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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Penulis: 비담
강루인은 지금 이 상태로는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홍섭의 생각은 달랐다. 그가 강루인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

“팔다리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젊은 나이에 벌써 은퇴 생각을 해? 일흔이 넘은 나도 이렇게 현역으로 뛰는데 어디서 스승보다 먼저 은퇴를 입에 올려? 꿈도 야무져, 아주.”

이홍섭이 설계 방안 몇 개를 강루인에게 건넸다.

“일주일 안에 초안 뽑아내.”

“스승님, 저 AI가 아니에요.”

“네가 AI였으면 일주일이나 줬겠냐?”

강루인이 말을 잇지 못했다.

‘아니, 절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녀가 두 손을 펼쳐 보이며 거절했다.

“저 못 해요.”

일주일이 아니라 보름을 줘도 그리지 못할 것 같았다.

강루인의 말에 이홍섭이 눈을 부릅뜨고 화난 척했다.

“졸업했다고 이제 내 말이 우스워?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는 말 몰라?”

“스승님...”

강루인은 계속 거절하고 싶었으나 머릿속이 엉망이라 그럴 기운이 없었다.

이홍섭이 거절할 기회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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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763화

    지수현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말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주영도의 가슴에 깊숙이 박혔다.그는 아프고 괴로웠지만 그 사실을 외면할 수도 없었다.아무리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주영도는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강루인에게 깊은 상처를 안겼다는 것은 그가 부정할 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사실이었다.주영도는 강루인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빚졌고 인제 와서 무엇으로도 갚을 수 없었다.그리고 그는 정말 비겁한 사람이었다.주영도의 나약함 때문에 강루인이 온갖 고통을 겪게 된 것이다.그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핸들을 세게 움켜쥔 채 거칠게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강루인이 많이 힘들게 살았어?”주영도는 강루인이 죽었다고 믿었던 지난 5년 동안 그녀가 해외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만약 알았더라면 그는 절대 그녀의 계좌를 막지 않았을 것이다.그때의 주영도는 그저 이기적인 마음으로 강루인이 의지할 곳 하나 없이 자신에게만 기대게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다.하지만 결국 그의 생각은 틀렸다.인제 와서 돌이켜보니 그가 했던 모든 행동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그 잘못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두 사람의 부부 관계는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고 더 이상 되돌릴 수조차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주영도는 이 모든 것이 후회되었다.지수현이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내가 왜 대답해 줘야 해? 너한테 그 사람을 불쌍히 여길 기회까지 줄 생각은 없어.”주영도는 얼굴이 굳어 있었지만 목소리만큼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고 진심이 담겨 있었다.“고마워. 그 사람 지켜줘서 정말 고마워.”지수현이 곁에서 많은 도움을 줬기에 강루인은 수많은 고통을 피할 수 있었다.그 사실만큼은 주영도 역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지수현은 비웃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내 아내를 내가 지키는 건 당연한 일이야. 아무것도 아닌 네가 고마워할 일은 아니니까. 참 뻔뻔하기도 하네.”그는 주제도 모르는 주영도의 태도가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찼다.주영도의 가슴은 다시 한번 날카롭게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762화

    주영도의 얼굴은 먹물을 들이부은 듯 새까맣게 굳어 있었다.하지만 그가 아직 폭발하기도 전에 뒤따라온 지수현이 참지 못하고 먼저 다가왔다.그는 주영도의 어깨를 거칠게 움켜쥐더니 그대로 차 문에 밀어붙였다.둔탁한 소리와 함께 주영도의 등이 차 문에 세게 부딪혔다.지수현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지금 날 갖고 노는 거야?”지수현은 주영도의 뒤를 따라 무려 네 곳이나 돌아다녔다.매번 폐건물 안을 한 바퀴 대충 둘러보고 나오는 일이 반복되자 주영도가 일부러 자신을 데리고 장난치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주영도는 차가운 얼굴로 그를 거칠게 밀어내며 말했다.“널 갖고 놀 만큼 한가하지 않아.”말을 마친 주영도는 몸을 돌려 다시 차에 올라탔다.그때 차량 내비게이션 화면에 새로운 주소가 떠 있었다.그는 손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핸들을 움켜쥐었다.지수현을 일부러 농락한 건 주영도가 아니었다.주승우가 일부러 그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농락하고 있었던 것이다.주영도가 막 시동을 걸려던 순간 조수석 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곁눈질로 조수석에 올라탄 지수현을 확인한 그는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내려.”하지만 지수현은 내리기는커녕 안전벨트까지 매며 짧게 말했다.“운전해.”그야말로 주영도를 운전기사처럼 부리는 듯한 태도였다.지수현은 이제야 주영도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내 아내가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지?”의문이 아닌 확신에 찬 말이었다.강루인을 데려간 납치범이 남편인 지수현이 아닌 전남편 주영도에게 연락했다면 상대가 주영도에게 원한을 품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차에 시동을 걸었다.하지만 지수현은 입을 다물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날카롭게 몰아붙였다.“주영도, 넌 진짜 암 덩어리 같은 인간이야. 너랑 엮이기만 하면 누구든 재수가 없어. 결국 여자가 너 대신 고통받는 거잖아. 넌 그냥 하찮은 쓰레기 같은 놈이야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761화

