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내가 사라진 생일

내가 사라진 생일

작가:  보리들참여
언어: Korean
goodnovel4goodnovel
10챕터
10조회수
읽기
보관함에 추가

공유:  

보고서
개요
장르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갑자기 쓰러진 뒤 병원에서 말기암 판정을 받은 날은, 나와 쌍둥이 언니 천지아의 스물두 번째 생일이었다. 나는 입원을 권하는 의사의 말을 뒤로한 채 병원을 나왔다. 마지막 생일만큼은 가족과 아무 걱정 없이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생일 파티 장소에 도착하자, 직원이 문 앞에서 나를 막아섰다. 이미 천씨 집안 딸 천지아의 생일 파티로 전체 대관된 곳이라, 외부인은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이었다. 유리창 너머에서는 오빠가 케이크를 들고 있었고, 아버지는 천지아에게 생일파티 주인공을 위한 고깔모자를 씌워 주고 있었다. 내 남자친구 고민재마저 환하게 웃으며, 천지아가 소원을 비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문밖에 30분이나 서 있었다. 그제야 고민재가 전화를 받았다. “민재 씨, 나 막 병원에 다녀왔어. 지금...” 고민재는 내 말을 끊었다. [너 원래 몸은 멀쩡하잖아. 오늘은 지아 생일이야. 무슨 일이든 나중에 얘기해.] 오늘이 내 생일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정말 아무도 모르는 걸까? 엄마는 나를 낳다가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의사는 내가 엄마 뱃속에서 천지아의 영양분을 빼앗아, 언니가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그 뒤로 모두가 나보다 겨우 5분 먼저 태어난 천지아에게, 내가 늘 양보해야 한다고 여겼다. 나는 손안에 있던 구겨진 암 진단서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더는 가족의 편애 때문에 마음 아파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한 번도 가족의 사랑을 가져 본 적이 없다면, 나는 영원히 떠나는 쪽을 택할 것이다.

더 보기

1화

제1화

쌍둥이 언니보다 겨우 5분 늦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나는 가족에게 엄마를 죽인 불길한 아이로 낙인찍혔다.

나는 어릴 때부터 가족의 편애와 언니의 질투 속에서 자랐다. 말기 암 판정을 받기 전까지는 그랬다.

나는 더는 조심스럽게 가족의 온기를 구걸하지 않기로 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려는 내 앞에서... 나를 외면했던 사람들이 미쳐 가기 시작했다.

...

“민재 씨, 나 문 앞이야.”

목이 아파서 쉰 내 목소리를 들은 남자친구 고민재는 잠시 말이 없었다.

오래 침묵하지는 않았다.

고민재는 곁에 있던 직원을 불러 나를 들여보내라고 했다.

오빠 천지훈이 가장 먼저 나를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에 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지웠다.

“천지연, 어디 갔다가 이제 와? 오늘 지아 생일인 거 몰라? 파티 다 끝나 갈 때 나타나면 어쩌자는 거야.”

식탁에서 나이프와 접시가 부딪치는 소리가 거슬리게 울렸다.

아버지가 낮게 코웃음을 쳤다.

“지아보다 5분 늦게 태어난 것도 모자라, 하는 짓은 지아 발끝도 못 따라가.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 오면서 그 꼴이 뭐냐? 옷이라도 좀 제대로 입고 오지.”

나는 의자를 빼고 조용히 앉았다.

‘아, 기억은 하는구나.’

‘나와 천지아가 같은 날 태어났다는 걸...’

그저 내 생일을 챙기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언니 생일 선물 사러 갔다 왔어요. 갈아입을 시간도 없었고요.”

나는 입꼬리를 살짝 당기며 차분히 대답했다.

내가 평소처럼 맞받아치지 않자 모두가 잠시 멈칫했다.

분위기는 어색하게 가라앉았다.

유리창 밖에서 보았던 따뜻한 장면과는 완전히 달랐다.

아버지는 고개를 돌리며 중얼거렸다.

“핑계는...”

오빠가 헛기침하며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다.

“아버지가 지금 말씀은 저렇게 하셔도 네가 없을 때는 네 얘기를 제일 많이 하셔.”

나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내 욕을 제일 많이 했다는 뜻이겠지.’

