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入월요일 오전 9시 10분.한서윤은 출근하자마자 인사팀에서 전달한 주간 보고서를 열었다.지난주 시범 운영을 시작한 교대 근무 변경 신청 시스템의 결과였다.추가 검토 요청 18건.승인 7건, 조정 중 6건, 반려 5건.서윤은 마지막 숫자에서 시선을 멈췄다.“반려된 5건은 사유가 전부 기록됐나요?”담당자가 화면을 넘겼다.“네. 그런데 그중 2건에서 문제가 발견됐습니다.”“어떤 문제요?”“담당자가 입력한 반려 사유와 직원에게 표시된 내용이 다릅니다.”서윤은 미간을 좁혔다.화면에는 실제 입력 내용과 직원에게 전달된 안내가 나란히 표시됐다.담당자 입력: 해당 날짜 야간 근무 대체 인력 확보 불가. 다음 날 변경 가능 여부 재확인 필요.직원 화면: 인력 운영상 승인 불가.“이거 지난주에 수정하라고 했던 문구잖아요.”“네. 새 화면에는 반영됐는데, 기존 결재 시스템과 연동되는 과정에서 이전 안내 문구가 출력됐습니다.”서윤은 자료를 내려놓았다.“직원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거네요.”오전 10시 30분.개발팀과 인사팀이 긴급 점검 회의를 진행했다.개발 담당자가 설명했다.“신청 화면은 새 시스템인데, 최종 통지는 기존 결재 시스템에서 발송되고 있었습니다.”“그걸 왜 사전에 확인하지 못했죠?”“시험 환경에서는 최종 통지를 수동으로 확인했습니다. 실제 연동 과정까지 충분히 시험하지 못했습니다.”서윤은 잠시 말을 멈췄다.“그럼 현재 18건 모두 직원에게 어떤 내용이 전달됐는지 확인해 주세요.”“네.”“그리고 5건의 반려 신청은 정확한 사유를 다시 안내해야겠어요. 이미 안내받은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도 설명하고요.”개발 담당자가 물었다.“연동 기능을 일시 중단할까요?”“잘못된 안내가 계속 나가면 안 되죠. 다만 신청 접수 자체가 막히지는 않도록 대체 절차를 마련하세요.”서윤은 화면을 가리켰다.“이번에는 직원 화면에서 실제로 어떻게 보이는지 끝까지 확인합시다.”오후 12시 20분.구내식당.도현은 서윤의 맞
일요일 오전 9시 15분.한서윤은 눈을 뜨자마자 옆자리를 확인했다.차도현은 이미 일어나 있었다.침실 밖에서는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서윤은 이불을 걷고 거실로 나왔다.“도현 씨.”주방에서 아침을 준비하던 도현이 돌아봤다.“일어나셨습니까?”“응. 근데 당신 오늘도 일찍 일어났어?”“평소보다 늦게 일어났습니다.”“몇 시에?”“8시 조금 넘어서요.”서윤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게 늦게 일어난 거야?”“제 기준에서는 그렇습니다.”“오늘은 일요일이거든.”서윤이 다가가 그의 허리를 뒤에서 끌어안았다.“오늘 아무것도 안 하기로 했잖아.”“아침 식사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그건 인정.”도현은 웃으며 팬의 불을 줄였다.“프렌치토스트를 만들고 있습니다.”서윤은 그의 어깨 너머로 팬을 살폈다.“맛있겠다.”“조금만 기다리십시오.”“한 입만 먼저 먹으면 안 돼?”“아직 다 익지 않았습니다.”“치.”서윤이 입술을 삐죽이자 도현이 웃었다.“완성되면 가장 먼저 드리겠습니다.”오전 10시 30분.아침을 먹은 두 사람은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창가에는 크림색과 녹색 의자가 놓여 있었다.그런데 녹색 의자에는 이미 호두가 앉아 있었다.서윤은 문 앞에서 멈췄다.“또야?”도현이 웃었다.“오늘도 먼저 차지했군요.”“호두야, 거기 아빠 자리인데.”호두는 눈만 느릿하게 깜빡였다.서윤은 크림색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도현 씨, 오늘도 바닥에 앉을 거야?”“호두가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아니, 그럴 필요 없어.”서윤은 자신의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두드렸다.“여기 같이 앉아.”도현은 의자 크기를 살펴봤다.“두 사람이 앉기에는 조금 좁습니다.”“잠깐이면 되잖아.”도현은 조심스럽게 의자 팔걸이에 걸터앉았다.서윤은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봐. 되잖아.”“편한 자세는 아닌 것 같습니다.”“나는 편한데?”도현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오전 11시 20분.서윤은 책장에서 소설 한 권을 꺼냈
