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아빠의 침대에 바쳐진 딸

아빠의 침대에 바쳐진 딸

By:  지난이Completed
Language: Korean
goodnovel4goodnovel
12Chapters
17views
Read
Add to library

Share:  

Report
Overview
Catalog
SCAN CODE TO READ ON APP

약혼자와 절친이 먹인 약 기운에 취해 연성 최고 재벌의 초호화 스위트룸에 억지로 끌려 들어가면서 나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집에 돌아왔네.” 약혼자는 내가 죽을 때가 되어 헛소리를 한다 여겼는지, 내 턱을 사정없이 쥐어틀었다. “이 년아, 우리 회사의 생사가 이번 프로젝트에 걸려 있어!” “하 회장한테 수년간 품어온 첫사랑이 있다는데, 네 얼굴이 딱 그 여자랑 닮았거든. 그러니까 고분고분 그분 기분 잘 맞춰드려. 프로젝트만 성사되면 너한테도 돈 몇 푼 던져줄 테니까!” 절친도 옆에서 입을 가리며 낄낄거렸다. “맞아. 하 회장님을 모시는 건 네가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받은 복이니까 주제도 모르고 튕기지 마.” 약효가 퍼지자 나는 금빛 문 너머로 사정없이 밀쳐졌다. 다만 가죽 소파에 기댄 채 차가운 냉소를 머금고 있는 나를 눈치챈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이 말하는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대역을 장난감처럼 다룬다는 그 하 회장이, 사실은 내 친아빠였으니까. 오늘, 그들은 제 손으로 나를 아빠 품에 안겨 준 셈이었다. 그리고 내일이면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이다. 진짜 산지옥이 무엇인지를.

View More

Latest chapter

More Chapters

To Reader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No Comments
12 Chapters
제1화
약 기운이 혈관을 타고 서서히 퍼져나가자 손가락 마디 하나 까딱하는 것조차 시큰거릴 만큼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억지로 눈꺼풀을 밀어 올리자 천장에 화려하게 금박을 입힌 붓꽃 문양이 시야에 들어왔다.하씨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이었다.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 내가 입었던 모든 최고급 맞춤 잠옷의 깃에는 늘 저 꽃이 수놓아져 있었다.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탐욕에 찌든 고민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름아, 정보 확실해? 하진석이 오늘 밤 진짜 이 스위트룸으로 온대?”절친이었던 소여름은 잔뜩 들뜬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기사한테 4천만이나 쥐여 주고 산 정보야. 밤 11시에 정확히 도착한댔어. 문 열자마자 자기 첫사랑이랑 똑같이 생긴 여자가 침대에 누워 있는 걸 보면...”그녀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다 차려진 밥상인데 안 먹고 배기겠어? 하 회장 기분만 잘 맞춰주면 성남의 2조짜리 프로젝트가 우리 차지가 될지도 몰라!”문밖에서 끊이지 않는 두 사람의 낄낄거림을 들으며 나는 혀를 꽉 깨물었다. 순식간에 비릿한 피 맛이 목구멍을 타고 번졌다.고민재의 다 쓰러져 가는 회사를 살리겠다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밤을 새웠고 소여름을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로 여겼다.하지만 그 대가로 돌아온 건, 내 피땀 어린 돈으로 마련한 집에서 두 인간이 몸을 섞었다는 끔찍한 배신이었다.그럼에도 모자라 이제는 나를 창녀 취급하며 가격표까지 매겨 남의 침대에 바치려 들고 있었다.위장이 뒤틀리듯 끔찍한 경련이 일었다.가죽 소파에 파고든 손톱이 그대로 부러졌지만, 그 고통은 속에서 들끓는 분노의 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했다.그러나 저들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내 친아빠가 바로 하진석이라는 사실을.과거 아빠가 무명 여배우와 바람을 피우자 엄마는 손목을 그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나는 그 길로 집을 뛰쳐나왔다.그 후로 아빠와 나는 서로의 삶을 간섭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룰을 지키며 살아왔다.아빠도 그저 내가 어디 가서 괄시라도 받을까 봐 내 통장에 끊임없이