이어 오빠는 랍스터 살 한 조각을 집어 내 그릇에 올려놓았다.

“먹어. 오늘 이거 항공편으로 들여온 랍스터야. 살이 달고 탱글탱글하더라. 아버지가 너 먹으라고 따로 남겨 두라고 하셨어. 지연이 네가 이거 제일 좋아하잖아.”

그릇 위에 놓인 랍스터 살을 보자 숨이 막혔다. 누가 심장을 움켜쥔 듯 메스꺼움이 치밀었다.

나는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다.

랍스터를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아닌 천지아였다.

나는 차갑게 웃었다.

“다들 기억력 정말 좋네요.”

아버지가 거칠게 식탁을 내리쳤다.

“너 지금 누구한테 그런 표정이야? 가족이 다 네 생각해서 해 주는 건데 그게 잘못이냐?”

“셋 중에 네가 어릴 때부터 제일 속을 썩였어. 네 엄마를 죽게 만든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나랑 네 오빠까지 화병 나게 할 셈이냐!”

한 글자 한 글자가 촘촘한 바늘처럼 살을 파고들었다.

바늘은 사라졌지만, 통증은 오장육부에 박혀 사지를 타고 흘렀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랍스터 살을 집었다. 입에 넣고 크게 씹어 삼켰다.

정말 맛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맛있는 것을 얻는 데도 늘 큰 대가가 필요했다.

랍스터 살도 그랬고, 사랑도 그랬다.

“저는 엄마가 많이 그리워요. 아빠랑 오빠를 화나게 하고 싶었던 적도 없어요. 랍스터를 먹기 싫은 건 제가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어서예요. 그런데 여기 있는 사람 중 누구도 그걸 기억하지 못하네요.”

나는 남의 이야기를 전하듯 평온하게 말했다.

아버지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그래도 아버지는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네가 워낙 까다롭게 굴잖아. 남들이 기억 못 하면 네가 먼저 말했어야지.”

오빠의 표정이 달라졌고, 바로 내 손을 잡아당겼다.

“우리는 가족이야. 가족한테 괜히 오기 부리고 버티지 마. 말 들어. 당장 뱉어.”

고민재도 벌떡 일어나 내 곁으로 다가왔다.

“알레르기는 장난칠 일이 아니야. 빨리 뱉으라고.”

고민재의 눈에 담긴 걱정은 진짜였다.

나는 그 눈을 보니 잠시 정신이 흐려졌다.

내가 고민재의 손을 잡으려던 때, 옆에서 갑자기 짧은 비명이 터졌다.

고민재는 바로 내 손을 피하듯 놓고 재빠르게 두 걸음 만에 천지아를 받아 안았다.

쓰러지려던 천지아의 허리를 감싼 큰 손이 지나치게 자연스럽고 다정했다.

“왜 그래? 어디 불편해?”

고민재는 늘 차분하고 절제된 사람이었다. 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법이 거의 없었다.

이렇게 초조하고 애타는 표정은 나도 본 적이 없었다.

나는 허공에 떠 있던 손을 천천히 거두었다. 웃음이 나올 만큼 우스꽝스러웠다.

천지아는 고민재의 품에 기대어 식탁 위 물건을 가리켰다.

“지연이가 나에게 줄 생일 선물을 준비했다길래 열어 보려고 했어.”

“그런데 왜 여기 피가 묻어 있어? 민재 씨, 오빠, 아빠, 너무 무서워...”

자세히 보니 목걸이 케이스 위에는 정말 가느다란 핏자국이 있었다.

아마 내가 쓰러질 때 팔을 긁힌 탓에 실수로 묻은 모양이었다.

아버지는 목걸이 케이스를 멀리 내던졌다.

“지아가 피를 무서워하는 거 몰라? 네가 언니를 못살게 하려고 작정했구나!”

그 목걸이는 이번 시즌 신상품이었다. 내가 1년 동안 돈을 모아 산 선물이었다.

오빠도 실망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그 브랜드 포장에 흠집 없는 거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 네가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선물에 피를 묻혀서 지아를 힘들게 만들면 안 되지.”

고민재는 방금 개인 주치의와 통화한 것을 끊고 나를 향해 매섭게 말했다.

