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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Author: 류한나
곽승재는 그녀가 그날의 일로 화가 나서 이혼을 제안한 것이라고 오해했다.

굳이 따질 필요가 없는 걸 알고 있음에도 고은서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

“그날이 우리의 5주년 기념일인 거 알고 있었잖아. 내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면서 왜 유미 씨랑 밥 먹으러 간 거야?”

곽승재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그날? 나한테는 평소랑 다를 것 없었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기념일을 챙길 필요가 있을까?

모든 건 고은서의 일방적인 기대에 불과했다.

“언젠가는 봐주겠지 하는 마음 하나로 기다렸던 내가 바보네.”

고은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과거의 자신을 원망했다.

그걸 듣지 못한 곽승재는 줄곧 싸늘한 태도를 유지하며 고은서를 바라봤고 그녀는 어느새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렇게 말다툼할 기분 아니거든? 이혼은 진심이야.”

아직도 이혼으로 왈가왈부하는 그녀의 모습에 곽승재는 표정이 잔뜩 어두워졌다.

“고은서, 이혼하는 걸 제멋대로 결정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인데 정신 차려.”

고은서는 그저 이 상황이 너무 우스웠다.

“왜? 하루라도 빨리 나랑 헤어지고 싶은 거 아니었나? 그러면 여사친이랑 당당하게 만날 수 있잖아.”

곽승재는 비아냥거리며 말하는 그녀의 무관심한 태도가 매우 언짢았다.

“이혼할지 말지는 나한테 달려있어. 할머니를 내세워서 결혼을 강요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이혼? 헛소리 그만해.”

“그럼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네가 날 괴롭힌 만큼 나도 똑같이 돌려줄 거야. 그러니까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드디어 미쳤네.”

고은서는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할머니 생신까지 30일 남았어. 그날이 지나면 무조건 이혼할 거야. 더 이상 질질 끌고 싶지 않거든.”

“고은서, 꿈 깨.”

곽승재는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너 사모님 되는 거 좋아했잖아. 그럼 내가 질릴 때까지 버티고 있으라고.”

말을 마친 그는 젓가락을 뿌리치고 식탁을 떠났다.

“곽승재, 너 진짜 미쳤냐?”

고은서는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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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3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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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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