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을 구한 훈장이지. 황제가 하사한 깡통 메달보다 이 상처 하나가 더 가치 있어. 이 흉터가 없었으면 지금쯤 자네들은 북부 야만족의 노예가 되어 있었을 텐데?”그는 마담 퐁파두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싸늘한 비소.“내 아내의 훈장을 모욕한 죄, 어떻게 물을까?”“저,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마담 퐁파두르는 그 자리에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 조수들도 바들바들 떨며 머리를 조아렸다. 테오도르는 쯧, 하고 혀를 찼다.“알았으면 제대로 해. 이 흉터들을 가리려고 애쓰지 말고, 오히려 돋보이게 만들어. 강인하고, 아름답고, 고귀하게. 빈터발트의 안주인은 연약한 꽃이 아니라, 눈보라를 견디는 철목(鐵木)이어야 하니까.”'철목이라….' 로젤린은 그 단어를 곱씹었다. '꽃이 되려 하지 말고 나무가 되라. 그 말은 묘하게 위로가 되었다.'“일어나서 일해. 내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마담 퐁파두르는 허둥지둥 일어났다. 그녀의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두려움 속에서도, 디자이너로서의 도전 의식이 불타오르고 있었다.“알겠습니다, 전하. 세상에서 가장 강렬하고 아름다운 옷을 만들어내겠습니다.”그 후로는 일사천리였다. 마담 퐁파두르는 로젤린의 흉터를 가리기 위해 레이스를 덕지덕지 붙이는 대신, 과감한 커팅과 짙은 색감의 원단을 선택했다. 검붉은 벨벳, 차가운 실크, 그리고 가죽. 로젤린은 인형처럼 서서 그들의 손길을 받아냈다. 테오도르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간간이 훈수를 두었다.“등은 더 파도 돼. 등 근육이 예쁘니까.”“치마는 너무 길지 않게. 움직일 때 거슬린다고 싫어할 거야.”“거기에 단검을 숨길 수 있는 주머니를 하나 만들어 줘.”“전하, 제발 주머니 얘기는 그만하시죠. 드레스에 주머니라니요.”마담이 울상을 지었지만 테오도르는 완강했다. 결국, 로젤린의 드레스 허벅지 안쪽에는 단검을 꽂을 수 있는 비밀 주머니가 만들어졌다.---옷 치수를 다 재고 나자,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테오도르는 집무실로 가서 업무를 봐야 했고, 로젤린은
Last Updated : 2026-05-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