    주승우의 이름이 나오자 최지호가 갑자기 말을 끊었다.“잠깐. 주승우가 신부 대기실에 가서 강루인 씨를 만났다는 거야?”함지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히 설명했다.“응. 루인이한테 결혼 선물도 주고 주영도를 비꼬는 말도 했었어. 그리고 이안이랑 장난도 좀 쳤는데 아이가 그 사람 손을 붙잡고 빨기까지...”말을 이어가던 함지율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최지호와 시선을 마주했다.“설마 우리 아들한테 약을 먹인 사람이 주승우인 거야?”최지호는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함지율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다시 물었다.“그런데 만약 정말 주승우라면 왜 그런 거야? 우리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그때 최지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강루인 씨 때문이야.”“뭐?”함지율은 당황한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그 말은 루인이가 사라진 것도 주승우와 관련이 있다는 거야?”최지호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커.”주이준이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건 최지호 역시 알고 있었다.그런 사람이 주영도 때문에 감옥에 들어갔고 심지어 평생 감옥에서 나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그렇다면 그들이 이 일을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었다.누군가에게 복수하려 한다면 직접 그 사람을 공격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무너뜨리는 편이 훨씬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었다.그리고 지금 주영도가 가장 집착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강루인 이었다.만약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주영도는 절대 받아들일 리 없었다.강루인이 죽었다고 믿었던 지난 5년 동안 주영도가 산송장처럼 살아온 모습이 그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였다.무언가를 떠올린 최지호는 함지율에게 아이를 부탁한 뒤 비상구로 나와 주영도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 연결음이 몇 번 울리지도 않아 곧바로 연결되었다.그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자신이 주승우를 의심하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760화

    아랫배를 쥐어짜는 듯한 통증 탓에 주영도의 반응은 한 박자 늦었다.“네가 강루인을 데려간 거야?”지수현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대기실 안에 울려 퍼졌다.그제야 주영도는 상황을 파악한 듯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강루인이 사라졌다고?”지수현은 압박하듯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지금 연기하는 거야?”주영도는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밀어낸 뒤 대기실 안으로 들어갔다.지수현과 마찬가지로 주영도 역시 대기실 안팎을 샅샅이 뒤졌다.아담한 공간이었던 터라 아무리 꼼꼼하게 살펴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강루인이 입었던 웨딩드레스는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져 있었고 그녀의 휴대전화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상황은 이미 너무나 명확했다.그 사이 지수현은 계속해서 주영도의 표정을 살폈다.그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연기를 하는 것인지 확인하려는 듯 표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았다.그때 최지호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영도야, 강루인 씨가 정말 사라졌어.”강루인이 아직 이곳에 있었다면 최이안이 이렇게 소파 위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을 리 없었다.주영도 역시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그는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지수현을 향해 말했다.“대체 사람을 어떻게 지킨 거야? 결혼식장 보안 문제 하나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거야?”순간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팽팽하게 얼어붙었고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살벌한 기류가 감돌았다.최지호가 적절한 타이밍에 다시 입을 열었다.“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야. 사람을 찾는 게 먼저야.”주영도와 지수현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이 상황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죽인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지수현은 즉시 경호원들에게 연회장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라고 지시했다.그가 대기실을 떠난 시점부터 계산하면 고작 30분 남짓했다.그렇다면 강루인은 그 30분 사이에 사라진 것이다.그 시간 안에 사람을 데리고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충분히 가능했다.불길한 생각에 지수현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759화

