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그것은 소유자의 정화 마나를 극대화하여 방출할 수 있는 고대의 유물이었다.
노아는 안경을 치켜올리며 열정적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누님이 직접 마나를 쓰지 않아도 돼요. 이 성물에 누님의 각인을 조금만 연결해 두고, 매형의 용의 화염을 촉매로 삼아 기함의 마력포를 통해 발사하는 거예요. 그러면 누님의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도 침묵의 섬을 가로막고 있는 보랏빛 결계를 단번에 파괴할 수 있어요."
노아가 설명을 마치며 로젤린의 침대 곁으로 한 걸음 다가서려 하자, 테오도르의 붉은 눈동자가 매섭게 빛났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황금빛 스파크가 파지직 소리를 내며 튀었다.
"처남, 선을 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내 아내에게 그렇게 가까이 다가가지 마라."
<로젤린은 노아를 바라보며 덧붙였다."제롬 경에게 연락하여 수도령의 모든 경계선을 봉쇄하고, 남부에서 복귀 중인 로간 경의 본대와 연합하여 수색망을 좁히라고 해. 벨리알이 아무리 환영술에 능하다 할지라도, 엘리시아의 마력을 품고 있는 이상 완전히 숨을 수는 없을 거야.""네, 누님. 즉시 마탑으로 복귀하여 지맥 분석을 시작하겠습니다."노아가 서둘러 방을 나가자, 침소에는 다시 테오도르와 로젤린 두 사람만이 남게 되었다.창밖으로는 새벽의 푸르스름한 햇살이 깨진 창문 틈새로 부드럽게 스며들고 있었지만, 방 안의 백금빛 화염은 도망친 용을 향한 잔혹한 사냥의 시작을 알리듯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매섭게 이글거리고 있었다.서로의 영혼을 완벽하게 옭아맨 두 사람의 숨결은, 빼앗긴 요람을 되찾고 괴물들을 소멸시키기 위한 시공을 찢는 집념이 되어 제국의 대지 위로 잔잔하게 번져나가고 있었다.* 백금빛의 성역제국의 가혹한 북부 대묘지 지하, 수백 년 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지독한 죽음의 마기만이 고여 있던 고대 신전의 대성당은 오직 암흑으로 가득 차 있었다.천장 높이 솟아오른 거대한 석조 기둥들은 세월의 풍파에 깎여 기괴한 형상을 하고 있었고, 바닥에는 정체 모를 검은 액체가 마치 타르처럼 진득하게 흘러내리며 불길한 연기를 피워 올렸다. 이곳은 세상의 모든 빛을 거부하는, 심연의 눈 잔당들과 현신한 용의 인격이 구축한 완벽한 은신처였다.타닥,
테오도르는 주먹을 꽉 쥐었다. 너무 강하게 쥔 탓에 손톱이 살점을 파고들어 창백한 손가락 사이로 붉은 핏방울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지만, 육체의 통증 따위는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발기는 듯한 분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예전의 그였다면 폭주하는 용의 화염으로 대공궁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며 미쳐 날뛰었겠지만, 지금의 테오도르는 도리어 무서울 정도로 차갑고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자식을 구하기 위해서는 광기에 휩싸이는 것이 아니라, 적들의 목을 단숨에 잘라낼 가장 날카롭고 이성적인 칼날이 필요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테오도르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엘리시아의 찢어진 천 조각을 품에 안고 소리 없이 오열하는 로젤린의 뒤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는 그녀의 가냘프게 떨리는 어깨를 자신의 넓은 품으로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투명한 은빛 머리칼이 로젤린의 새까만 흑발과 애처롭게 얽히며, 침소의 어둠 속에서 한 폭의 잔혹한 그림 같은 형상을 자아냈다."로젤린…… 미안해. 내가 당신과 아이를 완벽하게 지키겠다고 그렇게 호언장담해 놓고, 내 부족함 때문에 이런 비극을 마주하게 만들었어. 나를 원망해도 좋아. 내 사지가 찢겨 나가도 할 말이 없는 죄를 지었어."테오도르는 로젤린의 목덜미에 고개를 깊숙이 묻으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잘게 떨리고 있었고, 아내를 향한 지독한 미안함과 절절한 연정이 애틋하게 배어 있었다.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두 여인을 슬프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그의 영혼을 난폭하게 헤집었다.로젤린은 그의 단단한 가슴에 몸을 맡긴 채, 흐르려는 눈물을 삼켜내며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그녀의 은빛 눈동자는 슬픔을 넘어 잔혹한 무인의 투지로 서서히 타오르고 있었다.