“네가 동생이라는 이유로 매번 제멋대로 굴 수 있는 건 아니야. 지아한테 사과해.”

천지아가 나를 바라보았다. 눈 속에는 감추지 않은 승리감이 가득했다.

나와 천지아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가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늘 내가 더 섬세하고 예쁘게 생겼다고 말했다.

게다가 나는 무언가 배우는 것도, 해내는 것도 천지아보다 항상 나았다.

천지아는 오래전부터 나를 질투했다.

천지아는 겉으로는 너그럽고 온화한 척했지만, 뒤에서는 늘 아버지와 오빠의 편애를 이용해 나를 밀어냈다.

이제는 내 남자친구인 고민재마저 천지아 쪽에 서 있었다.

나는 피가 배어 나온 팔의 상처를 손으로 눌렀다. 몸 안쪽까지 서늘해졌다.

“미안해, 언니.”

“내가 잘못했어. 모두 기분 상하게 해서 미안해.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 없게 할게.”

나는 낮게 말했다. 가냘프고 순한 목소리였다.

내 앞의 몇 사람 눈에 담겼던 혐오와 짜증이 그대로 멈춰 섰다.

펼치기
다음 화 보기
다운로드

최신 챕터

더보기

독자들에게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없음
10 챕터
제1화
쌍둥이 언니보다 겨우 5분 늦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나는 가족에게 엄마를 죽인 불길한 아이로 낙인찍혔다.나는 어릴 때부터 가족의 편애와 언니의 질투 속에서 자랐다. 말기 암 판정을 받기 전까지는 그랬다.나는 더는 조심스럽게 가족의 온기를 구걸하지 않기로 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려는 내 앞에서... 나를 외면했던 사람들이 미쳐 가기 시작했다....“민재 씨, 나 문 앞이야.”목이 아파서 쉰 내 목소리를 들은 남자친구 고민재는 잠시 말이 없었다. 오래 침묵하지는 않았다. 고민재는 곁에 있던 직원을 불러 나를 들여보내라고 했다.오빠 천지훈이 가장 먼저 나를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에 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지웠다.“천지연, 어디 갔다가 이제 와? 오늘 지아 생일인 거 몰라? 파티 다 끝나 갈 때 나타나면 어쩌자는 거야.”식탁에서 나이프와 접시가 부딪치는 소리가 거슬리게 울렸다. 아버지가 낮게 코웃음을 쳤다.“지아보다 5분 늦게 태어난 것도 모자라, 하는 짓은 지아 발끝도 못 따라가.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 오면서 그 꼴이 뭐냐? 옷이라도 좀 제대로 입고 오지.”나는 의자를 빼고 조용히 앉았다.‘아, 기억은 하는구나.’‘나와 천지아가 같은 날 태어났다는 걸...’그저 내 생일을 챙기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언니 생일 선물 사러 갔다 왔어요. 갈아입을 시간도 없었고요.”나는 입꼬리를 살짝 당기며 차분히 대답했다.내가 평소처럼 맞받아치지 않자 모두가 잠시 멈칫했다. 분위기는 어색하게 가라앉았다. 유리창 밖에서 보았던 따뜻한 장면과는 완전히 달랐다.아버지는 고개를 돌리며 중얼거렸다.“핑계는...”오빠가 헛기침하며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다.“아버지가 지금 말씀은 저렇게 하셔도 네가 없을 때는 네 얘기를 제일 많이 하셔.”나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내 욕을 제일 많이 했다는 뜻이겠지.’이어 오빠는 랍스터 살 한 조각을 집어 내 그릇에 올려놓았다.“먹어. 오늘 이거 항공편으로 들여온 랍스터야. 살이 달고 탱글탱글
더 보기
제2화