Read more
제2화
곧이어 나는 고민재와 소여름에게 양쪽 팔을 붙잡힌 채, 마치 죽은 개처럼 질질 끌려 스위트룸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복도 끝자락에는 열 명이 넘는 경호원들이 뒷짐을 진 채 버티고 서서 압도적인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그들 앞에 선 우두머리 남자가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흐릿한 시야 너머로 나는 단숨에 그의 정체를 알아챘다.진범준이었다.5년 전만 하더라도 감히 내게 문을 열어줄 주제도 못 되던 변두리 말단 경호원이었건만, 내가 집을 나와 방황하던 몇 년 사이에 아빠의 총애를 받는 오른팔이 되어 있었다.고민재와 소여름은 방금 전까지 기고만장하던 태도를 온데간데없이 거두고는 그 자리에 비굴하게 굽신거리는 아첨꾼의 미소를 장착했다.“실장님, 말씀하신 사람 데려왔습니다.”진범준은 거만한 눈빛으로 그들을 무심하게 훑었다.얼음물에 담금질한 칼날처럼 섬뜩한 그의 눈빛이 이윽고 차갑게 내 위로 떨어졌다.“하 회장님의 규칙, 다들 알고 있겠지? 바치는 여자는 몸이 절대적으로 깨끗해야 한다는 거.”고민재는 허리를 땅바닥에 닿을 듯 굽힌 채 굽신대며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다.“알다마다요! 무조건 깨끗하고 말도 아주 잘 듣습니다!”진범준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마침 오늘 하 회장님 기분이 언짢으셔서 화풀이할 장난감이 필요하던 참이긴 해. 다만 이 여자가 제대로 비위를 못 맞추면, 너희 둘도 같이 생매장될 줄 알아.”고민재는 흠칫 놀라며 나를 거칠게 앞으로 밀쳐냈다.“벙어리야? 실장님께 직접 대답 안 해!”나는 비틀거리는 몸을 가누며 목구멍 깊은 곳에서 차가운 비웃음을 삼켰다.“너희들 진짜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격노한 고민재가 손등으로 내 뺨을 자비 없이 후려쳤다. “이 빌어먹을 년이! 똑바로 대답하라니까 어디서 잘난 체야!”나는 따귀를 맞고 몇 걸음 비틀거리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쿵 찧고 말았다.가뜩이나 천 쪼가리에 불과했던 슬립마저 찢어지며 몰골이 말이 아니게 망가졌다.고민재가 이를 갈며 낮게 으르렁
Read more
제3화
묵직한 자단목 문을 열어젖히자 머리 위로 눈이 시릴 만큼 화려한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빛났고 발밑에는 한 발 내딛는 것조차 아까울 만큼 값비싼 수제 페르시안 카펫이 깔려 있었다.숨을 들이쉴 때마다 은은한 침향이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그야말로 사람을 압도할 만큼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공간이었다.이 비현실적인 사치를 눈앞에 마주한 고민재는 금방이라도 눈이 튀어나올 듯 입을 떡 벌렸다.“대박... 벽에 걸린 저 그림은 대체 얼마짜리야?”소여름의 눈빛 역시 탐욕으로 번들거렸다.“저기 놓인 꽃병 하나만 팔아도 우리 회사 건물 통째로 사고도 남겠어!”고민재가 더없이 천박하고 비열한 웃음을 흘렸다.“이년이 오늘 밤 하 회장님 기분만 제대로 풀어드리면 혹시 알아? 회장님이 우리한테 저런 거 몇 개쯤은 기분 좋게 던져주실지!”나는 문가에 기댄 채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내 시선이 벽에 걸린 거대한 유화로 향했다. 그림 속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미소 짓고 있는 여자는 바로 내 엄마였다.그리고 그 옆 자단목 테이블 위에는 우리 가족의 가족사진이 반쯤 가려진 채 놓여 있었다.내가 유화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본 진범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경고했다.“그 더러운 눈깔 당장 안 깔아? 너같이 몸이나 파는 천박한 년이 그나마 사모님을 닮은 덕에 호강하는 줄 알아.”그의 조롱에도 내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인내심이 바닥난 듯 그가 내 손목을 거칠게 낚아챘다.찢어진 잠옷 사이로 드러난 몸을 훑어내리는 그의 눈빛에는 끈적한 욕망이 서려 있었다.“회장님께서 깨끗한 년으로 대령하라고만 하지 않으셨어도 넌 오늘 내 밑에서 비명이나 지르고 있었을 거야!”나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하진석은 수하 관리를 이따위로 하나 보지? 당장 해자에 처박아서 버르장머리부터 고쳐놔야겠네.”내 말에 격노한 진범준이 손을 치켜들었다.그대로 내 뺨을 내리치려던 찰나, 고민재의 입에서 억눌린 경악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잠깐만... 이 사진 속에 있는 여자가 왜 어릴 때