"로간 경, 제롬 경. 본대를 이끌고 남부의 잔당들을 소탕하며 뒤따라오세요. 나와 전하가 먼저 수도로 향할 것입니다.""하지만 비전하, 이곳에서 수도령까지는 전속력으로 달려도 수일이 걸립니다!"로간이 깜짝 놀라 외치자, 테오도르가 로젤린의 허리를 단단하게 감싸 안으며 손끝에서 백금빛 마력을 지맥을 향해 내리꽂았다. 저주로부터 해방된 그의 새로운 코어는, 이제 제국의 지맥 자체를 강제로 조율하여 공간을 압착할 수 있는 초월적인 권능을 품고 있었다."수일이나 걸릴 필요 없어. 내 딸이 부르고 있으니, 지맥을 찢어서라도 단 한 순간에 도달해 줄 테니까."테오도르의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선언과 함께, 두 사람의 발밑으로 눈이 부실 정도의 찬란한 백금빛 이동 마법 진이 전개되었다.콰구구궁.공간이 왜곡되는 거대한 진동과 함께 테오도르와 로젤린의 신형은 남부의 화산 지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수도를 향해 차원 이동을 감행했다. 자식을 구하기 위한 부모의 지독한 연정과 맹목적인 분노가, 제국의 대지 전체를 세차게 뒤흔들며 소리 없이 폭발하고 있었다.* 엇갈린 추적과 사라진 요람시공간이 거대하게 비틀리며 눈이 부실 정도의 백금빛 파동이 대공궁 내실의 허공을 난폭하게 찢어발겼다.쿠구구궁. 남부 대화산 지대의 지맥을 강제로 조율하여 공간을 압착한 차원 이동의 거대한 충격파가 방 안의 하얀 대리석 바닥을 세차게 흔들었다. 백금빛
협곡 너머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다섯 번째 장군 오르크가 웅장한 웃음소리를 터뜨렸다."아하하하! 이제야 눈치챘단 말이냐, 어리석은 인간들아! 벨리알 님께서 이미 너희의 궁전을 피로 물들이고 있을 터! 너희는 결코 이곳을 벗어나지 못한다! 주군의 대업을 위해 이 자리에서 발이 묶인 채 절망 속에서 죽어가라!"오르크가 무쇠 방패를 다시 한번 대지에 강하게 내리찍었다.그러자 화산 지대의 거대한 지맥 열기가 방패의 표면으로 집중되며, 이전보다 훨씬 더 두껍고 단단한 용암의 성벽이 대공 부부의 앞길을 완벽하게 가로막았다.그림자 칼날 하겐 역시 어둠 속으로 자신의 신형을 완벽하게 숨긴 채, 테오도르와 로젤린이 수도로 회군하려 할 때마다 사방에서 치명적인 기습을 가할 준비를 마쳤다. 철저하게 시간을 끌기 위한 완벽한 방어 진형이었다.테오도르는 자식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도리어 얼음처럼 차갑고 명징한 이성을 찾아냈다. 용의 저주로부터 해방되어 얻은 백금빛 코어가 그의 심장 깊은 곳에서 태양처럼 찬란하게 박동하기 시작했다."시간을 끌겠다고? 감히 누구 앞에서 그따위 가소로운 계략을 논하는 거냐."테오도르의 목소리는 지극히 낮고 부드러웠으나, 그 안에 담긴 압도적인 위엄은 남부의 붉은 대지 전체를 압착하듯 무겁게 짓눌렀다. 그의 은빛 머리칼이 백금빛 마나 폭풍 속에서 눈부시게 휘날렸다. 테오도르는 로젤린을 바라보며 나직하게 속삭였다."로젤린, 내 손을 잡아. 더 이상 힘을 아낄 필요가 없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단 한 번에 쏟아부어 저 장벽을 그대로 지워버리자. 그리고 우리 딸에게 가야 해
로젤린은 자신의 비검을 고쳐 잡으며 은빛 눈동자를 매섭게 빛냈다. 밤하늘을 닮은 새까만 흑발이 남부의 열풍에 거칠게 흔들렸다."전하, 저들의 기운이 이전의 장군들과는 다릅니다. 우리를 죽이려는 살기보다, 철저하게 방어 태세를 갖추고 길목을 가로막으려는 의도가 느껴져요."테오도르는 로젤린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감싸 안으며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그의 투명한 은빛 머리칼이 용암의 붉은 열기 속에서 백금빛으로 아름답게 일렁였다. 저주가 사라진 그의 붉은 빛 눈동자에는 아내를 향한 온전한 다정함과 흔들림 없는 신뢰만이 가득 차 있었다."당신 말이 맞아, 로젤린. 저들의 진형이 지나치게 수비적이야. 무언가 다른 음모를 꾸미고 우리를 여기에 묶어두려는 게 틀림없어. 하지만 저들이 아무리 단단한 성벽을 쌓을지라도, 내 백금빛 화염으로 저 길목 자체를 통째로 녹여버릴 테니까 걱정하지 마. 나와 함께 저 장벽을 깨부수자.""당신과 함께라면 그 어떤 장벽도 두렵지 않습니다, 나의 전하."로젤린이 미소 지으며 그의 손을 더 단단히 맞잡았다. 두 사람의 손목에 감긴 황금빛 마력 사슬이 강렬하게 공명하며 전장의 핏빛 안개를 거칠게 걷어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결속이 다가올 치열한 사투를 향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남부 대화산 지대의 열기는 숨이 막힐 정도로 뜨거웠지만, 협곡 입구를 가득 메운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갑게 굳어 있었다.다섯 번째 장군 오르크가 들어 올린 무쇠 방패는 대지의 지맥과 완벽하게 공명하며 거대한 철벽의 결계를 형성하고 있었고, 그 주변을 감싼 여섯 번째 장군 하겐의 그림자 마기는 사방의
