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로비, 한지훈이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고 급히 강준상 등에게 알리고 단톡방에도 문자를 보냈다.순간 회사 전체가 한지훈이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강준상이 회장실에서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반복하여 확인했다. "한지훈이 돌아왔다고? 그것도 무사히? "한편, 강우연은 하루 종일 회사에서 마음을 안정시키지 못하고 근심하고 있었다. 지금 한지훈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하던 일을 팽개치고 로비로 달려갔다!로비에 서 있는 한지훈을 보고 그녀는 눈물 자국 가득 한 얼굴로 달려가 발꿈치를 들고 한지훈을 꼭 껴안았다. "돌아왔어요? 걱정돼서 죽는 줄 알았어요. 흑흑…… "한지훈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그가 잠깐 자리를 비웠을 뿐인데 강우연이 이렇게까지 자신을 걱정할 줄은 몰랐다. 마음속이 따뜻해지고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그는 손으로 강우연을 가볍게 끌어안고 말했다. "자, 이제 돌아왔어. 괜찮아. "강우연은 그제야 한지훈의 놓았다. 한지훈은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며 웃으며 말했다. "네 모습 좀 봐, 얼룩 고양이야. "강우연은 머쓱한 듯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았다. "아니에요…… "그리고 긴장해서 물었다. "참, 어떻게 돌아왔어요? 표씨 가문 가주가 당신을 데려갔잖아요?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았어요? "한지훈은 생각하고 말했다. "아, 그거. 표씨 가문 가주 이치를 잘 아시는 분이시던데. 내가 전에 있었던 일을 말씀드렸더니 표씨 가문 가주가 어찌 된 일인지 나를 돌려보내 주더라. ""그래요?" 강우연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회사 직원한테 표씨 가문 가주 표중혁은 자식을 끔찍이 아낀다고 들었다. 왜 이렇게 쉽게 한지훈을 돌려보냈는지 알 수 없었다.이때 강문복네 세 식구도 달려왔다. 한지훈이 멀쩡하게 로비에 있는 것을 보고 모두 의아한 기색이었다.강희연은 눈썹을 찡그리며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한지훈, 표씨 가문 가주가 너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고 그냥 돌려보내 줬어? "강문복
강씨네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얼굴이 상처투성이인 표준우가 무릎을 꿇고 한지훈과 강우연에게 용서를 빌었다. "죄송합니다. 한 선생님, 부인님, 전에 제가 무모했습니다. 잘못했어요. 제가 사람을 시켜 일부러 당신들의 차를 막았어요. 제 잘못입니다. 한 선생님과 부인의 용서를 빕니다. "말을 마치자 표중혁이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한지훈을 바라보며 아부했다. "한 선생님, 이건 사과의 선물입니다. 받아주세요. 준우의 잘못을 봐주세요.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뒤에 있던 십여 명의 경호원이 손에 들고 있던 상자를 열었다. 현금 또는 금은보석이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모두 크게 찬 공기를 한숨 들이마셨다. 사람들은 눈앞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표중혁이 왜 직접 표준우를 데리고 한지훈 같은 사람에게 사과하러 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들이 모르는 다른 일이 있었을 것이다……표중혁은 오군에서 자식을 아끼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표준우도 부잣집 도련님 행세를 제대로 하고 다녔다. 항상 거만하게 행동하고 사과라고는 모르고 살았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한지훈에게 있었다. 눈빛에는 궁금함이 가득 차 있었다.강우연도 앞에 서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뭔가를 물어보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한지훈, 도대체 어떤 사람인데?사람들 속에 있는 서경희, 강학주, 강신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그들은 표준우와 강우연이 잘 돼기를 바랬는데 지금의 이런 상황을 봐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이때 강준상이 얼른 말했다. "가주님, 이렇게까지 하시지 않아셔도 됩니다. 젊은 애들 장난 같은데 준우 도련님 빨리 일어나게 하세요…… "표중혁은 강준상을 보지도 않고 한지훈만 보았다. 한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표 도련님, 일어나세요."무릎을 꿇고 있던 표준우는 사면을 받고 얼른 일어나 표중혁의 뒤에 숨었다.표중혁도 감사 인사를 하고 강씨 회사를 떠났다.표중혁 등이 떠난 후 로비에는 여기저기에서 웅성웅성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내가
