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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Author: 종이워치
양박군은 자신의 주먹이 예천우한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예천우가 반격했다면 강렬한 힘에 중상을 입고 쓰러졌을 것이고 예천우가 양박군을 죽이는 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 실력이 강한 자일수록 높은 경지에 이른 예천우의 실력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때 예천우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뭘 그렇게 놀래? 너도 노력하면 나처럼 될 수 있어.”

양박군이 예천우의 실력과 비슷한 경지에 이를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선천적으로 힘이 넘쳐나는 양박군이라 하더라도 절대 예천우를 뛰어넘을 수 없었다.

“네, 열심히 해볼게요. 예 도련님 실력의 끝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도련님을 목표로 생각하고 단련할 생각이에요.”

양박군의 말은 예천우를 향한 존경심이기도 했고 자신과 하는 약속이기도 했다. 예천우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상처가 다 나았으니 난 이만 가볼게. 이 며칠 동안 고생했어. 어제 네가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거든.”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도련님께서 허락하셨으니 저도 이만 가볼게요.”

예천우가 실력을 회복했고 양박군을 호위로 둘 필요가 없어졌으니 이곳을 떠나야 했다. 양박군이 뒤돌아가자 양체은은 예천우와 둘만 남았다는 생각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데 예천우의 말을 듣고는 진이 빠졌다.

“체은아, 나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하거든. 먼저 널 집에 데려다주고 갈게.”

“아, 그래.”

양체은은 무슨 일인지, 같이 가도 되는지 묻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예천우는 진가인한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진가인은 무척 기뻐했다. 지난번에 신분이 밝혀진 후로 예천우가 바삐 돌아치는 바람에 만날 기회조차 없었다.

예천우가 어디냐고 묻자 회사에 출근했다고 대답했다. 진가인이 더 말하기도 전에 예천우가 전화를 끊어서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예천우가 회사에 찾아올 거란 상상을 하면서 피식 웃었다.

‘아, 천우 오빠는 우리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지.’

진가인이 무슨 상상을 하든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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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용왕 귀환   제859화

    예천우가 행정팀 사무실 문 앞에서 기웃거리며 진가인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고 진가인에 관한 근거 없는 소문이 들려왔다. 섹시한 옷차림의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진가인은 김 사장이랑 사무실로 들어가서 뭘 하길래 아직도 안 나오는 거죠?”“김 사장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 회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걸요.”“그럼요! 진가인이 뻔뻔스럽게 순진한 연기를 하니까 나이 많은 남자들의 사랑을 받는 거예요.”“그런 연기는 아무나 하나요? 김 사장이랑 침대에서 몇 번 굴렀을지 누가 알겠어요? 더한 짓도 했을 거라고요.”하지민은 진가인을 질투했다. 진가인 만큼 예뻤다면 사무실에서 김 사장의 사랑을 듬뿍 받을 것이고 과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고 여겼다. 하지만 회사 소문에 의하면 김 사장이 진가인을 과장으로 직접 임명했다고 했다. “하지민 씨, 적당히 하시죠? 진가인 씨처럼 예의 있고 착한 사람을 굳이 모함할 필요가 없잖아요.”이때 단정한 옷차림을 한 장희경이 입을 열었다.“예의가 밝고 착하면 뭐 해요? 순진한 척하면서 매일 밤 김 사장과 침대에서 뒹굴 거잖아요.”하지민이 적반하장으로 목청을 높이자 장희경이 인상을 찌푸렸다.“정말 너무 하네요. 오 과장님이 알게 되면 분명 일이 커질 거라고요.”“장희경 씨, 지금 과장한테 일러바치겠다는 뜻인가요? 과장이 회장한테 잘 보여서 친하게 지내려는 마음은 아는데 이걸 어쩌죠? 제 친동생 하지연은 려 대표님의 여자라고요. 지연이가 있는 한, 과장 같은 건 두렵지 않아요.”하지민이 피식 웃더니 말을 이었다.“아, 참고로 제 동생이 려 대표님의 여자라는 건 이미 공개된 사실이니 인정받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누구처럼 앞에서는 순진한 척하다가 뒤에서 몰래 짜릿함을 맛보지는 않죠.”“와, 지민 언니 동생이 려 대표님의 여자라고요? 앞으로 회사에서 어깨 펴고 다닐 수 있다는 게 정말 부러워요.”옆에 있던 동료가 아부를 떨었다.“그렇고 말고요. 하지만 저는 진가인처럼 주제를 모르고 떠들지 않아요. 특히 승진을 위해서 나이 많은