토요일 오전 10시 20분.한서윤은 드레스룸 거울 앞에서 세 번째 옷을 꺼내 들었다.연한 하늘색 블라우스와 검은색 니트 원피스.두 벌을 번갈아 몸에 대 보던 그녀가 방문을 향해 외쳤다.“도현 씨!”거실에서 책을 읽던 차도현이 대답했다.“네, 아내.”“잠깐 와 봐.”도현이 드레스룸으로 들어왔다.“무슨 일이십니까?”“오늘 영화관 갈 때 뭐 입을까?”서윤이 옷 두 벌을 들어 보였다.도현은 잠시 살펴봤다.“둘 다 잘 어울리십니다.”“그런 대답 말고 하나만 골라.”“그렇다면 하늘색 블라우스가 좋겠습니다.”“왜?”“오늘 날씨와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서윤은 블라우스를 다시 거울 앞에 대 봤다.“좋아. 그럼 이거.”도현이 웃었다.“결정이 빠르시군요.”“당신이 골라 줬으니까.”서윤은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가면서 덧붙였다.“그리고 당신도 오늘 너무 회사 사람처럼 입지 마.”도현이 자신의 셔츠를 내려다봤다.“지금도 그렇습니까?”“응. 주말인데 출근할 것 같아.”결국 도현은 셔츠 대신 부드러운 회색 니트로 갈아입었다.오후 1시 40분.두 사람은 작은 독립 영화관에 도착했다.입구에는 오늘 상영할 흑백영화의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오래된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가 하루 동안 함께 도시를 걷는 이야기였다.서윤은 포스터를 살폈다.“도현 씨, 우리 지난번에 집에서 본 영화도 기차역 나왔잖아.”“그러고 보니 그렇군요.”“우리 요즘 기차랑 인연 있나 봐.”도현은 웃었다.“다음에는 실제 기차를 타야겠습니다.”“좋지. 나 그거 기억하고 있을 거야.”영화관 안에는 작은 매점이 있었다.서윤은 팝콘 대신 따뜻한 차와 작은 과자를 골랐다.“여기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일반 영화관보다 좌석이 적군요.”“응. 그래서 더 조용한 것 같아.”두 사람은 예약한 좌석에 나란히 앉았다.잠시 후 조명이 어두워지고 영화가 시작됐다.오후 3시 10분.영화 속 남녀는 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었다.여자는 지도를 거꾸로 들고 있었고,
금요일 오전 9시 15분.한서윤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책상 위에 놓인 보고서를 발견했다.‘교대 근무 변경 신청 재검토 절차 개선안.’전날 요청했던 내용이었다.서윤은 첫 장을 넘겼다.1차 판단: 해당 부서 운영 담당자재검토: 인사팀 지정 담당자필요시 현장 운영 의견 추가 확인그녀는 마지막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현장 운영 의견을 확인하는 건 좋은데…….”잠시 후 인사팀 담당자가 들어왔다.“총괄님, 검토안 보셨습니까?”“네. 그런데 재검토 과정에서 원래 반려했던 팀장에게 다시 판단을 맡기는 건 아니죠?”“최종 재검토 판단은 인사팀에서 합니다.”“그럼 그걸 명확하게 적어 주세요.”서윤은 보고서를 돌려주었다.“직원이 재검토를 요청하는 이유가 처음 판단을 다시 살펴봐 달라는 거잖아요. 같은 사람이 같은 결론만 반복한다면 의미가 없어요.”담당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수정하겠습니다.”오전 10시 40분.직원 대표 회의에는 오재민 주임을 비롯한 4명의 직원 대표가 참석했다.오재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총괄님, 신청 기한 문제에 관한 공지를 보고 직원들이 문의를 많이 했습니다.”“어떤 문의가 많았나요?”“예전에 거절당했던 사람도 다시 이야기해도 되는지 묻습니다.”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가능합니다. 다만 모든 사례에서 같은 회복 조치가 가능한 건 아니에요.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실제 영향을 살펴봐야 합니다.”다른 직원 대표가 손을 들었다.“그런데 직원이 오래전 일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그 이유만으로 접수를 거절하지는 않을 거예요.”서윤은 준비해 온 안내문을 보여 주었다.‘신청 기록이 남아 있지 않더라도 관련 사실을 알릴 수 있습니다. 회사는 보존된 자료를 우선 확인하며, 필요한 경우에만 추가 설명을 요청합니다.’오재민이 문장을 읽다가 말했다.“이건 좋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이 있어요.”“말씀하세요.”“예전에 근무 변경을 요청했던 직원이 지금은 다른 부서로 이동했을 수도 있잖아요.
