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강석에게 두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음만 공허하게 울릴 뿐이었다. 서경민은 상황이 틀어졌음을 직감하고 즉시 부하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그들은 군더더기 없이 움직였다.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민첩하게 장비를 챙겨 일사불란하게 숲을 빠져나갔다.마지막으로 발을 떼려던 서경민이 돌연 걸음을 멈췄다. 뒤를 돌아보니 오두막 안에는 미처 챙기지 못한 짐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잠시 망설이던 그는 다시 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침대 위에 놓인 이불 한 귀퉁이에 불을 붙여 안쪽으로 던져버렸다.워낙 가연성 물질이 많았던 탓에 불길은 순식간에 치솟으며 주변 집기들을 집어삼켰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부하가 당황하며 물었다.“회장님, 불을 지르시면 어떡합니까?”불길이 커지면 경찰의 이목을 끄는 건 시간문제였다.서경민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갑게 내뱉었다.“어차피 조만간 털릴 곳이다.”이곳에 남겨진 단서가 너무 많았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재로 만들어 흔적을 지우는 편이 나았다.부하는 더는 입을 열지 않고 서경민을 호위하며 자리를 떴다.그들은 이미 청림 경계 끝자락에 와 있었다. 조금 더 이동하자 인접 도시의 관할 구역이 나타났다.하지만 시내로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청림 경찰이 하강과 공조 중인 마당에 옆 도시라고 해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결국 그들이 새로 잡은 거처는 다시 인적이 끊긴 산간 황무지였다.날이 밝아오고서야 일행은 걸음을 멈추고 휴식을 취했다. 일행 중 가장 연장자인 서경민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상태가 가장 좋아 보였다.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은 서경민은 다시 언덕을 기어올라 청림 방향을 살폈다. 한밤중에 지른 불길이 꽤 거셌는지 멀리서도 연기가 보였다.하지만 불은 생각보다 빨리 진압되었다. 정상적인 화재 진압 속도라기에는 지나치게 빨랐다. 아마 경찰이 이미 그 근처까지 수사망을 좁혀왔다가 불이 나자마자 소방 인력을 투입한 모양이었다. 이로써 강석이 확실히 경찰에 잡혔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었다.
서경민은 허름한 나무 오두막 안에서 잠들어 있었다. 주변에는 부하들이 밤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한밤중이라 다들 쉬고 있던 참이었다.그런데 발소리가 들렸다. 서경민은 그 순간 눈을 번쩍 떴다.경계심이 강한 건 이번 일 때문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몸에 밴 것이었다.아주 오래전 일이다. 서무열에게 끌려가 어딘가에 갇혔을 때였다.한밤중에 원정희가 들이닥쳐 주먹이며 발길질을 퍼붓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그의 머리를 밟고 서서 어머니 욕을 해댔다.서무열이 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는지 그 여자는 거리낌없이 제 마음대로 날뛰었다.그리고 그 여자 지시로 밥줄이 끊겼다. 더 버티다간 굶어 죽을 판이었다.결국 서경민은 입고 있던 옷을 길게 찢어 억지로 삼키며 겨우 목숨을 이어갔다.그 세월이 지나도 그는 여전히 온전히 잠들지 못했다. 늘 뒤숭숭하고 작은 기척에도 바로 깼다.지금처럼 말이다.그는 몸을 일으키며 바로 물었다.“무슨 일이야?”부하의 목소리였다. 이 으슥한 산중에서도 상대는 바짝 목소리를 낮추고 있었다.“회장님,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서경민은 옷을 입은 채 잠들어 있었던 터라 바로 움직일 수 있었다. 오두막을 나서자 부하가 문 앞에 서 있었다. 그 옆에 나란히 서서 조용히 주변 동태를 살폈다.딱히 뭔가를 잡아내기가 어려웠다. 밤바람이 세차게 불어 나뭇잎이 쏴 울어댔고 사방이 온통 뒤숭숭했다.서경민이 다시 물었다.“구체적으로 뭐가?”“아까 불 피워서 밥 해 먹던 곳, 발각된 것 같습니다.”부하도 확신하는 건 아니었다.“거기 한 명 남겨뒀는데 아까부터 연락이 안 됩니다.”손에 쥔 휴대폰 화면에는 통화 기록이 떠 있었다. 방금 전 연달아 전화를 걸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받은 사람은 없었다.서경민은 말이 없었다. 표정만 무겁게 가라앉았다.이 일대는 신호도 잘 안 잡혔다. 그냥 전화를 못 받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쪽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언제 어디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르는 판이니 경계심은 살갗처럼 달고 사는 것
