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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왜냐하면 상대는 북강의 명왕, 나라의 기둥이자 용국 권력의 절정 중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명왕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그들은 더 높은 권력과 재부를 손에 넣게 될 것이다.

“두 사람도 소식을 전해 들었나 본데, 명왕님이 요즘 맞선을 보기 위해 이 레스토랑에 종종 들린다고 하더라고.”

그 말에 조문지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앞으로는 더 주시해야겠어요. 두 분한테 기회를 먼저 빼앗길 수는 없죠.”

세 사람은 명왕의 권세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심지어 서부의 제왕도 명왕에게 쩔쩔매야 하는 존재이다.

설령 이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관계를 잘 처리해야 한다.

명왕이 화를 내기라도 하면 이 도시의 모든 생물은 곧 죽은 것이 될 것이며 피는 강이 되어 흐를 것이다.

즉 삼대 거물의 운명이 명왕의 손에 달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왕님이 창해시에 정착하셨다고 하니, 제가 조만간 먼저 찾을 테니 기대하세요!”

“흥, 명왕님은 내가 먼저 찾도록 하지!”

세 거물은 싸늘하게 서로를 마주 보고는 각자 차를 타고 떠나갔다.

......

버드나무 리조트.

예우림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다급히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상당히 고급스러운 곳이다.

“부대표님, 대체 절 어디로 데려가시는 거예요?”

엄진우는 아직도 멍한 표정이다.

“들어가면 알아.”

예우림은 엄진우를 데리고 바로 홀로 들어갔고, 홀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예우림! 가족회의에 왜 외부인을 데리고 들어오는 거야!”

갑자기 몇 명의 양복 차림의 남자가 일어서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순간 엄진우의 심장은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세상에, 지성그룹의 대표 예정국, 전무이사 예정명 그리고 그 외의 이사급 인물들!

입사 직후 엄진우가 그룹 명예 전시 사진에서 보았던 원로들이다.

엄진우를 본 예씨 가문 사람들은 마치 동물원에서 원숭이를 보듯 입을 가리고 킥킥거렸다.

“이거 실제 상황이지? 예우림 미친거야? 왜 저런 남자와 함께 나타난 거지?”

“저 차림새를 보니...... 어우, 쓰레기통에서 주워 온 옷은 아니겠지? 우리 집 개가 저 자식보다 옷 더 잘 입어.”

......

“야, 거지. 가까이 오지 마. 당장 신발 벗고 맨발로 꺼져!”

예우림의 둘째 삼촌 예정민은 싸늘한 눈빛으로 엄진우를 노려보며 매섭게 쏘아붙였다.

“우리 예씨 가문 마루가 얼마나 비싼 줄 알기나 해? 너 같은 놈이 한평생 벌어도 꿈도 못 꿀 가격이야.”

그 말에 엄진우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돈? 엄진우에게는 평생 써도 남을 돈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돈에 별로 관심이 없다.

돈은 모자라지 않을 만큼 있으면 되고 그의 옷은 모두 엄마가 사준 옷이다.

그런데 그가 아무렇지 않게 버린 물건을 누군가는 한없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니.

“삼촌, 말 좀 가려서 하시죠? 오늘 여러분에게 아주 중요한 일을 발표할 거예요.”

예우림은 느닷없이 엄진우의 손을 잡고 번쩍 들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이 남자는 제 약혼자예요! 그러니 더는 저한테 호문 후계자자와 결혼하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예우림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장내가 들썩였다. 예씨 가문 사람들의 눈알이 튀어나올 듯 휘둥그레졌다.

“예우림이 저 거지 같은 자식한테 반한 거야? 에잇, 설마. 내가 잘못 들었겠지.”

엄진우도 멍해졌다. 머리가 한 순간 사고를 멈췄다가, 다시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예우림 이 여자, 날 화살받이로 삼으려고 여기까지 데려온 거였어?

한 순간 불구덩이 속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런 독한 여자 같으니라고...

예우림의 아버지인 예정국은 책상을 치며 일갈했다.

“맹랑한 것! 어디서 데려와도 저런 물건을 데려와! 저런 물건이 우리 예씨 가문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예정명도 화를 내며 말했다.

“우림아. 호문소주와 결혼하라고 하니 네가 많이 서러웠구나? 하지만 가족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도 네가 응당 지켜야 할 본분이야.”

“본분은 무슨 얼어죽을. 나 예우림, 결혼과 미래는 내가 직접 결정해요! 아무리 내 아빠와 삼촌이라고 해도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할 자격 없어요!”

예우림은 턱을 치켜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미 순정을 이 남자에게 주었으니 반드시 이 남자와 결혼할 거예요!”

그 말에 예씨 가문 사람들은 순식간에 사색이 되어 믿을 수 없다는 듯 예우림을 바라보았다.

예우림은 예씨 가문에서 이름난 얼음공주이다.

그런데 그녀가 저런 천민에게 순정을 바쳤다니......

예정국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아, 망쳤어. 실패야. 내가 널 어떻게 배양했는데 이렇게 실패작이 되었다니.”

예정명도 고개를 저었다.

“난 믿을 수 없어. 너 설마 회사에서 아무 직원이나 데려와서 지금 연기하는 거 아니야? 네 안목으로 이런 남자한테 꽂힌다고?”

예우림은 차갑게 웃어 보였다.

“믿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세요.”

엄진우가 그녀를 불렀다.

“부대표님.”

“닥치고,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당장 내 가슴과 엉덩이 만져.”

예우림은 그를 매섭게 쏘아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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