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희의 난처한 표정을 보아하니 이들 모녀가 강제로 쳐들어온 것이 분명했다.엄진우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뻔뻔한 사람을 많이 보긴 했지만 이 정도로 뻔뻔한 사람은 처음 본다. 그것도 모녀가 쌍으로 말이다.만약 엄진우가 그녀의 말에 긍정한다면, 이들 모녀는 반드시 예우림이라는 돈줄을 잡기 위해 엄진우에게 거머리처럼 들러붙을 것이다.엄진우는 아예 진실과 거짓을 반반 섞어서 말했다.“이것 참,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네요. 예우림은 제 상사고요, 어제는 급한 업무 때문에 찾아오신 것뿐이에요. 일 얘기만 하고 바로 헤어졌어요.”엄진우의 말에 진미령과 최란화는 안색이 확 달라졌다.“뭐야? 그러니까 고작 상사라는 거야? 내가 그럴 줄 알았지. 예우림 같은 여자가 너 같은 빈털터리한테 눈길이나 주겠어?“그러니까. 괜히 좋아했네. 가자, 엄마!”모녀는 욕설을 내뱉으며 가지고 온 선물까지 다 챙겨서 나갔다.이때 청용에게서 문자가 왔다.“명왕님, 명왕 카드에 1조를 입금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감히 명왕님의 허락도 없이 부동산을 구입했습니다. 명왕 카드로 마음껏 지배하십시오.”엄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청용 이 자식, 여전하네.하수희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들, 신경 쓰지 마. 근데 너 밤새 어디 있었어?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엄진우가 웃으며 대답했다.“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그렇다고 밖에서 잤겠어? 근데 우리 아직도 2천만 원 빚 있는 거 맞지? 일단 내 돈으로......”하수희는 갑자기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아들, 쥐꼬리만한 월급 받는 평범한 회사원이 무슨 수로 그 빚을 갚는다는 거야? 너 설마 나쁜 짓 하고 다니는 거 아니지?”엄진우가 다급히 말했다.“엄마, 엄마 아들이 그런 사람이야?”“그래, 아니라면 다행이고. 네 아빠도 큰돈 번다고 불법 광산으로 갔다가 결국 죽었으니 넌 같은 길 걸으면 안 돼.”하수희는 노파심에 신신당부했다.“돈 문제는 우리 같이 고민하면 되니까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엄진우는
엄진우는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맞아. 지성그룹에서 새로 출시한 건강 제품인데 품질 검사 표준에 이미 도달했어. 현대 한의학과 결합한 제품으로 꾸준히 마시면 많은 정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차야. 5분 줄 테니 4억만 해결해.”같은 시각 창해시 행정백악관.창해시 시장 조문지는 휴대폰을 움켜쥔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명왕님이다! 명왕님이야! 날 잊지 않으셨어!”조문지는 한때 군영에서 엄진우를 위해 요리하던 개인 요리사였다.한 번은 엄진우가 그의 요리 솜씨를 맛보고 칭찬해 주었는데 그 한마디로 그는 바로 승급했다.그러다 몇 년 뒤 그는 바로 창해시 시장으로 취임했으며 승진 속도는 로켓보다 더 빨랐다.엄진우는 그 사실을 잊었을지 몰라도, 조문지는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하여 떠나기 전 조문지는 특별히 엄진우에게 자기의 연락처를 남겨주었다.그런데 엄진우가 여태 그의 연락처를 보존하고 있었다니!“유 비서!”여기까지 생각한 조문지는 바로 비서실장을 불렀다.“우리 창해시에 찻잎이 필요하다고 했지?”비서실장이 대답했다.“네, 시장님. 이미 초보적인 제품 선택은 마무리 지었습니다. 모두 각지에서 귀한 명차이자 고급 제품입니다.”“중단하고 지성그룹의 건강차로 바꿔. 지금 바로 주문 넣어!”조문지는 확고하게 명령을 내렸다.비서실장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조문지는 한 번도 이런 사건에 개입한 적 없었다.전에 여러 기업에서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며 인맥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조문지에게 선물을 보내왔지만 조문지는 하나같이 거절해 버렸다.그런데 지금 고작 전화 한 통으로 태도를 완전히 바꾸다니?도대체 어떤 대단한 인물이기에 이런 힘을 가졌단 말인가!......엄진우는 통화를 끝내고 휴대폰을 내렸다.이미현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진우야, 네가 통화한 사람 설마 창해시 시장 조문지야?”엄진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예전에 알고 지내던 후배인데 창해시로 돌아왔다고 들었어. 그 자식 실력으로는
