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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6화

Author: 봄가을
순식간에 노인은 한지훈에게 칼을 겨눴고 그의 손에 들린 장검은 한지훈의 심장을 향하고 있었다!

한지훈도 물러서지 않고 노인에게 달려들었고 오릉군 가시가 튀어나와 공중에서 살의를 내뿜었다!

퍽!

순식간에 두 사람은 십여 차례를 다투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눈 위에는 두 형체가 계속 날아다녔고 사방의 흰 눈도 두 사람의 전투와 함께 끊임없이 소용돌이치며 눈보라를 일으켰다.

쾅!

계속되는 두 사람의 전투에 땅을 뒤흔드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변의 설산 정상에는 일낸 내내 녹지 않는 눈이 무너져 내렸고 마치 세찬 홍수처럼 골짜기를 향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수천 미터를 퇴각한 연합군이 눈밭에서 막 일어섰을 때, 그들은 주변 산에서 하얀 급류가 밀려오는 것을 보았다!

"아악, 눈사태, 눈사태다!"

"도망쳐! 모두 도망쳐!"

연합군 병사들은 패닉에 빠졌고, 그들은 갑옷도 벗어 던지며 필사적으로 뛰었다!

하지만, 그들의 뒤에서 불어닥친 눈사태는 땅을 산산조각 낼 정도였고, 온 대지가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아악!!!"

사방에서 처절한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

낙후된 탱크와 전차, 그리고 수송 부대는 눈사태에 휩쓸려 잠적을 감추고 말았다!

수없이 많은 탱크가 눈보라에 날아가 암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고, 사나운 눈보라는 사방으로 흩어진 연합군을 완전히 삼켜버렸다!

순식간에 온 하늘과 땅이 하얗게 변했고 주변은 매우 고요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10만 연합군이 전멸하고 모두가 눈사태로 파묻힌 것이다!

설령 생존자가 있더라도 중상을 입은 채 추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쾅!

하얀 눈 속에서 갑자기 두 형체가 솟아올라 공중으로 날아올랐고, 이는 한지훈과 태음문의 노인이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노인의 제자도 어렵게 눈 밖으로 기어 나왔지만 그는 이미 심각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방금 눈사태로 인해 그는 갈비뼈 세 대가 부러졌다!

그의 눈은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고, 눈밭 위에 꼿꼿이 서 있는 두 형체를 바라보았다.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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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2887화

    비록 영기의 회복으로 인해 각지에서 자소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 자소화를 채취하려면 사람들과 다툼은 물론 산속의 맹수들과도 다투어야 했다! 게다가, 자소화 한 송이 한 송이는 깊은 산속에 자라고 있어, 사람의 힘으로 이를 수집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았다!한지훈은 그 두 송이 자소화를 한 번 흘끗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어르신, 이 일은 더 논할 필요 없을 듯합니다. 저는 앞서 분명히 말했습니다, 남의 이름을 빌리는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한지훈이 전혀 흔들림이 없자, 계 씨 노인은 오랜 시간 침묵에 잠겼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한지훈을 향해 연달아 세 번 절을 올렸다!“계 씨 어르신, 이게 무슨 뜻입니까?”한지훈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계 씨 노인을 부축했다. “젊은이, 이 늙은이가 밝히기 어려운 사정이 있소. 그러나 지금의 용국은 실로 위태로운 형세요. 열국의 고수들이 차례로 귀환하고, 북양왕의 옛 명성은 각 대명산들에 의해 폄하 당하고 있소.”“이제는 국제적으로도, 한때 북양왕을 두려워하던 세력들조차 다시 도발의 기회를 엿보고 있소!”“지금 용국에는 반보 인왕계와 인왕계에 이른 강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소. 용국은 더 이상의 전쟁을 견딜 수 없소!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고통받을 이는 수천수만의 백성들이오!”“오대명산이 됐든, 무종의 각 문파들이 됐든, 그들은 저마다 제 집 앞의 눈만 쓸 뿐, 용국의 미래엔 관심이 없소!”“더구나 그들 또한 열국의 고수들과 다를 바 없이, 오직 다섯 개의 용심을 찾아 용족 유적의 비밀을 여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소! 그러나 용국은 백성의 나라요. 결코 다시 전쟁이 벌어져선 안 되오!”“젊은이, 지금 사방을 제압할 수 있는 이는 오직 보천이 외해에서 쌓은 명성뿐이오. 허나 아쉽게도, 보천은 이미 전사했소. 더는 용국의 백성을 지켜줄 수 없단 말이오!”“이 늙은이 또한 수명이 다해가고 있소. 비록 마음은 있으나, 힘이 따르지 않으니... 제발 젊은이가 용국의 수많은 생명을 위