Read more
제4화
내 부르짖음이 끝나자 실내에는 기이할 만큼 무거운 적막이 감돌았다.이윽고 차민아가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리며 나를 조롱했다.“천박한 년, 회장님을 만나지도 못했으면서 혼자 발정 난 창녀처럼 굴기는! 너 같은 쓰레기가 감히 하 회장님 이름을 입에 올려? 아주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그 순간, 살기가 번뜩이는 그녀의 눈빛과 함께 예리한 칼끝이 내 얼굴을 파고들었다. 감전된 듯한 끔찍한 고통이 순식간에 온몸을 휩쓸었다.“꽉 잡아! 꼼짝 못 하게 누르라고!”고민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내 손을 짓누르며 내 얼굴을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짓이기듯 처박았다.손가락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섬뜩하게 울려 퍼졌다.눈앞이 아득해질 만큼 극심한 통증에 순식간에 식은땀이 등을 적셨다.한때 내 모든 것을 바쳐 사랑했던 남자가 지금은 내 손을 묶어 도살장으로 끌고 와, 망나니의 가장 충실한 공범 노릇을 하고 있었다.눈가에서 관자놀이까지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이 번졌고 터져 나온 붉은 피가 순식간에 시야를 가렸다.차민아는 광기에 사로잡힌 듯 미친 듯이 웃어댔다.“이 낯짝을 다 망가뜨려 놔도 네년이 방금처럼 기고만장할 수 있나 보자!”고민재가 비굴한 웃음을 흘리며 맞장구쳤다.“차민아 씨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얼굴에 글자를 새기고도 분이 안 풀리시면, 나체 사진도 몇 장 더 찍어두시죠. 앞으로 또 어떤 놈을 꼬실 수 있나 보게요!”소여름도 비웃으며 거들었다.“얼굴만 망가뜨리는 건 저년한테 너무 관대한 처사죠. 아예 홀딱 벗겨서 정문 앞 분수대에 던져버리는 게 낫겠어요. 그래야 감히 차민아 씨를 건드린 대가가 어떤 건지 뼛속 깊이 깨달을 테니까요!”그들의 광기 어린 환호성을 들으며 목구멍 깊은 곳에서 비릿한 피 맛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그들이 내 몸에 남긴 상처 하나하나는 머지않아 그들의 무덤 앞에 세워질 비석의 묘비명이 될 터였다.아빠의 잔혹한 방식이라면 저들에게 살아서도 지옥을, 죽어서도 지옥을 맛보게 할 테니까.그 순간, 고민재가 손을 뻗어 내 슬립의 옷
Read more
제5화
순간, 공기가 모두 빨려 나간 듯 숨이 턱 막혀왔다.아빠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고 언제나 남의 생사를 쥐락펴락하던 매서운 눈동자는 지금 이 순간 극심하게 떨리고 있었다.그 동공 깊은 곳에서는 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내 눈가에 뼈가 드러날 만큼 깊게 패인 칼자국과 핏물로 붉게 물든 찢어진 옷자락을 차례로 훑어보던 그는 힘겹게 목울대를 삼켰지만, 끝내 어떤 소리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방금 전까지 기고만장하게 날뛰던 차민아의 손에서 휴대폰이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회장님, 저는 몰랐어요... 이 여자가... 자기가 누구라고 말을 안 해서...”차민아는 떨리는 몸으로 뒷걸음질 치며 하진석의 옷자락을 붙잡으려 했다.그러나 아빠는 일말의 자비조차 없이 번개처럼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차민아의 몸이 종잇장처럼 튕겨 나가더니 단단한 벽에 둔탁하게 처박혔다.바닥에 주저앉은 고민재의 바짓가랑이 사이로 축축한 얼룩이 번졌다. 퀴퀴한 지린내가 순식간에 공기 중으로 퍼져나갔다.사시나무처럼 온몸을 떨던 그는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입술을 덜덜 떨었다.“하, 하 회장님... 몰랐습니다... 