서정민은 마치 따귀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뗑 해졌다.사무실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이미현과 김종민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진우야, 너 진짜 대박이다!”엄진우는 어깨를 으쓱했다.조문지는 역시 세상 물정에 훤하다. 4억만 해결하라고 했는데 엄진우에게 잘 보이기 위해 화끈하게 40억 원어치 질러버렸다.“과장님, 전 말한 대로 했으니 약속 지키시죠?”서정민은 입꼬리를 실룩이더니 이내 쌀쌀하게 말했다.“아니! 넌 분명 4억이라고만 했어. 하지만 시장님은 40억을 주문하셨으니까 이건 액수가 맞지 않아!”김종민은 화가 솟구쳤다.“과장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설마 번복하시는 겁니까?”서정민은 콧방귀를 뀌었다.“이건 우연이야! 이 자식이 무슨 수로 시장님을 대동해? 어디서 주워들은 소식으로 날 속이려는 속셈이 분명해.”그래! 어디서 소식을 주워들었으니 감히 4억이라는 내기를 한 거야!이건 분명 우연이고 엄진우는 그걸 자기의 힘으로 둔갑시킨 거야.서정민의 말에 사람들은 흔들리기 시작했다.이사회 사람들조차 만나기 힘든 조문지를 엄진우 같은 인턴이 어떻게 대동할 수 있단 말인가?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과장님, 무릎 꿇기 싫으시면 솔직하게 말씀하시지. 어차피 과장님이 졌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니 무릎 꿇고 머리 숙이세요.”서정민은 콧방귀를 뀌었다.“허세 그만 부려, 엄진우. 네가 시장님을 내 눈앞에 직접 모셔 온다면 내가 믿어 줄게. 아, 맞다. 듣자 하니 네 엄마 젊었을 때 아가씨였다며? 시청에서 근무하는 옛 애인이라도 있어서 소식 들었나 보지. 쯧쯧, 역시 대단한 엄마를 둬서 아주 소식이 빠르군.”그 말에 엄진우는 바로 서정민을 발로 걷어차 버렸고, 순간 서정민은 십여 미터나 날아갔다.벽은 그대로 움푹 파여들어갔고, 서정민은 머리가 깨져 피를 철철 흘렸다. “감히 우리 엄마를 모욕해?”엄진우는 살기 가득한 눈으로 서정민을 노려보았다.가족은 그의 역린이다. 누가 감히 건드린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은
“야, 무슨 헛소리야!”예우림은 순간 눈을 뒤집으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이 자식은 정량 결혼을 막아 줄 방패막이일 뿐이야. 난 이 자식한테 전혀 다른 감정 없어!”“그래? 근데 왜 엄진우 씨말만 꺼내면 반응이 이렇게 격한 건데?”소지안은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내가 알고 있는 얼음공주와는 달라도 너무 달라.”예우림의 싸늘한 눈빛에 소지안은 이내 혀를 내밀며 말했다.“에잇, 장난이야.”예우림은 노트북을 덮고 사인펜을 돌리며 말했다.“네가 갔을 때, 그 자식 뭐 하고 있었어?”“아, 그 서정민 과장을 아주 개 패듯 패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한 발만 늦었어도 엄진우 씨 아마 해고당했을 거야.”“어쩜 그리 무모하고 경솔한지, 큰 인물이 되기는 글렀어.”예우림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 말에 소지안은 눈빛을 반짝였다.“근데 나는 왜 남자답다는 생각이 드는 건지 모르겠네......”예우림은 소지안의 코를 꼬집었다.“적당히 해! 명성 자자한 소씨 가문 아가씨인 너도 혼사를 피하려고 고작 여기서 비서 나부랭이나 하고 있는 주제에.”소지안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야, 너 왜 하필 내 정곡을 찌르고 지랄이야.”“우림아, 나다.”이때, 밖에서 전무이사인 예정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두 사람은 다급히 수다를 멈췄다.예우림은 허리를 곧게 펴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들어오세요.”예정명은 간사하게 웃으며 들어왔다.“우리 조카님, 호문소주 이호준 도련님이 지금 막 우리 회사로 도착하셨대.”“그 사람이 여긴 웬일이래요?”이호준이라는 이름에 예우림은 속이 메슥거렸다.세상 물정을 모르는 플레이보이로 늘 온갖 스캔들에 휘말렸으며 심지어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치어 죽게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매번 그는 대단한 배경을 믿고 미꾸라지처럼 잘도 빠져나왔다.이런 망나니와 결혼하느니 차라리 엄진우와 결혼하는 것이 천 배 만 배 더 낫다.예정명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우리 회사와 수천억대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려고 직접 오셨다네. 우림아