  • 용왕사위   제2886화

    사실 그동안 세계 각국은 줄곧 암암리에 한지훈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다.수년 전, 한지훈이 천도맹약의 뜻을 어기고 수십 명의 역외 강자들을 모조리 참살한 일은 이미 천도맹약 쪽의 분노를 산 상태였다.만약 천도맹약 측이 한지훈의 행방을 알게 된다면, 반드시 반보인왕급 고수를 파견해 그를 추격하고자 할 것이다!비록 수년 전, 한지훈은 이미 천신의 경지에 도달했지만 반보인왕이 어찌 그리 쉽게 돌파할 수 있단 말인가?심지어 수많은 명산의 원로들조차도 지금까지 사성 천급 천신계에서 막혀 더 이상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아무리 한지훈이 출중하다 한들, 결국 그는 한 사람일 뿐이기에 20대에 불과한 나이에 반보인왕의 경지까지 도달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게다가, 한지훈과 오대 명산 간의 원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오대 명산이 이처럼 조용한 것은 단지 그들이 아직 한지훈의 행방을 찾지 못했기 때문일 뿐이다!일단 그의 소재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면, 기다리는 건 끝없는 추격과 암살뿐이었다!바로 이러한 사정을 고려했기에, 동방설령은 한지훈의 비밀을 지키기로 결심한 것이었다.옥기점 입구에 다다른 동방설령은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며 한참을 바라보다가, 마침내 긴 한숨을 내쉬며 발걸음을 돌려 떠났다.하지만 그녀가 떠난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주림림이 다급히 뒷마당으로 뛰어들어왔다.“한 선생님, 큰일 났어요! 또 누가 선생님을 찾으러 왔어요!”“음?”한지훈은 약간 눈썹을 찌푸렸다.주림림의 표정만 보더라도, 상대가 결코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를 이리로 데려와.”한지훈이 담담히 말했다.주림림은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결국 한지훈의 말대로 손님을 데리고 뒷마당으로 향했다.뒷마당에 들어선 이는 한 노인이었고, 한지훈이 노인을 올려다보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은 겉보기엔 팔순이 넘은 듯 보였으나, 실제 나이는 그 이상일 것이 분명했다.게다가 손끝 하나, 발끝 하나 움직일 때조차도 말할 수

  • 용왕사위   제2885화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동방설령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이 묻자, 동방설령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장령풍이요. 자기가 자소화를 빼앗겼다며 억울해하더군요. 거기다 오현림 일행은 워낙 눈에 띄어서요, 관심을 끌지 않는 게 오히려 더 힘들 정도였습니다.”“용국에서 오현림 일행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한 선생님 외엔 아마 없을 겁니다. 그래서... 계속 뒤를 밟았죠.”“한 선생님, 예전에 당신은……”불과 몇 년 사이였지만, 한지훈은 예전의 그 강압적이고 단호하던 사내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심지어 오현림 같은 인간이 눈앞에서 떠들어대는데도, 한지훈은 참아내고 있었다.이것만 봐도, 예전 역외 강자와의 일전에서 한지훈 역시 중상을 입었음을 알 수 있었다.그리고 지금, 동방설령은 한지훈에게서 예전처럼 넘치는 강자의 기운을 더는 느낄 수 없었다.어쩌면 그래서 한지훈은 은거를 택한 것일지도 모른다.결국 그는 전설과도 같은 인물이었고, 그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경계심을 일으킬 수 있었으니 말이다.용국을 위해 모든 걸 바쳤고, 그 대가로 이렇게까지 몰락한 걸 생각하니 동방설령은 왠지 모를 슬픔이 밀려왔다.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에게도 결국은 막이 드리워지는 법이다.그 시절, 한지훈은 얼마나 당당했던가!홀로 오륙을 누르고, 각국을 제압하며 피로 대지를 물들여 용국의 이름을 되찾았던 그였다.하지만 지금은, 산성이라는 작은 도시에 숨어 한 옥기점에서 평범한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다니……동방설령의 마음속엔 복수의 쾌감 따위는 없었고, 그저 설명할 수 없는 쓸쓸함만이 남았다.잠시 침묵하던 동방설령은 명함 한 장을 꺼내 한지훈에게 내밀었다.“한 선생님, 이건 제 연락처입니다. 다시 누군가 감히 무례를 저지른다면, 언제든지 부르세요.”한지훈은 명함을 흘끗 보고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네 마음은 충분히 알았어.”“한 선생님, 지금은 비록 사대 가문의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지만, 오현림 같은 자를 제압하기엔 충분해요. 만약…