  • 용왕 귀환   제860화

    장희경은 예천우가 직원들의 대화를 듣고 진가인을 오해한 줄 알고 잔뜩 겁을 먹었다. 이때 하지민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쪽이 진가인 남자 친구예요?”예천우는 멈칫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민은 피식 웃고는 진가인을 찾아온 잘생긴 남자를 위아래로 쳐다보며 질투했다.“아, 그쪽은 모르나 보네요. 진가인은 진작에 바람났는걸요. 회사 상사랑 사랑놀이하고 있거든요.”예천우는 차가운 표정을 짓더니 진가인을 모함한 사람이 하지민이라는 것을 눈치챘다.“지금 무슨 말 하는지 알기나 해요? 본인이 한 말에 책임져야 할 거예요.”“뭐... 뭘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래요? 생판 모르는 남한테 왜 정색하냐고요. 제가 아니라 바람난 진가인한테 가서 따져 묻든 정색하든 하세요.”하지민은 예천우의 분위기에 잔뜩 겁먹었다.짝!예천우는 앞으로 걸어가서 하지민의 뺨을 후려갈겼다. 평소에 여자를 때린 적은 거의 없었지만 이 여자는 선을 완전히 넘어버렸다. 만약 처음부터 직원들의 말이 잘 들렸다면 진작에 하지민의 뺨을 때렸을 것이다.예천우의 행동에 다른 직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남자가 여자를 때린 장면이 적잖이 충격이었던 것이다. 하지민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더니 미친개처럼 예천우의 얼굴을 할퀴려고 달려들면서 소리를 질렀다.“이 미친놈이 감히 누굴 때려! 내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예천우는 차갑게 웃고는 하지만의 뺨을 또다시 때리며 말했다.“당장 꺼져!”하지민은 그대로 날아가 바닥에 넘어졌고 볼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겁에 질린 하지민은 울부짖었다.“감히... 감히 날 때려? 넌 죽었어!”하지민의 목소리에 회사 직원들이 수군거렸다. 장희경을 비롯한 직원들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긴장한 표정을 하고서 예천우를 지켜보았다. 진가인의 남자 친구가 갑자기 여직원을 폭행할 줄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언제까지 웃을지 두고 보자고. 넌 죽어야 해. 날 건드린 놈은 다 죽을 거라고!”하지민이 씩씩대면서 말을 이었다.“려 대표님이 널 가만두지 않을

  • 용왕 귀환   제861화

    담양은 그 말에 멍해져서 무슨 상황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회사가 설립된 이래로 거의 나타나지 않았는데 오늘 예천우이 갑자기 회사를 찾으셨다니 이상한 상황이었다.게다가 예천우의 말투로 볼 때 엄청나게 화난 게 분명했다. 대체 누가 감히 예천우을 건드린 건지 짐작할 수 없었다.누가 건드렸는지 모르겠지만 죽지 못해 환장한 놈이 틀림없었다.다행히 담양은 주차장에 막 도착해 차에 타려던 참이었다. 차에 타서 회사를 떠났더라면 돌이킬 수 없을 상황이 될 뻔했다. 담양은 급히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탔지만 엘리베이터가 너무 느렸다.이렇게 엘리베이터가 느리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담양은 너무 답답한 나머지 옆에 있던 비서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화풀이하고 엘리베이터를 추가 설치하라고 지시했다.생각지 못한 불똥을 맞은 비서 황진희는 완전히 어리둥절해하며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원래는 담 회장과 함께 고객을 만나러 나가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는데 한 통의 전화로 담 회장을 이렇게까지 분노하게 할 줄은 몰랐다.심지어 담 회장은 그 중요한 고객까지도 무시하고 바로 회사로 돌아갔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엘리베이터를 탓하며 욕설을 퍼붓기까지 했다.황진희는 여태껏 담 회장이 이렇게 급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예천우는 담양한테 지시를 내리고 전화를 끊었다.주변 사람들도 예천우의 말을 들었지만 그 내용은 너무 터무니없어 다들 믿지 않았다.특히 하지민은 콧방귀를 뀌며 예천우를 비웃었다.“이봐, 넌 대체 자기가 누구라고 착각하는 거야? 담 회장한테 감히 그렇게 건방지게 말해? 전화 걸기나 한 건 맞아? 전화 걸린 척 연기한 건 아니야? 근데 어쩌지? 네가 방금 한 말은 모두가 똑똑히 들었어. 담 회장이 네가 한 말을 알면 네 놈 가죽을 모조리 벗겨 죽여버릴 거야.”주위 사람들도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에 공감했다. 이 녀석이 거만한 태도로 담 회장 이름을 팔아먹는 수작이 어이없어 다들 비난을 쏟아냈다.담 회장은 너무 유명한 사람인지라 천해시에서 그