정말 이분이 회장님 따님이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알았다면 제 목숨이 백 개라도 감히 이런 짓은 못했을 겁니다!”소여름은 이미 짓누르는 공포를 견디지 못하고 눈을 뒤집은 채 그 자리에서 기절해버렸다.하지만 아빠는 그 쓰레기들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그는 오직 나만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뼈를 깎는 듯한 후회와 공포가 가득했고 내쉬는 숨결에서조차 피 냄새가 밴 듯했다.곧이어 문밖에서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유령처럼 쏟아져 들어왔다.그들은 고민재와 소여름을 바닥에 무자비하게 짓누른 뒤, 거친 밧줄로 두 사람의 손을 뒤로 묶어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나는 떨리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나를 부축하려 다가오는 경호원들을 밀어내고 아빠가 건넨 값비싼 정장마저 뿌리쳤다.나는 그를 바라보았다.한때
Read more
제6화
나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온 힘을 다해 고개를 뒤로 젖혀 차민아의 콧대를 세게 들이받았다.극심한 고통에 차민아는 비명을 질렀고 그녀가 움켜쥔 총구가 순식간에 엉뚱한 곳을 향했다.탕.시뻘건 불꽃과 함께 발사된 총알이 내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가 뒤에 놓여 있던 최고급 도자기를 산산조각냈다.그 순간, 두 눈이 시뻘겋게 핏발 선 아빠는 짐승처럼 달려들어 차민아의 가느다란 목을 우악스럽게 틀어쥐었다.아빠의 거친 악력에 차민아의 몸이 허공으로 번쩍 들려 올라갔고, 그의 손등 위로는 시퍼런 핏줄이 울뚝불뚝 솟구쳐 있었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서늘하기 그지없는 목소리였다. 지옥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온 악귀의 목소리처럼 섬뜩했다.차민아는 허공에서 두 다리를 바둥거렸고 얼굴은 검붉게 달아오르다 못해 당장이라도 눈알이 튀어나올 듯 부풀어 올랐다.“아... 하, 하 회장님... 살려...”차민아를 내려다보는 하진석의 눈빛에는 일말의 온기조차 없었다. 마치 눈앞의 것을 썩어 문드러진 쓰레기처럼 바라보고 있었다.그가 성가시다는 듯 휙 던져버리자, 차민아는 찢어진 헝겊 인형처럼 유리 테이블 위로 곤두박질쳤다.퍽.유리가 산산조각 나며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고 날카로운 유리 조각들이 그녀의 살갗 깊숙이 처참하게 파고들었다.그 광경을 본 고민재는 혼비백산하여 문 쪽으로 기어 도망치려 했다.“하, 하 회장님!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소여름 저년이 꼬드겨서 어쩔 수 없이 벌인 짓입니다! 연주를 향한 제 마음은 진심이었습니다!”그는 콧물과 눈물로 범벅된 채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목숨 하나 건져보겠다고 발악하는 그 비열한 몰골이 역겨워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나는 손가락 뼈마디가 부서진 극심한 통증을 이를 악물고 견디며 한 걸음씩 그에게 다가갔다.그리고 발을 들어, 조금 전까지 나를 짓밟고 괴롭혔던 그의 손등을 구둣발로 무자비하게 짓이겼다.“진심? 고민재, 네가 말하는 진심이란 게 내 돈으로 소여름을 스폰해주고, 나를 다른 놈한테 창녀로 팔아넘기는 거였나
Read more
제7화
아빠는 나를 바라보았다. 눈동자에 어린 후회와 아픔이 마치 실체라도 있는 것처럼 그를 통째로 집어삼키고 있었다.“연주야, 아빠 말 좀 들어보렴...”나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그의 말을 잘라냈다. 그러고는 시선을 엄마의 초상화에 고정한 채 얼음장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쏘아붙였다.“무슨 말? 엄마를 그렇게 사랑한다 해놓고 뒤로는 딴 년이랑 한 이불 속에서 뒹굴었던 걸 말하려고? 하진석, 당신 말을 내가 아직도 믿을 것 같아?”내 말 한마디 한마디는 비수처럼 그의 가슴을 파고들어, 가장 깊숙이 감춰둔 상처를 잔인하게 헤집어 놓았다.거구의 몸이 휘청거리더니, 그는 끝내 버티지 못하고 털썩 소리를 내며 내 앞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연주야, 네가 오해하고 있는 거야! 5년 전 그 스캔들은 전부 누군가가 치밀하게 꾸며낸 일이었어! 난 안 그랬어. 