  • 용왕사위   제2884화

    한지훈은 손을 뻗어 동방설령을 부축해 일으키고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잘했어, 날 따라와.”그렇게 말하고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뒷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동방설령은 깊이 숨을 들이켠 뒤, 재빨리 그의 뒤를 따랐다.오륙에서 일성 준천신 경지의 강자 셋과 맞섰던 순간, 그녀는 그제야 깨달았다.당시 한지훈이 오륙에서 치른 그 전투가 얼마나 힘겨운 싸움이었는지!그리고, 오륙의 몇몇 대가문들이 용국인을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었는지를 더욱 분명히 알게 됐다!예전의 동방설령은 자신이 오륙의 명문가 집안으로 시집가는 걸 자랑스러워했다.그러나, 상대가 그녀를 단지 장난감으로 여겼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 순간, 그녀는 비로소 크게 깨달았다.나라가 강해야, 국민도 강해진다는 건, 결코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것을 말이다!그날 이후, 동방설령은 혹독한 수련에 매진하며 동방 가문이 정해둔 혼인을 단호히 거부했다.영기가 회복된 뒤로는 오륙에 있는 용국인을 위해 수차례 앞장서 싸웠으며 오륙의 여러 대귀족 가문들과 맞서 싸우기까지 했다.심지어 천신계 강자에게 추적당하며 목숨을 위협받았지만, 결코 물러선 적이 없었다.한지훈이 어찌 이 사실을 몰랐겠는가?신룡전은 세계 전역에 펴저 있었고, 세계 곳곳에 신룡전의 눈과 귀가 있었다.동방설령의 강렬한 등장은 곧바로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한 선생님, 그 당시 집안 어른들이 일시적으로 판단을 흐려, 역적 행위를 저지른 건 실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제가 어른들을 대신해, 한 선생님의 자비에 감사를 드립니다!”그 시절, 동방설령은 모든 내막을 알고 있었기에 동방 가문의 행동이 어떤 선을 넘었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잘못을 알고 고치는 것이 가장 큰 선이다. 보아하니, 몇 년 사이 너도 많이 달라졌구나.”한지훈은 아주 평온한 어조로 말하며, 손에 든 찻잔을 그녀에게 건넸다.동방설령은 두 손으로 황급히 받으며, 부끄러운 듯 말했다.“한 선생님, 저는 4년 전에야 비로소 한 선생님의 깊

  • 용왕사위   제2883화

    단지 그녀가 겪어온 고통과 단련만 해도, 단약에만 의존해온 그들 같은 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오현림을 죽이는 일쯤은, 동방설령에게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일에 불과했다.비록 오씨 가문이 세력이 막강하고 인맥이 넓다 해도, 오래전부터 전통을 이어온 사대 가문과 인맥을 비교하자면, 그야말로 자멸하겠다는 소리였다!그런데도 오현림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동방설령은 왜 저 한지훈을 도와주는 거지?그는 그냥 옥기 장사를 하는 하찮은 장사꾼일 뿐 아닌가?그런 인물 하나 때문에, 동방설령이 오씨 가문과 결렬을 각오한단 말인가?!더 충격에 빠진 건 주림림과 진선이었다.이들은 설마 동방설령이 이렇게나 과감하게 나서고, 게다가 한지훈의 편에 설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한 선생님께 사과해!”동방설령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마치 지옥에서 울려 나오는 것처럼 한 치의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죄, 죄송합니다!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오현림의 말이 끝나자, 동방설령은 발끝으로 그의 무릎을 걷어찼다. 그러자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오현림은 돼지 잡는 듯한 비명을 질러댔다.“내가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했지!”동방설령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울렸고, 그 한 글자 한 글자마다 살기를 품고 있었다!“쿵!”오현림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지만, 그 중 한쪽 다리는 이미 부러진 상태였다!그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동방설령의 살기에 질려 차마 내뱉지도 못했다.“그리고 너희들! 무릎 꿇고 사과해. 아니면 무릎 꿇고 죽던가.”동방설령이 냉정하게 말했다.서청청 일행은 그 말을 듣자 소름이 돋았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오만하게 굴던 그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한지훈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들을 내려다보며 동방설령은 비웃듯 말했다.“말해봐. 어디서 그 잘난 우월감이 나오는 거지? 너희들이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나?”“너희 따위가, 감히 한 선생님 앞에서 잘난 척을 해?”동방설령의 분노가 폭발하자 그녀 손바닥에서 한

