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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Author: 고요
충용 후작이 자신의 부인이 어떤 사람인지 모를 리 없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나마 괜찮은데 유일하게 조카에게는 과할 정도로 각박했다.

충용 후작도 그것 때문에 골치 아프던 참이었다.

전에는 두 아이가 혼약이 있어서 어쨌거나 가족이 될 테니 아내를 말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훗날 성인식에서 혼약이 파기되면서 충용 후작도 이 일에서 손을 뗐다.

그런데 잠시 눈을 뗀 사이에 누군가가 부인을 응징하겠다고 나설 줄이야.

게다가 상대는 북진연이었다.

정말 문제가 있지 않았다면 공사 다망한 섭정왕 전하께서 친히 여기까지 걸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충용 후작은 긴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말했다.

“일단 조용이 좀 해. 옥여설화고를 성녀 전하가 가져갔다는 증거는 있고?”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 못한 온아려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날 걔랑 그 늙은… 아니 걔 사부가 집에 다녀간 뒤로 사라졌는데 걔가 훔친 게 아니면 뭐겠어요?”

충용 후작이 경고의 눈빛을 보내서야 온아려는 막수에 대한 호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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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애
너무짧군요 회당 글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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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653화

    한 단락 문장 아래에 짧은 구절도 있었다.[우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이에게 인령술(引靈術, 신령을 부르는 술법)을 선물하고, 그 외에 묘실의 보물을 마음대로 가져갈 것을 허락한다.]‘우리들? 역시 선인은 한 명만 있는 게 아니었어.’란사는 두루마리를 쳐다보면서 생각에 잠겼다.‘삼천선인묘, 여기가 정말 선지의 선인들이 묻혔단 말이야? 기성의 말로는 선인들이 사라졌다고 했는데 어째서 여기에 묻혀 있을까?’‘그럼 전에 왔을 때, 여기가 선인의 무덤이라는 것을 눈치챘을 텐데.’‘아니면 지하 궁전에 묻힌 선인은 기성이 말한 선인과 다른 시간 대에 계신 선인들인가?’“무우, 여기에 영혈로 진법을 깨고 선령수를 인도하여 천지에 돌려보내라는 것이 설마 함정일까?”북진연은 지금 영혈이라는 말만 들어도 신경이 곤두섰다.선지 밖에서 이족들이 병에 걸렸을 때 무우의 피를 원하고, 선지 안에서 부족들이 해독하겠다고 무우의 피를 원하더니, 이젠 하다하다 선령수의 영혼을 천도하는 데도 피를 원했다.‘무우를 콕 짚어서 가리킨 건 아니지만 번마다 영혈이라니…’북진연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했다.“시도해 보면 알겠죠.”정작 란사는 태연하게 설명했다.“이것은 일종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이에요. 기복 의식이나 제사 의식과 비슷한 점이 있죠. 먼저 전에 쓰다 남은 내 피로 시도해 볼 테니, 섭정왕 전하는 주변을 살펴주세요. 혹시 수상한 점을 발견하면 바로 묘실에서 나가게요.”“알았어. 그럼 너와 가까이 있어도 방해되진 않겠지?”정말 무슨 일이 발생한다면 바로 무우를 데리고 나갈 수 있으니까.“오 미터를 유지하면 돼요.”란사는 몸을 돌려 선학과 영록 석상들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옷소매로 가리고 옥패 공간에서 그녀의 피가 담긴 작은 병 하나를 꺼냈다.안에 두세 방울만 있지만 시도해 보는 데는 충분했다.란사가 병마개를 열고 얼마 남지 않은 피를 선학과 영록 석상에 떨궜다.두 방울은 가장 가까이 있는 두 선학 석상에 떨구고 남은 한 방울은 영록의 발굽 앞에 떨궜다.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652화