목요일 오전 9시 10분.한서윤은 출근하자마자 감사팀에서 전달한 추가 조사 보고서를 열었다.교대 근무 변경 기준이 3일에서 5일로 바뀐 과정에 관한 자료였다.지난 화요일, 정식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전에 변경 요청이 거절된 직원 3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그런데 이번 보고서에는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 있었다.‘동일한 기준을 적용받았으나 승인된 사례 2건 확인.’서윤은 담당자를 불렀다.“같은 4일 전 신청인데 누구는 거절되고 누구는 승인됐다는 거죠?”“네. 두 건 모두 현장 관리자의 재량으로 처리됐습니다.”“그럼 직원들에게는 5일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고 안내하면서, 실제로는 예외를 인정했다는 거네요.”“그렇습니다.”서윤은 화면을 다시 살폈다.“예외를 인정한 이유는 남아 있나요?”“한 건은 대체 인력이 확보됐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다른 한 건은 별도 설명이 없습니다.”서윤은 펜으로 해당 부분에 표시했다.“승인된 게 문제라는 뜻은 아니에요. 왜 같은 조건에서 판단이 달랐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거죠.”오전 10시 30분.회의실에는 인사팀과 감사팀, 현장 운영 담당자가 모였다.서윤은 화면에 두 사례를 나란히 띄웠다.“직원들이 가장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지 아세요?”아무도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규정이 엄격할 때만은 아니에요. 같은 규정인데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때죠.”현장 운영 담당자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당시에는 부서마다 인력 상황이 달랐습니다.”“그럴 수 있어요. 그래서 그 차이를 기록해야 한다는 거예요.”서윤은 두 번째 승인 사례를 가리켰다.“이 건은 왜 승인됐는지 알 수 없잖아요.”“당시 팀장이 구두로 승인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그럼 승인 사실만 남기지 말고, 판단 근거도 남겨야겠네요.”인사팀 담당자가 물었다.“과거 사례는 어떻게 처리할까요?”“승인된 신청을 취소할 이유는 없어요. 대신 반려된 신청들과 조건을 비교해서 부당한 차이가 있었는지 확인해 주세요.”서윤은 잠시 말을 멈췄다.“그리
수요일 오전 9시 20분.한서윤은 출근하자마자 휴대전화에 도착한 알림을 확인했다.[가구 배송 안내]주문하신 의자 2개가 오늘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배송될 예정입니다.서윤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드디어 오늘이네.”그녀는 곧바로 도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한서윤]도현 씨! 우리 의자 오늘 온대.[차도현]확인했습니다. 설치까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한서윤]근데 나 없을 때 먼저 앉으면 안 돼.[차도현]알겠습니다. 아내와 함께 처음 앉겠습니다.서윤은 만족스럽게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그때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총괄님, 인사팀에서 왔습니다.”서윤은 자세를 바로 했다.“들어오세요.”오전 10시.인사팀 담당자는 새로운 교대 근무 신청 화면의 시범 운영 결과를 보고했다.“어제 하루 동안 추가 검토 요청이 6건 접수됐습니다.”“기한이 지난 신청들이죠?”“네. 그중 2건은 근무 교환이 가능해 승인됐고, 3건은 현재 조정 중입니다.”“나머지 1건은요?”담당자가 자료를 넘겼다.“반려됐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반려 사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남겼습니다.”서윤은 화면을 살폈다.‘인력 운영상 승인 불가.’그녀는 미간을 좁혔다.“이건 너무 막연하네요.”“담당자는 대체 인력이 없다는 뜻으로 작성했다고 합니다.”“그럼 그렇게 설명해야죠. 직원이 자신의 신청이 왜 어려운지 알 수 있어야 하니까요.”서윤은 잠시 생각하다 덧붙였다.“다만 다른 직원의 개인 사정이나 근무 정보까지 공개해서는 안 돼요.”“네. 설명 문구를 수정하겠습니다.”“그리고 가능한 다른 날짜가 있다면 함께 안내해 주세요.”담당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오전 11시 30분.서윤은 오재민 주임과 짧은 면담을 진행했다.“직원들 반응은 어때요?”“신청 버튼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은 좋다고 합니다.”“불편한 점은요?”“추가 검토 요청을 누르면 팀장에게 바로 알려지는지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서윤은 고개를 들었다.“현재는 어떻게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