  • 용왕사위   제2882화

    쾅!이 광경을 본 오현림이 데려온 무리들은 전부 멍하니 입을 벌리고 말았다.그들은 오현림을 알았고, 동방설령을 더더욱 잘 알고 있었다.한때 사대 가문이 용국 권력의 중심을 장악하고 있었고, 용국 전역은 사대 가문의 통제 아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하지만, 영기가 회귀한 뒤로 사대 가문은 거의 몰락했으며, 유일하게 동방 가문만이 새롭게 부상한 것이다! 게다가 동방설령 같은 천신계 고수가 나타나 오륙의 신흥 강자 셋을 혼자 힘으로 모두 쓰러뜨렸다!명망이나 용국 무종 내의 지위로 따지면, 오현림 열 명이 합쳐져도 동방설령 한 명을 당해낼 수 없었다!이때, 오현림은 퉁퉁 부은 뺨을 부여잡고 겨우 몸을 일으켰지만, 동방설령은 돌아서서 다시 한번 오현림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퍽!”이번에는 방금 전처럼 날카로운 소리가 아니라, 마치 천둥 같은 묵직한 충격음이었다.모두가 다시 오현림의 얼굴을 바라보자, 그의 반쪽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져 있었고 살갗이 찢겨나가며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동방 아가씨!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오현림은 분노로 폐까지 터질 것 같았다.비록 오씨 가문이 동방 가문만 못하다 해도, 여전히 유력한 세가 중 하나였다.그 자신도 일성 준천신계 강자였고, 동방설령의 적수는 아닐지라도 대중 앞에서 여자의 손에 뺨이 터지도록 맞은 그의 체면은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동방설령은 말없이 또 한 발을 날렸다.“쾅!”오현림의 몸은 그대로 날아올라 땅바닥에 쾅 하고 떨어졌다.사람들은 오현림이 떨어져 지면에 사람 모양의 구덩이가 생기는 걸 보자, 전부 얼굴빛이 새하얘져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쿵!”오현림은 얼굴부터 땅에 찍히며 떨어졌고, 몸은 땅에 박혀 큰 구덩이가 하나 생겨났다. 그가 아직 제대로 일어서기도 전에, 동방설령은 고운 발을 들어 그의 얼굴을 그대로 짓눌렀다.“푹!”오현림은 내상과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하며 큰 피를 토해냈다.그는 오씨 가문의 미래를 짊어질 인물이었고

  • 용왕사위   제2881화

    “뭐라고?”진선의 경고는, 오현림에게 있어서 여태 들은 말 중 가장 웃긴 말이었다. “예쁜 아가씨, 당신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나 해?”“나 오현림은 말할 것도 없고, 바로 내 뒤를 따르고 있는 이 사람들 중 그 누구도 건드려서는 안 돼.”오현림은 자신의 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봤자 당신들 역시 명산의 제자들 아니야? 내가 알기로는 이소비도 명산 제자였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잘 알잖아? 그러니 다시 한번 경고하는데,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나.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그 후과를 감당할 수가 없어!”“이소비?”낯익은 이름을 들은 오현림은 웃음을 터뜨렸다. 감히 구질구질한 이 씨 가문을 자신의 오 씨 가문과 비교하려 하다니? 게다가 천산 운검각은 천산이 세속에서 재부를 쌓기 위해 임시로 만든 무도원일뿐이었다. 그중의 몇 명의 핵심 인물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천산 문하라고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현림의 뒤에 선 그들은 달랐다. 그들 중 절대다수는 곧 각 명산에 들어가 문내 제자가 될 강자들이었다. 그 엄청난 차이를, 진선은 이해 못 할 거라 생각했다. “흥! 그놈이 대단한 게 뭐가 있다고. 고작 며칠 동안 권법을 배운 것뿐이잖아? 물론 나도 그놈이 실력이 있는 건 인정해. 하지만 그래도 감히 비교하지 못할 상대는 있어.”“진선, 이젠 그만 포기하고 더 이상 그렇게 애쓰면서 변호하지 마. 네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모두 어떤 사람들인지 잘 좀 봐봐! 누구 하나 약한 사람이 없어!”“이들은 모두 5대 명산을 대표하고 있고, 용국 상업계를 대표하기도 하는 거물들이야. 작은 옥기행 사장이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고!”“말해봐 봐, 그놈은 대체 누구한테 손을 대본 건데? 이소비? 그까짓 놈이 뭐라고!”“게다가 내가 말했듯이, 같이 모여 다니는 무리도 엄청 중요해. 설령 네 실력이 대단하다 하더라도 뭐 어쩌겠어? 네가 감히 우리한테 말을 걸 수가 있을까?”서청청은 하찮은 표정으로 한지훈을

