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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장

Author: 높은 하늘
그날 오후, 준현과 지아는 마침내 호텔을 떠났다.

준현은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두 사람이 호텔에 머물렀다는 흔적이 완벽하게 사라졌는지 하나하나 확인한 뒤에야 움직였다.

누구도 자신을 그 객실과 연결해서는 안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아가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절대로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었다.

차 안에서 지아는 조용히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시선은 창밖을 향해 있었고, 두 손은 무릎 위에서 가지런히 맞잡은 채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아 있었다. 편안한 침묵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누구도 먼저 그 침묵을 깨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

불과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깊은 만족감마저 함께 나누고 있었다.

특히 지아는 아직도 준현의 손길이 피부 위에 남긴 미세한 떨림을 생생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 기억이 문득 떠오를 때마다 그녀의 얼굴은 은은한 열기로 붉게 물들었다.

반면 준현은 거의 입을 열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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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78장

    지아가.출산했다.두 아들을.준현의 시야가 흐릿해졌다. 무릎에 힘이 풀렸고, 가슴은 누군가 세게 움켜쥐기라도 한 듯 짓눌렸다.그는 눈앞에 놓인 두 작은 생명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향해 차오르는 감정은 너무나 벅차서 차마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었다.“어디에… 제 아내, 지아는 어디에 있습니까?”준현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고,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았다.여전히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공중에 맴도는 그 울음소리만이 그의 질문에 대한 유일한 대답이었다.경희와 은선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다시 준현을 마주하기에 앞서, 서로의 눈빛에서 용기를 구하는 듯했다.“로비에 맡겨진 건 이 두 아기뿐이었습니다, 도련님.”마침내 은선이 목소리를 최대한 낮춰 대답했다.“아기들을 맡긴 사람이 저희에게 데려가라고 했습니다. 다른 말은 없었습니다.”준현의 턱이 순식간에 굳었다. 관자놀이의 근육이 팽팽하게 당겼다.“그게 무슨 뜻입니까?”그가 낮게 물었다. 목소리에는 위험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준현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날카롭게 눈을 가늘게 떴다.“지아는 돌아오지 않았다고요? 아이들만 이렇게 맡겨 두고 갔다는 겁니까?”은선은 고개를 숙였다가 짧게 끄덕였다.“그… 그렇습니다, 도련님.”준현의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무너져 내렸다. 그는 두 손을 몸 옆에서 세차게 움켜쥐었다. 손등에는 핏줄이 선명하게 솟아올랐다.아기들의 울음소리가 여전히 들려왔지만, 준현의 귀에는 닿지 않는 듯했다. 그의 눈빛은 텅 비어 있었고,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의 이름만이 가득했다.지아.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준현은 몸을 돌렸다. 그는 다급한 발걸음으로 방을 빠져나갔다. 카펫 위에서 여전히 울고 있는 두 아기를 뒤로한 채였다.“지원.”전화가 연결되자 준현이 거칠게 입을 열었다.“아파트 CCTV 확인해. 지금 당장. 로비를 집중적으로 살펴봐. 누가 아기 둘을 데려다 놓았는지 찾아.”“알겠습니다, 대표님.”지원은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77장

    “여보, 드디어 모유가 나와요!”지호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아가, 이거 봐. 이제 엄마 모유 먹을 수 있겠네.”그녀는 침대 옆에 누워 있는 이서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이내 지호의 시선이 유축기에 연결된 작은 병으로 향했다. 병 안에는 모유가 조금씩 차오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그녀의 미소는 감격스러운 마음과 뒤섞여 한층 더 환해졌다.“아직 양은 많지 않지만…”그녀가 조용히 중얼거렸다.“그래도 괜찮아. 이서가 엄마 모유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니까.”줄곧 말없이 지켜보던 도현이 마침내 다가왔다. 그는 별다른 말없이 침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지호의 가슴에 부착된 유축기의 위치를 살폈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호스를 바로잡고, 깔때기가 좀 더 편안하게 맞도록 위치를 조정해 주었다.“기울어지지 않게 해. 그러면 불편할 수 있어.”도현은 무덤덤하면서도 집중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런 다음 그는 모유가 좀 더 원활하게 나오도록 가슴 주변을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었다. 동작은 조심스러웠고, 마치 전문가처럼 능숙하기까지 했다.지호는 잠시 숨을 멈췄다. 단순히 어색해서만은 아니었다. 도현이 이렇게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 줄 줄은 몰랐기에 놀라기도 했다.“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 같으면 바로 떼어 내. 억지로 계속하지 말고. 네 몸도 아직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도현이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지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여보.”몇 초 동안 침묵이 흘렀다. 방 안에는 유축기가 작동하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도현은 손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꼼지락거리기 시작한 이서를 품에 안았다.“천천히 해 나가자.”그는 품에 안긴 아기를 바라보며 말했다.“서두를 필요 없어. 네가 건강하고 이서가 안전하기만 하면 돼.”지호는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질렀는데도 도현이 여전히 자신을 세심하게 챙겨 준다는 사실이 뜻밖이었다.……아침, 준현은 아침 식사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식탁 위에 놓인 접시에는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7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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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75장