  • 용왕 귀환   제862화

    려성한도 당연히 화나서 당장 폭발할 것 같았다. 자기 앞에서 이렇게 거만한 태도로 까불다니 참을 수 없어 냉랭하게 말했다.“이봐, 네가 누구든 상관없어. 재벌 2세 도련님이라고 해도 오늘은 이대로 놔주지 않을 거야. 경호원은 어디 있어? 얼른 와서 저 녀석 손발을 부러뜨리고 끌어내.”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경호원 몇 명이 허겁지겁 다가왔다. 이들 중 일부는 양박군 밑에서 정규적인 훈련을 받은 유능한 인재들이었다.물론 대부분은 별 볼 일 없는 자들로 예천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경호원들은 현장에 오자마자 예천우를 목표로 삼고 접근했다.그러나 예천우는 서늘한 표정을 지으며 쌀쌀하게 말했다.“미리 경고하는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움직이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걸?”“후회는 개뿔. 이 애송이가 감히 날 협박해?”려성한은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진가인은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급히 나서서 해명했다.“려 대표님, 그런 게 아니에요. 이건 다 오해입니다. 사실은 처음부터...”“닥쳐! 네가 뭔데 끼어들어? 내가 너에게 해명하라고 했어?”려성한은 거만하기 짝이 없는 태도로 냉랭하게 말을 이었다.“네가 여기서 문제를 일으킨 거야? 생긴 건 괜찮은데 아쉽게도 비뚠 길을 걸었구나. 잘 들어, 오늘부로 넌 정식으로 해고야. 회사에서 짤리기 싫으면 집에 돌아가 어디서부터 잘못했는지 잘 생각하고 나한테 와서 정식으로 사죄해.”뭔가 익숙한 눈빛을 번쩍이는 려성한은 진가인이 무척 마음에 들어 하는 듯했다. 영업팀에 이렇게 예쁜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는 자기가 놀라울 따름이었다.평소 려성한의 성격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진가인을 보는 려성한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하지민은 려성한의 모습이 몹시 당황스러웠다. 려성한이 저 꼬리 치는 천박한 여자를 눈독 들이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자칫하면 자기 동생의 남자를 저 여자에게 빼앗길 수도 있었다.‘젠장, 저 여자는 존재 자체가 재앙이야.예천우도

  • 용왕 귀환   제863화

    다른 사람들도 모두 멍하니 있었다. 그 순간, 다들 아까 예천우가 전화를 걸었던 장면을 다시 떠올렸다. 사실 처음에는 그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눈앞의 광경을 보고 아까 그 전화를 믿지 않을 수 없었다.설마 저 녀석이 진짜 담양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인가?하지만 이건 너무나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사람들은 담양에 대한 놀라운 소문들을 많이 들어왔다. 소문에 의하면 시청 고위 관계자들조차 담양 앞에서는 두 손 모아 공손하게 대해야 한다고 했다.이 청년이 도대체 뭘 믿고 이렇게 당당한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진가인도 놀라서 멍해졌다. 물론 진가인은 천이 오빠가 비범한 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특히 오빠의 무술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담양은 명성과 지위가 일반인들과 확연히 다르게 높은 두려운 존재였다.설마 천이 오빠가 담양을 아는 건 아닌지 진가인은 의심이 들었다.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순간 진가인은 자기가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의 일을 떠올렸다. 입사 후 회사는 이상할 정도로 자기를 잘 챙겨줬는데 아무래도 천이 오빠가 담양을 아는 게 분명했다.혼자만의 추측이 끝나자 진가인은 한결 마음이 놓이면서도 동시에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행복감을 느꼈다.그동안 천이 오빠가 자기를 만나러 오지 않아 내심 섭섭했었는데 알고 보니 오빠는 계속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를 돌봐주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천이 오빠는 평소에 너무 바빠서 함께할 시간이 없었을 뿐이었다.게다가 천이 오빠가 담양을 아는 사이라면 이 일이 더 이상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 진가인은 한결 안심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 상황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려성한은 참다못해 물었다.“담 회장님, 이게 도대체 무슨 뜻입니까?”“닥치라고 했지? 내 말 안 들려?”담양은 려성한의 질문에 폭발하듯 소리치며 다시 한번 려성한의 얼굴을 후려쳤다. 평소에는 려성한이