단 한 번도 네 엄마를 배신한 적 없다고!”나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그를 내려다보았다.그의 목소리는 심하게 갈라져 있었고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는 목구멍에서 쥐어짜 내듯 처절했다.“네 엄마는... 진실을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때 이미 온몸에 독이 퍼질 대로 퍼져서 손쓸 수도 없이 무너져 내린 뒤였지...”“네 엄마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바란 건,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널 잘 키우는 거였어.”내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며 귓가가 먹먹해졌다.중독?그 두 글자는 내 뇌리에 번개처럼 내리꽂히며 머릿속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핏발 선 눈으로 그의 멱살을 거칠게 움켜쥔 채, 나는 거의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악을 쓰며 소리쳤다.“그럼 왜 진작 말 안 했어? 왜 날 5년 동안이나 당신을 저주하며 살게 만든 건데! 왜 그랬냐고!”하진석은 내가 멱살을 거칠게 흔들어대도 저항조차 하지 않았다.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 깊은 고통이 어려 있었다.그는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쥐어짜듯 말했다.“독을 쓴 놈들이 아직 살아 있었으니까! 네가 진실을 알면 위
Read more
제8화
더러운 억측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악의적인 합성 사진들이 해일처럼 밀려들었다.“회장님, 언론 대응팀 라인은 이미 마비됐고 하경 그룹 계열사 주가마저 줄줄이 폭락하고 있습니다. 이, 이건 누군가 작정하고 판을 짠 게 분명합니다!”아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고 그가 내뱉는 음성에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임씨 가문.”그는 이를 뿌득 갈며 그 이름을 뱉어냈다.그것은 모든 것을 잃은 임씨 가문이 던지는 마지막 발악이자, 여론을 이용해 나를 치욕의 구렁텅이에 처박고 하씨 가문을 영원히 파멸시키겠다는 악랄한 수작이었다.핏발 선 그의 두 눈을 바라보며 차갑게 얼어붙어 있던 심장 바닥에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번지며 마침내 균열이 생겨났다.“아빠.”나는 바짝 마른 목소리로 속삭였다.“나 피곤해.”거대한 체구가 눈에 띄게 흔들리더니 그의 눈에 서려 있던 서슬 퍼런 살기가 순식간에 애틋함으로 바스러졌다.그는 떨리는 손길로 조심스레 정장 재킷을 벗어 내 어깨에 걸쳐주었다.마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보물을 다루듯, 그 손길은 한없이 다정했다.“연주야, 우리 당장 집으로 가자.”그의 단단한 품에 뺨이 가만히 닿았다. 귓가로는 세상 그 무엇보다 묵직하고 든든한 심장 소리가 울려 퍼졌다.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나는 처음으로 그 넓은 품을 거부하지 않았다.우리가 그 역겨운 스위트룸을 나가려던 바로 그때, 아빠의 휴대폰이 울렸다.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로 비릿하고 음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임씨 가문의 가주, 임호산이었다.“하진석, 이 모든 사태를 조용히 묻고 싶다면 혼자서 서쪽 교외의 폐기물 공장으로 와. 안 그러면, 네가 평생 뼛속까지 후회할 엄청난 선물을 안겨줄 테니까.”나는 온몸이 굳어버리며 저도 모르게 하진석의 옷깃을 꽉 움켜쥐었다. 나를 감싸 안은 그의 팔에 단단히 힘이 들어가더니, 저승사자 같은 서늘한 목소리가 귓가를 긁었다.“내 딸 털끝 하나라도 건드려봐, 네 임씨 집안 씨를 아주 말려버릴 테니까.”전화
Read more
제9화