    “지아가 사라졌대요, 어머니.”그날 아침, 수현은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며 식탁에 내려앉은 침묵을 깨뜨렸다.죽을 한 숟가락 뜨던 명희는 손을 멈췄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막내아들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사라졌다니, 그게 무슨 말이니?”수현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늘어뜨렸다.“아무런 소식도 없어요. 흔적조차 없고요. 확실한 건 지아가 출산하기도 전에 사라졌다는 거예요.”명희는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입을 가렸다.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준현이는 알고 있니?”“당연하죠. 지아의 남편이잖아요.”수현은 무덤덤하게 대답한 뒤 어머니를 똑바로 바라보았다.“어머니, 혹시 이번 일, 어머니와 관련이 있는 건가요?”명희는 즉시 눈을 가늘게 떴다.“그게 무슨 소리야?”“어머니는 예전부터 지아와 그 아이들이 싫다고 했잖아요.” 수현은 돌려 말하지 않고 곧장 입을 열었다. “심지어 아이들만 데려오고 지아는 없애 버리라고까지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 지아가 사라졌으니, 제가 그런 쪽으로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죠.”명희는 말없이 입을 다물었다. 목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침을 삼키는 모습이 역력했다.“그러니까… 지아가 사라진 게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니?”그녀는 이를 갈듯 나직이 묻더니 이내 거칠게 콧방귀를 뀌었다.“건방진 녀석!”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어머니는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네요. 어머니께서 직접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어머니가 했던 말 때문에 지아가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은 있다는 거죠.”명희는 굳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지아를 찾아라, 수현아. 그 여자가 우리 손주까지 데리고 그냥 사라지게 내버려 두지 마. 할 수 있는 건 전부 동원해. 경찰이든 누구든 가리지 말고.”수현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식탁 위에 놓인 그의 손은 굳게 주먹을 쥐었고, 턱에도 힘이 들어갔다.지아는 뱃속에 아이를 품은 채 떠났다. 자신의 친형인 준현을 남겨 두고.그녀는 준현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74장

    준현은 결코 자신이 한 말을 번복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종범을 상대로 한 고소장은 납치 혐의와 지아가 사라진 경위에 관한 상세한 자료까지 첨부되어 정식으로 경찰에 접수되었다.이번 수사로 종범의 재산에 문제가 생기든, 그의 평판이 수사기관의 주목을 받게 되든 준현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내를 찾아내는 일이었다.하지만 종범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는 이미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날 밤, 종범은 조사실에서 태연하게 자리를 지킨 채 자신이 하는 말을 하나하나 기록하는 형사와 마주하고 있었다.“손지아 씨가 마지막으로 CCTV에 포착된 장소는 아파트 정원입니다. 당시 그곳에서 당신과 함께 있는 모습도 확인됐습니다. 부인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형사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물었다.종범은 긴 한숨을 내쉬며 최대한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려 했다.“제가 지아를 만난 건 사실입니다. 지아는 제 오랜 친구인 손석진의 손녀입니다.”형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요?”“석진이 세상을 떠난 일에 대해 애도의 말을 전했을 뿐입니다.” 종범이 말을 이었다. “그 소식을 들었을 당시 저는 해외에 있었습니다. 마침 어제 귀국했고, 오늘 오후 공원에서 혼자 있는 지아를 우연히 발견한 겁니다.”“그 자리에 진준현 씨는 없었습니까?” 형사가 캐물었다.“없었습니다.”종범이 분명하게 대답했다. “애도의 말을 전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떠났습니다. 몇 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형사는 기록하던 손을 멈추고 종범을 바라보았다.“당신이 손지아 씨를 데리고 사라졌다는 의혹이 있습니다.”종범은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습니다. 제 차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 보십시오. 그 만남 전후로 제 차량 안에 지와는 없었습니다.”그는 자신 있다는 눈빛으로 형사를 바라보았다.“설령 그 후에 지아가 다른 곳으로 갔다고 해도, 저는 그 행선지를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아이가 저를 따라온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

  • 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273장

    “카페에 부인께서 방문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정원 쪽에는 CCTV 영상이 남아 있습니다.”지원이 진지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그러고는 검은색 USB를 준현에게 내밀었다.“정원에서 촬영된 CCTV 영상입니다.”지원은 곧바로 영상을 재생했다. 화면에는 정원을 멀리서 촬영한 장면이 나타났다. 화질은 다소 흐릿했지만, 영상 속 인물들을 알아보기에는 충분했다.준현의 턱이 순식간에 굳어졌다.화면 속에서는 중년 남자가 뒤에서 지아의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이 보였다. 지아는 깜짝 놀란 듯하더니 이내 뒤를 돌아보았다.두 사람은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카메라와의 거리가 멀어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는 들을 수 없었고, 입 모양을 읽는 것조차 불가능했다.“저 남자는 제가 모르는 사람입니다, 대표님.” 지원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부인께서 사라지기 전에 저 남자가 먼저 다가와 잠깐 대화를 나눴고, 이후 부인이 따라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준현은 책상 위에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숨이 턱 막히는 듯했고, 가슴속은 답답하게 조여 왔다.“확대해.”준현이 거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지원은 즉시 화면을 확대했다. 그러자 중년 남자의 얼굴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준현은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화면 속 얼굴을 응시했다. 턱 근육이 팽팽하게 굳어졌다.“한종범…”그가 짓누르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눈동자에는 분노와 불안이 뒤섞인 빛이 번뜩였다.“빌어먹을.”준현은 지원을 날카롭게 돌아보았다.“저 남자가 내 아내를 어디로 데려갔는지 알아내. 도로 CCTV부터 아파트 출입구, 그 차가 마지막으로 멈춘 지점까지 가능한 모든 경로를 추적해. 더는 흔적을 놓치지 마.”“알겠습니다, 대표님.”지원은 재빨리 대답한 뒤 곧바로 움직였다.준현은 다시 화면을 바라보았다. 가슴은 불규칙하게 오르내렸고, 두 손은 당장이라도 터져 나올 듯한 분노를 억누르기라도 하듯 단단히 주먹을 쥐고 있었다.“분명 지아에게 무슨 말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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