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한정은 여자 몸에서 나는 향수 냄새를 많이 맡아보았다. 그는 인공적인 향기를 싫어한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서 나는 냄새는 무척이나 향기로웠다. 육한정은 그녀의 안전벨트를 풀어준 후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향수 써요?" 향수? 하서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 향수 안 뿌리는데요." "근데 어떻게 몸에서 이렇게 향기로운 냄새가…" 육한정은 고개를 들었다. 순간 그의 몸이 얼어버렸다. 그의 입술이 하서관의 입술과 닿아버렸다. 면사포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키스를 하게 되었다. 부채와도 같은 하서관의 속눈썹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건… 그녀의 첫 키스였다! 빠르게, 육한정은 뒤로 물러났다. 그의 깊은 눈동자가 면사포에 가려진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그의 목젖이 움직였다. "미안해요. 억울하면… 당신이 한 번 더 할래요?" 하서관은 그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당신한테는… 뺨 한 대가 더 필요한 것 같은데요." 육한정의 입꼬리가 휘어졌다. 그의 입에서 매력적인 웃음이 흘러나왔다. 하서관이 조수석 문을 열었다. "먼저 갈게요." "제 이름은 육한정이에요." 하서관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그의 말에 아무렇게나 대답했다. 그의 이름 따위 관심이 없었다. 할아버지가 보고싶을 뿐이었다. 오늘 하서관은 빨간색 니트를 입고 있었다. 손을 흔들자 니트가 위로 올라가더니 버들가지처럼 얇은 그녀의 허리가 드러났다. 육한정은 핸들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이따 회의가 있어서요. 좀 늦을 거에요." "괜찮은데…" 하서관이 거절하려고 입을 열자 차가 떠나버렸다. … 위층에 있던 하소정은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잘한다, 하서관. 겉으로만 착한 척 얌전한 척 하고. 어제 금방 불치병에 걸려 누워있는 남자한테 시집갔으면서, 벌써 새 남자를 꼬셨어? 하소정은 집 앞에 세워진 고급 자
그때, 침대에 누워있던 하서관이 갑자기 눈을 떴다. 왕대표가 멍해졌다. 어떻게 벌써 깼지? "예쁜 아가씨…왜… 왜 벌써 깼어요?" 하서관의 맑은 눈동자에서 교활함과 신랄함이 흘러나왔다. "안 깨면 어떻게 이 좋은 구경을 해요?" "너…" 하서관이 손을 살짝 내밀자, 왕대표의 코끝에 이상한 향기가 맴돌았다. 몸에 힘이 빠지더니 그대로 카펫 위로 쓰러져버렸다. 왕대표의 손발이 밧줄로 묶여졌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보며 웃는 하서관을 두려움에 떨며 쳐다보았다. "예… 예쁜 아가씨, 뭘 하고 싶은 건데요? 이거 좀 풀어줄래요? 우리 같이 제대로 놀아봐요." 하서관은 눈썹을 들썩였다. 그녀는 무해한 얼굴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왕대표님, 이거 좀 보세요. 이게 뭘까요?" 왕대표는 하서관의 손을 쳐다보았다. 하서관의 손에 뼈다귀 두 개가 쥐어져 있었다. "당신… 그 뼈다귀로 뭐 어쩌려고요." "아. 왕대표님, 이옥란씨가 아직 말씀 안 드렸나 봐요. 하씨 저택에서 셰퍼드를 한 마리 키우거든요. 엄청 사나워요. 제일 좋아하는 게 뼈다귀라죠?" 왕대표는 색마였다. 그는 하서관을 오랫동안 탐내고 있었다. 시골에서 올라온 촌뜨기가 산송장한테 시집까지 갔는데. 하고 싶은 데로 행동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하서관을 볼 때마다 왕대표는 소름이 돋았다.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당신… 대체 뭘 어쩌려는 거에요?" 하서관의 손이 아래로 향했다. 그녀는 뼈다귀를 왕대표의 바지 안으로 집어넣었다. "왕대표님, 게임 곧 시작할 거에요. 곧 셰퍼드 한 마리가 저기로 뛰쳐 들어올 거거든요. 조심하세요. 어디 잘못 물리시지 말고." "아니… 예쁜 아가씨, 아니 선생님. 제가 잘못했어요. 얼른 저 좀 놓아주세요…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요. 잘못하다가는 사고 난다고요…" 왕대표는 두려움에 덜덜 떨고 있었다. 하서관에게 무릎이라도 꿇을 기세였다.
