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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Author: 이제리
하지만 그때의 온모는 독에 당한 것이 온옥지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온장온은 온옥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푹 쉬라고 당부한 뒤, 온권승과 함께 서재로 향했다.

“아버지, 넷째는 어떻게 할까요? 사람을 보내 해독초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지. 하지만 저애들이 말하는 것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구나.”

자리에 앉은 온권승이 담담히 말했다.

온장온은 의아한 얼굴로 차를 따르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요?”

“독약을 넷째가 만들어낸 거라면 그 정도로 대비를 안 해뒀을 리가 없어.”

온권승은 찻잔을 입가로 가져가며 말을 이었다.

“전에 소택이도 독에 당한 적 있었는데 그 독도 보통의 의원들은 방법이 없다고 해서 이 태의가 나서서 해결했지. 그 일이 있기 전에 충용 후작가에 다녀온 사람이 둘 있었어.”

온장온이 긴장한 얼굴로 온권승에게 물었다.

“온사와 막수 사태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온권승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그러자 온장온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버지의 의심은 이해하겠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온사는 어릴 때부터 독초와 접촉한 적도 없고, 사람에게 독을 먹이는 짓은 절대 못할 애예요.”

온권승은 장남을 힐끗 바라보고는 싸늘하게 말했다.

“걔는 아니라 할지라도 걔 사부라면 얘기가 다르지.”

“설마 막수 사태 말씀이에요?”

온장온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승려로만 보이던데요.”

“그 여승이 온사랑 충용 후작가에 왜 갔는 줄 아니? 그 사람 그 댁 노부인의 병치료를 위해 간 거야.”

온권승은 담담히 말했다.

“의술을 행하는 자라면 독도 만들 수 있지.”

그는 막수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그가 아는 사실은 단지 상대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었는데 란씨 가문과도 연관이 있고 황실 사람들과도 왕래가 잦았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어린 황제가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일을 수월관에 맡겼을 리 없기에, 그는 넷째의 독은 어쩌면 막수의 짓이라고 의심했다.

그녀가 직접 나선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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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모의 본모습을 진작에 알고 있었던 온장온이었기에 그녀에게 이런 면이 있었다는 점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다만 전에 그렇게 순수하고 연약한 척하던 그녀가 스스럼없이 욕설을 내뱉은 건 흔히 있는 일이 아니었다.온장온은 조용히 비웃음을 머금었다.‘역시 너는 셋째에게도 진심이 아니었구나.’그는 온모를 위해 임연주와의 혼약까지 파기한 온자월이 안타까웠다.어쩌면 온자월뿐이 아니라 넷째인 온옥지마저도 그녀의 가면에 속았을 것이다.그들 형제가 자신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온장온이 사색에 잠긴 사이, 문밖에서 발걸음소리가 들려왔다.그는 온모가 되돌아온 줄 알고 재빨리 눈을 감았다.“장온아, 아비 왔다.”방 안으로 들어온 온권승이 담담히 입을 열었다.요 며칠 사이 온모를 제외하고 수시로 그의 방을 들르는 사람 중에 온권승도 포함이었다.그는 장남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기에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자주 들렀다.하지만 온장온은 그의 의도를 이미 알고 있기에 그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온권승의 목소리를 들었음에도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온권승은 조용히 침상으로 다가가 아들의 곁에 천천히 앉았다.“장온아, 네가 아비를 원망하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아비도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구나.”온장온은 기가 차서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온권승은 그의 생각을 꿰뚫기라도 한 듯이 이어서 말했다.“과거 진국공부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어르신들은 란씨 가문과 정략 혼인을 추진하셨다. 적자인 나는 어쩔 수 없이 너희들의 어미와 혼인을 하고 온모의 어미를 저버렸었지. 한번은 누군가가 탄 약을 먹고 하마터면 큰 일이 날 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나를 구해준 사람이 온모의 어미였다. 그날 이후로 그녀는 사라졌었지. 십여 년이 지난 후에야 나는 그때 그녀가 회임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 아이가 온모야. 온모의 어미는 나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차마 포기할 수 없어 홀로 외딴 곳을 찾아 온모를 출산했고 난산으로 목숨을 잃었다.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57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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