  • 용왕사위   제2880화

    그러자 그의 뒤를 따르던 한 무리의 거물들이 부하들을 데리고 직접 거리 전체를 봉쇄하였다. 오현림은 품 속에 서청청을 껴안고는 오만한 표정으로, 당당한 발걸음과 함께 우연네 옥기행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4성 천급 천왕계 고수 10여 명이 따르고 있었다. 비록 그들 중 오현림 한 사람만이 천신계에 발을 들여놓긴 했지만, 이 정도 전력만으로는 충분히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모두들 자신들의 실력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고, 방금까지 맑고 푸르기만 하던 하늘은 갑자기 먹구름이 잔뜩 끼기 시작했다. 이따금 큰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서 한기가 덮쳐 들었다. 한창 골동품 가게 안을 돌아다니며 옥기를 고르던 행인들은 저마다 놀라 멀리 피하게 됐다. 영기가 돌아온 이래, 천왕계 강자들은 더 이상 드문 존재는 아니긴 하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한꺼번에 수십 명의 강자가 모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하나같이 살기 가득한 얼굴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중에는 수많은 산성의 거물들이 있었는데, 얼핏 봐도 건드려선 안되는 존재들이었다. 사실 일성 준 천신계 강자인 오현림의 기세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사람들을 짓누를 수 있었다. 지나가던 행인들 모두 오늘 이 거리에서 큰일이 발생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오현림 일행이 기세등등하게 곧장 우연네 옥기행으로 향하는 것을 본 많은 구경꾼들은 모두 손에 땀을 쥐기 시작했다. 바로 30분 전까지만 해도, 어떤 일행이 이미 우연네 옥기행을 찾아와 귀찮게 굴었었는데, 아직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찾아올 줄이야. 대체 한지훈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산걸가. “아이고, 이번엔 제대로 위험하게 됐네. 아까는 가문 사람들만 찾아온 것 같은데, 이번에는 아예 무종 사람들이 들이닥쳤네!”“조용해, 누가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우리가 말 못 할게 뭐가 있어, 내가 봤을 때 우연네 옥기행은 더 이상 영업하기 힘들 거야!”옆 가게를 지키던 몇몇 종업원들은

  • 용왕사위   제2879화

    “아! 너였구나!”오현림은 한참이 지나서야 기억이 떠올랐다. 용경에 있을 당시, 성씨 가문은 그를 접대한 적이 있었다. 성씨 가문은 용경에서 비교적 유명한 가문이었기에, 그는 당시 용경을 거쳐가면서 우연히 그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성위는 비교적 어린 세대의 강자였기에, 그와 얘기를 나누게 될 기회조차 없었다. 그렇기에 오현림은 그에 대한 인상이 깊지 않았던 것이었다. “산성이라는 이 작은 곳에서 오 선생님을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영광이네요!”어느 정도 인맥이 넓긴 한 성위이긴 하지만, 오 씨 가문의 큰 도련님인 오현림에 비하면 한 수 아래였다. 필경 현재는 무예 실력으로 인정받는 시대였기에, 주먹이 강한 자만이 더욱 체면이 있었다. “여기로 온 김에 훈계할 사람이 있어서 들른 거야.”오현림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네? 이 산성에도 감히 오 선생의 미움을 산 사람이 있는 건가요? 걱정 마세요. 제가 있는 한 이곳의 성수조차도 저한테 깍듯이 인사해야 합니다. 상대가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한 마디만 하면 다 해결될 겁니다!”성위는 도와주려 급히 나섰다. 그의 말은 전혀 허세가 아니었다. 성씨 가문의 지위라면, 산성과 같은 이 작은 곳에서는 얼마든지 비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됐어. 사실 그놈이 청청이를 때렸거든. 이번에는 내가 반드시 직접 나서서 제대로 혼쭐을 내줄 거야!”오현림은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성위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제가 오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 가드리도록 할게요. 어쩌면 제가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잖아요!”이내 성위는 경호원 몇 명을 향해 눈짓을 했다. 즉시 눈치를 챈 경호원 몇 명은 잇달아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연락하였다. 오현림은 그들을 그저 힐끗 보기만 할 뿐, 아무 말 않고 성큼성큼 공항 밖으로 걸어 나갔다. 마침 일찍이 공항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서청청은 오현림을 발견하고는 급히 맞이했다. “오 도련님, 드디어 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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