  • 용왕 귀환   제864화

    이 순간, 황진희는 왜 담양이 자꾸만 진가인을 잘 챙기라고 지시했는지, 아까 왜 그렇게 급하게 서두르고 초조했는지를 드디어 이해할 수 있었다.상황은 황진희의 상상을 훨씬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다행히도 황진희는 지금까지 진가인과 아무런 모순도 생기지 않았고 심지어는 지속적으로 영업팀 책임자 김사장에게 진가인을 잘 챙기라고 지시했었다.잠시 후, 영업부 책임자 김사장과 과장 오혜영도 허겁지겁 현장에 도착했다.두 사람은 이 상황을 보고 놀란 나머지 진땀을 뻘뻘 흘리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천만다행으로 두 사람은 황진희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들었고 진가인을 신경 써서 잘 키워주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의 하지민 같은 꼴은 바로 두 사람 몫이었을 것이다.두 사람은 진가인의 배후에 그룹 고위층 간부 같은 대단한 인물이 있을 거로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무시무시한 배경이 있을 줄은 몰랐다.천하그룹의 숨겨진 실세라니, 이건 심지어 장안의 화제로 치부될 정도였다.어차피 그전에는 아무도 천하그룹의 실세가 누구인지 몰랐다.예천우는 담양을 힐끗 바라보고는 려성한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담양, 내가 회사를 너에게 맡긴 건 회사를 더 크게 키우라는 뜻이었어. 근데 회사에서 고작 키웠다는 게 이딴 쓰레기란 말이야?”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예천우라는 청년이 회사의 숨겨진 실세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이럴 수가!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그룹을 소유할 수 있는 걸까? 이 청년은 도대체 어떤 놀라운 사람인지 다들 추측하기 어려웠다.알고 보니 진가인은 이런 놀라운 배경을 갖고 있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가인은 평소에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대했고 친절하게 호의를 베풀었다. 이런 좋은 여자를 두고 어떻게 다들 뒤에서 험담할 수 있었을까?담양은 예천우의 분노를 이해했다. 예천우는 처음부터 회사 고위층을 제대로 관리하고 잘 통제하라고 했고 천하그룹의 힘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하지 말라고 분명히 지시했었다.그런데 하필 이 려성한은 그 지시를 무시

  • 용왕 귀환   제865화

    하지민은 진심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하지민은 담양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무서운 담 회장님조차 저 사람 앞에서 쩔쩔매고 있는데 자기는 방금 저 사람을 도발하며 미친 듯이 조롱하고 말았다.특히 진가인에 대해 그렇게나 많은 험담을 했지만 지금 보니 하지민이 했던 말들은 하나도 맞지 않았고 망상에 불과한 생각이었다.진가인에게는 이렇게 압도적으로 잘생긴 남자가 있는데 굳이 다른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할 리가 없었다.주위 사람들은 하지민이 불쌍한 모습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살기 위해 아무 막말이나 막 던지는 하지민의 모습은 그야말로 뻔뻔함 그 자체였다.하지민은 심지어 남자친구도 없었는데 먹여 살릴 자식이 있을 리 없었다.잠시 후, 하지민의 얼굴은 완전히 부어올라 돼지머리처럼 변해버렸고 원래 모습은 전혀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예천우는 그 모습을 보자 고개를 저으며 차갑게 말했다.“됐어, 너 같은 놈을 때려도 내 손만 더러워질 뿐이야.”“맞아요, 맞습니다. 제 이름은 쓰레기예요. 맞아 죽어도 싸긴 하지만 천우님의 손을 더럽혀서는 절대 안 됩니다.”예천우의 말을 듣고 하지민은 사형을 면한 사람처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방금 하지민은 후회막급이어서 죽고 싶을 지경이었다. 다행히도 손을 싹싹 비비며 열심히 빌었던 덕분에 간신히 이 고비를 넘긴 것 같았다.체면이 완전히 구겨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목숨을 잃는 것보다는 나았다.하지민이 알기로는 담 회장님은 마음만 먹으면 진짜 딴 사람의 숨통을 끊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사람이었다.한편, 진가인을 험담했던 다른 두 사람은 지금 이 순간 벌벌 떨며 몸을 숨기려 애썼다. 예천우가 그들을 잊어주길 바랐던 것이다.하지만 예천우가 두 사람을 잊을 리가 없어 그들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저 여자 말고도 여기서 진가인을 헐뜯었던 뻔뻔한 여자들이 더 있는 걸로 아는데 내가 집어내기 전에 얼른 나와서 직접 말해 봐.”이 말이 떨어지자 주변 사람들은 모두 식은땀을 흘리며 아까 자기가 진가