“진작 이렇게 철이 들었으면 아버지 속을 덜 끓였을 텐데.”오빠는 내가 맞받아치지 않자 놀란 기색을 보이다가 곧 조금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앞으로는 말 좀 들어. 매번 대들지 말고. 나랑 아버지는 네 가장 가까운 가족이야. 우리가 하는 건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나는 이를 악물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라니. 이제 나한테 무슨 미래가 남았다고.’고민재가 생일 케이크 한 조각을 들고 다가왔다.“기분 풀어. 생일 축하해.”담담한 눈빛과 진심 어린 말이었다.“고마워...”속에 담아 두었던 억울함이 한꺼번에 올라와 흩어졌다.내가 5년 동안 좋아한 사람이었다.고민재는 내가 가족에게 숨이 막힐 때마다, 수없이 많은 어두운 밤 속에서 나를 구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고민재의 얼굴에 작은 기쁨이 떠올랐다. 이어 말을 꺼냈다.“정말 고마우면, 마침 나도 너한테 할 말이 있어.”“지아가 졸업 여행을 가려고 해. 여자 혼자 가는 데다 어릴 때부터 너보다 몸이 약했잖아. 걱정돼서 내가 같이 가려고. 우리 약혼식은 조금 미루자. 여행 다녀와서 다시 일정 잡으면 돼.”“지연이 너도 가고 싶으면 같이 가자.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거야.”고민재의 말은 벼락처럼 나를 내려쳤다. 몸이 아프고 저려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나는 고민재가 무슨 말을 하는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저 고민재의 입이 열리고 닫히는 모습만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천지아가 두어 번 기침하고 말했다.“지연이는 여행 싫어하잖아. 이번 여행은 트레킹도 있고 배 타고 고래 보러 나가는 일정도 있다던데 너무 힘들 거야. 지연이는 집에서 쉬는 게 낫겠다.”나를 생각해 주는 척했지만, 속내는 뻔했다. 내가 정말 따라가서 자신과 고민재의 둘만의 여행을 방해할지 두려운 것이었다.나는 더 일찍 알아차려야 했다.내가 처음 고민재를 집으로 데려왔을 때부터 천지아는 고민재에게 유난히 살갑게 대했다. 심지어 고민재 앞에서 일부러 나를 곤란하게 하기도 했다.처음에 고민재는 천지
더 보기
제3화
“천지연! 엄마가 너 때문에 죽었는데, 이제는 지아까지 죽으라고 저주해?”“정말 따뜻하게 대해 줘도 아무 소용이 없는 애구나. 어떻게 그렇게 독할 수가 있어!”오빠는 평소에는 차분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천지아의 안전이 걸리면 누구보다 잔인해졌다.그 따귀 한 대에는 오빠의 힘이 전부 실려 있었다. 눈앞이 까맣게 꺼졌고, 나는 휘청거렸지만 넘어지지 않고 간신히 버텼다.이어 입안에 비린 피 맛이 번졌다. 나는 피 섞인 침을 억지로 삼켰다. 시야가 천천히 또렷해졌다.지아와 천지연.저 사람들은 언제나 언니는 다정하게 불렀고, 나는 성까지 붙여 차갑게 불렀다.내가 이 사람들에게서 뭘 더 붙잡으려 했던 걸까?나는 차갑게 웃었다. 그때 천지아가 눈물을 흘리며 달려왔다.“오빠, 지연이 때리지 마.”천지아는 걱정하는 척 내 뺨을 만졌다.“많이 아파?”“지연아, 언니는 네가 민재 씨랑 사이가 나빠지길 바란 적 없어. 민재 씨가 나랑 같이 가는 게 싫으면 안 가도 돼. 그러니까 화내지 마.”천지아의 말은 꿀처럼 달았다. 하지만 손끝은 몰래 내 부어오른 뺨을 세게 눌렀다. 눈에서 기쁨과 우월감이 좀처럼 감추지 않았다.몰려오는 심한 통증에 나는 천지아를 밀어냈다. 힘도 제대로 주지 않았는데, 천지아는 크게 뒤로 넘어졌다.오빠와 고민재가 동시에 놀라 달려갔다. 바닥에 흩어진 깨진 접시 조각이 천지아의 종아리를 가늘게 베었다.아버지는 안타까움에 정신을 잃을 듯한 얼굴로 다가와 나를 또 한 번 바닥에 쓰러뜨릴 만큼 세게 때렸다.“우리 천씨 집안에 너 같은 골칫덩어리가 태어난 게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인지 모르겠다!”“네가 불쌍하다고 봐준 게 문제였어. 그래서 네가 지금 이렇게 제멋대로 구는 거야. 친언니까지 해치려고 해?”고민재는 실망한 얼굴로 나를 보며 개인 주치의에게 빨리 오라고 재촉했다.오빠가 아버지의 말에 맞장구쳤다.“아버지, 지연이의 행동은 정말 선을 넘었어요. 벌을 주지 않으면 절대로 정신 못 차릴 겁니다.”“의사 왔어. 민재야
더 보기
제4화