서지혁은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밝히지 않은 채 그저 뭉뚱그려 대답했다.“아직 정리 안 된 업무가 좀 있어서 그래.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아.”하시윤이 물었다.“경찰이 다시 저택에 조사하러 갔다는데. 알고 있어?”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서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조사하라지 뭐. 문제가 있으면 밝혀질 거고, 없으면 자기들이 알아서 포기하겠지. 결론적으로 우리한테 지장 주는 일은 없을 거야.”하시윤이 다시 물었다.“회장님 어디 있는지 알아?”서지혁이 말했다.“몰라.”이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는 지금 서경민이 정확히 어느 구석에 박혀 있는지 알지 못했다.하시윤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의 휴대폰이 진동하며 다른 전화가 걸려 왔음을 알렸다.그녀가 입을 떼기도 전에 서지혁이 먼저 말을 가로챘다.“나도 이만 움직여야 해서 끊을게. 일 다 보고 다시 연락할게.”하시윤이 알겠다고 답하자마자 통화가 끊겼다.그녀는 곧바로 새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병원에 보냈던 경호원이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상대방이 다급하게 말했다.“하시윤 씨, 방금 큰일 날 뻔했습니다.”그 소리를 들은 하시윤은 심장이 발밑으로 툭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간신히 정신을 붙잡고 물었다.“무슨 일이에요?”경호원이 대답했다.“그게... 인경 아주머니가 사고를 당할 뻔했습니다.”그러더니 곧바로 말을 덧붙였다.“그래도 안심하세요. 이쪽에 미리 사람을 깔아둔 덕분에 범인은 현장에서 바로 잡았습니다.”하시윤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인경 아주머니 쪽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요?”경호원의 설명에 따르면 인순 아주머니의 남편이 죽은 직후, 서지혁이 조인경의 병실 밖에도 사람을 배치했다고 한다. 눈에 보이는 경호가 아니라 어둠 속에 숨은 매복이었다.결국 그 예상이 적중했다. 조금 전, 의사 차림을 한 남자가 조인경의 병실로 잠입했다.병실 안에는 간병인이 있었고 조인경도 깨어 있었지만 상대가 흰 가운을 입고
하시윤은 한동안 넋이 나간 채 서 있었다.“...돌아가셨다고요?”두어 번 눈을 깜빡이던 그녀가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정말 돌아가셨다고요?”인순 아주머니는 이미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은 상태였다. 소파를 짚고 몇 번이나 일어서려 애썼지만 결국 다시 무너지듯 털썩 내려앉았다.아주머니의 목소리는 이미 울음으로 범벅되어 있었다.“분명 괜찮다고 했잖아. 의사가 검사 끝나면 이제 잘 돌보기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갑자기 질식이라니.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죽냐고!”아주머니가 고개를 돌려 제 아들을 바라봤다. 전화기 너머의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한 그녀가 다급하게 물었다.“왜? 의사가 왜 그랬대?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인순 아주머니의 아들은 입술을 달싹이며 대답했다.“병원에서 경찰에 신고했대요.”경찰을 불렀다는 건 사고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누군가 개입된 의문사였다.그 순간 하시윤의 머릿속에 번개처럼 스치는 이름이 있었다.서경민.이제 하시윤은 주변에 무슨 일만 생겨도 일단 그부터 떠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경찰은 곧 현장에 도착할 것이고 유가족들도 병원으로 모여야 했다.