  • 용왕 귀환   제866화

    담양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민은 그 말을 듣고 곧바로 멍해졌고 이내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다급하게 외쳤다.“천우님, 방금 분명...”“닥쳐!”담양은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했다. 눈앞의 여자가 자기 인생을 망쳐놨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 하지민에게 발길질했다.진가인은 그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고 폭력 행위를 지켜볼 수 없어 급히 예천우에게 말했다.“천우 오빠...”예천우는 진가인의 의도를 이해했다. 하지만 방금 예천우는 정말 치솟는 화를 억누를 수 없었다. 사실 그동안 예천우는 진가인에게 줄곧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진가인을 회사에 보낸 건 회사에서 진가인을 잘 챙기라는 의도였는데 예상치 못하게 진가인이 계속 이런 귀에 담지 못할 험담을 듣고 있었다.진가인의 선한 눈빛을 바라본 예천우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됐어, 적당히 해. 여자이기에 내가 봐주는 거야. 다들 제대로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더러운 짓을 하지 않도록 교훈을 주면 돼.”“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회사에 두면 안 되겠죠? 천우님, 걱정 마십시오. 당연히 교훈을 줄 겁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당분간 다른 직장을 구하는 것도 불가능할 겁니다.”담양이 차갑게 말했다.진가인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비록 이 여자들이 여러 차례 거칠고 험한 악담을 했지만 신체적인 공격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언어적인 공격이었다.나머지 사람들은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얌전히 제자리에 서서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이 모든 상황을 지켜봤다.“가인아, 가자. 오빠가 밥 사줄게.”예천우는 두 사람의 관계를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오해하게 내버려두는 게 진가인에게 더 큰 보호가 될 것 같았다.“알았어요, 근데 오빠 잠깐만, 나 할 일이 조금 남았어.”진가인은 아직 처리해야 할 업무가 조금 있었다.“그래, 다 하고 와. 문 앞에서 기다릴게.”예천우는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그러자 담양과 그 일행은 즉시 공손하게 따라붙었다.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양에게 말했다.“굳이 신

Pinakabagong kabanata

  • 용왕 귀환   제1416화

    사실 이 모든 소문은 애초에 예웅남이 일부러 퍼뜨린 것이었다.예관희는 이미 예천우의 뜻에 따라 모든 사실을 예웅남에게 전했고 그중에는 예천우가 자신의 용왕 신분을 외부에 드러내지 말라고 했다는 말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심지어 그가 종사급 고수라는 사실조차도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이유는 단 하나였다.예씨 가문 사람들의 진심과 충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예웅남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기회를 역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그는 그 정보를 슬쩍 흘리면서 예관희를 헐뜯고 예천우의 이미지를 흔들어 놓으려 했다.그렇게 분위기를 만든 뒤 예관희가 병사한 것으로 꾸며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주 자리에 오를 명분을 만들고자 했다.그 후에야 예천우를 제거한다면 더 이상 자신을 위협할 존재는 사라질 것이다.4대 가문 중 하나인 남궁 가문에게 자리를 넘긴다 한들 상관없었다. 어차피 지금의 예씨 가문이라면 예웅남은 그 자리를 지킬 능력도 없었다.이러한 소문 덕분에 전태민 역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돌아와 가주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그가 여기서 진짜로 그 예씨 가문 큰 도련님을 마주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 모든 진위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전해 듣기로 큰 도련님은 예정환과 똑 닮았다고 했다.전태민은 다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실례가 안 된다면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신가요?”그 말이 떨어지자 주변 사람들 모두 눈을 크게 떴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재동을 비롯한 일행은 뭔가 헷갈린다는 듯 당황한 표정이었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눈을 깜박이며 당황했다.‘천우 씨는 용왕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거지?’곁에서 듣고 있던 도민현은 잠시 찡그린 뒤 고개를 저으며 정색했다.“전 시장님, 착각하신 겁니다. 이분은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 아니라 용왕님이십니다.”“뭐라고요?”전태민을 포함한 일행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그들은 당황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