“엄진우, 솔직히 말해. 정말 네가 한 짓이야?”예우림은 미간을 찌푸리고 물어봤다.“오전 일로 고 차장에게 불만을 품었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안 되지.”엄진우는 잠시 멈칫했다.예우림을 위해 나섰는데 그녀는 오히려 그를 오해하고 반대편에 서서 그를 훈계했다.순간 엄진우는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려 싸늘하게 웃어 보였다.“그러니까 부대표님도 지금 제 말 못 믿으시겠다는 거죠? 좋아요, 부대표님이 정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런 거로 해두죠.”어차피 그가 아무리 설명해도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예우림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내 말은 그 말이 아니라, 너한테 상황을 묻고 있는 거야.”“신입사원 주제에 어디서 감히 부대표님에게 그딴 식으로 말해? 부대표님, 저런 직원은 반드시 해고해야 해요!”예정명의 껌딱지들이 너도나도 한 마디씩 보태기 시작했다.“예우림 씨, 나 억울한 사람 만들래요?”이호준은 경멸의 표정을 짓더니 고인하와 음흉한 눈빛을 주고받았다.예우림의 차가웠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깊은 고민에 빠져버렸다.사실 그녀도 엄진우가 이런 짓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하지만 하필 사람들은 그의 폭행 현장을 직접 보았고 엄진우에게는 결백을 증명할 확실한 증거가 없다.그런데 이 상황에서 엄진우의 편을 들어준다면 사람들은 반드시 그녀를 비난할 것이다.어쨌든 부대표라는 자리는 그리 단순한 자리가 아니다.이때, 침묵하던 소지안이 불쑥 입을 열었다.“고 차장님, 목숨을 걸고 반항해서 저 일여덟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때려눕힌 겁니까? 하지만 고 차장님의 신체적인 조건으로 보았을 때 그만한 힘은 없어 보이는데요? 부대표님, 제가 보기엔 뭔가 미심쩍은 구석이 있습니다.”소지안의 말에 예우림은 즉각 반응하더니 이내 싸늘하게 말했다.“맞네요, 고 차장님. 평소 계단을 오르는 것도 힘드시다던 분이 오늘은 어떻게 이 많은 사람을 때려눕혔죠?”순간 고인하는 할 말을 잃었다.예정명이 큰 소리로 말했다.“
엄진우의 말이 나오자마자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노점 주인은 사나운 눈빛으로 엄진우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당신 뭐야? 돈 없으면 절로 썩 꺼져! 말 함부로 하다간 혀 잘릴 줄 알아!’엄진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냥 조언하는 거니까 믿거나 말거나 알아서 하세요.”엄진우를 찬찬히 훑어보던 남자는 갑자기 행동을 멈췄다.이 남자, 왠지 눈에 익다.“이 원석이 가짜라고요? 오히려 저 구석에 있는 돌에서 화산호가 나올 수 있다고요?” 엄진우는 그 돌을 다시 한번 힐끗 보더니 확신에 차서 말했다.“나올 수 아니고요, 반드시 나와요.”그는 삼교구류가 범람하던 북강에서 풍수를 보거나 보물을 감정하는 것, 그리고 기문현술 같은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순간 사람들은 엄진우를 비웃기 시작했다.“아무리 봐도 삼 등급 원석도 아닌 쓰레기 중의 쓰레기인데 저기서 화산호가 나온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보아하니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인데 어디서 아는 척은......”“돌 도박이라는 게 연공서열이 얼마나 중요한데, 어디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가 감히.”대머리 남자는 미간을 찌푸렸다.삼 등급의 돌에서 뭔가 나올 수 있는 확률은 10만 분의 1이고, 이 등급은 만분의 1이며 일 등급도 고작 천분의 1에 불과하다.그렇다면 이 돌에서 뭔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은 백만 분의 1로, 복권에 당첨 될 확률보다 더 낮다.그런데 엄진우는 반드시 화산호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했다.노점 주인은 배를 끌어안고 깔깔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너 나와 내기 할래? 만약 저 돌에서 화산호가 나온다면 난 한 푼도 받지 않을게.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네 손 하나는 잘라야겠다.”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난 내기 같은 건 안 해요.”“하기 싫어도 해야 해!”노점 주인이 손가락을 튕기자 사람들 속에서 몇 명의 문신 거인이 나섰는데 그들은 손에 파이프를 들고 엄진우를 노려보았다.“감히 내 판을 깨려고? 그렇다면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멀지 않은 곳에 세워진
