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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hor: 지난이
나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온 힘을 다해 고개를 뒤로 젖혀 차민아의 콧대를 세게 들이받았다.

극심한 고통에 차민아는 비명을 질렀고 그녀가 움켜쥔 총구가 순식간에 엉뚱한 곳을 향했다.

탕.

시뻘건 불꽃과 함께 발사된 총알이 내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가 뒤에 놓여 있던 최고급 도자기를 산산조각냈다.

그 순간, 두 눈이 시뻘겋게 핏발 선 아빠는 짐승처럼 달려들어 차민아의 가느다란 목을 우악스럽게 틀어쥐었다.

아빠의 거친 악력에 차민아의 몸이 허공으로 번쩍 들려 올라갔고, 그의 손등 위로는 시퍼런 핏줄이 울뚝불뚝 솟구쳐 있었다.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서늘하기 그지없는 목소리였다. 지옥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온 악귀의 목소리처럼 섬뜩했다.

차민아는 허공에서 두 다리를 바둥거렸고 얼굴은 검붉게 달아오르다 못해 당장이라도 눈알이 튀어나올 듯 부풀어 올랐다.

“아... 하, 하 회장님... 살려...”

차민아를 내려다보는 하진석의 눈빛에는 일말의 온기조차 없었다. 마치 눈앞의 것을 썩어 문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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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하씨 가문과 최씨 가문이 정략결혼으로 손을 잡고 연성의 정재계를 뒤흔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하지만 바로 다음 날, 나는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저와 최정환 씨는 그저 오랜 친구 사이일 뿐입니다.”그 한마디에 유현 그룹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동시에 최정환은 온 연성의 웃음거리가 되어 버렸다.나를 찾아온 그의 눈시울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목소리엔 억눌린 떨림이 짙게 묻어났다.“연주야, 왜 그랬어?”나는 막 들어온 하얀 장미 다발을 다듬을 뿐, 그의 서운함 섞인 물음에도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정환아, 넌 십 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려놓고, 결국 제2의 하진석이 되기로 작정한 거야?”그의 온몸이 미세하게 떨렸다.나는 들고 있던 가위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그를 응시했다.“네가 일부러 결혼설을 퍼뜨린 거, 여론으로 내 고개 끄덕이게 만들려고 그런 거잖아. 안 그래? 이런 꼼수를 쓰면 내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최정환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 갔다.그는 자신이 베푼 모든 배려가 나를 향한 지극한 사랑이라 믿었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가장 아린 역린을 정확히 건드렸다.내가 뼛속까지 혐오하는 것은 누군가의 손에 의해 조종당하는 삶이었다.“연주야, 난 그런 게 아니라...”그가 다급히 변명하려 했으나 나는 그의 말을 차갑게 잘라냈다.“네가 의도했든 아니든 그건 상관없어. 중요한 건, 난 우리 엄마처럼 살 생각이 전혀 없다는 거야.”나는 내 결혼이 비즈니스 제국의 판도를 넓히기 위한 장기말이 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았다.‘너를 위한 일’이라는 기만적인 명목 아래 내 삶을 볼모로 잡히는 것도 이젠 지긋지긋했다.최정환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떠나갔다.이 소식을 들은 아빠는 생전 처음으로 욱하는 성질을 누르고, 당장 찾아가 그를 족치거나 난리를 피우지 않았다.그저 꽃집 구석에 조용히 앉아 말없이 내 꽃 다듬기를 도울 뿐, 끝내 단 한마디도 얹지 않았다.밤이 되어 가게 문을 닫을 무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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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의 침대에 바쳐진 딸   제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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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의 침대에 바쳐진 딸   제8화