한지훈은 돌아서서 총애하는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우연아, 날 믿어. 말해 줄 거야. 그러나 지금은 아니야. 난 당신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을 거야. 너는 내 한지훈의 여자이고 한고운의 엄마라는 것만 알고 있으면 돼.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내가 해결할 거야. 난 당신과 고운이에게 행복한 미래를 줄 거야. 난 말하면 말한 대로 해"강우연은 표정이 풀리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눈앞에 있는 열정적인 한지훈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요. 당신을 믿을게요! "강우연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당신 먼저 가서 고운이랑 있어요. 전 아직 회사에 볼일이 있어요.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우연이 회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배웅했다.그리고 차를 불러 정원으로 왔다.정원에서 고운은 착하게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한지훈이 돌아온 것을 보고 고운은 귀엽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손에 그림을 들고 한지훈 앞으로 달려왔다. 손에 그림을 높이 들고 큰 소리로 말했다. "아빠, 이것 봐. 고운이가 그렸어. 아빠, 엄마, 고운이…… "한지훈은 앉아서 한 손으로 고운을 껴안고 다른 한 손으로 고운의 그림을 받았다. 그림 안에는 간단하게 빨간색, 노란색, 핑크색 세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중간의 핑크색 작은 사람의 손을 잡고 있었다."그래, 고운이가 최고야. 어느 게 아빠야?" 한지훈이 물었다."빨간색, 아빠는 빨간색. 태양처럼 따뜻해." 고운이 그림 속의 빨간 어른을 가리키며 활짝 웃으며 말했다.한지훈은 고운의 얼굴에 뽀뽀를 하고 고운을 안고 정원에서 놀았다.이때 강씨 가문 회사.강우연은 안심이 되었다. 그녀는 오후 내내 바쁘게 일했고 공장에도 가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하지만, 그녀가 회사에 들어왔을 때, 회사 분위기가 이상했다. 많은 사람들이 몰래 그녀를 훔쳐봤다.그녀가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오자, 보조 송효진이 몰래 들어와 휴대폰을 들고 문을 닫으며 강우연에게 말했다
영상을 확인한 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거 나 아니야. 분위기는 좀 비슷하네. 군인 출신이라 강도 높은 훈련을 계속 받다 보니 몸매가 비슷해 보일 수는 있어. 그런데 갑자기 이건 왜? 어디서 찍은 거야?”강우연은 진지한 얼굴로 한지훈의 표정을 살폈다. 하지만 아무런 수상한 반응이 보이지 않자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미소를 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영상인데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이제 밥 먹어요.”강우연은 가슴을 옥죄던 답답함이 조금은 사라졌다. 만약 한지훈이 그 사람이 자신이 맞다고 인정했다면 어떻게 그를 대해야 할지 정말 어려웠다.5년 전에 자신에게 상처를 준 남자가 비록 지금에 와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를 완전히 받아들이는 건 힘들었다.강우연은 그 어떤 거짓말이나 기만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한지훈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반찬을 챙겨 주었다. 식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강우연이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참, 지훈 씨. 길씨 가문 사태는 정말 해결할 방법이 있는 거죠? 최근에 지인들을 만나봤는데 다들 도와주기 꺼려하는 눈치더라고요.”말을 마친 강우연은 우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미안했다.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나에게 생각이 있어. 아직 다음 달 8일까지는 일주일이나 남았잖아.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강우연은 겉으로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미 할아버지한테 가서 도움을 요청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식사가 끝난 뒤, 강우연이 말했다.“내일 팀원들에게 밥 한끼 사줄까 해요. 요즘 다들 수고가 많았잖아요.”“그거 좋지. 그렇게 해. 아니면 내가 레스토랑 예약해 줄까? 좋은 곳으로 예약할게.”강우연은 예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부탁할게요. 고마워요.”한지훈은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다음 날, 한지훈은 강우연을 회사에 데려다준 뒤, 한고운을 데리고 시내로 나왔다.