    신부 대기실을 나온 주승우는 곧장 연회장으로 향하지 않았다.그는 그대로 결혼식장을 빠져나와 스토커처럼 밖에서 지키고 있는 주영도를 찾아갔다.결혼식장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주영도는 차 문에 등을 기댄 채 서 있었고 그의 발밑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주변에는 누가 봐도 그를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한 사람들이 배치되어 있었다.노골적인 시선을 보니 틀림없이 지수현이 붙여놓은 사람들이었다.주승우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내가 방금 형 대신 강루인을 보고 왔어. 아주 잘 지내더라. 엄청 행복해 보이던데.”주영도의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하지만 수십 년을 함께한 형제인 주승우는 그의 태연한 얼굴 뒤에 숨겨진 감정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주영도는 지금 자신의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있었다.주승우는 비아냥거리듯 말을 이어갔다.“이것도 인과응보라고 해야 하나?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지. 버림받은 것도 형 운명이야.”“결혼식장 곳곳에 두 사람의 웨딩사진이 걸려 있더라. 지수현이 강루인을 정말 많이 사랑하나 봐. 또 엄청나게 잘해준다고 하더라고. 그 사람이 강루인을 바라보는 눈빛을 보고 있으면 나까지 빨려 들어갈 것 같더라. 그런데 형은...”말끝을 흐린 주승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덧붙였다.“애초에 비교 상대가 안 돼.”주영도 주변의 공기는 눈에 보일 정도로 차갑고 살벌하게 얼어붙었다.만약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면 주승우는 지금쯤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 죽고도 남았을 터였다.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아 하며 말을 이어갔다.“왜? 억울해? 사실을 말해주니까 듣기 싫어?”주영도가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너무 편하게 사는 게 싫으면 그냥 그렇다고 말해.”주승우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비꼬듯 말했다.“뭐야? 나까지 건드리게?”주영도는 담담하게 받아쳤다.“네 소원이라면 못 들어줄 것도 없지.”그의 말이 끝나자 주변 공기는 묵직하게 가라앉았고 두 사람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758화

    주승우는 선물까지 건넨 뒤 더 이상 머물 생각이 없었고 테이블 아래로 손을 뻗어 가볍게 눌러보고는 말했다.“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예쁜 신부가 되어요.”축복의 말을 남긴 그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함지율의 곁을 지나치던 주승우는 최이안을 바라보더니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이 아이가 최지호 아들이에요? 통통한 게 너무 귀엽네요.”그는 아이의 통통한 볼을 손가락으로 콕 찔렀다.탐색기에 접어든 최이안은 주승우의 손가락을 움켜쥐더니 본능적으로 입으로 가져갔다.“어, 안 돼...”함지율이 급히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주승우의 손가락은 그대로 최이안의 입에 물리고 말았다.아직 이가 나지 않은 어린 아기였기에 아무리 물어도 아플 리는 없었다.“참, 욕심 많은 녀석이네.”그는 곧바로 손가락을 빼내더니 침으로 흥건하게 젖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옷에 닦고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신부 대기실 문이 열렸다가 닫히고 안에는 다시 강루인과 함지율, 그리고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최이안만 남았다.함지율이 먼저 입을 열었다.“내가 보기엔 주승우가 그 망할 놈보다 훨씬 나아.”강루인은 선물 상자를 열어보며 대답했다.“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상자 안에는 옥팔찌 하나가 들어 있었고 보기만 해도 값비싸 보이는 물건이었다.강루인은 팔찌를 꺼내 자세히 살펴봤지만 특별히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받아둘 수도 없었기에 나중에 사람을 시켜 따로 감정을 받아보고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생각이었다.함지율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응? 그게 무슨 말이야?”강루인은 상자 뚜껑을 닫으며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렸다.“주씨 가문 같은 집안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얼마나 순수하겠어?”주승우는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하지만 어디까지나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이었다.과거 주영도와 맞서던 과정에서 강루인을 끌어들이려 했던 적도 있었고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 때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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