일반 화산호의 색상은 연한 붉은색이고 품질이 더 좋은 것은 짙은 붉은색이다.하지만 제왕염화산호는 햇빛을 받으면 황금빛을 반사하는데 눈앞의 이 화산호는 전체가 온통 금빛으로 반짝이고 있다.순간 사람들은 패닉에 빠졌다.지난 10년 동안 제왕염화산호는 단 두 번 나타났었다.하나는 해외 원수가 용국의 지존에게 바쳤고, 다른 하나는 국제 최고 경매회에서 6조라는 가격에 낙찰되었다.사람들의 얼굴에는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충격과 경악, 감격으로 가득 찼다.롤스로이스 차 안에서 소지안은 늘씬한 다리를 꼬고 앉아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엄진우, 생각보다 재밌네.”우림이가 나한테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해. 이 남자 전혀 평범한 남자가 아니야.소지안은 엄진우에게 흥미가 생겨 느슨하게 말했다.“아저씨, 가요. 나중에 엄진우 저 남자 정보 좀 찾아서 나한테 주세요.”소지안의 차가 떠난 후.엄진우는 노점으로 걸어가 제왕염화산호를 들고 말했다.“내기는 안 한다고 말했잖아요.”매번 내기하면 이기는 사람은 반드시 엄진우였다.“잠깐!”멍한 표정을 짓던 노점 주인은 이내 엄진우를 불러 세웠다.“젊은 친구가 운이 좋네. 내가 사과하지. 이렇게 하자고, 물건은 나한테 넘겨. 내가 이천만 원 줄게.”엄진우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요?”“하하. 이봐. 좋게 말할 때 내놓는 게 좋을 거야. 넌 제왕염화산호를 품을 그릇이 못 돼.”노점 주인은 사납게 웃으며 말했다.“차라리 나한테 넘기고 이천만 원 받고 떨어져.”구경꾼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완전 강도네.”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제왕염화산호가 나오면 돈 한 푼도 받지 않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하하,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난 왜 가물가물하지?”노점 주인이 눈짓하자 문신 거인들은 이내 엄진우를 물 샐 틈 없이 에워쌌다.“순순히 내놓지 않는다면 넌 여기서 살아서 나갈 수 없을 거야.”말이 끝나기 바쁘게 문신 거인들은 늑대처럼 달려들어 물건을 빼앗
장강수가 말했다.“이호준 저놈은 호문소주인데 호문은 창해시에서 최근 몇 년간 부상한 거물급 세력입니다. 불법적인 산업도 많아 저도 많이 꺼리는 존재죠.”“그런 건 관심 없고, 내가 물어본 건 저 두 사람 지금 자러 가는 게 확실해요?”엄진우는 비록 차분한 표정을 지었지만 눈빛에는 예리함이 가득했다.순간 장강수는 마치 죽은 사람을 본 듯 깜짝 놀라 얼버무렸다.“호텔 딜리스는 호문의 산업인데 창해시에서 가장 큰 러브호텔이죠. 듣자 하니 이호준은 매일 다른 여자들과 함께 이 호텔로 드나든다고 합니다.”엄진우는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예우림 이 여자 이호준과 프로젝트 때문에 만났다고 하지 않았나? 근데 왜 호텔로 온 거지?하하, 예우림......성질은 삐딱해도 나름의 원칙과 마지노선이 있다고 생각해 매력을 느꼈었는데 알고 보니 돈을 위해 뭐든 다 할 수 있는 여자였어. 하다 하다 몸까지 팔다니.전에는 절대 이호준에게 굴복하지 않겠다고 큰소리치더니 모두 헛소리였네.엄진우는 저도 몰래 가슴이 쓰려왔다.왠지 속은 것 같다는 생각에 그의 눈빛은 차츰 차가워졌다.“명왕님, 왜 그러십니까?”장문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그러자 엄진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에요. 늦었으니 그만 가보세요.”같은 시각.예우림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이호준 씨, 계약서에 서명하는데 호텔은 왜 데려왔죠?”이호준은 사악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렇게 큰 금액의 프로젝트가 걸려 있는데 보안을 위해서라도 당연히 은밀한 곳에서 서명해야죠.”예우림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아무리 그래도 호텔은 아니지 않나요? 죄송하지만 너무 불편하니 들어갈 수 없어요.”그녀는 긴 다리를 내디디며 돌아섰다.이때 이호준이 다급히 그녀를 불렀다.“예우림 씨, 잠깐만요! 서명하는 데 1분도 안 걸려요.”예우림은 발걸음을 멈추고 차가운 눈길로 뒤돌아 이호준을 바라보았다.“그렇다면 이번 한 번뿐이에요. 1분 줄테니, 만약 1분 안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난 바로 나갈 거예요.”“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