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入하윤은 루비 아워를 빠져나와 이솔의 집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을 꺼내 이솔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통화 연결음이 울린 뒤, 곧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윤아~.”
부드러운 이솔의 목소리를 들은 하윤은 저도 모르게 웃었다.
“이솔아~! 뭐 해?”
“그냥 TV 보고 있었어.”
“그럼 이솔아. 지금 집 앞으로 내려올 수 있어?”
하윤은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나 지금 너희 집 앞이야. 우리 같이 차도현 카페에 가자~.”
차도현의 카페 이야기가 나오자 이솔의 목소리가 한층 밝아졌다.
하윤과 함께 아주 오랜만에 만났던 날 방문했던 이솔의 마음에 쏙 들었던 카페였다.
“알았어.
은재는 노트북 가방을 메고 루비 아워로 향했다.카페 앞에 도착한 은재는 잠시 문 앞에 서서 안쪽을 바라보니 루비 아워에는 이미 여러 뱀파이어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은재는 잠시 주변을 살핀 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지율은 바쁘게 움직이며 손님을 응대하다가 문 앞에 서있는 그를 발견하고 환하게 웃었다.“은재야~!”지율이 은재를 발견하고 반갑게 부르자 살짝 웃으며 다가섰다.“형. 나 오늘 루비 아워에서 일하려고 왔어.”“그래? 오늘은 재택 근무 날?”“응.”은재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평소 자신이 앉는 자리로 향했다.노트북을 꺼내 일을 시작할 준비를 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하윤은 보이지 않았다.지율은 짐짓 모른척하며 혈청 커피 한 잔을 만들어 은재의 옆으로 다가왔다.“자! 항상 먹는 거야. 이거 마시면서 일해.”“고마워.....”은재는 커피잔을 받아들며 자리에 앉아 일할 준비를 하며 매장 안을 다시 바라보다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근데, 형.”“응?”“오늘 송하윤 씨가 안 보이네?”하윤의 이름이 나오자 지율의 눈빛이 순간 묘하게 변했다.“아까 낮에 잠깐 들렀다가 돌아갔어.”“그래?”은재의 목소리가 눈에 띄게 처지는 모습을 지율은 놓치지 않았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그런데 하윤 씨는 왜?”“아니.... 그냥.”은재는 빠르게
최근 은재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자신이 뱀파이어가 된 뒤 부인과 아이를 두고 떠나온 이후,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다.물론 뱀파이어 여성과 데이트를 해본 적도 있었고, 고백을 받아본 적도 있었다.하지만 진지한 만남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워낙 공격성이 강한 데다 사형 집행관 업무와 IT 개발자로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은 바쁜 일상으로 인해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는 것 자체를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었다.그런데 이솔의 친구인 하윤이 나타난 이후부터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하이브리드 뱀파이어라는 특성상 느리게 뛰는 심장은 자신을 만나면 선명하게 빠르게 뛰고 있었다.그래서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었다.‘날 좋아하는구나.....’은재는 하윤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뒤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전 같았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을 일이었지만 이상하게 하윤이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자꾸만 머릿속에 남았다.‘왜 신경 쓰이지?’은재는 자신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머리를 쓸어넘겼다.하윤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그 마음을 알아버린 순간부터 자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미치겠네.....”하윤의 심장 소리부터 몸짓, 자신을 바라보는 표정까지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게 느껴졌다.하윤은 자신에게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자신에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문제는 그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자신이 하윤을 예전처럼 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은재는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하려고 했다.하윤이 먼저 말을 걸어오면 웃으
하윤의 도움 덕분에 해일은 그동안 꽉 막혀 있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프로포즈의 방향도 정해졌고, 이솔에게 어떤 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해야 할지도 알게 되었다.한결 가벼워진 표정의 해일은 하윤을 바라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하윤 양.”“네?”“내가 아주 큰 도움을 받았어.”해일은 팔짱을 낀 채 하윤을 내려다보았다.“그러니 내가 도움이 된다면..... 큰 소원 하나는 들어주지.”어찌나 당당한지,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뱀파이어처럼 보였다.하윤은 그런 해일을 바라보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소원 하나를 들어준다고?’분명 고마운 말이었지만 해일의 거만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웃음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하지만 문득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소원이라......’자신은 지금 은재를 짝사랑하고 있었다.당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해도.... 언젠가 해일의 도움이 필요해질 수도 있었다.하윤의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번졌다.“네.....”억지로 미소를 지은 하윤이 고개를 끄덕였다.“소원권…… 잘 보관하겠습니다.”“그래.”해일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하윤에게 꽤나 큰 결정을 내려준 사람처럼 어깨까지 으쓱한 모습에 한숨을 삼켰다.‘정말...... 저렇게까지 당당할 일인가?’하지만 앞으로 자신도 해일에게 부탁해야 할 일이 생길 수 있었다.특히 은재와 관련된