천지아의 상처는 심하지 않았다. 종아리에 난 가느다란 상처 하나였지만, 세 남자는 크게 놀랐다.천지아는 오빠 천지훈이 천지연을 연회장에 가둬 두었다는 말을 듣고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천지아는 아버지 천병근의 팔을 흔들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졸랐다.“나 괜찮아. 내일 민재 씨랑 여행 갈 수 있어. 아빠, 허락해 줘!”천병근은 끝내 천지아를 이기지 못하고 다정하게 허락했다.아버지가 물러서자 천지아는 다시 말했다.“아직 짐도 다 못 쌌어. 마침 다들 있으니까 옷이랑 액세서리 어떻게 맞출지 봐 줘.”입주 도우미가 천지아의 옷과 액세서리를 하나씩 꺼내 늘어놓았다. 천지아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들었다가 진주 귀걸이도 집어 들었다.“이건 오빠가 준 생일 선물이니까 꼭 가져가야 하고, 이건 아빠가 직접 골라 준 거니까 이것도 가져갈래...”눈앞에는 캐리어가 여섯 개쯤 놓여 있었다. 천지아는 그것들을 다 채우기 전에는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 고민재는 머리가 지끈거렸다.“여행 가는 데 이런 값비싼 다이아몬드나 진주, 드레스는 별로 필요 없어. 이렇게 많은 짐은 너한테 부담만 될 거야.”천지아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하지만 나한테는 전부 중요한 것들이야. 예쁜 사진 많이 찍어서 다들 부러워하게 할 거란 말이야. 하나도 빠뜨리면 안 돼.”천병근은 하품하고 말했다.“민재 말이 맞다. 보석은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서 가져가. 나머지는 집에 둬도 어디 안 가고 잘 있으니까.”천지훈도 거들었다.“지아야, 오빠 말 들어. 돌아오면 오빠가 새 가방이랑 액세서리 또 사 줄게.”하지만 천지아는 곧 기분이 상한 듯했다.“내가 경호원 데리고 가자고 했을 때는 다들 안 된다고 했잖아. 이제 짐도 내가 좋아하는 만큼 못 가져가면, 여행을 가는 의미가 뭐가 있어?”고민재가 미간을 찌푸렸다.“보석이나 드레스 없이도 여행 갈 수 있어. 지연이는 여행을 제일 좋아했어. 매번 배낭 하나만 메고 떠났지, 이렇게 번거롭게 굴지 않았는데.”그 말이 떨어지자 공
더 보기
제5화
“뭐라고요? 다시 말해 봐요!”천지훈은 비틀거리더니 직원의 멱살을 잡고 날카롭게 물었다.고민재는 진단서를 낚아챘다. 그리고 거기에 적힌 이름을 보고 말을 잃었다.직원은 겁에 질려 몸을 떨며 대답했다.“그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여성분이요. 어젯밤 레스토랑에 갇힌 데다 알레르기까지 겹쳐서 오늘 아침 숨을 거두셨습니다. 마지막에 많이 괴로워 보였어요...”천병근은 가슴을 움켜쥐고 거칠게 기침했다.“천지연? 말도 안 돼. 그 애는 독하게 태어난 애야. 제 엄마를 잡아먹고 태어난 애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죽어?”고민재는 더 듣지 못하고 레스토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천지훈도 바로 뒤따랐다.두 사람은 레스토랑 구석구석을 뒤졌다. 보이는 직원마다 붙잡고 천지연을 보았는지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거의 같았다.천병근은 그제야 겁에 질렸다. 천지훈의 팔을 붙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지훈아, 저 사람들이 하는 말이 정말이냐? 지연이가 죽었어?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한테 대들 만큼 멀쩡했잖아. 그런 애가 어떻게 죽어?”“그 애도 내 친딸이고, 네 친동생이야!”천지훈은 쓰러질 듯한 천병근을 부축했다.“아버지, 아닐 겁니다. 지연이가 죽었을 리 없어요. 아마 장난이겠죠. 우리한테 화나서 숨어 있는 걸 수도 있어요.”천지훈이 고민재를 바라보았다. 입술이 제멋대로 떨렸다.“민재야, 지연이는 네 말을 제일 잘 듣잖아. 어디 있는지 몰라? 네가 좀 달래서 빨리 집으로 오라고 해 줘.”고민재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눈가가 저절로 붉어졌고, 눈에는 충격과 믿기지 않는 감정이 가득했다.“저도... 저도 모릅니다.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지연이를 못 봤습니다.”말을 멈춘 고민재는 갑자기 허리를 숙여 무언가를 주웠다.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별 모양 펜던트였다. 하지만 고민재는 한눈에 알아보았다.고민재는 펜던트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거기에 새겨진 두 사람 이름의 이니셜을 바라보았다.“이건 내가 지연한테 고백할 때 준 목걸이의 펜던트야. 지연이가 정말 좋아