  • 용왕 귀환   제1415화

    이재동과 다른 사람들은 완전히 충격에 마비된 상태였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속으로 깊이 흔들렸다.그녀는 예천우가 대단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까지 이 정도로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지금 방 안에 모인 사람들은 누가 봐도 하나같이 고위직 인사들이었다.그중에서도 앞장선 인물은 동성시의 중심 권력층에 있는 인물인데 그런 사람이 예천우의 부하에게조차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들이 그렇게 조심스럽고 공손한 태도를 보이자 도민현 역시 더는 강하게 나가지 않았다.그는 곧장 이유를 알아차렸다.‘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나한테 공손하게 대하는 이유는 분명 용왕님의 체면 때문이겠지.’그래서 도민현은 바로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말씀 잘하셨습니다. 오해가 풀렸으니 방금 일은 여기서 그만하도록 하죠.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좀 흥분해서 예의가 없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중히 사과드립니다.”“아... 아닙니다. 저희가 오히려 경솔했습니다.”전태민과 그 일행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답했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그래야 협력이든 뭐든 제대로 되지.’“그러면 우리 사업 이야기 말인데요...”전태민이 빠르게 화제를 돌리며 묻자 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물론 계속 진행할 겁니다. 다만 지금은 조씨 가문을 정리하는 일이 급하니 조금 여유를 주세요. 며칠 뒤에 다시 보죠.”“그건 당연하죠. 아무래도 강흥시에서 오신 거라 좀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같은 남강 지역이지 않습니까. 도 대표님 같은 정의로운 기업가께 우리가 도움 드리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필요하신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전태민은 부드러운 미소로 덧붙였다.“좋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시장님.”도민현은 그 속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굳이 더 말은 하지 않았다.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조혁진은 점점 더 절망에

  • 용왕 귀환   제1414화

    도민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왕님, 그럼... 조신우는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씨 가문 전체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받아야 할 벌은 반드시 받아야 해. 그리고 조씨 가문이 보유한 자산 중 쓸 수 있는 건 모두 꺼내서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해. 물론 억울한 사람은 건드릴 필요 없어. 죄 없는 자에게까지 책임을 묻진 말아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죄가 있는 자라면... 절대로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해.”“용왕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우는 아주 잠깐 희망의 빛을 본 듯했지만 곧바로 그 빛은 산산이 부서졌다.‘안 돼... 우리 집안은 죄 없는 쪽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밑에 있던 놈들도 하나같이...’조신우는 얼굴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의 마음도 서늘하게 얼어붙었다.‘천우... 아니, 용왕님의 말 한마디가 조씨 가문의 운명이 정해졌네.’바로 그때, 문이 하고 열리며 몇 명의 인물이 들어섰다.강흥시의 시장 전태민과 그 일행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도민현과 예천우가 있는 자리를 찾아낸 것이다.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은 방 안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도민현이었다.그러나 정작 벽 구석에 구겨져 있는 조신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재동과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고 그중에서도 눈에 띈 이는 조신우의 둘째 삼촌인 조혁진이었다.그는 맨 뒤에 있었고 손발이 묶인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억제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조혁진은 들어오자마자 조신우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사실 그도 처음엔 어떤 이유로 자신이 붙잡힌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도민현이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머릿속에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다.‘설마... 신우가? 용왕님의 지인을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그는 그런 상상까지만 했을 뿐