    더러운 억측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악의적인 합성 사진들이 해일처럼 밀려들었다.“회장님, 언론 대응팀 라인은 이미 마비됐고 하경 그룹 계열사 주가마저 줄줄이 폭락하고 있습니다. 이, 이건 누군가 작정하고 판을 짠 게 분명합니다!”아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고 그가 내뱉는 음성에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임씨 가문.”그는 이를 뿌득 갈며 그 이름을 뱉어냈다.그것은 모든 것을 잃은 임씨 가문이 던지는 마지막 발악이자, 여론을 이용해 나를 치욕의 구렁텅이에 처박고 하씨 가문을 영원히 파멸시키겠다는 악랄한 수작이었다.핏발 선 그의 두 눈을 바라보며 차갑게 얼어붙어 있던 심장 바닥에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번지며 마침내 균열이 생겨났다.“아빠.”나는 바짝 마른 목소리로 속삭였다.“나 피곤해.”거대한 체구가 눈에 띄게 흔들리더니 그의 눈에 서려 있던 서슬 퍼런 살기가 순식간에 애틋함으로 바스러졌다.그는 떨리는 손길로 조심스레 정장 재킷을 벗어 내 어깨에 걸쳐주었다.마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보물을 다루듯, 그 손길은 한없이 다정했다.“연주야, 우리 당장 집으로 가자.”그의 단단한 품에 뺨이 가만히 닿았다. 귓가로는 세상 그 무엇보다 묵직하고 든든한 심장 소리가 울려 퍼졌다.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나는 처음으로 그 넓은 품을 거부하지 않았다.우리가 그 역겨운 스위트룸을 나가려던 바로 그때, 아빠의 휴대폰이 울렸다.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로 비릿하고 음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임씨 가문의 가주, 임호산이었다.“하진석, 이 모든 사태를 조용히 묻고 싶다면 혼자서 서쪽 교외의 폐기물 공장으로 와. 안 그러면, 네가 평생 뼛속까지 후회할 엄청난 선물을 안겨줄 테니까.”나는 온몸이 굳어버리며 저도 모르게 하진석의 옷깃을 꽉 움켜쥐었다. 나를 감싸 안은 그의 팔에 단단히 힘이 들어가더니, 저승사자 같은 서늘한 목소리가 귓가를 긁었다.“내 딸 털끝 하나라도 건드려봐, 네 임씨 집안 씨를 아주 말려버릴 테니까.”전화

  • 아빠의 침대에 바쳐진 딸   제7화

    아빠는 나를 바라보았다. 눈동자에 어린 후회와 아픔이 마치 실체라도 있는 것처럼 그를 통째로 집어삼키고 있었다.“연주야, 아빠 말 좀 들어보렴...”나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그의 말을 잘라냈다. 그러고는 시선을 엄마의 초상화에 고정한 채 얼음장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쏘아붙였다.“무슨 말? 엄마를 그렇게 사랑한다 해놓고 뒤로는 딴 년이랑 한 이불 속에서 뒹굴었던 걸 말하려고? 하진석, 당신 말을 내가 아직도 믿을 것 같아?”내 말 한마디 한마디는 비수처럼 그의 가슴을 파고들어, 가장 깊숙이 감춰둔 상처를 잔인하게 헤집어 놓았다.거구의 몸이 휘청거리더니, 그는 끝내 버티지 못하고 털썩 소리를 내며 내 앞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연주야, 네가 오해하고 있는 거야! 5년 전 그 스캔들은 전부 누군가가 치밀하게 꾸며낸 일이었어! 난 안 그랬어. 단 한 번도 네 엄마를 배신한 적 없다고!”나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그를 내려다보았다.그의 목소리는 심하게 갈라져 있었고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는 목구멍에서 쥐어짜 내듯 처절했다.“네 엄마는... 진실을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때 이미 온몸에 독이 퍼질 대로 퍼져서 손쓸 수도 없이 무너져 내린 뒤였지...”“네 엄마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바란 건,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널 잘 키우는 거였어.”내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며 귓가가 먹먹해졌다.중독?그 두 글자는 내 뇌리에 번개처럼 내리꽂히며 머릿속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핏발 선 눈으로 그의 멱살을 거칠게 움켜쥔 채, 나는 거의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악을 쓰며 소리쳤다.“그럼 왜 진작 말 안 했어? 왜 날 5년 동안이나 당신을 저주하며 살게 만든 건데! 왜 그랬냐고!”하진석은 내가 멱살을 거칠게 흔들어대도 저항조차 하지 않았다.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 깊은 고통이 어려 있었다.그는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쥐어짜듯 말했다.“독을 쓴 놈들이 아직 살아 있었으니까! 네가 진실을 알면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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