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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아니......”

엄진우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걸 대체 해? 아니면 말아?

“못 들었어? 빨리 해! 아니면 넌 당장 해고야!”

예우림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엄진우를 재촉했다.

심지어 일부러 엄진우에게 몸을 바싹 밀착했다.

희고 여린 피부, 볼륨있는 몸매가 눈앞에서 아른거리니 엄진우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뻗어 과감하게 여자의 민감한 부위를 움켜잡았다.

예우림은 안색이 확 변하더니 몸을 가늘게 떨며 싸늘한 눈빛으로 엄진우를 노려보았다.

‘그냥 살짝 만지는 시늉만 할 거지 이 자식 왜 이렇게 과감해? 게다가 하필이면 제일 민감한 데를......’

그녀는 애써 민감함을 참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봤죠? 우리는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아빠와 삼촌이 포기하세요.”

“말도 안 되는 소리! 예우림, 네가 이 쓰레기 같은 자식과 어떤 사이든 상관없어. 하지만 넌 반드시 호문소주와 결혼해야 할 거야!”

예정명은 버럭 화를 내며 예우림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그녀의 뺨을 때렸다.

예우림은 뺨이 빨갛게 부어오르더니 이내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이건 삼촌의 자격으로 너한테 주는 벌이야!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감히 어디서 제멋대로 행동해!”

예정명이 콧방귀를 뀌었다.

“어디서 쓰레기 같은 자식을 데리고 와서 모두를 역겹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본데! 꿈 깨! 쓰레기는 영원히 쓰레기야!”

그런데 이때, 두터운 손바닥이 예정명의 얼굴을 강타했다.

예정명은 마치 새털처럼 날아가 대리석 기둥에 부딪히더니 머리가 깨져 피가 철철 흘러나왔다.

“전무님!”

예씨 가문 사람들은 대경실색하며 달려갔다.

엄진우는 손을 거두고 예우림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부대표님, 괜찮으세요?”

예우림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너...... 힘이 왜 이렇게 세?”

엄진우는 가볍게 웃어 보였다.

“군 생활 몇 년 하다 보니 힘만 키웠나 봐요. 부대표님이 맞는 걸 보니 제가 참을 수 없어서......”

“여봐라! 당장 저 물건 잡아다 개밥이나 만들어버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예정국은 노발대발하며 으르렁거렸다.

순식간에 일여덟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쳐들어왔는데 그들은 모두 예씨 가문을 위한 킬러들이다.

당황한 예우림은 급히 엄진우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아빠! 왜 이러세요! 삼촌이 먼저 날 때렸잖아요! 이 사람은 나 지켜주기 위해서 그런 거니 그만하세요!”

예우림이 나서서 자기를 감싸자 엄진우는 왠지 감동하여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괜찮아요, 부대표님. 저런 동네 똥개들은 제 상대가 아니에요.”

“너 좀 가만히 있어!”

예우림이 엄진우에게 한 소리 하려는 순간, 엄진우는 바람처럼 가볍게 움직이더니 킬러 일여덟 명을 모두 때려눕혔다.

킬러들은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

너무 약하다.

북강에서 상대했던 적들과 비교하면 전혀 같은 급이 아니었다.

예우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과 입을 쩍 벌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맹랑한 놈, 당장! 당장 집행기관 사람들 불러와!”

예정명은 머리를 감싼 채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소리를 질렀다.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냐!”

이때, 개량한복 차림의 노인이 등을 구부리고 걸어 나왔다.

순식간에 장내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어르신!”

엄진우도 한눈에 상대의 신분을 알아봤다.

노인은 바로 지성그룹의 회장이자 진정한 배후 권력자인 예흥찬이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예정명이 먼저 고자질했다.

“아버지, 우림이가 어디서 저런 쓰레기 같은 자식을 데려와서 우리 가문 사람을 다치게했어요.”

“긴 말은 필요 없어. 우림아, 네가 얼마나 격에 맞지 않은 짓을 했더라도 호문소주의 침대에 오르기만 한다면 이 할아버지는 더는 네 과거를 문제 삼지 않을 거야.”

예흥찬이 말했다.

“호문소주는 단지 널 원할 뿐이니, 네 몸이 더럽혀졌다고 해도 신경 쓰지 않을 거야.”

예우림은 가족들이 자기에게 이런 말을 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할아버지는 절 고작 가문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만 생각하셨어요?”

“네가 가진 모든 것은 예씨 가문이 너에게 준 것이라는 걸 잊지 마! 난 지금이라도 당장 네 부대표 자리를 박탈하고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을 수도 있어!”

예흥찬의 고고한 자태에 예우림은 순식간에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버렸다.

지성그룹 부대표직이 사라지면 그녀는 창해시에서 입지를 잃게 된다. 그렇게 되면 예씨 가문은 언제든지 그녀를 죽일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예흥찬은 예우림의 약점을 잡은 것이나 다름없다.

예우림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예흥찬은 싸늘한 눈으로 엄진우를 힐끗 보며 말했다.

“네 놈에게는 5천만 원 줄 테니까 예씨 가문과 예우림에게서 썩 떨어져! 그렇지 않으면 예씨 가문과 호문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예흥찬은 심지어 엄진후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며칠 뒤 호문소주는 혼담을 위해 직접 예씨 가문에 찾아올 것이다.

호문의 세력은 온 창해시를 뒤덮고 있으며 예씨 가문보다 훨씬 강했다.

그런데 이런 쓰레기가 감히 예씨 가문의 좋은 일을 방해하려고?

예흥찬의 눈에 엄진우는 그저 작은 걸림돌일 뿐, 한 발로도 밟아 부술 수 있는 하찮은 존재로만 보였다.

하지만 엄진우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예흥찬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르신이 곧 저세상으로 가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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