더 보기
제6화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나는 아직 지연이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도 못 봤어. 지연이가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떠나?”고민재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그리고 천지훈의 멱살을 움켜쥐고 사납게 따졌다.“왜 저한테 말도 없이 지연이를 레스토랑에 밤새 가둔 거예요?”“지연이가 아픈 줄 몰랐어요? 지연이도 형님의 친동생이잖아요!”천지훈의 오래 눌린 후회와 고통은 그대로 주먹이 되어 고민재의 얼굴에 꽂혔다.“네가 뭔데 나를 탓해!”“어제 지연이가 너한테 전화해서 병원 얘기하는 거 나도 들었어. 그런데 너는 묻지도 않았잖아! 지연이가 남자친구인 너를 얼마나 좋아했는지는 네가 제일 잘 알잖아.”“그런데 네가 지켜 주지 못했어. 내가 오히려 너한테 따져야지!”고상한 신사처럼 살던 두 남자는 체면도 잊고 서로를 원망하며 달려들었다. 천지연의 죽음을 고소해하던 천지아의 기분이 완전히 상했다. 모두의 시선은 언제나 자신에게 머물러야 했다. 그런데 왜 지금은 집안의 불행 덩어리가 죽었다는 이유로 서로 싸우는 걸까?천지아의 눈에는 질투와 원망이 차올랐다.‘죽어서까지 나랑 사랑을 다투겠다는 거야?’‘천지연, 웃기지 마.’‘며칠 안에, 이 세상 누구도 널 기억하지 못하게 만들 거야.’천지아는 매서운 표정을 거두고, 입을 손으로 가린 채 놀라고 두려운 척 울먹였다.“민재 씨, 오빠, 지연이가 죽은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잖아. 두 사람이 서로를 때려죽인다고 해서 지연이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두 남자는 그 말에 바람 빠진 풍선처럼 힘을 잃었다. 이어 연약한 천지아를 바라보았다.천지훈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네 말이 맞아. 오빠가 앞으로는 너라도 잘 지킬게. 이제 너는 내 유일한 동생이니까.”고민재가 천지아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다정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고민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 눈이 천지아를 통해 다른 여자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천지아는 자신의 한마디로 두 사람이 잠잠해지자 마음속으로 매우 흡족했다.힘들게
더 보기
제7화
가족들에게 벌어진 혼란은 나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왜냐하면 나는 죽지 않았기 때문이다.나를 구한 사람은 레스토랑 사장의 딸 심도은이었다.심도은은 내가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 병원으로 옮겨 주었고, 천씨 집안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가짜 묘지까지 마련해 주었다.나는 병원에서 꼬박 일주일을 보낸 뒤에야 겨우 회복했다.“천지연 씨, 병세가 특이합니다.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아주 낮은 확률이지만 회복 가능성이 있습니다.”의사의 목소리에는 희망이 섞여 있었다. 나는 중간에 의사의 말을 끊었다.“감사합니다, 선생님. 하지만 괜찮아요.”나는 원래 운이 좋지 않았다. 아주 낮은 확률의 회복 가능성은 나에게는 아예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친구도 없었고, 가족과 연인은 나를 미워하고 버렸다.편애와 배신, 촘촘히 남은 고통은 앞으로도 영원히 내 몸에 남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나는 이 세상에 더는 미련이 없었다.충분히 살았다.내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심도은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하는 것뿐이었다....