    란사가 눈동자를 굴리며 어떻게 설명할지 망설이자, 양쪽 대문 사이에 앉아 있던 백호가 느릿느릿 일어나더니 한마디도 묻지 않고 앞발을 휘저었다.“가자. 안에도 좋은 물건이 있어. 방금 기다릴 때 안에서 흘러나오는 냄새를 맡았어.”‘냄새? 무슨 냄새?’란사는 냄새라는 말에 무의식적으로 콧방울을 벌렁거리더니 이내 두 눈을 반짝거렸다.“이 냄새는…!”영기였다.활짝 열린 대문 안에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영기는 마치 비 온 뒤 맑고 촉촉한 이슬을 깊게 들이마신 것처럼 머릿속이 상쾌하고 마음이 한결 편하게 만들었다.북진연은 무엇이 영기인지 모르기에 처음에는 꽃 향이나 풀 향인 줄 알았다.하지만 꽃 향이나 풀 향이라고 하기에 느낌이 조금 달라서 아주 희귀한 꽃이라고 생각했다.‘무우도 꽃을 좋아하나?’그는 이런 생각하면서 먼저 천선묘라는 곳에 들어갔다.밖에서 어렴풋이 느낀 영기를 비 온 뒤의 이슬에 비유한다면, 안쪽 즉 천선묘 안에서 느낀 영기는 마치 콸콸 솟아오르는 달콤한 샘물 같았다.숨을 들이쉬는 사이에 청량하고 촉촉한 기운이 사지에 스며들더니 며칠간 쌓였던 피로가 단번에 사라졌다.“엄청 짙은 영기야.”이것은 옥패 공간의 영기와 견줄 만했다.사실 선지에 들어온 후 때때로 어떤 장소나 어떤 보물에서 영기의 존재를 느꼈었지만, 대부분 가여울 정도로 희박해서 천선묘 안의 짙은 농도와 아예 비교도 안 되었다.생각지도 못한 영기의 세례를 받았더니 원래도 좋았던 기분이 한층 더 들떴다.란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좋은 물건을 놓칠세라 묘실 내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이내 실망한 표정을 지었지만 말이다.왠지 천선묘가 주묘실이 아닌 것 같았다.안에 선인의 시신은커녕 관도 없고 사람이 다녀간 흔적조차 없었다.있다는 물건은 왼쪽에 나란히 세운 동물 석상이 다였다.정확하게 말해서 석상은 두 종류 동물, 즉 선학과 영록을 조각하여 만든 것이었다.모양과 동작은 제각각 다르고 크기는 보통 학과 사슴과 비슷한데 수량이 엄청났다.터무니없이 넓은 묘실에 왼쪽에 스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651화

    그때 무엇을 건드렸는지 쓰러진 두 석상이 동작을 멈추고 꼼짝하지 않는 것이었다.그래도 란사는 방심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다가갔다.“여기 와서 봐.”북진연은 이미 쓰러진 한 석상의 머리 위에 올라서 앞발로 석상의 정수리 쪽 혈자리를 툭툭 쳤다.딸깍!겉면이 깨지고 구멍 하나가 나타나더니 안에 박힌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옥구슬?”손가락으로 옥구슬을 파낸 란사는 그것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한참을 쳐다보더니 옥경선인정에 박힌 구슬을 꺼내었다.두 개를 나란히 놓고 보니 놀랍게도 똑 같은 옥구슬이었다.“석상과 덩굴이 살아난 것이 옥구슬과 관련이 있구나.”어느새 북진연은 다른 석상의 머리에 뛰어올라 방금처럼 정수리 혈자리에서 옥구슬을 꺼냈다.란사가 세 옥구슬을 나란히 놓고 관찰했다.결론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잘 챙겨. 어쩌면 다른 쓰임새가 있을지도 몰라.”북진연은 한 알도 남기지 않고 란사에게 맡겼다.옥구슬을 챙긴 뒤, 란사는 뒤돌아 두 석상을 바라보았다.“왜 그래?”“아니에요.”란사는 망설이다가 결국 아쉬운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지체하지 않고 지하 궁전의 대문 앞으로 다가가 문패 아래에 멈췄더니 묵직한 대문이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양쪽으로 열렸다.“뒤에서 따라와. 난 먼저 들어가서 살펴볼게.”북진연이 앞장서자, 란사는 끝내 참지 못하고 말해버렸다.“섭정왕 전하! 잠시 여기서 기다리세요. 금방 돌아올게요.”란사는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방금 왔던 길로 돌아갔다.“무우!”그녀의 안위가 걱정되어 북진연도 따라가려고 한 걸음 내딛다가 무엇이 생각났는지 그냥 그 자리에 앉아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란사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빠르게 움직였다.통로로 돌아온 후, 두 장군 석상을 신속하게 옥패 공간에 거둬들였다.장군 석상을 통제한 물건이 옥구슬이라면 통제술만 배우면 그녀도 장군 석상을 부려 먹을 수 있다.방금 북진연이 쉽게 쓰러트려서 약해 보였겠지만 솔직히 장군 석상의 전투력은 만만치 않았다.북진연은 워낙 무공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650화