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맞아요.”카운터 직원은 난감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손님,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리려면 4천만 원 정도의 예약금이 필요한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네, 그렇게 해주세요.”한지훈은 재차 고개를 끄덕였다.카운터 직원이 환한 미소를 짓더니 점장을 호출했다.“점장님, 여기 손님이 가게를 통째로 빌리고 싶다고 하는데 한번 나와보세요.”“점장님 곧 오실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카운터 직원이 친절하게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고운이를 내려놓았다. 로비에는 어린이용 놀이시설이 있어서 아이가 뛰놀기 적합했다.잠시 후, 검은색 정장을 입은 젊은 남자가 종종걸음으로 로비로 달려왔다.“손님은 어디 계셔?”직원은 놀이시설 옆에 있는 한지훈을 가리켰다. 점장은 옷매무시를 정리한 뒤,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안녕하세요, 저는 스카이 타운 점장입니다. 반가워요. 손님께서 우리 가게를 오늘 통째로 빌리고 싶다고 하셨는데 맞습니까?”한지훈은 다가오는 점장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맞아요.”하지만 한지훈의 얼굴을 확인한 점장이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떨떠름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한… 지훈?”한지훈도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가 한지훈인데요.”순간 점장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하더니 입가에 비웃음을 가득 머금고 비아냥거렸다.“진짜네? 한지훈, 오랜만이야! 나 못 알아보겠어? 우리 고등학교 같이 다녔잖아. 예전에 같은 반도 다녔는데. 너 그때도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좋아서 인기가 많았었지.”한지훈은 기억을 되살려 겨우 남자를 기억해냈다.“유재호?”유재호가 웃으며 말했다.“날 기억하고 있었네?”유재호는 옷깃을 정리하더니 한지훈의 어깨를 다독이며 애석하다는 듯이 말했다.“너희 가문 얘기는 들었어. 너무 속상해하지 마. 잘될 거야. 넌 공부도 잘했으니 다시 재기할 수 있을 거야. 최근에 강운그룹 데릴사위로 들어갔다는 얘기는 들었어. 그거
유재호는 냉랭한 눈빛으로 가소롭다는 듯이 한지훈을 바라보았다.가문에서 쫓겨나고 마누라 집에 얹혀서 사는 주제에 무슨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린다고!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유재호는 당장 그를 뿌리치고 가고 싶었지만 어렵게 찾아온 한지훈을 모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과거 그에게서 느꼈던 굴욕감을 되갚아 줄 절호의 기회였다.한지훈의 얼굴도 차갑게 일그러졌다.“아니면 이렇게 하자. 네 꼬라지 보니까 여기서 소비할 능력도 안 되는 것 같은데 나한테 무릎 꿇고 빌면 내가 작은 룸 하나 내줄게. 음식도 내가 대신 결제하고. 어때? 대박이지 않아?”유재호가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던가!가문에서 내쳐진 한지훈을 마음대로 짓밟는 이 느낌은 정말 통쾌했다.한지훈이 자기 앞에 무릎을 꿇은 모습을 찍어서 동창생 단톡방에 올리면 애들이 분명 난리 나겠지?허나 한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대꾸했다.“유재호, 내가 전에 너한테 뭘 잘못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 이러는 거 정말 기분 안 좋아. 난 이 가게를 통째로 빌리러 왔어. 너한테 업신여김이나 당하려고 여기 온 게 아니라고. 그리고 4천만 원,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말을 마친 그는 당장 지갑을 꺼내려 호주머니에 손을 가져갔다.유재호가 소리 내어 웃더니 말했다.“한지훈, 아직도 허세야? 4천만 원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가 모를 줄 알아? 너 강운그룹에서도 사람 취급 못 받잖아! 고아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서 허풍을 떨지? 한씨 가문은 5년 전에 이미 망했어. 넌 그냥 집 잃은 개와 같다고! S시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인데 왜 잘난 척이야?”유재호가 보기에 한지훈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었다. 여전히 저 기분 나쁜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꼴이라니!저 눈빛이 유재호는 마음에 안 들었다.분명 가문도 망하고 처가에서도 대접 받지 못하는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아직도 허세를 부리는지!한지훈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는 분노를 억누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유재호, 전