무슨 말이지?그의 시선이 제멋대로 그녀의 입술이 멈춰졌다. 뭔가를 암시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여자가 남자한테 고마움을 표시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키스다.하서관의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하얀 귓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몰라요." 말을 끝낸 후 그녀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육한정은 도피하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똑똑하고, 영리하다. 독립적이고, 남에게 기대기 싫어한다. 자신의 진심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신호가 빨간불에 걸리자 차가 멈추어 섰다. 하서관은 창문 너머로 해성에서 제일 유명한 케이크 가게를 쳐다보았다. "케이크 먹고 싶어요?" 귓가에 육한정의 낮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서관의 눈동자에 슬픔 감정이 피어올랐다. 그녀가 가벼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옛날에 엄마랑 자주가던 가게예요." 육한정은 차를 돌리더니 갓길에 차를 세웠다. "먹고 싶으면 사러 가요." … 해성에서 꽤 오래된 케이크 가게였다. 특히 상류층에서 인기가 많았다. 매일 한정 수량만 판매한다. 하서관은 어릴 때부터 케이크를 좋아했다. 엄마가 항상 여기서 케이크를 사주곤 했는데… 그녀의 제일 아름다운 기억이다. 십 년, 이곳에 오지 않은 지 십 년이다.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육한정이 이 모습을 보는 게 싫었다. "저기… 잠시만 기다려줘요. 화장실 다녀올게요." 그녀는 화장실에서 세수를 했다. 육한정은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았는데… 그녀는 아직 어렸다. 그는 케이크 가게로 발걸음을 향했다. 우연찮게 하소정도 이 가게에 있었다. 그녀의 친구 공진아와 함께. 공진아가 하소정을 끌어당겼다. "소정아, 하서관 그 촌뜨기가 스폰하고 다닌다며? 그거 진짜야?" 하소정이 경멸하며 낄낄댔다. "당연히 진짜지. 내 눈으로 똑똑히
하서관은 하소정을 가리키더니 육한정을 쳐다보았다. "쟤가 그랬어요. 기생오라비." 하소정과 공진아는 깜짝 놀랐다. 진짜 이 남자가 그 남자라고? 어머! 하소정의 얼굴이 뺨이라도 맞은 듯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때, 점장이 딸기 케이크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육한정이 케이크를 손에 받아 들었다. "가요. 이제." "알았어요." 하서관은 고분고분하게 그를 따라나섰다. 고개 돌려 하소정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녕~" 하소정이 멍해졌다. 하서관이 탑급 기생오라비를 스폰하고 다닌다니! 그때 공진아가 하소정에게 말했다. "소정아, 아무래도 너 손에다 장 지져야겠다." 하소정이 공진아를 째려보았다. 공진아가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소정아,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 하서관이 스폰하는 남자 진짜 잘생겼다. 돈이 얼마나 들까?" 방금 육한정은 자기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투명 인간 취급했다. 그 사실이 외모에 자신감 넘치는 하소정의 기분을 망쳐버렸다. 하지만 공진아의 말이 그녀를 정신 차리게 했다. 하서관이 스폰하는 남자일 뿐이다. 돈을 배로 주면 되지. 그 생각이 들자 하소정의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아졌다. "점장님, 제가 산 그 케이크 주세요. 저희 이제 가봐야 해요." 하소정이 케이크를 가지러 카운터로 다가갔다. 점장은 주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손님. 돈은 돌려드릴게요. 두 배도 상관없어요. 이 케이크는 손님에게 팔지 못할 것 같아요." "왜요?" 하소정과 공진아가 의아해해했다. 점장이 웃어 보였다. "저희 집 개가 먹어야 해서요." 뭐라고? 하소정이 책상을 두드리며 일어섰다. "점장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 지금 저희 모욕하시는 거에요?" 점장이 대답했다. "제대로 못 알아들으셨나 보네요. 방금 당신들이 무슨 짓을 한건지 알기나 해요? 이 케이크 개한테