하윤은 루비 아워를 빠져나와 이솔의 집 앞으로 향했다.그리고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을 꺼내 이솔에게 전화를 걸었다.몇 번의 통화 연결음이 울린 뒤, 곧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윤아~.”부드러운 이솔의 목소리를 들은 하윤은 저도 모르게 웃었다.“이솔아~! 뭐 해?”“그냥 TV 보고 있었어.”“그럼 이솔아. 지금 집 앞으로 내려올 수 있어?”하윤은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나 지금 너희 집 앞이야. 우리 같이 차도현 카페에 가자~.”차도현의 카페 이야기가 나오자 이솔의 목소리가 한층 밝아졌다.하윤과 함께 아주 오랜만에 만났던 날 방문했던 이솔의 마음에 쏙 들었던 카페였다.“알았어. 나 옷만 갈아입고 나갈게. 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어?”“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하윤은 씩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이솔은 집에서 입고 있던 편한 옷을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뒤 집 앞으로 내려왔다.건물 밖으로 나오자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하윤이 보였다.이솔은 반가운 마음에 하윤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그러자 하윤은 뒤를 돌아 이솔을 바라보며 반갑게 인사했다.“이솔아! 나왔어?”“응~!”하윤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이솔의 손을 잡았다.“그럼 우리 카페로 가볼까? 이번에 차도현이 신메뉴를 개발했다고 하거든? 그거 먹어보자!”“정말? 어떤 메뉴인데?”차도현의 신메뉴라는 말에 이솔의 눈빛이 반짝였다.
해일은 그대로 오토바이를 몰아 루비 아워로 달리기 시작했다.처음 현목의 조언을 구하고자 궁으로 향할 때만 해도 가슴 속이 꽉 막힌 듯 답답했지만, 지금은 한결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일단 이솔에게 프로포즈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그녀의 허락을 받은 후의 일은 그때부터 하나씩 해결하면 되는 일이었다.해일은 오토바이를 몰며 작게 웃었다.“잘될 거야..... 힘내자~!”잠시 후 루비 아워 앞에 도착한 해일은 오토바이에서 내렸다.헬멧을 벗어 들고는 곧장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지율아. 나왔어.”해일의 목소리에 지율과 하윤이 대화를 나누다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형! 왔어?”“오셨어요?”해일은 자리로 가서 앉은 뒤 두 사람을 올려다보았다.“일단 앉아봐. 나 할 말 있어.”해일의 진지한 말에 지율과 하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인지 알 수 없다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둘은 해일을 바라보다 지율이 먼저 입을 열었다.“형, 궁에 다녀오더니 뭔가 분위기가 좀 달라졌는데?”하윤 역시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해일님, 어쩐 일로 저를 보자고 하신 거예요?”해일은 둘을 번갈아 바라보다 다시 입을 열었다.“폐하께 조언을 듣고 내 마음은 확실히 정해졌어. 그래서 하윤이 널 보자고 한 거고.”결심이 선 듯 해일의 눈빛이 반짝였다.그 모습을 본 지율은 왠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어 급하게 한 손을 들어 올렸다.“형. 잠깐만...... 우리 조금 더 고민하자. 이렇게
해일은 오토바이에서 내려 궁의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보디가드 뱀파이어 앞에 섰다.“폐하를 만나러 왔네.”“해일 심판자님. 연락받았습니다. 들어가십시오.”보디가드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자 궁의 문이 열렸다.해일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궁 안으로 들어섰고 곧장 현목이 있는 집무실로 향했다.승계식이 끝난 후 황제의 자리에 오른 현목은 가끔씩 해일에게 전화를 걸어 신세 한탄을 하곤 했다.황제가 된 뒤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쉬는 시간조차 제대로 가질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특히 황후 폐하와 함께할 시간이 줄어든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예전 같으면 아무리 바빠도 틈을 내어 황후 폐하를 찾아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황제라는 자리가 그마저도 마음대로 허락하지 않는 모양이었다.해일은 그 이야기를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황제의 자리에 오르시더니 신세 한탄이 느셨군...’하지만 그만큼 현목에게 황후 폐하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오늘 자신이 현목을 만나러 온 목적은 분명했다.이솔에게 프로포즈하기 전에 현목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특히 인간이었던 황녀님께서 뱀파이어가 되기까지 어떤 고민과 결정을 했는지 듣고 싶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았다.도움이 되는 조언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현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집무실 문 앞에 선 해일은 가볍게 노크했다.‘똑똑.’“폐하. 해일 심판자입니다.”“들어오게.”해일은 집무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서 현목 앞에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