하시윤이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물었다.“아주머니, 병원에 가실 거예요? 괜찮으시겠어요?”혹여나 충격에 쓰러질까 하시윤은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섰다.아주머니는 떨리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야죠. 당연히 가야죠.”아들이 어머니를 부축하며 일어서더니 하시윤을 바라봤다.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하시윤이 선수를 쳤다.“사람 보내서 모셔다드릴게요. 우선 가서 일부터 처리하세요. 제 걱정은 마시고요.”그녀는 경호원 한 명을 불러 아주머니를 부축하게 한 뒤 병원으로 가는 차에 태워 보냈다. 사람들이 떠나자마자 그녀는 곧장 발길을 돌려 위층으로 향했다.방 안, 침대 곁에는 아기 침대가 놓여 있었다. 침대에 앉은 서정우는 동생을 달래느라 여념이 없었다.모래가 든 장난감을 흔들자 자갈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아이는 그게 뭐가 그리 좋은지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까르르 웃음
서경민은 하강의 동태를 살피며 금방이라도 수배령이 떨어질 거라 짐작했다. 하지만 하강 쪽은 이상하리만큼 잠잠했다.폭풍전야 같은 고요함이었지만 서경민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신지원의 친척 어르신이 하강으로 간 이상, 경찰이 이 결정적인 단서를 썩힐 리 없었다.신지원이 끝까지 입을 다물어 본인을 지켜준 것인지, 아니면 경찰이 대어를 낚으려고 지금 일부러 때를 기다리는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이유가 무엇이든 이제 하강은 그에게 금지된 땅이었다. 하강뿐만 아니라 이곳 청림에서도 서서히 퇴로가 차단되고 있었다.엊그제 외곽에서 터진 총격전은 민가 하나 없는 오지라 조용히 묻히는 듯했다. 하지만 정보는 어디선가 샜고 경찰은 그날 밤 기다렸다는 듯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서경민이 며칠 머물렀던 은신처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생활용품들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유류품을 싹 쓸어갔고 곧바로 도시 전체를 이 잡듯 뒤지기 시작했다.얼마 전 터진 마약 운반과 경찰 피격 사건 때문인지 수색 강도는 유례없을 정도로 지독했다.외곽은 물론이고 사람 발길 닿지 않는 농경지와 인근 산등성이까지 경찰견들이 들이닥쳤다. 아직 아무것도 못 찾아냈지만 서경민의 목을 죄는 포위망은 확실히 좁혀지고 있었다.호텔 소파에 삐딱하게 앉은 연재윤은 이미 맥주 두 캔을 비운 상태였다. 테이블 위에는 안주 삼아 뜯어놓은 군것질거리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텔레비전을 보던 연재윤은 드라마 한 편이 끝나고서야 생각났다는 듯 침실 쪽을 향해 툭 소리를 던졌다.“야, 권엽. 기절했냐? 왜 이렇게 조용해?”30초쯤 지났을까, 침실 문이 열리며 권엽이 나타났다. 방금 씻었는지 머리는 젖어 있었고 얼굴색은 창백했다.“진통제는 어디 있어?”연재윤은 잠시 그를 훑어보더니 현관 쪽 수납장을 턱짓으로 가리켰다.“서랍 안에.”권엽은 거칠게 서랍을 뒤져 알약 하나를 꺼내더니 물도 없이 씹어 삼키듯 넘겨버렸다. 그러고는 비틀거리며 다가와 연재윤의 옆에 몸을 던졌다.연재윤이 과자 봉지를 슥 내밀었다.“좀
저녁 무렵 서인준이 집으로 찾아왔다. 딱 봐도 급한 용무가 있는 기색이었다.마당으로 들어온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거칠게 멈췄고 서인준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거실로 뛰어 들어오며 외쳤다.“형! 형!”하시윤은 서시은을 안고 소파에 앉아 서정우와 놀아주던 중이었다.그녀는 서인준을 슬쩍 쳐다보며 말했다.“지혁 씨 출장 갔어요.”“출장이요?”서인준이 뜻밖이라는 듯 걸음을 재촉하며 다가왔다.“형이 무슨 출장을 가요?”하시윤이 알 턱이 없었다. 그녀는 서지혁이 자신을 피하려고 핑계를 대는 게 아닌가 의심하는 중이었다.서인준은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누르며 투덜거렸다.“전화를 몇 번이나 해도 안 받아요. 출장을 갔어도 이 시간이면 호텔에는 들어갔을 텐데. 대체 뭘 하는 거야.”하시윤은 시선을 내린 채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통화 연결음이 스피커폰을 타고 거실에 울려 퍼졌지만 끝내 받는 사람은 없었다.