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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토요일 저녁.

심유진과 마리아는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약속 잡았다.

이번이 마지막 만남이라고 생각하니 심유진은 특별히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으로 예약했다. 레스토랑이 워낙 핫플레이스여서 육윤엽의 도움으로 겨우 예약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레스토랑 문 앞에서 마주쳤다.

마리아는 심유진을 보자마자 끌어안기 바빴다.

“유진 씨!”

마리아는 한참 동안 심유진의 얼굴을 빤히 보더니 감탄을 자아냈다.

“역시 야근을 안 하니까 얼굴색이 좋아졌네요.”

심유진은 부끄러운 듯 웃었다.

“오늘 화장이 잘 먹었을 뿐이에요.”

오늘 두 사람이 온 레스토랑은 차림새를 주의해야 했다.

하은설은 그녀에게 은색 롱스커트를 추천해 주었다. 메이크업은 자연스럽고 단아하게 연출했다.

심유진은 내츄럴 하고 단아한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메이크업을 한 시간 만에 완성했다.

평소 십여 분 만에 끝낸 메이크업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심유진과 마리아는 사이좋게 팔짱을 끼고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다.

두 사람의 출중한 외모와 늘씬한 몸매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유진 씨?”

그때, 옆에서 갑자기 심유진을 부르는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심유진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먼 곳에 있는 앨런을 발견했다.

앨런은 거래처와 레스토랑에 방문했다. 한 남성과 여성이 그와 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의 차림새를 보아하니 보통 신분이 아닌 것 같았다.

심유진은 힘겹게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고개를 까딱이고는 앨런과 길게 대화하지 않았다.

마리아는 심유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저분이 유진 씨 친구예요?”

“전에 같이 일하던 동료예요.”

마리아는 수상함을 느낀 듯 피식댔다.

“보통 동료가 아닌 거 같은데요? 저분이 유진 씨를 보는 눈빛이... 묘한데요.”

앨런은 심유진에 대한 호감을 애써 숨기지 않았다.

그와 초면인 마리아조차도 단번에 심유진을 향한 그의 애틋한 눈길을 보아낼 수 있었다.

심유진은 그런 앨런이 딱하게 보일 뿐이었다.

“진짜 그냥 동료일 뿐이에요.”

심유진은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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