육한정의 눈동자가 작아졌다. 그는 황급히 구급상자를 꺼내오더니 알콜이 묻은 면봉으로 하서관의 상처를 치료해주었다. "이제 알겠어요? 세 번 말하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하서관은 그의 차갑고도 딱딱한 턱을 쳐다보았다. "당신이 말한 결과가 가정폭력이에요?" 육한정은 그녀에게 반창고를 붙여주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띠어졌다. "다칠 줄 알면서도 들어온 거에요? 겁도 없어요?" 하서관은 자신의 아름다운 눈동자로 그를 쳐다보았다. "다른 사람이나 당신 무서워하지, 난 하나도 안 무섭거든요." 육한정은 손가락을 멈칫거렸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반창고를 붙여서인지 그녀의 얼굴이 가엾어 보였다. "나가요. 혼자 있고 싶어요." 말을 끝낸 후, 육한정은 하소관의 몸을 일으켰다. 하서관은 신속하게 자신의 부드러운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그대로 그의 허리를 안아버렸다. 여자애가 자신의 품에 안긴 순간, 그의 몸이 얼어버렸다. 그녀의 몸은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그녀의 얼굴이 그의 단단한 가슴팍에 착 달라붙었다. 그녀는 온순한 고양이처럼 그에게 달라붙었다. 육한정의 코끝에 그녀의 향기가 맴돌았다. 그 향기가 그의 신경을 매혹시켰다. 그때 하서관이 그의 품 안에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혼자 있지 말아요. 둘이 있어도 되잖아요. 내가 옆에 있어 줄게요." 온몸을 괴롭히던 힘줄에 서서히 힘이 빠져갔다. 그의 눈동자 아래에 가득했던 음침함도 사라졌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를 안아버렸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파묻었다. 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기… 어디서 맡아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금방 딸기 맛 케이크를 먹어서일까, 그녀의 몸에서 과일 향기가 났다. 하서관은 한참 동안 조용히 그를 안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그의 어깨에 올려놓았다. "아직도 불편하면, 한입 깨물어보는 거 어때요?" 적당한 감정분출도 가끔은 필요하
하서관은 아홉 살 때 시골에 버려졌다. 아버지인 하진국에게 아무런 기대도 가지지 말았어야 했는데… 역시나 이번 전화에도 예외는 없었다. 하진국은 여전했다. 하서관이 알고 있던 그 하진국이었다. 의학에 빠져 살고, 허영심 넘치고, 본인 체면 차리는 그런 사람. 하씨 의료를 더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 지금 그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딸은 하연연이다. 시골에서 돌아온 이 딸은 대타로 시집이나 가는데… "알겠어요, 아빠. 내일 갈게요." 고분고분한 그녀의 태도에 그의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서관아, 넌 그냥 액땜으로 시집간 거야. 불치병에 걸린 네 남편도 곧 죽을 테니까 일단 왕대표 일부터 해결하자. 때 되면 아빠가 다시 좋은 남자로 찾아줄게." "고마워요 아빠." 하서관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핸드폰을 끈 후, 하서관은 육한정의 품에서 눈을 감았다. 솔직히 너무 속상했다. 그녀의 처지는 고아와 다름이 없었다. 그녀도 다른 평범한 애들처럼 엄마 아빠한테 사랑받으면서 평온하게 살고 싶었다. 그녀에게는 너무 과분한 삶이었다. 그녀는 집이 없다. 그녀에게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었다. 조금 추윘는지 하서관이 육한정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그의 품은 단단하고 따뜻했다. 어떤 여자라도 그의 품속에서만큼은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그의 가슴을 베개 삼아 베고 누웠다. 쿵- 쿵- 쿵- 쿵-. 한번 또 한 번의 힘 있는 심장박동 소리가 그녀에게 안전감을 안겨주었다. 불면의 밤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해가 뜰 때까지 그의 품 안에서 잠을 잤다. 그것도 아주 잘. … 육한정은 서서히 눈을 떴다. 다음 날 아침이 다 된 시간이었다. 눈 부신 햇살이 커튼을 넘어 방안으로 비쳐 들었다. 육한정은 잠이 덜 깬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는 정신이 멍했다. 오랜 세월이다. 오랜 세월 동안 아침까지 자지 못