한지훈은 더 이상 참지 않고 달려들어 유재호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 유재호가 힘없이 튕겨져 나가더니 바닥에 쓰러졌다.그는 갑자기 신물이 올라오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유재호가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젠장! 치라고 했더니 정말 쳤어? 너 오늘 잘 만났다! 다들 멍하니 뭐 해? 당장 저 놈 잡아서 쓰러뜨려! 다리를 분질러 버리든 팔목을 분지르든 병신 만들어서 가게 앞에 내다버리라고! 저기 저 인간 딸도 같이 던져버려!”겁에 질린 한고운은 한지훈의 등 뒤에 숨어 온몸을 떨고 있었다. 아이는 전기방망이를 휘두르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보자 무서워서 눈을 질끈 감았다.“아빠, 고운이 무서워….”한고운이 소리쳤다.한지훈은 곧장 딸을 품에 안고 부드럽게 달랬다.“걱정하지 마. 아빠가 있잖아.”저 인간들을 상대하는데 한손이면 충분했다.아니나 다를까, 한지훈은 마치 성난 맹수처럼 달려들어 무기를 든 경호원들을 하나씩 때려눕혔다.일부는 기습을 시도했으나 한지훈은 날렵하게 몸을 날려 피하고 상대의 가슴팍을 힘껏 걷어찼다.갈비뼈가 부러진 그 경호원은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져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간신히 몸을 일으킨 유재호는 당황한 표정으로 경호원들을 바라보다가 소리쳤다.“한지훈, 넌 오늘 죽었어! 여기 사장님이 누군지 알고 감히 우리 가게에서 소란을 피워? 당장 사장님 불러올 테니까 거기 꼼짝 말고 있어!”말을 마친 유재호는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사장님, 큰일 났어요! 가게에 난동을 부리는 놈이 나타나서 우리 경호원들을 때려눕혔어요! 당장 이쪽으로 사람을 좀 보내주세요. 이러다가 가게가 다 박살나겠어요!”“뭐라고? 누가 감히 스카이 타운에서 난동을 부려? 지금 출발할 테니까 당장 그 놈 막아! 망할 자식! 감히 내 가게에서 소란을 피워?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한창 구연그룹에서 그룹 업무를 처리하던 구경이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안 그래도 회사 일이 안 풀려서 짜증 나는데 누군가가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
유재호는 곧장 다가가서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사장님, 저희가 실력이 딸려서 그런 게 아니라 저 놈이 미친 놈이에요. 장사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손님을 상대로 무력을 쓰겠어요. 그런데 저놈이 봐주는 줄도 모르고 먼저 주먹을 날리지 뭡니까.”유재호는 자기가 한지훈을 도발한 부분은 쏙 빼고 유리한 부분만 얘기했다.구경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그 놈 지금 어디 있어?”유재호는 놀이기구 옆에서 고운이와 놀아주고 있는 한지훈을 가리켰다.“사장님, 저놈입니다. 저놈이 우리 애들을 때렸어요!”한지훈의 뒷모습을 본 구경은 스무 명의 인원들을 거느리고 위풍당당하게 한지훈에게 다가가며 소리쳤다.“우리 가게에서 소란을 피운 놈이 너야?”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이 뒤돌아서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구경, 며칠 안 봤더니 그룹 문제는 잘 처리됐어?”한지훈의 얼굴을 확인한 구경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손발이 덜덜 떨렸다.이 사람이 소란을 피웠다고?가게를 통째로 내놓으라고 해도 두 손으로 가져다 바쳐야 할 인물 아닌가!구경에게 한지훈은 저승사자나 다름없었다.유재호는 구경 앞에서도 태도를 굽히지 않는 한지훈이 못마땅해 그에게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한지훈! 이분이 구경, 구 사장님이야. 어서 무릎 꿇고 사과하지 못할까? 너 정말 죽고 싶어?”유재호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구경까지 직접 나섰는데 어디로 도망가려고?이 바닥에서 구경의 악명은 소문이 자자했다.그런데.구경이 뒤돌아서더니 분노한 얼굴로 유재호에게 주먹을 날렸다. 유재호의 어금니가 부러지며 입 안에 핏물이 고였다.“무례한 녀석! 한 선생한테 그게 무슨 말본새야! 너야말로 죽고 싶어?”구경의 두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유재호까지 나서서 일을 크게 만든다면 분노한 한지훈이 그의 가문을 상대로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보헤미 별장 사건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면 손에 식은땀이 났다.유재호는 당황한 표정으로 구경을 바라보며 물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