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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뿐인 아내

Author: H.I Pearl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01 21:30:42

억만장자의 가면 뒤에!

제5장

줄리안의 시점

“실종?” 나는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반복했다. “그녀가 실종됐다는 게 무슨 뜻이지?”

마커스가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사장님, 제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갔다 왔는데, 어머니가 수술실로 옮겨지기 전이었고, 돌아왔을 때 그녀는 사라져 있었습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의 어머니와 친구는?”

“오늘은 그녀와 함께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고, 어머니는 수술실에 계십니다.” 마커스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그녀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나는 몸을 돌려 병원 안으로 들어가며 주변을 살폈다. 그녀는 어디에 있는 거지? 이 여자애가 나와 무슨 장난을 치려는 거지?

“찾아.” 나는 마커스를 향해 명령했다.

“네, 사장님.” 마커스가 대답하며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나는 수술실 밖에 앉았다.

휴대폰을 스크롤하고 있는데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소피가 수술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초록색 수술복을 입고 목에 수술용 마스크를 걸고 있었다. 눈가가 붉어져 있었고,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아직 나를 보지 못했다. 감정에 너무 빠져 있었다.

나는 일어서며 부드럽게 움직였다. “소피.” 나는 부드럽게 불렀다.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이 커지며 나를 보았다. “줄리안.” 목소리가 떨렸다.

“무슨 장난을 치는 거야, 소피?” 나는 짜증이 섞인 톤으로 물었다. “왜 한마디도 없이 사라진 거지?”

소피의 눈이 아래로 떨어지더니 서둘러 눈물을 닦았다. “수술실에 있었어요. 엄마와 함께 들어갔어요.”

나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내 비서에게 말할 생각은 안 했나?”

소피가 고개를 저었다. “엄마가 수술실로 옮겨질 때 그를 찾을 수 없었어요.”

“알았어.” 나는 이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왜 엄마는 아직 수술실에 있는 거지? 벌써 두 시간이 지났어.”

“엄마가… 갑자기… 활력 징후가 비정상적으로 변했어요.” 소피가 더듬거리며 목소리가 떨렸다. “제가 너무 울어서 의사들이 방에서 나가라고 했어요.”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생각이 복잡했다. 비정상적인 활력 징후?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소피의 눈물이 나를 짜증나게 했다. 왜 아기처럼 우는 거지? 엄마가 죽은 것도 아닌데.

“자제해, 소피.” 나는 단호하지만 절제된 톤으로 말했다. “네 엄마는 괜찮을 거야.”

소피의 눈이 번쩍였지만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훌쩍였다. “죄… 죄송해요. 그냥 지금 엄마를 잃을 수 없어요.”

나는 그녀를 관찰하며 어떤 조작의 흔적이 있는지 살폈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진정한 두려움과 걱정뿐이었다. 나는 마커스에게 소피를 찾았다고 문자를 보냈다.

바로 그때 세 명의 의사가 수술실에서 나왔다.

“소피 씨, 어머니 수술은 끝났습니다.” 내가 아는 수석 의사가 말했다. “하지만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아직 위기를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그게 무슨 뜻인가요?” 소피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치료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중환자실에 모실 겁니다.” 의사가 말하고 떠났다.

“가자.” 나는 잠시 후 말했다.

소피가 돌아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어디로요?”

“내 차로.” 내가 대답했다. “이제 집으로 가야 해.”

“하지만… 엄마가…” 그녀가 중환자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계약 잊었어? 이제 넌 내 거야.”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소피의 얼굴이 창백해졌지만,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체념한 표정을 지었다.

“잊지 않았어요.” 그녀가 속삭였다.

나는 팔을 내밀었고, 소피는 잠시 주저하다 잡았다.

병원을 걸어 나오자 마커스가 우리 옆에 합류했다.

“소피의 어머니는 중환자실에 있어.” 내가 그에게 알렸다. “최고의 의사들이 돌보도록 조치해.”

마커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내 차에 도착하자 운전사가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그는 소피를 위해 문을 열었고, 마커스가 나를 위해 문을 열었다. 소피가 차에 앉자 나도 따라 앉아 그녀 옆에 앉았다.

운전사가 문을 닫고 운전석에 앉았다. 드라이브는 조용했고, 긴장감이 공기 중에 감돌았다.

내 저택에 도착하자 소피의 눈이 웅장함에 커졌다.

“새 집에 온 걸 환영해.” 나는 웃으며 말했다.

운전사가 문을 열자 소피가 내려 주변을 살폈다.

나도 따라 내려 그녀를 입구로 안내했다.

안에서 집사 젠킨스가 우리를 맞이했다.

“환영합니다, 사장님. 환영합니다, 아가씨.”

“이제 블랙우드 부인이십니다.” 나는 젠킨스를 정정하며 소피의 눈을 바라보았다.

소피의 시선이 젠킨스에게, 다시 나에게로 옮겨가며 놀란 기색이 스쳤다.

젠킨스의 표정은 중립을 유지했다. “알겠습니다, 사장님. 블랙우드 부인, 환영합니다.”

소피의 얼굴이 창백해졌지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를 방으로 데려가.” 나는 젠킨스에게 지시했다. “편안하게 해 줘.”

젠킨스가 고개를 끄덕이고 소피를 위층으로 안내했다. 나는 그들이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소피는 이제 블랙우드 부인, 이름뿐인 내 아내였다. 하지만 곧 그녀는 모든 의미에서 그 역할을 배우게 될 것이다.