육한정은 곽서택을 쳐다보았다. “건드리기만 해봐. 손목을 부러뜨릴 테니까. 자리에 앉아.” “무슨 상황인데?”금테안경 뒤, 고석근의 검은 눈동자에는 웃음이 어려있었다. "서택아, 급해 하지 마. 여기 앉아서 구경이나 하자." 곽서택은 의혹을 가라앉히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해성의 작은 왕인 곽서택은 두려운 게 없었다. 하지만 그는 어릴 때부터 육한정을 두려워했다. … 하서관은 약속을 지키러 왔다. 역시나 이옥란도 자리에 있었다. 저번일은 하서관이 망쳐버렸지만 이번에는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그녀가 어떤 수작을 부리는지. 그때 왕대표가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이옥란이 웃으면서 그에게 사과를 했다. "왕대표님, 저번 일은 저희 서관이가 잘못했어요. 이렇게 같이 사죄하러 왔잖아요." 왕대표가 콧방귀를 꼈다. "저번에 쟤 때문에 죽을 뻔했는데. 이게 사과 한 번으로 끝나는 일인가요?" 그날, 셰퍼드가 그의 몸 위에서 날뛰었다. 운이 조금만 나빴어도… 너무 놀라 오줌을 지릴 뻔했다. 그날의 처참한 장면을 생각하기만 하면 왕대표는 눈앞에 있는 하서관을 찢어 죽이고 싶었다. "왕대표님, 어쩌고 싶으세요?" "사과는 너무 성의가 없는데… 이렇게 하죠. 하서관이 이 술을 다 마시는 거로 하죠." 이옥란이 그의 제안을 응하려 하자 하서관이 입을 열었다. "저 술 안 마셔요. 마신다고 한 사람이 마시는 거로 해요." "너!" 이옥란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집어삼켰다. 그녀는 웃으며 왕대표에게 말했다. "왕대표님, 다른… 더 성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는 게?" 이옥란의 암시를 받자 왕대표는 음흄한 눈으로 빠르게 하서관의 요염한 몸매를 훑어보았다. "이렇게 하죠. 하서관이 무대에서 봉춤을 추는 걸로. 그럼 전에 있던 일은 없던 일로 해줄게요." 봉춤? 이옥란의 두 눈이 반짝거렸다. 좋은 생각이다. 봉춤은 요염한 춤이다. 점잖지 못한 여자들이 남
익숙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울려 퍼졌다. 하서관의 눈동자가 떨리기 시작했다. 육한정?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역시나, 육한정의 준수한 얼굴이 그녀의 시선 속에 들어왔다. "어떻게 왔어요?" 하서관은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그가 이곳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 육한정은 그녀의 가녀린 팔목을 벽에 눌러놓았다. 커다란 그의 몸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는 그녀를 벽과 자기 몸 사이에 가둬놓았다. "안 오면 차일 거 같아서요." "무슨 뜻이에요?" 하서관은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육한정은 눈썹을 들썩였다. "지금 연기하는 거예요? 밖에 저 왕대표는 누구에요?" 그가 오해했다는 걸 알아챈 하서관이 낮은 목소리로 그에게 변명했다. "왕대표랑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냥 처리할 일이 있어서 온 거에요." "아… 처리해야 한다는 일이 무대에서 봉춤 추는 거에요?" "저기…" 하서관이 인상을 찌푸렸다. "당신, 비꼬는 말투인데? 우리 협상했잖아요.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서 묻지 않기로…" 그녀의 시야가 어두워졌다. 육한정이 그녀의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속눈썹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서관이 발버둥을 쳤다. "당신,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육한정을 고개를 수그리고 있었다. 그는 강압적으로 하서관을 자신의 품속에 가두었다. "협상 내용에 키스하면 안 된다는 말 없었잖아요. 키스는 이미 해버렸는데. 이제 어떻게 할거에요?" "…" 지금 트집 잡고 있는 거지? "당신! 이거 좀 놓아줘요!" 하서관은 그의 정갈한 가슴을 있는 힘껏 밀쳐냈다. 발버둥을 치던 그때 문밖에서 '똑똑' 소리와 함께 왕대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관씨, 안에서 뭐 하는 거에요. 이상한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하서관의 호흡이 가빠졌다. 놀란 나머지 그녀는 감히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제가… 실수로 넘어졌어요.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