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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유월냥이
마음은 몸이 굳어진 채 고개를 들고 하경훈과 준이를 바라보았다.

하경훈은 준이를 품에 안아 들었다.

하경훈의 눈에는 마음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다정함이 담겨 있었다.

마음이 자신을 바라보자 준이를 안은 하경훈의 팔이 움찔했지만, 그 외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마음의 눈에는 서러운 눈물이 맺히자, 하경훈은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서 마음이의 시선을 피했다.

“준이야, 또 경훈 아빠한테 안아달라고 하면 어떡해? 얼른 내려와.”

소윤지가 준이를 끌어내리려 했지만, 아이는 하경훈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싫어, 나 경훈 아빠가 안아주는 게 좋아. 경훈 아빠도 날 안아주는 걸 좋아하고.”

준이가 하경훈의 볼에 쪽 소리가 나게 뽀뽀했다.

“나 배고파, 케이크 먹고 싶어.”

“그래, 케이크 먹으러 가자.”

웃으면서 하경훈의 뒤를 따르던 소윤지가 두어 걸음 가다가 뒤를 돌아 심희연을 불렀다.

“희연 씨, 얼른 따라와요.”

심희연이 몸을 낮췄지만, 마음의 얼굴은 이미 눈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아이가 얼굴을 들고 물었다.

“엄마, 저 사람들이 아저씨가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그 순간, 심희연은 더 이상 슬픔을 억누를 수 없어서 아이를 품에 안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 광경은 너무나 잔인했다.

심희연조차 견디기 힘든데, 고작 5살인 마음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심희연이 대답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엄마, 나 한 번만 더 보고 싶어.”

마음이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닦고, 먼저 심희연의 손을 잡았다.

“아저씨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보고 싶어.”

“마음아, 우리 집에 가자.”

심희연은 마음은 또 상처받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

마음은 고집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나 보고 싶어.”

“그래.”

심희연은 아이의 손을 잡고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연회장은 사람들로 붐비고 떠들썩했다.

사람들의 시선은 하경훈과 소윤지, 준이에게 쏠려 있었다.

심희연은 마음을 데리고 구석에 조용히 앉았다. 마음의 시선은 계속 하경훈에게 머물러 있었다.

하경훈이 준이에게 보여주는 다정함과 배려는, 마음속으로는 늘 갈망했지만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이었다.

하경훈이 직접 준이에게 과일을 먹여주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마, 아저씨는 저 사람들을 정말 좋아하나 봐. 엄청 행복하게 웃고 있어. 우리 이제 가자. 아저씨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아.”

마음의 말이 거대한 바위처럼 심희연의 가슴을 내리치면서 숨이 막힐 듯한 고통을 안겼다.

“그럼 우리 집에 가자.”

마음은 고개를 끄덕였다.

심희연은 마음이의 손을 잡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희연 씨, 잠시만요.”

하경훈의 비서가 두 사람 앞을 가로막았다.

“하 대표님께서 마음이를 데리고 나가서 놀고 싶다고 하십니다. 아이를 제게 맡겨주세요.”

하경훈의 비서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아저씨가 나랑 놀러 가자고?”

마음의 흐릿하던 눈빛이 순간 반짝이면서, 시선을 사람들 너머로 돌려 하경훈을 찾았다.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 대표님께서 그렇게 지시하셨습니다.”

그때 하경훈에게서 문자가 왔다.

마음이를 데리고 불꽃놀이를 보러 가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경훈이 먼저 마음이를 데리고 나가겠다고 말한 것은.

심희연은 불안해서 아이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에 찬 딸의 얼굴을 보자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마음아, 조심하고 무슨 일 있으면 엄마한테 전화해.”

“엄마, 걱정 마.”

마음은 하경훈과 함께하는 것을 무척 기대하며 말했다.

“나 말 잘 들을게. 아저씨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 거야.”

“그래.”

심희연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슴 한켠이 몹시 쓰라렸다.

아이는 여전히 하경훈의 사랑을 갈구하고 있었다.

하경훈 쪽을 한 번 바라보며, 마음은 실망하지 않기를 바랐다.

심희연 혼자 자리를 떠났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마음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아저씨가 나 두고 갔어.]

마음이 목이 찢어지도록 서럽게 울자, 심희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 무서워. 흑흑...]

“마음아! 너 지금 어디야?”

마음이 흐느끼며 말했다.

[나... 나도 몰라.]

“무서워하지 마. 엄마가 지금 바로 찾아갈게. 전화 끊지 말고 엄마랑 계속 이야기하자. 엄마 금방 갈게.”

심희연은 휴대폰으로 딸의 스마트워치 위치를 확인하며, 급히 차를 몰아 아이를 찾아 나섰다.

심희연이 딸을 발견했을 때, 아이는 길가에 혼자 앉아 있었다. 온몸에는 눈이 두껍게 쌓인 채 거의 얼어붙을 지경이었다.

심희연은 참고 있던 눈물이 터져 나오면서, 온몸의 힘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듯했다.

심희연은 마음을 품에 꼭 안았다.

“마음아.”

“무서워하지 마. 엄마 왔어.”

“엄마, 나 너무 무섭고, 추워.”

마음은 심희연의 품에 파고들면서 목 놓아 울었다.

마음의 온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는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저씨, 미안해요. 아저씨를 아빠라고 부르면 안 됐어요. 저 두고 가지 마세요. 제발 저 두고 가지 마세요...”

심희연의 손이 떨렸고, 가슴이 찢어져 숨을 쉴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마음이 하경훈을 한 번 ‘아빠’라고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하경훈은 그 어린아이를 길가에 홀로 내버려둔 것이다.

이제 겨우 5살인데!

“마음아, 울지 마. 엄마가 계속 네 곁에 있을게. 엄마는 절대 너를 두고 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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