*******

“오늘 밤 네 방으로 갈 거야.” 나는 아침을 먹으며 말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세 숟가락 정도 먹은 후 자리를 떴다. 하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아침을 먹고 방으로 향하려던 찰나 휴대폰이 진동했다.

“오빠, 나 시내에 있어.” 여동생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달콤하게 흘러나왔다.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의 장난에 어울릴 기분이 아니었다.

“에블린, 나 바빠.” 나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자기 여동생한테도 너무 바쁜 거야?” 그녀가 토라진 듯 말했다.

“내 집에 오지 마, 에블린.” 나는 경고했다.

“이미 늦었어, 오빠.” 그녀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네 저택 앞에 서 있어.”

아! 이 애가 또 내 인생을 괴롭히러 왔군. 뭔가 그녀를 쫓아낼 방법을 찾아야겠어.

“에블린, 나 결혼했어. 아내와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아.” 나는 이게 효과가 있길 바라며 말했다. 왜 그녀가 시내에 올 때마다 여기로 오는지 모르겠다. 할아버지 집으로 가면 안 되나?

“뭐라고?! 언제? 어떻게? 왜?… 그렇게 갑자기 결혼했다고? 결혼식은 언제였는데? 왜 나한테 이제야 말해?” 에블린의 목소리가 분개하며 높아졌다.

“너한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 안 했어. 게다가 어젯밤에 데려왔어.” 나는 건조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결혼식은 나중에 할 거야.” 나는 거짓말을 했다.

“필요?” 에블린의 웃음에는 독이 섞여 있었다. “좋아… 하지만 그녀를 만나고 싶어. 지금 당장.”

“에블린, 안 돼!” 나는 으르렁거렸다.

“오빠, 나… 그냥 새 올케를 만나고 싶을 뿐이야.” 그녀가 달래듯 말했다.

“에블린, 이 일에 끼어들지 마.” 나는 경고했다.

“두고 보자.” 그녀가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에블린이 물러서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려던 찰나 젠킨스가 다가왔다.

“사장님, 여동생분이…” 젠킨스가 말을 끝내지 못하고 에블린이 끼어들었다.

“오빠… 나 왔어.”

그녀가 다가와 나를 안았고, 교활한 미소가 얼굴에 번졌다. 나는 포옹을 참으며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에블린, 왜 여행 가방을 가지고 온 거야?” 나는 그녀가 가져온 가방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이번엔 옷을 많이 안 가져왔어. 보석이랑 메이크업 키트가 더 많고, 이번엔 오래 안 있을 거야. 삼 주만.” 에블린이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삼 주? 걱정 마. 내가… 후에 쫓아낼 테니까.” 나는 그녀의 시선이 위층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말을 멈췄다. 돌아보니 소피가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오빠… 저 사람이 네 아내야?” 에블린이 소피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물었다. “정말 예쁘다!”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나를 밀치고 지나갔다.

예쁘다고? 눈이 먼 건가? 어떻게 소피가 예쁘다고 말할 수 있지? 확실히 안경을 맞춰줘야겠어.

에블린이 소피를 안으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가족에 온 걸 환영해, 올케!” 에블린이 외쳤다.

소피는 놀란 표정이었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는 듯했다.

“안녕하세요.” 소피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에블린이 물러나며 소피의 얼굴을 살폈다.

“나는 에블린이야, 줄리안의 여동생.” 그녀가 말했다.

소피의 눈이 나에게, 다시 에블린에게로 옮겨갔다.

“만나서 반가워요.” 소피가 웃으며 대답했다.

에블린의 시선이 소피의 얼굴에 머물렀다. 에블린이 소피와 이렇게 쉽게 친해지는 게 놀라웠다. 빅토리아를 처음 소개했을 때처럼 거부할 줄 알았는데.

“정말 예쁘다.” 에블린이 말했다. “오빠, 확실히 미인을 골랐네.”

나는 목을 가다듬고 대답하려던 찰나 마커스가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사장님,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마커스가 말했다.

“무슨 일이야, 마커스?” 내가 물었다.

“할아버지께서 뵙고 싶어 하십니다, 사장님.”

나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마커스를 의심스럽게 바라보았다. “너 할아버지한테 뭐라고 말한 거야?”

그가 조용히 있자, 이미 내 이른바 결혼에 대해 알렸다는 걸 알았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계약 결혼이라고 말했어?”

“아니요, 사장님.” 그가 말했다.

“좋아. 할아버지가 너를 나와 일하게 했다는 건 알지만, 나 모르게 나에 대한 정보를 드리면 안 돼. 이제 넌 내 비서야, 그분의 비서가 아니야.” 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사장님.”

“할아버지가 오빠를 부르신다고? 무슨 일이야?”

나는 에블린의 질문을 무시하고 소피를 흘끗 보았다.

“젠킨스가 네 필요를 봐 줄 거야.”

내가 떠나려 하자 에블린이 내 옆에 따라붙었다.

“나도 같이 갈래, 줄리안.” 그녀가 토라진 듯 말했다.

“안 돼, 에블린. 소피와 있어.” 내가 말했다.

“알겠어. 그럼 그녀와 함께 있을게.” 그녀가 소피에게 돌아서며 말했다.

마커스가 앞장서자 나는 저택을 나섰다. 노인이 이번엔 또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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