극장 대기실.심도은은 천천히 분장을 지우고 있었다.“천지연 씨, 고맙다는 말은 너무 많이 들었어요. 이제 귀에 못이 박히겠어요.”“내가 진작 말했잖아요. 천지연 씨를 구한 건 그냥 지나가다 한 일이에요. 정말 보답하고 싶으면 나랑 같이 가요.”나는 잠시 멍해졌다. ‘죽어 가는 사람이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어디로요?”“모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말기 암 환자예요. 오래 못 살아요. 저를 데려가 봤자 짐만 될 거예요.”“제가 온 건... 제가 대신 해 드릴 수 있는 일이 있는지 묻고 싶어서예요.”심도은은 내 목숨을 건져 주었다. 나는 힘닿는 데까지 심도은에게 보답하고 싶었다.하지만 심도은은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천지연 씨가 나를 위해 뭔가를 할 필요는 없어요. 나는 천지연 씨가 자신을 위해 뭔가를 했으면 좋겠어요.”나는 굳어졌다. 그런 말은 내 삶에서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내가 나를 위해
더 보기
제8화
3년 뒤.루미아국 국립 오페라극장.심사위원이 금상 수상자로 천지연의 이름을 부르자, 나는 심도은과 서로를 끌어안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지난 3년의 고통과 노력은 나만이 알고 있었다.처음 해외에 도착했을 때, 심도은이 최고의 의사를 찾아 주었지만 암을 이겨 내는 일은 절대 쉽지 않았다.나는 가능한 한 빨리 무대에 서고 싶었다. 그래서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새 항암제도 여러 차례 시도했다.약의 부작용은 내 몸에 그대로 나타났다.몸이 붓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밥을 삼킬 수 없었다.가장 심했을 때는 침대에 누운 채 거의 열흘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몸에는 온갖 관이 꽂혀 있었다.그때는 모두 내가 버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나는 깨어났다.그 뒤로 병세는 하루하루 나아졌다.다시 무용 연습실에 들어섰을 때, 나는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의사의 말이 아직도 귀에 남아 있다.“축하합니다, 천지연 씨. 오늘부터는 일반인처럼 생활하셔도 됩니다.”그래서 나는 가장 기본적인 몸 만들기 수업부터 다시 시작했다.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했다. 다른 무용수들과의 차이를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빨리 줄이고 싶었다.몇 번이나 예전 부상이 도져 입원을 반복했다. 그때마다 심도은은 내게 불같이 화를 냈다. 나는 웃으며 잔소리를 들었고, 퇴원하자마자 다시 독하게 연습했다.나는 그 과정이 아주 괴롭다고 느끼지 않았다.오히려 회전에 성공하는 것도, 점프에서 넘어져 살이 찢어지는 것도, 모두 내가 살아 있음을 뚜렷하게 느끼게 해 주는 고통이었다.나 자신을 위해 사는 삶.한 시간도, 하루도, 내 생명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낡고 썩은 세포가 죽어 가는 느낌을 받았다. 하루하루, 나는 새로운 사람이 되어 갔다.나중에는 심도은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 발전을 보며 더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심도은은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나에게 가르쳤고, 나는 심도은을 선생님이라 불렀다.“선생님, 저에게 두 번째 생명을 주셨어요. 언젠가 꼭 세
더 보기
제9화