화장대 위에는 자물쇠가 채워진 일기장 한 권이 고요히 놓여 있었다.내가 엄마 생일에 선물했던 물건이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홀린 사람처럼 나는 손을 뻗어 일기장 표지를 조심스레 쓸어내리다 정교한 구리 자물쇠로 손끝을 옮겼다. 비밀번호는 나와 엄마의 생일 조합이었다.빛바랜 종잇장을 넘기자 익숙하고 정갈한 손글씨가 눈에 들어왔다.[연주가 오늘도 어리광을 부리며 커서 내 기사가 되어 평생 나를 지켜주겠다고 했다. 나의 공주, 네가 평생 무탈하고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다.][진석 씨는 요즘 아주 바쁘지만, 그 사람의 마음속에 나와 이 집이 있다는 걸 난 알고 있다.]일기의 앞부분은 온통 따뜻한 일상들로 가득했고, 행간마다 행복이 묻어났다.하지만 뒤로 갈수록 글씨는 점점 흐트러졌고 심지어 떨리기까지 했다.[몸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의사조차 원인을 찾지 못하니 진석 씨는 애가 타서 머리가 하얗게 질릴 지경이다.][임호산이 오늘 나를 보러 왔는데 눈빛이 아주 이상했다. 그는 나에게 진석 씨를 설득해서 성동 땅을 포기하게 만들라고 했다.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 그래서 몰래 녹음을 해 두었다. 만약 내게 사고가 난다면 부디 진석 씨가 이걸 찾아낼 수 있기를.]마지막 페이지에는 핏자국으로 쓴 단 한 줄만이 남겨져 있었다.[연주를 지키고, 꼭 잘 살아줘.]나는 일기장을 덮었다. 눈물이 소리 없이 표지 위에 떨어졌다.알고 보니 엄마는 이미 임씨 가문의 음모를 눈치채고 자신의 목숨을 바쳐 아빠에게 가장 결정적인 증거를 남겨주었던 것이다.그런데 나는 오해 때문에 무려 5년 동안이나 그를 원망했다.다음 날 이른 아침, 방문을 열고 나가자 아빠가 문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붉게 핏발이 선 눈을 보니 밤을 꼬박 지새운 게 분명했다.그는 나를 보더니 무슨 말을 하려다 혹여 내가 놀랄까 봐 입을 다물었다.“아빠.”내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나 다시 집에 들어와서 살게.”그날부터 아빠는 나를 세상 가장 귀한 보석이라도 되듯 애지중지 보살펴 주었다.
Read more
제10화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윤현민? 어디선가 들어 본, 왠지 익숙한 이름이었다.문득 그 이름이 마치 심해 폭탄처럼 내 기억의 바닷속에서 쿵 하고 요란하게 터져 올랐다.그는 고민재의 입에서 오르내리던 베일에 싸인 사업 파트너이자, 어둠 속에 숨어 하씨 가문과 내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기를 지켜보던 독사였다.내가 아직 그를 찾아가지도 않았는데, 제 발로 먼저 찾아온 꼴이었다.아빠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물이 뚝뚝 떨어질 듯 어둡게 굳어졌고 주변 공기는 무서울 정도로 가라앉았다.“어디 근본도 없는 잡것이 감히 내 딸을 콕 집어 만나겠다는 거야?”아빠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눈빛에는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진범준, 당장 윤현민 그 자식 뒤를 캐봐. 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러는지 똑똑히 확인해 봐야겠어.”하지만 나는 아빠의 앞을 막아섰다.“아빠, 내가 갈게. 나도 그 사람한테 직접 물어보고 싶어. 그렇게 잔머리를 굴려 가며 이런 어마어마한 선물을 안겨 준 진짜 속내가 뭔지.”아빠는 내 눈빛에 담긴 결연함을 보더니 침묵했다.그는 알고 있었다. 5년 전 손바닥 위에서 곱게 키우던 작은 공주님이, 어느새 시궁창 속에서 적을 찢어발기는 법을 배워 왔다는 것을.다음 날, 나는 혼자서 윤현민의 프라이빗 파티장에 들어섰다.장소는 연성의 최고급 프라이빗 클럽이었고 경호가 삼엄하고 프라이버시가 철저하게 보장되는 곳이었다.윤현민은 꼭대기 층 전체를 통째로 빌렸고 거대한 통유리창 너머로는 연성의 찬란한 야경이 펼쳐지고 있었다.내가 도착했을 때 그는 마침 나를 등진 채 창가에 서서, 와인 잔을 쥔 채 길고 곧은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발소리를 듣자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그의 얼굴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 순간, 내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렸다.그였다.5년 전, 내가 해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길거리에서 양아치들에게 둘러싸였을 때의 그 남자.그저 우연히 스쳐 간 인연이라 여겼건만...“오랜만이네, 하연주.”윤현민이 손에 든 와인잔을 가
Read more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