  • 용왕 귀환   제1413화

    이신향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고 나서야 진짜로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천우 씨는 너무 멋있어.’예천우는 정말 강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도 냉철했다.‘단지 안타까운 건... 천우 씨는 나의 진정한 남자 친구가 아니야... 진짜 내 남자였으면... 나 아마 매일 웃음꽃이 피겠지.’그녀는 슬며시 아버지를 쳐다봤다.‘아빠, 이제 좀 알겠지? 천우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아까 말했던 거 생각하면 나중에 천우 씨한테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어.’그때 도민현은 조태영의 간절한 호소를 듣고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민현은 바닥에 떨어진 조신우의 휴대폰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말씀하시죠.”“네, 네... 도 대표님, 제가... 제가 신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력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용왕님께 잘 말씀 좀 들려주십시오. 제가 어떤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우리 신우만 살 수 있다면... 제 전부 재산이라도 내놓겠습니다.”조태영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조신우는 그의 유일한 아들이자 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 지금 그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잘못 건드린 사람은 단순히 도민현이 아니라... 도민현조차 고개를 숙이는 존재였다.‘이대로라면 우리 집안은 끝장이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야 해.’하지만 도민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조 대표님, 상대가 만약 저였다면... 한번쯤 기회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신우가 건드린 건 용왕님이십니다.”그 말은 곧 조신우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용왕님의 권위는 결코 범할 수 없습니다.”“제발... 도 대표님, 한 번만... 용왕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조씨 가문 전 재산을 바치겠습니다. 신우만 살 수 있다면 다 드리겠습니다!”조태영은 절박하게 매달렸

  • 용왕 귀환   제1412화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 용왕 귀환   제1411화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 용왕 귀환   제1410화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

  • 용왕 귀환   제1409화

    도민현은 처음에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눈이 피곤해서 착각한 게 아닐지 잠시 의심했지만 그의 기억력도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단 한 번 마주한 적이 있을 뿐인데도 용왕님의 인상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에 다시 본다고 해도 절대 헷갈릴 리 없었다.더구나 지금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직원 덕분에 시야가 확 트였고 그는 곧 확신에 찼다.‘틀림없어. 저분은... 용왕님이야!’순간 그의 얼굴에는 흥분이 스치듯 지나갔다. 용문 사람들에게 있어 용왕이란 존재는 신비롭고도 절대적인 인물이었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전설과 같은 존재였다.예천우도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조용히 말했다.“음식은 두고 가세요. 경찰은 부르지 말고요. 꼭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다면 식당 대표한테 말하시면 돼요.”“네. 알겠습니다...”직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룸을 예약한 손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를 이미 여러 번 들은 터였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이상해도 그녀는 절대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이 식당 자체가 천상 그룹 소속이었고 예천우는 그 천상 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였다.그때 도민현은 아무 말 없이 문 앞에서 서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쏟아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용왕님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직원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 뒤에야 도민현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용왕님!”‘용왕?’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분명히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예천우의 태도와 지금 들어온 도민현의 모습을 보면 그 호칭이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았다.조신우 역시 당황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용왕이란 말을 들은 기억은 없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예천우는 도민현을 보고 가볍게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

  • 용왕 귀환   제1408화

    조신우는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고 예천우가 한 번만 더 손을 쓰면 그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그런 상황에서도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며 이를 갈듯 외쳤다.“죽어도... 너한테는 절대 안 빌어!”그러자 예천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번엔 네 팔 하나쯤 부숴줘야겠네.”말이 끝나자마자 예천우는 주저 없이 발을 옮겨 조신우의 팔 쪽으로 중심을 이동했다.그러고는 단 한 순간 아무 망설임 없이 발을 내리찍었다.“으악!”이번엔 조신우의 비명이 더욱 뼈를 깎는 듯했고 방 안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에 모두가 혼비백산했다.“안 돼. 그만둬!”이재동이 다급히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옆에 있던 이신향을 향해 소리쳤다.“신향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서 말려. 지금 당장 멈추라고 해!”하지만 이신향은 아무런 반응 없이 차갑게 말했다.“왜요? 자기가 그렇게 잘난 척하다가 스스로 자초한 거잖아요. 내가 왜 말려요? 천우 씨는 지금 정당하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너...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내 딸이 이렇게 멍청했던 거야?”이재동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번엔 정말 끝이야... 이번엔 진짜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어!”한지연 역시 표정이 창백했지만 그 와중에 오히려 이선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죽으면 죽죠! 난 더는 저딴 조신우한테 굽히고 살기 싫어요. 누나, 미안해요. 다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진짜 일이 터지면 저 혼자 감당할게요.”“감당은 무슨 감당이야.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조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봤잖아. 넌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이재동은 거의 울부짖다시피 외쳤고 그 시선은 다시 이신향에게 향했다.“신향아,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네가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그러고는 예천우를 향해 이를 악물고 외쳤다.“그리고 너, 예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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