    만약 석상을 움직이는 진정한 원인을 밝혀낸다면 두 사람은 3대 부족의 비술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비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주인님, 석상의 머리에 무엇이 있는지 독충들이 들어가지 못합니다.]마침 유성이 석상 위로 올라간 독충 무리를 통해 수집한 단서를 전달했다.“섭정왕 전하, 석상을 눕힐 방법이 있어요?”란사의 질문에 북진연이 곧바로 대답했다.“할 수 있어. 일단 멀리 떨어져 있어.”북진연이 안전한 곳으로 뛰면서 유심히 관찰해 보았는데 십 미터를 벗어났을 때 두 석상이 움직이지 않았다.“보아하니 십 미터가 발동 범위인 것 같아. 근데 처음에 접근했을 때 왜 움직이지 않았지? 두 석상은 무엇을 감지했을까?”‘설마 인간의 마음을 알아볼 수 있나? 방금 내가 갖고 싶다는 생각에 발동한 건 아니겠지?’란사는 이 해답을 부정하면서 백호의 등에서 뛰어내렸다.“전하, 조심하세요. 혹시 모르니 대문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마세요.”“알았어.”백호는 꼬리로 란사의 손목을 한 번 감싸고 놓더니 곧바로 대문 쪽을 향해 전진했다.등에 사람이 없으니 백호의 이동 속도는 더욱 빠르고 거리낌이 없었다.란사의 착각인지 모르겠으나 왠지 호랑이의 몸집이 들어오기 전보다 조금 커진 것 같았다.거대한 장군 석상에 비해 백호의 몸집이 결코 작아 보이지 않았다.백호의 맹렬한 공격에 왼쪽 장군 석상이 중심을 못 잡고 휘청거리더니 뒷걸음질하며 거의 넘어질 뻔했다.북진연은 석상이 완전히 넘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재차 공격하려고 번쩍 뛰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기에 즉시 방향을 틀어 피했다.쿵!창이 꽂힌 자리가 벌어지면서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북진연은 날쌔게 벽을 타고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더니, 갑자기 방향을 틀어 뒤에서 기습한 석상의 어깨에 뛰어내렸다.그리고 장군 석상이 고개를 돌리기 전에 단단한 백호의 머리로 석상의 머리를 힘껏 들이받았다.쿵!부딪치는 둔탁한 소리가 메아리쳐서 주변에 울려 퍼졌다.“섭정왕 전하!”란사는 화들짝 놀랐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649화

