유가, 그 시절이 가장 어두웠기 때문이 아니고서야 무엇이겠는가? 어머니가 참혹하게 죽임을 당한 이유 또한, 맹 가가 체면이라는 이름으로 그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317화

    주종현은 깨어났지만 그의 손은 더 이상 검을 쥘 수 없었다. 탕 의원은 고개를 저었다.“움직일 수는 있으나 무거운 것은 들지 못할 것입니다. 하물며 칼이나 검은 더더욱 안 됩니다.”아람은 잠시 멍하니 굳어 있다 곧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탕 의원이 떠난 뒤, 그녀는 뜰에 한참을 서 있었다. 표정은 고요했고, 미동도 없는 것이 마치 어떤 감정도 맺히지 않은 얼굴이었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이미 며칠 동안 강세오와 위심을 만나지 못했다. 매일마다 누군가가 다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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