전화가 끊기자 서인준이 고개를 돌려 하시윤을 보더니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두 사람, 혹시 싸웠어요?”하시윤은 흠칫 놀라 그를 올려다보았다.“아니요. 갑자기 왜 그런 걸 물어요?”“표정이 안 좋아서요.”서인준이 말을 이었다.“게다가 형이 지금 회사도 안 나가는데 출장을 갈 리가 없거든요. 분명 둘이 투닥거리고 형이 어디 숨어버린 거 아니에요?”‘지긋지긋하네. 이 집안 인간들은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눈치가 빠른지...’하시윤은 서시은을 달래며 끝까지 부인했다.“내가 그 사람이랑 싸울 일이 뭐가 있겠어요. 아니에요.”서인준도 듣고 보니 그럴듯하다고 생각해 수긍했다.“하긴, 형이 평소에 형수님한테 얼마나 잘하는데. 형수님이 성질을 부려도 형이 다 받아줬으면 줬지, 형이 화를 낼 사람은 아니죠.”하시윤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입을 다물었다.서인준은 한숨을 내쉬며 옆자리에 앉아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진짜 출장을 갔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하시윤은 화제를 돌리기 위해 그에게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요? 그렇게 허둥지둥 뛰어
서지혁은 점심 무렵 집으로 돌아왔다.한효진은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긴 복도를 따라 걸어오는 서지혁의 모습을 보고는 잠시 흠칫했다.그가 가까이 오자 한효진이 물었다.“또 서류를 집에 두고 간 건 아니지?”“아니요.”서지혁은 거실 안쪽을 힐끗 보며 말했다.“정우한테 전화가 왔어요. 몸이 좀 안 좋다길래 점심에 들어왔습니다.”“몸이 안 좋아?”한효진은 깜짝 놀라더니 옆에 있던 가정부의 부축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런 얘기는 못 들었는데.”한효진은 서정우를 끔찍이 아꼈다. 서지혁과 함께 계단을 오르며 그녀는 불만을
서지혁은 그 질문을 예상했다는 듯 전혀 놀라지 않았다.그는 하시윤 옆에 놓인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우리가 지금 어떻게 보이는데요?”살구는 바로 대답했다.“제가 보기에는 부부 같은데요?”그녀는 장난스럽게 웃더니 또 금세 말을 바꾸었다.“그런데 서 대표님은 결혼 안 했으니까 그건 아닐 테고.”그러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그럼 연인 사이겠죠?”하시윤은 옆에 있던 스타일리스트를 흘깃 봤다.상대는 그들의 대화 내용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이 무표정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아마 교육이 철저하게 되어 있어 입이 무
차가 출발하자 백미러로 방현석이 그 여자와 함께 차에 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심연정은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지만 따라가진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렸다.하시윤은 더 이상 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 시선을 거두고는 의자에 편하게 기대었다.배가 부르니 졸음이 몰려왔다. 그러다가 정신이 반쯤 풀려 있을 때, 저도 모르게 질문이 흘러나왔다.“심태진 부부는 사이가 좋아?”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하시윤은 후회가 밀려왔다. 이런 걸 서지혁이 아니라 서인준에게 물어봤어야 했는데 말이다.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린 하시윤은 얼른 자세를 바로잡고 말을 돌렸
심연정이었다.혼자인 걸 보니 아까 서지혁과 같이 움직인 건 아닌 것 같았다.심연정은 하이힐을 신고도 자갈 위를 버둥거리며 걸어오더니 벤치 근처에 다다르자마자 자리에 앉고는 발목을 돌렸다.“여기서 뭐 해요? 홀에서 곧 공연 시작하는데, 안 가요?”하시윤은 고개를 갸웃했다.“그쪽은 지금 지혁 씨를 못 찾아서 이러는 거죠? 내가 여기 있으니까 지혁 씨도 같이 있는 줄 알고 온 거 아니에요?”심연정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요.”그녀는 말을 이었다.“지혁이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갔어요. 나랑 방금 헤어졌고 곧 돌아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