벨리알은 괴물의 발치 아래 무릎을 꿇으며 기괴하게 입꼬리를 올렸다."주군, 대공 부부의 무력이 저주를 벗어나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해졌습니다. 저들이 남부 화산 지대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지금,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상당한 전력 손실을 야기할 뿐입니다. 이제는 단순한 무력보다 저들의 가장 가냘픈 약점을 찌르는 계략이 필요한 때입니다."괴물이 황금빛 눈동자를 가늘게 좁히며 벨리알을 내려다보았다."약점이라니? 그 오만한 사내와 전장의 여우에게 무슨 약점이 있다는 말인가?""저들이 목숨보다 아끼는 새로운 생명, 대공궁의 요람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 엘리시아가 있습니다.주군께서 다섯 번째 장군 오르크와 여섯 번째 장군 하겐을 남부 골짜기로 보내 대공 부부의 발을 묶어두시는 동안, 제가 직접 수도로 잠입하겠습니다.황실 마탑의 결계를 부수고 대공궁으로 들어가 그 아이를 완벽하게 납치해 오겠습니다. 아이를 인질로 잡는 순간, 저들은 무기를 버리고 우리의 앞에 스스로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벨리알의 간교한 계략에 괴물의 입술이 호선을 그리며 잔혹하게 올라갔다."좋다. 벨리알, 네놈의 그 기괴한 변신술로 대공궁을 처참하게 더럽혀라. 오르크와 하겐은 당장 군세를 이끌고 남부의 좁은 길목을 막아서라. 이기지 못하더라도 조급해할 필요 없다. 오직 시간을 끌며 저들의 시선을 남부에 묶어두기만 하면 된다.""주군의 명을 받들겠습니다."벨리알이 고개를 들자, 그의 거친 사내의 골격이 마법처럼 흐려지더니 이내 세상에서 가장
전투가 끝난 후, 테오도르는 로젤린을 안아 들고 선실로 향했다. 그는 기사들의 경배나 노아의 걱정스러운 시선 따위는 가볍게 무시했다. 오직 제 품에 안긴 여인의 안위만이 그의 온 세상이었다.선실 문이 닫히자마자 테오도르는 로젤린을 넓은 침대 위로 밀어눕혔다. 그의 거친 숨결이 로젤린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그의 붉은 눈동자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욕망과 독점욕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전하, 이제 안전합니다. 군사들의 상태를
테오도르의 목소리가 바다 전체를 울렸다. 그는 암초 중앙으로 착지하며 거대한 불꽃 폭풍을 일으켰다. 사제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불꽃 속으로 소멸했다.로젤린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제단 중앙에 박힌 보랏빛 수정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성검의 일격: 부서지는 파도』!청색 마나가 응축된 검날이 수정을 정면으로 강타했다. 콰앙! 하는 굉음과 함께 수정이 산산조각 나며 갇혀 있던 마력이 사
로젤린의 일격이 마석의 방어막에 부딪혔다. 챙! 고막을 찢는 듯한 금속음과 함께 보랏빛 스파크가 튀었다. 반동으로 인해 로젤린의 팔이 저릿했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연속으로 검을 휘두르며 방어막에 균열을 냈다.그 순간, 테오도르가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다. 마석이 파괴될 조짐을 보이자, 그 안에 갇혀 있던 오염된 마력이 테오도르의 용의 심장과 공명하며 최후의 발악을 시작한 것이다."아아악! 로젤린… 윽,
"누님! 이 배들을 조종하는 핵이 어딘가에 있어요! 그걸 부수지 않으면 끝이 안 나요!"노아가 함선 중앙에서 마법 방어막을 유지하며 소리쳤다. 그의 안경 너머로 비치는 눈동자가 바쁘게 적진을 분석하고 있었다.로젤린은 적진 한가운데서 유난히 거대한 돛을 단 기함 하나를 발견했다. 그 배의 선수상에는 인간의 머리 세 개가 달린 흉측한 조각상이 붙어 있었고, 그곳에서 진득한 보랏빛 마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n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