천씨 저택.아버지는 머리가 희끗해지고 등이 굽어 있었다. 마치 한꺼번에 20년은 늙은 사람 같았다.오빠의 원래 탄탄하던 몸은 몹시 말라 있었다. 눈가가 움푹 꺼진 걸 보니 오래 제대로 자지 못한 듯했다.고민재도 왜인지 이곳에 있었다.세 사람은 나를 보고 크게 놀랐다.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눈을 비벼 보아도 여전히 믿지 못했다.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사람은 고민재였다. 고민재는 앞으로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손목에 있는 나만의 모반을 확인하더니 목이 메었다.“지연아, 정말 너야!”“네가 살아 있었구나! 난 네가 그렇게 모질게 나를 떠났을 리 없다고 생각했어.”“그동안 왜 돌아오지 않았어? 지난 3년 동안 어디 있었어? 나 너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오빠도 두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눈가가 붉었다.“지연아, 네가 돌아와 줘서 우리는 정말 기뻐.”“지난 3년 동안 우리가 얼마나 널 생각했는지 알아? 왜 집에 돌아오지 않았어? 우리가 너 때문에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 아버지는 너 때문에 보름이나 병원에 입원하셨다.”아버지는 비틀거리며 다가와 내 손을 잡으려 했다.“우리 딸, 벌써 3년이다. 너 정말 아빠를 놀라게 했다. 어떻게 암 같은 걸 지어내서 사람을 겁주니!”나는 손을 빼고 담담히 말했다.“3년 전 저는 정말 암 진단을 받았어요. 다만 지금은 완치했습니다.”세 사람의 얼굴에 기쁨이 떠올랐다.“하지만 그 기쁨을 나누러 온 건 아닙니다.”나는 가족을 용서하러 돌아온 것이 아니었다.천지아 앞에서 이들과 완전히 인연을 끊기 위해 돌아왔다.고민재는 애틋한 눈빛으로 내 손을 붙잡았다.“네가 어떤 이유로 돌아왔든 상관없어. 네가 원하기만 하면, 내가 지금 바로 우리 결혼식 준비할게. 다시는 널 잃고 싶지 않아.”“안 돼!”고민재의 말이 끝나자마자, 천지아가 화병을 들고 뛰어 들어와 나를 향해 던지려 했다.“천지연, 죽으려면 밖에서 완전히 죽어 버리지, 왜 하필 내가 민재 씨랑 결혼하려는 때 돌아와!”하지만 천지아가 내 곁
더 보기
제10화
오빠가 서류에 적힌 글자를 읽었다.“관계 단절 각서? 지연아, 아직 우리를 용서하지 않은 거야?”“제가 왜 당신들을 용서해야 하죠?”나는 차가운 눈으로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훑었다.“당신들한테 저에게 용서를 요구할 자격이 있나요?”“저를 때리고 욕하고, 가둬 놓고, 거의 죽게 만들었을 때 당신들은 저에게 용서받을 생각을 해 본 적 있나요?!”“서명하든 하지 않든, 저는 앞으로 당신들이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앞으로 다시 저를 찾아와 귀찮게 굴면, 맹세하건대 천씨 집안과 고씨 집안 모두 편히 살 수 없게 만들겠습니다.”지금의 내 위치와 영향력이라면, 나는 해낼 수 있을 것이다.나는 한 번 죽었던 사람이었다. 아무 준비도 없이 다시 이 저택에 발을 들였을 리 없었다.천씨 집안과 고씨 집안의 경제 사정은 좋지 않았다. 천지아 혼자서 두 집안을 뒤흔들어 지난 3년간 조용할 날이 없었다.3년은 감정과 인내를 닳게 하기에 충분했다. 두 집안은 이미 갈라지고 무너져 가고 있었다.나는 돌아와 마지막으로 불을 붙이려 했다.또 내가 한때 가장 미워하고 두려워했던 곳에서, 마음속 증오를 완전히 내려놓고 싶었다.나는 내 ‘전 가족’과 고민재를 미워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내 자신을 잘 사랑하고 싶었다.이 마침표 같은 말을 꺼내고 나니 내 마음이 놀랄 만큼 가벼워졌다.돌아 나가려 하자 아버지가 앞으로 와 나를 막았다.“정말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 없겠니? 우리는 진짜 가족이잖아.”나는 늙은 손을 피해 물러섰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기회요? 당신들은 제게 한 번도 기회를 준 적이 없습니다.”“천지연, 이 나쁜 년! 너 때문에 내가 모든 걸 잃었어. 내가 반드시 너를 죽여 버릴 거야!”천지아가 화약통처럼 다시 달려들었고, 오빠가 천지아의 허리를 붙잡아 막았다.뒤에서는 시끄러운 고함과 울음이 뒤섞였다. 나는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무사히 이곳을 떠났다.그리고 내 ‘전 가족들’은
더 보기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작품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