    “이상해요.”란사가 눈을 가늘게 뜨고 거장 두 명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무언가 발견한 모양이었다.“진짜 사람이 아니라 돌로 만든 문지기예요.”북진연도 그 부분을 알아챘는지 란사를 태우고 한 걸음씩 앞으로 걸어갔다.“가까이서 보자.”대문 앞에 도착한 란사와 백호는 고개를 뒤로 꺾어 올려다보았다.2층 건물만큼 높은 대문과 키가 비슷한 문지기 장군, 이제 보니 대문 위에 문패도 걸려 있었다.‘지하 궁전에도 문패가 있구나. 진짜 이상한 곳이야.’란사가 시선을 더 올렸더니 문패에 새긴 세 글자가 보였다.“천선묘?”무심코 내뱉은 말에 그녀의 가슴에서 작은 진동이 일렀다.‘옥패룡검이 반응하고 있어.’뜻밖의 상황에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표정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무우, 이 석상이 뭔가 수상해.”“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란사는 시선을 내려 양쪽을 지키는 두 장군 석상을 주시했다.북진연이 엄숙하게 쳐다보며 대답했다.“그냥 석상이 아니야. 방금 일정한 범위 안에 들어왔더니 왠지 모를 압박감이 느껴져.”“압박감이요?”란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시 두 장군 석상을 쳐다보았다.한참이나 유심히 관찰했지만 여전히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넌 느껴지지 않아?”그녀의 의아한 말투에 북진연은 예리한 촉으로 단번에 알아차렸다.“없는데요. 석상은 크기만 한데요.”굳이 말하자면 압박감보다 미묘하게 끌렸다.왠지 장군 석상을 보면 볼수록 저도 모르게 갖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다.란사가 눈이 반짝거리며 그런 생각을 한 순간, 대문을 지키던 두 장군 석상이 마치 그녀의 마음을 알아챈 것처럼 삐그덕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우두둑! 덜컹덜컹!석상이 정말 움직였다.“무우, 조심해. 석상이 움직였어!”갑자기 누가 석상의 눈에 불을 붙였는지 장군 석상이 이글거리는 눈을 부라리며 저마다 창을 들고 란사와 북진연을 향해 내리찍는 것이었다.“어서 피해요!”란사가 깜짝 놀라며 북진연에게 알렸다.펑!펑!장군 석상의 동작은 생각보다 빨랐다.다행히 백호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648화

    천시족 셋째 장로가 이를 악물고 명령을 내렸다.“당장 저들을 막아! 한 명도 들어가면 안 된다!”펑! 펑! 펑!동시에 수백 마리 꼭두각시가 나타나더니 입구 앞에 모여서 두 부족이 지나가지 못하게 막았다.이에 맞서 만고족 고충 무리의 엄호를 받은 백수족이 덩치가 가장 큰 야수를 앞세워 무력으로 들이받았더니, 꼭두각시들은 반격조차 못하고 밟혀서 뭉개지거나 사지가 떨어져 나갔다.그중에서 능운의 움직임지 제일 빨랐다.꼭두각시 무리에 틈이 벌어진 순간을 노리고, 아쿤과 아달의 호위를 받으며 질풍 표범을 타고 쏜살같이 뛰어들었다.“소족장, 들어가서 조심하세요. 저희가 곧 따라가겠습니다!”*한 편, 선인 무덤.어두컴컴한 통로에서 란사는 백호를 타고 직진하고 있었다.가는 내내 괴수는커녕 전에 봤던 덩굴 같은 기괴한 식물도 나타나지 않고, 너무 조용해서 수상했다.란사는 주변을 관찰하면서 독충 무리가 전달한 소식을 받아들였다.아무리 기억력이 좋아도 기록하는 것이 낫다고 붓을 들고 전달받은 족족 백지에 경로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불완전한 지도가 완성되었다.“지하 궁전이 생각보다 크네요. 입구에서부터 반 시진은 걸었는데도 전각에 들어서지 못했어요.”북진연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전에 봤던 천시족 대사제도 보이지 않아.”장천허, 이 사람은 까다롭고 성가신 데다 그의 무우까지 노리고 있었다.미꾸라지처럼 교활하게도 무덤에 들어온 후에 아예 종적을 감춰버렸다.문뜩 무엇이 떠올랐는지 북진연이 뒤로 고개를 돌렸다.“지금은 괜찮아?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란사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미소를 지었다.“정말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방금 내 몸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내게 불리한 일일 거예요.”바로 일각 전에 그녀의 몸에서 갑자기 소량의 영력이 흘러나온 것이었다.밖에서는 육안으로 볼 수 없던 영력이 지하 궁전에서 아주 선명한 옅은 푸른 연기가 그녀의 몸 밖으로 흘러나왔다.영력이 무엇인지 모르는 북진연은 갑작스러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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